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궤적을 손으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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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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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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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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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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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골만 생각하기로

DUMMY

나는 여태까지 시키는대로 하는 편이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게 없다면 코치님한테.

코치님도 똑같다면 동료들에게.

구단 사람들한테 내가 어떻게 뛰었으면 좋겠는지 물어봤었지.


뭐, 나로서는 당연한 부분이었다.

사람들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

아무리 핑거풋볼이 있다 하더라도, 경력으로 따지면 여전히 초보자니까.

아는 게 별로 없는 만큼 조심했던 입장이다.

마음대로 뛰었다가 실수를 할까 무서웠던 것도 있고, 그러다가 적을 만들지는 않을까 신경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나름 프로 생활 2년 차가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

무엇보다, 감독님들이 나한테 마음대로 뛰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고.


‘결국 골만 넣으면 그만이니까.’


전술이든 포지션이든.

모든 건 결국 득점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

고민하지 않아도 골을 넣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


‘그렇다고 걱정이 없어진 건 아니야.’


내가 자유롭다고 해서 동료들도 같이 자유로운 게 아니다.

비앙키처럼 나랑 결이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 동료들처럼 나한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을 거니까.

나 때문에 포메이션이 무너진다면 누군가 내 몫까지 더 뛰어야 한다는 뜻이니.

모든 동료가 인정해주지 않는 이상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


‘라커룸에 있을 때에도 느껴져. 나를 좋아하지 않는 눈빛들이.’


저들을 설득하는 건 온전히 내 몫이다.

감독 코치가 많이 있다 한들, 선수의 감정까지 조종할 순 없으니.

언젠가는 하나하나 맞서면서 설득해야겠지.

하지만-.


‘우리는 친구가 아니야. 여긴 엄연히 직장이라고.’


사적인 감정은 말 그대로 사적인 것이다.

미움받거나 질투받는 게 무서워서 적당히 뛴다면-.

저 유치한 놈들이랑 다를 게 없는 거잖아.


‘오늘은 득점만 생각한다. 되든 안 되든, 박스로 들어갈 거야.’


삑──파앙!


경기가 시작되니까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

인테르 쪽 객석에서 모욕적인 장면을 목격했거든.


[절름발이 마리니에 딱 어울리는 팀!!!]


처음으로 해석에 성공한 이탈리아어가 저 따위 문장이라니.

최근에 다리가 불편한 팬을 알게 돼서 그런지 더 예민한 것 같다.

아무리 쌓인 감정이 많다고 해도 저건 진짜 아니지 않나?


“Siete finiti(너흰 뒤졌어).”


까득!


망설임 따위는 없다.

열심히 뛰는 척도 하지 않을 거다.

최전선에서 어슬렁거리며.

오직 골 냄새만을.



············.












전방 압박에 몰두하던 비앙키가 물음표를 띄웠다.

진우의 움직임이 평소와 너무 달랐기 때문.


‘왜 저기 있지?’


진우는 인테르 최종 수비와 같은 라인에 서 있었다.

평소에는 주로 1.5선이나 2~3선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한참 높은 자리로 올라왔을 뿐만 아니라, 전방 압박은커녕 설렁설렁 걸어다니고 있었다.

의도를 모르겠는 동선과 움직임.

오죽하면 인테르 수비수들도 영문을 몰라 헷갈려하는 게 뻔히 보였다.


‘얘 스트라이커 아닌데?’

‘뭐하는 거지?’

‘산책 나왔나.’

‘요즘 잘한다 잘한다 해주니 자만에 찌든 모양이군.’


상대팀이 보기에도 그런데 동료들은 어땠겠나.

뒤에서 밀란 선수들이 대놓고 질책을 할 정도였다.


“LEE!!!! 자리를 벗어나지 마!!!

“압박이라도 하던가!?”

“LEE!! 뭐해!!!”

“야!!! 안 들리냐?!”


