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당한 신은 아카데미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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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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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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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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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죽음과 어둠의 주인, 최상위 신, 이 수식어들은 한 신을 설명하는 말이었다.


죽음과 어둠의 신 카르탄.


세상의 모든 어둠을 흡수한 듯, 어둡게 찰랑거리는 흑발과 죽음을 보는 듯한 보랏빛 눈동자를 가진 그는 다른 신들은 감히 눈조차 못 마주칠 존재였다.


“하, 미친 건가?”


카르탄이 헛웃음과 함께 말을 뱉었다.


자신의 앞에서 다른 신들이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싸움을 걸어오다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수많은 신들에게 입을 열던 그는 곧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리고는 입 밖으로 내었다.


“누군가 사주한 거군, 누구냐? 아렐?”


다른 신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자신을 노릴 리 없다.


분명 누군가의 사주가 있을 것.


그리고 최상위 신인 자신을 처리하라 사주할 수 있는 이는 같은 최상위 신뿐이다.


그렇기에 카르탄은 자신을 제외하고 유일한 최상위 신인 아렐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


카르탄의 추측이 맞았는지 다른 신들은 조용했다.


“그 여자도 제정신이 아니군.”


최상위 신은 모든 신들 중 단 2명, 죽음과 어둠의 신인 카르탄과 빛과 생명의 신인 아렐뿐이다.


최상위 신들은 2뿐인 만큼 각자의 능력도 막강했기에 둘이 부딪힌다면 신계가 크게 휘청일 것은 뻔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 아렐은 기어코 전쟁을 걸어왔고, 카르탄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오늘로 신계도 지워주마.”


죽음을 담은 눈을 번뜩이던 카르탄은 곧 주위로 죽음을 뿌려댔다.


“으아아악!”


“끄으윽!”


죽음에 닿은 신들이 고통에 젖은 소리를 질렀지만, 카르탄은 멈추지 않았다.


‘어차피 여기서 물러나면 내가 무너진다.’


자신은 혼자이기에 전쟁이라 하긴 뭐 했지만, 패배 시 몰락할 것은 눈에 보였기에 물러날 수 없었다.


그리 생각한 카르탄은 주위로 더욱 강하게 죽음을 뿌려댔다.


“커억!”


“쿨럭!”


죽음은 최상위 신인 카르탄의 권능이기에 그보다 아래인 신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남겼다.


죽음에 닿은 신들의 피부가 소멸했다.


죽음에 닿은 신들의 영혼이 사라지고 있다.


‘아렐이 오기 전 최대한 많은 신들을 처리한다.’


지금 눈앞의 신들이야 자신보다 낮은 존재이기에 죽음이 통하지만, 동급인 아렐이 온다면 자신이 불리하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 아니었기에 카르탄은 이를 악물었다.


“하, 단체로 미치기라도 했나?”


죽음을 뿜어내던 카르탄은 어이가 없어 미간을 좁히며 신들을 내려봤다.


신들이 죽음을 맞은 채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음에 닿으면 신체가 썩는 것을 넘어 소멸한다.


그리고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


‘게다가 영혼도 사라질 텐데.’


영혼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는 얘기, 영혼이 사라지면 환생은 물론 되살아나는 것조차 불가능.


또 영혼이 조금 사라진 것만으로도 그 생명체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약해진다.


게다가 한번 사라진 영혼은 자신과 빛과 생명의 신인 아렐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회복시킬 수 없다.


그것마저도 영혼이 일부라도 남아 있어야 가능.


‘이런 사실은 모든 신이 알고 있을 텐데?’


카르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다가오는 신들을.


‘심지어 다들 굳은 의지를 담고 있어.’


영혼이 소멸하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모든 신들의 눈에서는 의지가 보였다.


그 의지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목적을 이루겠다는 듯했다.


“하하, 나 하나 끌어내는 게 뭐가 중요하다고 그런 눈을 하는 거지?”


아직까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아무리 아렐의 사주했다고는 해도 그게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닐 것이다.


물론 아렐이 보상이야 해주겠지만, 목숨보다는 소중하지 않을 테니.


