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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맨
작품등록일 :
2024.05.09 21:39
최근연재일 :
2024.05.18 19:23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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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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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주의자가 낙관주의자가 되는 법(1)

DUMMY

오후 5시 강의가 끝나고 남는 시간에 제철놈을 위한 논문을 쓰고 나니 벌써 퇴근 시간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온라인 게임을 틀었다.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게임만한 것이 없다.


메카니컬 온라인


평화로운 행성 아쿠아, 그곳에서는 아인이라는 외계인들이 평화롭게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인류가 침략했다. 아쿠아의 아인들도 인류의 침략에 저항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유저들은 인류와 아쿠아 두 가지 진영중 하나의 진영을 선택하여 플레이 할수 있다.


참고로 나는 인류이다. 다른 온라인 게임을 할때는 꼴보기 싫은 인간 종족을 선택하지는 않는 않지만, 이 게임만은 예외이다. 왜냐하면, 메카니컬 온라인 설정상 인류는 자신의 목숨이 아까운 관계로 직접 전쟁에 나서지 않고, 로봇을 전쟁에 투입하기 때문이다. 그 로봇 중에서 내가 고른 것은 모델명 BA-6853 건담을 닮은 로봇이다. 근접전과, 원거리 공격, 그 모든 것이 가능한 인기 있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건담을 닮았다는 점이다.


“어서 와요.”


귓말이 울렸다. 어차피 친구 목록에 있는 것은 한녀석 뿐이다.


ID 귀여운 세라짱, 이름 비공개, 나이 18살, 세상에서 욕을 먹는다는 미소녀 오타쿠다. 2년째 집 밖을 나간적이 없는 히키코모리이며, 온라인 게임과 애니메이션 감상과 피규어만이 그의 삶의 의미이다. 하지만, 썩기 시작한 사과, 혹은 풋사과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1퍼센트 안에 드는 특이한 인간인 나에게 그 사실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 나는 개성있는 녀석이 좋다. 어짜피 나에게 있어 녀석의 존재가치는 온라인 게임을 할때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데 있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지금 어디야”


“지금 기계수의 도시인데요. 비뚫어진 세계님은 지금 어디세요.”


“아쿠아의 수도 블루헤븐이야”


“그럼 지금 바로 포탈써서 갈께요.”


“잠깐 너 지금 레벨 몇이야”


“40인데요.”


“너 게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40이야, 너보다 훨씬 먼저 시작하 나도 이제 35인데”


메탈리칼 온라인은 레벨업 속도로 이름이 높다. 만렙 제한은 200이라고 하지만 전 서버 최고 레벨이 60이다. 레벨 30 정도만 넘어가도, 경험치 0,1퍼센트 올리는데 하루 종일 걸린다.


“저는 시간이 많다고요 그런데 오랜만에 들어오시네요. 일주일 만인가요?”


“좀 바쁜 일이 있었어, 넌 어때”


“저야 뭐 똑같지요."


화면 내의 빔 샤벨과 방패를 들고 어깨에 바주카포를 장착한 건담에게 하얀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작은 소녀가 말을 걸고 있다. CX-2863 인간의 모습을 닮은 안드로이드이다. 아름다운 외형 덕분에 초기에는 인기가 많있지만 능력치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탓에, 코스프레용으로 전락한 불운의 캐릭터다.


“야, 너 아직도, CX 키워, 이제 슬슬 레벨업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아, 메탈리칼 온라인 CX 중에서는 네가 젤 고렙일 거라고”


“솔직히 점점 버거워 지고 있어요. 제대로된 아이템도 없기도 하고, 강한 공격 스킬도 없는 관계로, 사람들이 파티에도 잘 안끼워준다고요.”


“다른 캐릭 키우는 것은 어때?”


“안되요. 제가 이 온라인 게임을 시작한것이 우리 귀여운 세라짱 때문인데요.”


“네가 오타쿠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중증인데”


“님도 건담 오타쿠면서,”


“아니지 건담 뿐만이 아니라, 마징가 제트, 태권 브이 전설의 용자 다간부터 트랜스 포머까지 모든 종류의 로봇을 사랑한다고”


“그래도 건담을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멋있잖아 강하고 아름다운 그 튼실한 모습은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수 없는 지고 지순의 미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저는 마호로 메틱의 마호로나 쵸비츠의 치이같은 미소녀 안드로이드가 좋지만요.”


“인간을 그려놓고 로봇이라 우기는 것은 사도야, 로봇은 로봇다운 아름다움이 있는데 왜 추악한 인간을 따라하고 난리야”


“건담도 기본 베이스는 인간이잖아요.”


“직립보행을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닮은 점이 없단다.”


나는 그와 던전을 함께 돌기 시작하였다.


사랑에 빠진 소녀의 댄스


귀여운 여자 성우의 목소리와 함께 눈앞의 작은 소녀가 몸을 뱅그르 돌기 시작하였다. 그와 함께 그녀의 주위에서 꽃잎이 퍼져 나갔고, 꽃잎을 맞은 몹들의 스피드가 떨어졌다.


