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당한 신은 아카데미에 다닌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컨테이너
작품등록일 :
2024.07.20 00:25
최근연재일 :
2024.07.23 07:1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76
추천수 :
0
글자수 :
30,713

작성
24.07.23 07:15
조회
6
추천
0
글자
11쪽

입학식2

DUMMY

퇴학이란 말에 카르탄의 마음이 조금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였지만 말이다.


‘퇴학당하면 계획이 완전히 무너진다.’


인간들이 세운 아카데미에서 가볍게 수석으로 졸업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신계로 돌아가서 복수를 마친다.


이게 카르탄이 세운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퇴학의 위기인 지금은 그 계획이 위협받고 있다.


‘귀찮게 됐군, 고작 인간 따위가.’


카르탄은 눈앞의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간이 주제도 모르고 신에게 덤비는 꼴이니,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하지만 또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다.


‘인간들은 명예와 권력을 중요시했었지.’


예로부터 일부 인간들은 명예와 권력 중요시하며 살았다.


고작 명예와 권력 때문에 전쟁도 자주 일으켰으니, 그리고 그런 사실을 카르탄도 알고 있다.


‘내가 인간들을 흥미 있게 관찰했을 무렵에 자주 있던 일이니.’


과거 카르탄이 인간들에게 흥미를 느끼며 관찰하던 때에 있던 일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심성이 나쁘지만, 권력을 가지고 있던 인간이 자신보다 약한 인간들을 학살한 일이다.


‘고작 자신의 명예에 금이 가는 짓을 했단 이유였지.’


자신의 옷에 먼지를 묻혔다나 뭐라나, 그 일이 있고 나서 카르탄은 학살을 자행한 인간을 죽일지 진심으로 고민했었다.


‘하지만 결국 죽이지 않았지.’


신이 마음대로 인간을 죽이면 하위 세계는 물론 신계의 질서까지 무너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사건이 있고 나서 카르탄은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다.


‘그렇지만, 내가 인간의 명예 때문에 이런 일을 겪을 줄이야.’


분명 자신이 관찰한 인간들은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자들에게 고개를 잘만 숙였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그리해야 하는 상황 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카르탄은 누구보다 높은 위치에 있던 이라는 점이다.


인간들도 높은 위치에 있다 낮은 위치가 되었을 때, 고개를 숙이는 것에 수많은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 것도 신이었다 인간이 된 경우에 비해서는 약과이다.


그렇기에 카르탄은 고개 숙이기가 싫었다.


‘내가 수준 낮은 생명체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이리 생각을 마친 카르탄은 입을 열었다.


“그래, 어디 한번...”


하지만 곧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 잠깐의 자존심 때문에 안 해도 될 고생을 한다면, 한 번쯤 숙이는 것은 괜찮으려나?’


아카데미에서 퇴학당할 시 자신이 할 고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른 고생으로는 신계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이었다.


‘퇴학당한다면, 신계로 돌아가기 위해 내 힘을 완전히 되찾아야 한다.’


지금 카르탄은 신으로써의 힘이 거의 없는 상태.


그리고 이 상태에서 다시 온전한 힘을 되찾아 신계로 돌아가려면 매우 힘들고 오래 걸릴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한번 숙인다면 편하게 신계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아카데미 수석 졸업이라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카르탄은 무조건 달성한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문제없었다.


‘흠, 어떻게 해야 하나.’


하지만 신으로써의 자존심을 버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다.


***


오늘 파리아 아카데미의 교관으로서 신입생들을 통솔하던 다리반은 별일 없이 교관역을 잘 이행하고 있었다.


‘오늘도 별일 없이 지나가겠네.’


신입생 입학식은 매년 열리지만, 또 매년 별일 없이 지나갔다.


그렇기에 오늘도 다리반은 평범한 하루가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한 신입생을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하.”


신원 확인을 위해 카드를 보여달라는 말에 한 신입생은 헛웃음을 흘렸다.