‘아니면 아렐, 그 여자가 협박이라도 한 것인가?’


최상위 신인 자신을 목숨 걸고 공격할 정도라면 다른 최상위 신의 협박이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그건 아닐 것 같군.’


하지만, 곧 카르탄은 아렐이 협박했을 거란 생각을 그만두었다.


‘그 여자가 남을 협박할 정도로 심성이 나쁘진 않지.’


생각을 마친 카르탄에게 다시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왜 나를 공격하라 사주한 거지?’


남을 협박할 성격은 아닌 이가 자신을 공격하라 사주하다니, 말이 이상했다.


‘그리고 협박이 아니라면 다른 신들은 왜 나를 노리지?’


수많은 의문이 머리를 스쳐 갈 때, 카르탄은 한가지가 생각났다.


‘아, 이유라면 있구나.’


천년도 더 된 그 사건 때문이라면, 이 모든 게 설명됐다.


그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자신이 한 행동이 생각난 카르탄은 무언가 해소된 것 같았다.


‘그래 그때 내가 모든 신들은 있을 필요가 없다며 신계를 지워야겠다 분노했었지.’


물론 카르탄은 금방 분노를 가라앉혔지만, 다른 신들 생각에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니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지, 나를 위험으로 생각하나 보군.’


자신을 신계의 위험으로 생각하니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일 테다.


이리 생각한 카르탄은 눈썹을 내리며 인상을 구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그 일에 대해 분노한 사실은 정당했기 때문이다.


“그래! 네 녀석들이 이리 나온다면 전부 죽여주마!”


그날의 기억과 지금의 상황은 카르탄을 분노하게 하기 충분했기에, 그는 소리쳤다.


“윽.”


“우엑!”


어둠과 죽음이 담긴 목소리에 신들은 헛구역질하며 주춤거렸다.


모두가 주춤거리는 사이 카르탄은 신들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이제부터 진심으로 상대해주마.”


여태까지 카르탄은 진심으로 전투에 임하지 않았다.


자신이 전력을 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기에.


‘내가 전력을 내면 신계가 무너지겠지.’


아무리 신계라도 결국에는 신들이 만든 공간, 최상위 신인 카르탄의 힘을 온전히 버틸 수는 없었다.


그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전 한번 신계를 지우리라 생각했었던 카르탄이었기에 거부감이 크게는 없었다.


저벅, 저벅.


천천히 카르탄이 발을 옮겼다.


꿀꺽.


조용하고도 무거운 소리에 신들은 침을 삼켰다.


신들과 주먹 하나 거리에 도달한 카르탄은 오른팔을 옆으로 뻗으며 입을 열었다.


“와라, 사신 무구 아르게란.”


휘릭!


카르탄의 말이 끝나자 멀리서 하나의 낫이 날아왔다.


덥석.


그 낫은 카르탄의 오른손에 들어와 쥐어졌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신들은 카르탄이 낫을 쥐는 동안 아무 행동도 행하지 못했다.


몸이 굳었기 때문이다.


분노한 죽음을 마주했기 때문에.


카르탄은 천천히 자신의 키 정도 되는 아르게란을 들어 올렸다.


어둠으로 이루어진 손잡이와 무엇이든 벨 것 같이 생긴 낫의 날은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휘익.


곧 카르탄이 아르게란을 휘둘렸고, 가장 앞에 있던 신의 팔이 잘려 나갔다.


“허억.”


팔이 잘린 신은 입조차 열 수 없는 공포감에 신은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야 알겠나? 네놈들이 누굴 건드렸는지.”


싸늘한 음성을 들은 신들은 겁에 질려 도망치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


“어어?”


몸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어둠이 그들의 몸을 감쌌기 때문이다.


“어둠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말을 남긴 카르탄은 아르게란을 높이 들어 올린 후, 크게 휘둘렸다.


촤자자작!


휘둘려진 아르게란에서는 어둠과 죽음이 뒤섞인 참격이 나와 신들을 덮쳤다.


참격을 마주한 신들은 죽음을 직감하여 눈을 감았다.