유일하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는 선수는 비앙키 뿐이었다.

왜냐하면-.

비앙키는 진우의 재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기 때문.

특히, 일전에 2대 1 패스를 통해 라인브레이킹을 했던 때가 기억났다.

팬들이나 언론은 ‘로베르토 바죠’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으나.

비앙키가 놀란 포인트는 그 전에 보여줬던 움직임이었다.


‘LEE는 내가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어.’


마치 경기장을 위에서 내려보는 것 같은 시야와 판단력.

오프사이드 라인을 1cm 차이로 극복하는 공간지각력.

빠르지는 않지만, 정확하고 효율적인 달리기까지.


‘설마, 직접 침투할 생각인가?’


비앙키의 예상은 적중했다.

1.5선이 혼란스러운 틈에, 진우가 돌아 뛰기 시작한 것.


파바바바박!


수비수 사이를 대각으로 가르는 동선이었다.

동시에, 검지 손가락으로 하늘을 마구 찌르면서.


쿡쿡!


“비앙키!”

“!”


아마 비앙키가 아니었다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을 것이다.

진우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그때의 연계’를 회상한 덕분에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던 것.


‘위로 달라는 거지?!’


토옹──!


비앙키는 패스를 주는 순간 직감할 수 있었다.


‘온 사이드다!’


이번에는 1cm가 아니었다.

최소 0.5cm 차이.

10년 넘게 오프사이드를 깨기 위해 수련을 했던 입장에서.

단지 감각만으로 저런 라인브레이킹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오죽하면 뒤따라 들어가자는 판단이 늦었을 정도.


‘아차!’


그리고 무엇보다.

진우가 침투하는 모습을 관찰하느라 판단이 늦어진 탓도 있었다.


‘몸싸움을 버텨냈어?!’


진우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수비수를 저지했다.

그러나 여유로운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

골키퍼는 앞으로 나오며 각도를 좁히고 있었고.

훨씬 커다란 수비수가 바로 뒤에 붙어서 트래핑을 방해하는 중이었으니.

이대로 간다면 공을 받아내다가 슈팅 타이밍을 놓치겠다고.

그렇게 생각한 순간-.


파바밧!

토오────옹!


“어···?”

“?!”

“읍?!”

“크흡?!”


말도 안 되는 슈팅이었다.

저 상황에서 뒷발을 접어 올리다니?

트래핑을 생략한 채 발바닥으로 공을 차올렸다는 것 자체도 놀라웠지만.

그보다는 시선 처리가 충격적이었다.


‘분명 공만 보고 있었는데···?’


불가능한 슈팅이었다.

아니, 불합리한 슈팅이었다.

키퍼가 어디있는지 확인도 안 했는데.

골대랑 거리가 얼마인지 보지도 않았는데.

저 슈팅이 키퍼를 넘겨서 반대편 골망에 닿는다고?

우리팀이지만, 저건 정말 너무하잖아.


─────철썩.


비앙키는 차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대로 주저앉아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Sei un pazzo(미친 놈)······.”


득점 자체도 소름이었지만.

발바닥 슈팅 이후에 골대 쪽을 바라보지 않는 진우가 더 소름이었다.

공이 골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테르 객석 쪽으로 걸어갔다는 뜻.

그리고는, 함성이 들려오자마자.


팡팡!


가슴팍에 박힌 AC밀란의 로고를 두드리는 것이었다.

그 장면이, 로쏘네리가 보기에는 얼마나 짜릿했겠는가.


우와아아아아아──────!!!!


인테르 객석이 조용해졌다.

그렇게 날뛰던 아저씨들이.

웃통까지 까고 소리치던 사람들이.

꿀먹은 벙어리처럼.


“““······.”””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오늘의 진우는 안 하던 짓만 골라서 했기 때문.

특히, 전반 36분에는 마리니 감독조차 이해하지 못할 움직임을 보였다.


“저기로 들어간다고?”