‘뭐지?’


처음에 다라반은 신입생이 잘못 말한 줄 알았다.


긴장한 신입생 중 가끔 말실수를 하는 인원이 없진 않으니.


“하?”


하지만 아무리 긴장하여 그랬다 해도 그냥은 넘어갈 수 없기에 되물었다.


그리고 다음에 일어난 신입생의 행동에 다라반은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어졌다.


“이제 됐나?”


그 신입생이 자신을 노려보며 귀찮다는 듯이 카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무슨 이런 일이?’


다리반은 순간 당황하여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당연했다.


여태껏 그 누구도 입학식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입학식에서 소란을 피우면 퇴학이란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건데?’


파리아 아카데미는 입학식에서 만큼은 아무리 사소한 소란이어도 심하면 퇴학까지 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여태껏 입학식에서 소란을 피운 신입생은 없다.


‘그런데 얘는 뭐지?’


물론 소란 피운 신입생의 처벌은 근처 교관이 정하는 만큼, 어느 정도는 암묵적으로 봐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신입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마냥 소란을 피운다.


교관으로서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기에 다리반은 인상을 구기며 입을 열었다.


“이봐, 너 지금 교관에게 무슨 태도냐?”


하지만 이후 신입생이 내뱉은 말은 다리 다리반의 상상을 초월했다.


“그럼, 너는 신에게 무슨 태도이냐?”


“뭐라고?”


신? 갑자기 신을 운운하는 태도에 다리반은 생각했다.


이 신입생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애초에 신이 아카데미에 올 리가 없잖아?’


만약에 눈앞의 신입생의 말이 맞다 해도 이상한 점이 많았다.


정말 눈앞의 이 신입생이 신이라면 인간들이 만든 아카데미에 올 이유가 전혀 없었다.


신들의 기준에서는 이 아카데미는 인간들이 하는 소꿉장난에 불과할 테니.


‘그런데 잠깐?’


신입생의 헛소리를 깊게 생각하던 다리반은 하나 이상한 점을 떠올렸다.


‘아카데미 입학 테스트에서 이런 얘들은 걸렸을 텐데?’


파리아 아카데미는 한해에 가장 뛰어난 백 명을 뽑아 가르치는 기관이다.


그리고 그 뛰어남의 기준에는 성격이나 태도도 포함되어 있다.


아무리 전투 실력이 좋다 해도 다른 것이 부족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도대체 얘는 어떻게 테스트에 통과한 거지?’


지금 자신이 본 이 신입생은 성격이나 태도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테스트에서 떨어졌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지금 이 신입생은 당당히 카드를 들고 있었다.


‘카드가 위조될 리는 없고.’


파리아 아카데미의 학생이 되었다는 증표인 카드는, 그 누구도 위조할 수 없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뜻하는 것은 하나이다.


‘지금 내 눈앞의 신입생은 당당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것.’


아마 테스트에서는 성격이나 태도를 좋게 보였던 걸로 추측됐다.


물론 카르탄은 아무 테스트 없이 아렐 덕에 입학할 수 있던 거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사실에 대해서 다리반은 평생 모를 것이다.


‘그런데 또 이상한 점이 있어.’


진실에 대해서 모르는 다리반은 자신의 나름대로 추리하기 시작했다.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건, 파리아 아카데미의 학생이 되고 싶다는 뜻, 그런데 지금 퇴학당할 짓을 하고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아.‘


그렇기에 다리반은 다시 입을 열었다.


“네놈, 지금 장난 같나? 교관에게 대든 대가로 퇴학당해 봐야 정신 차리겠어?”


자신의 뱉은 퇴학이란 말에 신입생의 표정이 굳었다.


‘역시 입학식에서 소란을 피우면 퇴학이란 사실을 몰랐나 보군.’