“뭐지?”


“죽지 않았어?”


하지만 곧 이상함을 느낀 신들은 눈을 떴다.


분명 자신들에게 날아온 참격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안하군요. 늦었네요.”


당황하던 신들은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한 여인을 발견하고는 희망에 가득 찬 눈이 되었다.


“쯧.”


희망에 찬 신들을 보며 카르탄은 혀를 찼다.


‘결국 왔군.’


카르탄은 자신의 참격을 막아내며 등장한 여인에 인상을 구겼다.


그 여인이 다름 아닌 자신과 같은 위치에 있는 최상위 신이었기 때문이다.


“아렐, 드디어 오셨군.”


“그래.”


짧은 대화를 마친 후, 아렐은 뒤를 돌아 신들을 살폈다.


“모두 회복해드리죠.”


말을 마친 아렐의 주위로 환한 빛이 생겼고, 그 빛에 닿은 신들의 영혼과 부상은 복구되었다.


이후 모든 신을 회복시킨 아렐은 덤덤한 얼굴로 카르탄은 바라봤다.


“진심으로 모두를 죽일 생각이었군.”


아렐의 말에 카르탄은 헛웃음을 흘렸다.


“당연하지. 애초에 이렇게 될 걸 알고 시비 건 거 아닌가?”


자신의 생각을 밝힌 카르탄은 곧장 아르게란을 휘둘려 아렐을 노렸다.


하지만 같은 최상위 신인 아렐은 빛을 만들어내 막아냈다.


막힌 자신의 아르게란을 보며 카르탄은 생각했다.


‘아렐을 쓰러트리려면 내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생각을 마친 카르탄은 아르게란에 어둠과 죽음을 압축시켰다.


어둠과 죽음이 압축된 아르게란의 주위가 뒤틀렸다.


콰아앙!


이후 카르탄은 아르게란을 휘둘렸고, 아렐의 팔에서 피가 흘렀다.


“이렇게 나오면 나도 진심을 내야겠군.”


엉망이 된 자신의 팔을 살피던 아렐은 말을 마치고 위를 향해 왼손을 뻗었다.


“창신의 무구여 나에게로!”


아렐의 말이 끝나자 그녀를 향해 창 하나가 날아왔다.


꽈악!


날아오는 창을 잡은 아렐은 그대로 카르탄에게 창을 던졌다.


빛을 휘감아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창에 카르탄은 아르게란을 회전시켰다.


콰가각!


회전하는 아르가렌에 부딪친 창은 잠시 후 속도를 잃고 바닥에 떨어졌다.


떨어진 창은 곧장 다시 아렐의 손으로 날아갔다.


“...”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둘을 제외한 신들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끼어들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렐, 다른 녀석들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카르탄의 도발에 아렐은 미소를 지었다.


“과연 그럴까?”


잠시 미소를 짓던 아렐은 뒤에 있는 신들에게 입을 뗐다.


“모두! 근접해서 싸울 필요는 없다. 멀리서라도 최선을 다해라!”


“알겠습니다!‘


”모두 아렐님을 도와라!“


아렐의 말에 신들은 자신들의 힘들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 모두 아렐의 말은 잘 듣는군.“


같은 최상위 신이지만, 대우가 다른 모습에 카르탄은 웃음을 뱉었다.


”뭐, 상관은 없다.“


이후 카르탄의 말을 끝으로 전쟁이 시작됐다.


***


”하하, 이제 어쩔 거지?“


결국 신들의 합공에 무너진 카르탄은 아렐을 올려보았다.


”나를 죽이진 못할 텐데.“


죽음이 죽는 일은 벌어질 리 없기에 카르탄은 미소를 보였다.


자신에게 다른 신들이 할 수 있는 짓이라곤 별거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 너를 죽일 순 없지, 하지만.“


하지만 미소 지으며 말하는 아렐에 카르탄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의 입에서 이어 나올 말을 얼추 예상했기 때문이다.


”카르탄, 너를 하위 세계로 추방할 순 있지.“


하위 세계로의 추방, 신계가 만들어지고 두 번째 있는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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