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판타지의 팬티 용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비비
작품등록일 :
2024.07.25 13:21
최근연재일 :
2024.07.27 21:20
연재수 :
3 회
조회수 :
20
추천수 :
0
글자수 :
16,122

작성
24.07.25 19:05
조회
10
추천
0
글자
12쪽

회귀 특전이 뭔가 이상하다

DUMMY

이것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 한 소년의 이야기다.


그것은 소년이 지키고 싶었던 인류의 이야기이며.

결국 이루어지지 못 한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청년은 중년이 되고, 중년은 노년이 되었다.


소년은 머리가 천사의 옷자락처럼 새하얗게 물들어가면서도 꿈을. 약속을 포기하지 않았다.



모든 행복과 희망을 빼앗겨버린 세상.


그와 함께 그것들을 되찾고자 했던 사람들은 결국 모두 굴복하거나, 패배하고 말았다.


소년의 시작은 그들 중 가장 볼품없었다.

그러나 모두가 포기하고 스러져갈 때 마지막을 마지막까지 지킨 건 소년이었다.



그는 결국 홀로 남아서도 굴복하지 않았다.


더 이상 지킬 존재가 남아있지 않았음에도 그는 떠나간 이들을 위해 대신 꿈을 지켰다.



모든 인류가 멸망한 상황에서 이젠 어떤 의미도 남길 수 없었다.


이 세계에 남은 인류는 그 한 명 뿐이었고.

그가 승리한다 해도 할 수 있는 건 혼자 늙어죽는 것 뿐이었다.



물론, 그가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인간이란 족속은 저 위의 놈들의 머리칼만큼이나 질기구나. 그를 알기에 이번엔 더욱 날이 선 검을 갈아왔건만. 결국 마지막 한 가닥을 자르지 못 하는구나.”



그녀는 안타깝다는 듯한. 동시에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권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지상의 모든 것들을 고고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건 그도 예외가 아니었고. 결국 남자는 그녀에게 도달하지 못 했다.


그러나 그가 그 누구보다도 그녀에게 가깝게 도달한 건 사실이었다.



“인간으로 죽기엔 그 빛이 심히 찬란하도다. 그러나 악으로 다시 태어나기엔 그 색이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얗구나.”



남자는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났다.


그의 오른쪽 눈은 이미 오래 전에 미궁에서 잃었다.


고환과 성기는 몽마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잘랐다.


왼팔은 그녀에게 도달하는 과정에 잃었고, 오른쪽 허벅지는 반쯤 잘려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보다 남자는 여기까지 오면서 잃은 동료들에 더 고통스러워했다.


그들의 죽음을 밟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남은 사람들의 시체를 탑처럼 쌓아 밟고 올라 결국 여기까지 도달하면서.


결국 그 누구도 지켜내지 못 했다는 사실이 미친듯이 괴로웠다.



차라리 자신이 죽었으면 했던 적도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명예롭게 희생할 자신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인류에게 희망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그럼에도 발 아래에 깔린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를 보고도 다시 저 아래로 내려가는 선택을 그는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여에게 이렇게까지 재미를 준 인간은 네가 처음이구나. 새 삶을 선물해줄 터이니 내 아래로 기어들어오거라. 그 색을 지우기 위해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 과정 또한 즐거울 것 같구나.”



그렇기에 그는 이곳까지 기어올라왔다.


눈을 잃고. 남성성을 잃고. 팔과 다리를 버려가면서.

먼저 죽어간 이들 중 그 누구 하나의 목숨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그들의 모든 염원과 영혼을 등에 업고.

버러지처럼 기고, 또 기어서 결국 최악의 악에게 도달했다.



그는 반쯤 잘린 다리를 억지로 고정시키며.


한쪽만 남은 팔을 부들거리며 들어올려 외신을 향해 검을 겨눴다.



“닥쳐라··· 더러운···”


“흐흐··· 흐하하하하하하하! 그래. 너라면 그리 대답할줄 알았다!”



외신과 남자의 시야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녀가 남자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권좌의 높이를 낮춘 것이다.