입학식에서 소란 피운 이를 퇴학하는 방침은 유명하긴 하지만 가끔 모르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


‘흠, 역시 고개를 숙여야 하나?’


퇴학의 위기 앞에서 카르탄은 아직 고민 중이었다.


‘하등한 인간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안 하자니, 미련한 거 같고.’


카르탄은 지금, 신으로서의 자존심과 신으로서의 이성이 충돌하는 중이었다.


자존심은 그냥 퇴학당하자 하지만, 이성은 한 번만 고개를 숙이자 한다.


그렇기에 카르탄의 선택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고민을 계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다리반은 카르탄이 다음으로 할 말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무언가 말을 해야 했다.


‘어찌해야 하나.’


이후 카르탄은 삼십 초 가량을 더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뭐라고?”


카르탄은 고민에 고민을 더하여 한 말이었지만, 다리반의 반응을 보아하니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당연했다.


지금 카르탄은 완전히 고개를 숙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투는 오만했으며 눈빛도 아랫것을 보는 표정, 누가 봐도 사과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다리반은 입술을 움직였다.


“그게 사과하는 태도냐?”


화가 묻어나는 다리반의 말투,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파리아 아카데미에서는 원래 황국과 다섯 가문의 자제들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이유는 아카데미가 가진 힘 때문이다.


정세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파리아 아카데미에는 황국과 다섯 가문의 힘에 버금가는 실력의 교수들과 학장이 있다.


그렇기에 파리아 아카데미에서는 출신이 어떻든 모두가 평등했다.


하지만 지금 카르탄은 다리반을 아랫것으로 취급하였다.


그리고 이건 명백히 아카데미의 사상을 위배하는 짓이다.


‘음, 이러다가 정말 퇴학당하면 곤란하니, 이번에는 제대로 숙여야겠군,’


결국 카르탄은 제대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그래.”


이제야 제대로 된 카르탄의 태도에 다리반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제 가봐라.”


가보라는 다리반의 말에 카르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학식이 벌어지는 건물로 들어갔다.


***


‘저 인간, 힘을 되찾으면 꿇려주지.’


건물로 들어온 카르탄은 아까 전의 일을 되새기고 있었다.


‘신으로 살면서 받은 최악의 모욕이다.’


언젠가는 꼭 복수하리라 마음먹은 카르탄은 주먹을 줬다.


“아아.”


카르탄이 주먹을 쥐었을 때,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카르탄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한 노인이 서 있었다.


“아, 잘되는군요.”


목소리 확대 마법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노인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신입생 여러분 저는 이 아카데미의 학장인 노리아입니다.”


노인의 소개에 신입생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리기 시작했다.


“저분이 10성 마법사이신 노리아 학장님”


“대단한 분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자신에 대한 웅성거림을 들었는지 노리아는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을 이었다.


“저를 아시는 학생들이 많군요. 그럼 제 소개는 이쯤하고 입학식을 진행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노리아는 신입생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노리아의 옆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나왔다.


“이분들은 오늘 입학식에 진행을 도와줄 교관입니다.”


간단하게 교관들을 소개한 노리아는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자, 오늘 입학식에 오신 학생 여러분들은 전부 입학 테스트를 봤을 건데요. 오늘 입학식에서 한 가지의 테스트를 더 보게 될 겁니다.”


말을 마친 노리아는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켰다.


노리아의 손가락을 따라간 신입생들의 눈에는 청록색의 커다란 돌 하나가 들어왔고, 노리아는 말했다.


“저 돌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 테스트이며 돌에 더 큰 피해를 입히는 학생일수록 높은 등급을 부여받을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추방당한 신은 아카데미에 다닌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입학식2 24.07.23 7 0 11쪽
5 입학식 24.07.23 7 0 11쪽
4 갈취 24.07.22 5 0 11쪽
3 하위 세계 24.07.21 16 0 11쪽
2 추방2 24.07.20 18 0 12쪽
1 추방 +1 24.07.20 24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