코너킥 상황이었다.

보통 진우는 박스에서 떨어져서 중거리 각을 노리는 편이었는데.

반면에 지금은 골라인에 가까이 붙어서 공을 달라고 손짓하는 게 아닌가.

이후, 마리니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뻐엉───


자세나 시선만 보자면 위로 크로스를 띄워주는 모양새였으나.

정작 공이 향하는 방향은 골키퍼의 다리 쪽이었고.

헤딩 마무리를 견제하고 있던 키퍼는 당황하며 멈칫했는데.

그 사이에, 공이 키퍼의 종아리에 맞고 골대 안으로 향하는 게 아닌가.


퍽───철썩!

삐이이이이익!!!!


얼마나 어이가 없었으면 골을 내어준 키퍼가 어깨를 으쓱일 정도였고.

인테르 선수들은 이게 현실이 맞는지 의심하는 얼굴이었으며.

그 모든 걸 시야에 담고 있던 마리니는 그대로 꿇어앉아 입과 코를 감쌌던 것이다.


【하하하하! 마리니 감독의 리액션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군요?!】

【마치 하늘에 기도를 하는 듯한 자세입니다!】

【기도가 전혀 아깝지 않은 골이었죠?!】

【산 시로에 축구의 신이 강림했습니다!!!】

【적어도 오늘 경기장의 주인은 로쏘네리가 될 것 같습니다!!】



············.











우와아아───!!!


이걸로는 부족하다.

목표는 박스 안에 진입하는 거였잖아.


“좀 더 과감해야 돼.”


박스 근처까지 간 것도 만족스러운 성과가 맞지만.

골대와 거리가 멀면 득점할 기회가 적은 게 사실이다.

핑거풋볼이라는 치트키가 있음에도 1~2골만 넣었던 이유가 그거였지.

무조건 득점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거든.


‘세리에 수비수가 바보는 아니니까.’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찝찝할 것 같다.

조금 더-.

좀만 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LEE!!!”


파아앙!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아직 얘네들을 제칠 수 없었고.

나에 대한 견제가 워낙 심해져서 아까처럼 침투할 기회가 없었지.

하지만-.


“나한테는 생각할 시간이 많잖아.”


아공간에 들어와서 화면을 다각도로 살폈다.

당장의 자세는 사이드로 벌려줄 것 같긴 했지만, 궤적이야 얼마든지 다르게 그릴 수 있는 거니까.

가능 범위 안에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로든.


슥─

스───윽

스윽─

스으으윽


이리저리 궤적을 그려보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


“어?!”


어려운 스테이지 중에 재밌는 과제가 있었거든.

골대를 맞춰놓고 바로 점프를 뛰어서 헤딩으로 골을 넣는.

보조선을 통해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알고 있으니까.

궤적을 그리자마자 낙하 지점으로 달려가서 헤딩을 해버리는 것이다.


“될까?”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되게 해야지.”


스────윽


한참이나 점선을 바라보다가 손을 놓았다.


뻐엉──


그리고는, 공이 골대에 닿기도 전에 점프를 뛰었고.


“흐읍!”


파앗──


직후에, 골대에 맞고 튀어나온 공이.


까앙──


내 턱에 맞았다···?


퍼억!


“커헙?!”


아공간에 와서도 통증은 이어졌다.

타점을 잘못 잡은 대가는 참혹했다!


“아오···!”


아마 여기서 다 아프고 나면.

현실로 돌아가서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겠지.

여태까지 쭉 그랬으니까.

하지만-.


“엄청 아픈 것도 아니고. 빨리 넣자 그냥.”


오늘은 꼭 하고 싶은 세레머니가 있었기에.


스─윽


아픔이 가시기 전에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퍽───통──철썩!

삐이이이익!!!!!!

우와아아아아아아!!!!!!


곧장 카메라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하면서 몸을 흔들었다.

솔직히 많이 부끄럽긴 했지만-.