“인간에게 세월이란 참으로도 야박하구나. 젊었을 때의 너는 꽤나 봐줄만 했거늘, 이제는 마치 짖지도 못 하는 노견과 같도다.”



남자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망가져 있었다.


혈관에 빈 곳이 있을 정도로 과하게 피를 흘린 상태였고.

뇌는 수분을 잃어 크기가 절반은 줄어들었다.


더 이상 남자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고 정신력이란 것도 무의미한 상태.


그럼에도 그가 이리 서있는 것은 그가 평생을 지켜온 하나의 정의, 신념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여를 보라. 너를 처음 만났을 때보다도 여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그 어떤 순간도 이보다 충만한 기분은 느끼지 못 하였다. 헌데,”



반대로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고 피부가 매끄러웠다.


외신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특징은 인간과 같았다.

피부색이 다르고 뿔이나 날개 등이 추가된 정도.


지금의 그녀는 그 어떤 인간보다도 아름답고 신체가 탐스러웠다.


그걸 마치 과시하기라도 하려는 듯 그녀는 가슴골과 허벅지를 다 드러낸 채 농염한 몸짓을 흘리고 있었다.



남자의 고개는 떨어지기 직전이었고 다리는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남자의 시선은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향했다.


어떠한 의도나 생각을 가진 행동은 아니었다.

애초에 남자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피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당연한 현상이었다 죽기 전에 성욕이 강해지는 건.

어떻게든 유전자를 계승시키려는 동물의 본능이나 다름 없으니.


그것은 그가 남성성을 오래 전에 잃었음에도 여전히 작동했다.


지금은 정말 그에게 있어, 아니 인류에게 있어 마지막이었기에.



그가 쓰러진다는 건 인류라는 개체는 영영 존속될 수 없다는 것.


인류의 영원한 멸망을 뜻했다.



“마지막으로 너를 꺾었을 때의 충만함은. 그 어느때보다 아름답기 이루말할 수 없을 것 같구나. 너를 가졌으면 좋았으련만. 이것으로 만족해야하는 게 통탄스럽구나.”



그녀는 다리를 풀어 반대로 꼬았다.


그때 튼실한 허벅지 사이가 벌어지고, 다시 두 허벅지가 맞닿아 미끄러지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그녀의 검은 팬티가 드러났다.


탱글한 허벅지와 슬쩍 보인 엉덩이 아래부분.

그 사이에 애처롭게 끼여있는 검은 팬티.


그 광경이 그의 머리속에 진하게 각인되었다.


물론 남자는 그 모든 현상을 인식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저 살아있는 몇 개의 세포들이 멋대로 벌인 일일 뿐.



이제 남자는 그녀의 말조차 잘 들리지 않았다.


겨우 흐릿하게나마 잡고 있던 의식이 뿌얘져갔고.

어둠과 악으로 가득 찬 세상이 새하얗게 점멸하기 시작했다.



‘영감··· 그 어떤 상황에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 않나.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반드시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고··· 그때는 진정으로 인류를 지킬 수 있을만한 존재가 되어있을 거라고···’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남자는 한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제는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기억.


그러나 지금까지의 끔찍한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 단 하나의 기억.



‘그러나 이보다 최악의 상황이 어디있단 말인가···!’



언젠가 만난 자칭 예언가라는 노인이 했던 말.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를 그저 정신나간 노인취급 했다.

하지만 지금 순간이 올 때까지도 남자는 노인의 말을 철썩같이 믿으며 버텨왔다.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더 생긴다고.

마지막 기회를 얻으면 그때는 정말 인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있는지도 모르는 희망을 평생토록 지켜오며.


남자는 그렇게 평생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며 여기까지왔다.



‘지킬 인류조차 남아있지 않은 것을···!’



그러나 그것이 결국 거짓이었다는 것이.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에 도달해도 남은 것은 결국 절망 뿐이었다는 것에.


마지막 남은 인간은 그렇게도 괴로운 감정을 홀로 떠안아야 했다.



-그 어떤 순간이 와도 걱정하지 말게. 아무리 최악의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반드시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질 테니. 그리고 그때는 분명 인류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을 테니. 자네가 가장 원하는 형태로 그 힘을 가지고 있을 테니···



그날 들었던 노인의 말이 귓가에 울리며.