레인 오브 파이어,


중후한 남성 성우의 목소리와 함께, 검은색 건담의 어깨에 장착된 바주카포가 불을 뿜어내고, 그와 동시에 몬스터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와 강하다.”


녀석의 귓말이 전송되었다. 나의 비뚫어진 신념이 아이템도 최상이고 이몸의 뛰어난 컨트롤 실력 탓에 동렙의 캐릭에 비해 강하기는 하지, 녀석의 귀여운 세라짱보다 레벨이 낮기는 해도, PK를 뜬다면 10초안에 이길 자신이 있다.


“너도 생각 보다는 쓸만한데, CX는 완전 쓰레기인줄만 알았는데 나름 괜찮은 구석도 있네”


“너무해요. 우리 귀여운 세라짱에게”


“기술 이름 좀 어떻게 할수 없어, 사랑에 빠진 소녀의 댄스라니, 이 게임의 매력이 바로 하드보일드인데 저 기술 명은 전혀 그렇지 않잖아”


“한 캐릭 정도는 예외가 있어야 지요.”


“쳇, 그건 그렇고 벌써 시간이 되었네, 나 이제 나가봐야겠다.”


“벌써요?”


“하루 두시간 이상 플레이 하지 않는다. 이게 나의 철칙이잖아”


“조금만 더 하지요.”


“안되, 강박적 인격 질환의 환자로서 그것은 용납할수 없는 행위야”


“크크크, 역시 님은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유머 감각이 있다고 표현했으면 좋겠는데 그럼 바이 바이”


게임을 로그아웃 한뒤 나는 컴퓨터를 껐다. 그리고 안방을 개조한 연구실로 들어갔다. 빽빽하게 찬 각종 공학 관련 문서들, 그리고 3대의 연구용 최첨단 컴퓨터, 방안을 가득 채운 기계 부품들, 이것이 바로 나만의 성역이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 적어도 로봇 공학 쪽에서는 한국 내에서도 나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저명한 교수들의 논문을 읽어보았지만, 내가 연구한 것에 비해 별로 성과가 없었다.


학교에 드러내고 있는 능력은 진짜 나의 능력의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내가 하고 있는 연구를 공개한다면, 서울대나, 포항공대 등 저명한 대학의 정교수로 스카웃될 자신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수도권 중간쯤 되는 대학의 교수를 하고 있는가 하는 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순전히 나 자신의 진짜 실력을 공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연구는 나자신만의 것으로 하고픈 이상할 정도의 강박관념이라고 할까? 아집이라고 할까? 그런 욕구가 보통사람 보다 월등히 강하다.


두번째는 돈때문이다. 제철이 놈이 짜증나기는 하지만 녀석의 논문을 대필하는 것에 대한 대가는 제법 쏠쏠하다. 내연구를 최소한으로 공개하면서 안정적이게 돈벌기는 자존심 상하기는 하지만 지금의 위치가 제일이다.


물론 녀석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이 스트레스이기는 하지만 못견딜 정도는 아니다. 어짜피 내일은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으니 오늘밤은 실컷 즐거운 연구를 하고 늦게 자야겠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 보니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2시, 아침 7시 까지 잠자는 것도 잊어버리고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지나치게 늦게 자고야 말았다.


토 일요일은 수업이 없어 자유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행위는 신체 리듬을 훼손시켜, 월요일 출근을 힘들게 만든다. 이마트에서 산 빵과 우유로 아침겸 점심을 때운뒤, 다시 연구를 시작했다. 시간을 잊고 책상에 앉아 연구를 시작하고, 곧 저녘 8시 45분이 되었다. 나는 연구실에서 튀어나와 TV를 켜 로또 방송 채널로 리모콘을 돌렸다.


로또 복권으로 때돈을 벌수 있다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은 희망이랄까? 로또를 사고, 당첨 번호를 맞추어 볼때 그 긴장감과 기대감을 산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TV에서 로또 번호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나는 미리 산 로또 번호와 그것을 맞추어 보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 숫자는 3

두 번째 숫자는 5

세 번째 숫자는 7

네 번째 숫자는 8

다섯 번째 숫자는 17


어 이상하다. 모두 맞았다. 이거 어떻게 된거지,

두 번째 숫자까지 맞았을 때만 해도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 번째 숫자 부터는 어째면, 이라는 기대감이 강해졌고, 지금 현재 5번째 숫자까지 맞은 지금의 나의 심장은 뼈와 살을 뚫고 나갈까 걱정이 될 정도로 떨리고 있다.식은땀이 온몸에서 흐른다. 머릿속은 수능 시험에서 언어영역 문제를 받았을때 처럼 긴장이 철철 넘쳐 흐르고 있다.


1초 1초가 1시간 처럼 지나간다.


29


마지막 숫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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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녀의 일상(2) 24.05.09 8 0 13쪽
1 그녀의 일상(1) 24.05.09 1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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