‘그분’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와하하하하───


【LEE가 리듬을 탑니다!!】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 같은데요?!】

【무슨 뜻일지 궁금하지만, 어쨌든 많이 신나보이는군요?!】

【LEE가 최초로 헤트트릭을 달성합니다!!!】



············.












실시간 중계 방송을 하고 있던 루지에로가 상체를 일으켰다.

아마 다리가 멀쩡했다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겠지.


“저, 저거 내 세레머니인데?!”


얼마 없는 시청자들은 그의 말을 부정하기 시작했고.


[ㅋㅋㅋ 그럴 리가]

[말도 안 돼~]

[LEE가 어떻게 알고?]


그럴수록, 루지에로는 울분을 토하는 것이었다.


“진짜라니까요?! 세리에B에서 뛸 때 제가 하던 거라고요!!”


얼마나 억울했으면 검색해서 보여주기까지 했을까.


[헉 진짜네]

[근데 일반적인 셀레브레이션 아닌가]

[설마···?]


시청자는 의심했으나.

루지에로는 끝내 울먹였다.

손짓 뿐만 아니라 어깨의 움직임과 스텝까지 똑같았기 때문.

게다가 마지막에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마치, 루지에로한테 보라는 듯이.


‘내 영상을 봐준 거야···? LEE가 내 셀레브레이션을···?’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

감정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


[뭐야? 우는 거야?]

[눈물 맺혔는데?]

[진짜인가 보네]

[LEE가 루지에로 기사를 봤나]


간신히 입술을 깨물어 버티던 루지에로가 돌연 웃음을 터뜨렸다.

방송사에서 직전 골 장면을 다시 보여줬기 때문.


“푸흡!”


턱에 맞고 들어간 골이었다.

게다가 직전 움직임도 황당했었지.


[다시 봐도 웃기네ㅋㅋㅋ]

[농구를 하는 줄 알았어]

[셀프 엘리웁ㅋㅋㅋㅋ]

[LEE 혼자 농구를 하고 있네]

[멋지게 뛰어들어가서 마무리는 왜 턱에 맞는 거냐고ㅋㅋㅋㅋㅋ]

[와 근데 센스가 차원이 다르다]

[저걸 어떻게 보고 뛰는 걸까]


감동과 웃음 사이의 아이러니.

결국 루지에로는 울면서 웃는 모양새가 되어버렸고.


[ㅋㅋㅋㅋㅋㅋ]

[ㅋㅋㅋ둘중에 하나만 하세요]

[왠지 나까지 감동이네]

[다시 보니까 세레머니 따라한 거 맞는 듯]

[와우, LEE한테 리스펙을 받았어!]

[ㅋㅋㅋㅋㅋㅋ너무 웃기다]


해당 리액션이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되면서 유례없는 조회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로써 둘의 관계가 널리 알려진 셈.


[LEE는 원래 저런 세레머니를 안 하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던 거였구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표정이 너무 웃겨서 웃어버렸어. 미안해.]

[이로써 LEE가 로쏘네리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어.]

[나는 저 사람이 웃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 ‘턱 슈팅’을 실시간으로 봤다면 웃을 수밖에 없을 거야.]

[고마워. 덕분에 LEE가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첫 번째 헤트트릭에 이어서 감동적인 사연까지. LEE는 커리어 시작부터 슈퍼스타가 될 기질이 보여.]


짤이 얼마나 유명해졌으면.

루지에로 방송에 인테르 팬들까지 들어왔을까.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LEE는 괴물이다]

[솔직히 LEE가 있어서 부러워ㅋㅋ]

[로쏘네리한테 4대 1로 지다니ㅠㅠ 믿을 수 없어ㅠㅜ]

[너희가 잘한 게 아니라 우리가 못한 거야]

[그에게 헤트트릭을 허락한 건 굴욕이었어]

[우리는 매너에서도 졌고 실력에서도 졌다]

[인테르도 LEE 같은 공격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해]


루지에로는 늘어나는 시청자 숫자를 보며 화색을 띄었다.