모든 인류의 염원을 짊어진 최후의 인간은.


시체의 산 위에 고고하게 서서 인류의 마지막을 홀로 짊어진 채 눈을 감았다.




***




리온의 고향은 핀릴드라는 도시였다.


핀릴드는 그닥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규모의 도시였다.


다른 대도시들과 접근성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긴 제국과 왕국들의 교역로 중간에 유일하게 위치한 도시라서 상인들이 반드시 거치는 곳이었다.



그덕에 시골 위치임에도 도시는 부유했다.


리온의 부모는 도시에서 여관 겸 술집을 했다.

상인들이 워낙 오가는 터라 장사가 곧잘 되었다.



평범하디 평범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그의 어린시절 기억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어린 시절 리온은 덩치가 작아 곧잘 괴롭힘을 받곤 했었다.


부모는 여관이 바빠 리온을 잘 신경쓰지 못 했다.

대신 그의 소꿉친구인 헤나가 그를 대부분 챙겨주었다.



물론 그런 건 남자아이들의 철없는 장난에 불과하다.


결국 리온도 자라고. 남자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리온의 어린시절 기억은 최악에서, 최악의 최악으로 추락했다.


동년배들의 괴롭힘 같은 사소한 문제가 원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불행은 비단 리온만의 것이 아니었다.



외신의 침공이 온 세계를 덮쳤고. 핀릴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인류는 그들에게서 대피해야만 했고, 승리하지 못 한 인류는 계속해서 구역이 줄어들어갔다.


그들이 핀릴드까지 도달했을 때도, 당연하게도 핀릴드의 사람들은 대부분 죽었다.

여느 도시들이 그랬듯이 살아남아 도망칠 수 있는 건 소수였다.


그정도로 외신의 진격은 빨랐고 인류는 빠르게 무너져내렸다.



리온은 그때 가족과 소꿉친구인 헤나를 모두 잃었다.


리온은 혼자가 되어 난민들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대피했다.



오랜 후퇴 끝에 살아남은 인류는 숨는 것을 택했고.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을 대륙 구석에 숨어 하루살이 같은 삶을 연명하게 되었다.



-···온··· 어나···



그 이후의 기억은 더욱 끔찍했다.


정도로만 따지자면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리온이 오랫동안 그 어린 시절. 오래된 기억을 잊지 못 한 것은.


그 기억이 그가 처음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기억이기 때문이고.

누구에게나 그것은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며.

그들이 리온의 평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으음···”



그래서 리온은 인류가 몰락한 후에도 종종 그때의 꿈을 꾸곤 했다.


어쩌면 이것 또한 그런 꿈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리온! 어서 일어나! 오늘 같이 뒷동산에 올라가기로 했잖아!”


“으음··· 헤나···? 어···?”



그러나 이번엔 그저 평범한 어린 시절의 꿈이 아니었다.


뭐가 됐든 일단 평소의 꿈이 아니란 건 확실히 알았다.




[광기의 팬티 용사]

마지막까지 신념을 놓지 않고 인류를 수호한 당신! 가히 영웅이라 불려도 좋을 당신을 위한 능력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길 바라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세요!


-여성의 팬티를 보면 일시적으로 강력한 능력을 획득한다.

-능력의 지속시간동안 다른 능력을 사용할 수 없으며, 다음 능력의 획득을 위해서는 이전 능력의 지속시간이 끝나고 다시 팬티를 보아야 한다.

-동일한 착용자를 통해서는 1일 1회만 능력을 얻을 수 있으며 1일의 기준은 자정이다.

-반드시 여성이 착용한 상태의 팬티여야 한다.




뭔 헛소린지 모를 글자가 허공에 떠있었기 때문에.



작가의말

평범한 판타지입니다(아마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크판타지의 팬티 용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 회귀 특전이 뭔가 이상하다(3) 24.07.27 4 0 11쪽
2 회귀 특전이 뭔가 이상하다(2) 24.07.26 6 0 13쪽
» 회귀 특전이 뭔가 이상하다 24.07.25 11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