‘이거 어쩌면···!’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법.

루지에로는 자세를 바로 잡았다.


“자, 인테르가 LEE를 어떻게 막아야 했냐면요!”


진우에게 답례를 하려면.

그만큼 영향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시모네 리치.

AC밀란의 7번이자 오른쪽 윙포워드.

진우가 오기 전에는 밀란의 최다 공격 포인트의 주인이었던.

팀의 기둥.

팀의 희망.

팀의 에이스.

그 모든 것이, 이제는 과거형으로.



[AC 밀란의 LEE, 리그 득점, 도움 순위에서 모두 1등을 달리고 있어]


[“압도적인 활약!” LEE, 시모네 리치를 제치고 유니폼 판매량 1위 기록]


[호나우두, “LEE는 세리에의 영광을 되찾아 줄 희망의 씨앗이야”]



안 그래도 진우를 탐탁지 않아하던 리치다.

인테르와의 경기 이후 불만이 심화될 수밖에.

며칠이 지난 뒤, 훈련장에서도 짜증을 숨기지 못할 만큼.


“씨발. 이럴 거면 전술 훈련은 왜 하는 거야? 어차피 LEE한테 다 몰아줄 건데. 존나 쓸데없네.”


멈칫!


이번에는 진우가 들어버렸다.

가슴에 화살이 박힌듯한 기분.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가운데.

다른 선수들도 같이 멈칫했던 이유는-.


“뭐라고?”


근처에서, 마리니 감독을 발견했기 때문이겠지.


“너 방금 뭐라고 했냐?”


씨부렁거리던 리치조차 진땀을 흘릴 정도로 싸늘한 음색.


오싹!


‘아, 좆됐다.’


리치는 지난 시즌을 떠올렸다.

지금이야 마리니가 실실 웃고 다니지만.

본래 그의 성격은.


“어이, 안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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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거칠게 밀쳐도 넘어지지 않는 +16 24.09.13 5,018 152 14쪽
36 분명 치밀하게 연구했는데 +8 24.09.11 5,371 1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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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내가 누군가의 뮤즈라니 +10 24.09.09 5,615 16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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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이탈리아 스포츠 신문의 영향력 +14 24.09.06 5,818 161 12쪽
31 축구왕 슛돌이에 버금가는 +12 24.09.04 6,259 164 14쪽
30 저는 오버헤드킥 못하는데요 +14 24.09.03 6,080 164 13쪽
29 AC밀란의 검은 머리 10번 +12 24.09.02 6,302 161 15쪽
28 이 정도면 이적해도 괜찮겠지? +14 24.08.31 6,255 146 14쪽
27 백스핀 어뢰슛 +10 24.08.30 6,132 145 13쪽
26 슈팅과 패스에 가려졌던 재능 +10 24.08.28 6,202 141 14쪽
25 '그 선수'의 부모님이 하시는 호프집 +8 24.08.27 6,161 136 14쪽
24 페널티킥을 찰 때 바람이 불면 +5 24.08.26 6,194 144 14쪽
23 정말로 식사가 목적이었을 줄은 +10 24.08.24 6,322 139 14쪽
22 패널티 박스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12 24.08.23 6,477 139 14쪽
21 프리킥은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7 24.08.21 6,614 136 12쪽
20 내 인기가 이 정도였다고? +7 24.08.20 6,675 139 14쪽
19 귀가 잘 들린다고 말할 수밖에 +4 24.08.19 6,688 150 13쪽
18 나한테 가르쳐 달라고 해봤자 +7 24.08.17 6,827 146 13쪽
17 별 거 아닌데 다들 고장나네? +6 24.08.16 6,902 143 14쪽
16 페인팅 모션을 하나만 익혀도 +9 24.08.14 6,977 1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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