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판타지의 팬티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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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비
작품등록일 :
2024.07.25 13:21
최근연재일 :
2024.07.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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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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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특전이 뭔가 이상하다(3)

DUMMY

헤나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 했다.


리온이 자신의 뒤에 숨지 않고 나선 것부터 평소와 달랐다.

리온이 맞을 것을 알았지만 왠지 이번엔 리온을 말릴 수가 없었다.


묘하게 리온에게서 평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소의 챙겨줘야 하는 어린 동생 같은 소꿉친구가 아니라, 마치 공주님을 지켜주는 듬직한 용사님 같은 느낌.


좁고 기울어진 그의 등이 그 순간만큼은 어째서인지 넓어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퍼억- 퍽- 퍽-



“아, 으악! 자, 잠시만, 뼈맞았 뼈맞았다고 십새끼들아!”



용사님처럼 멋있게 앞으로 나가더니 신명나게 쳐맞고 있는 리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실 처음엔 진짜로 놀랐었다.


리온이 슈슉하면서 움직이더니 한 명의 급소를 때려 기절시켰기 때문이다.

분명 헤나가 보기에도 평범한 움직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쪽은 쪽수가 너무 많았다.


한 명을 쓰러뜨렸음에도 상대는 6명이 남았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린 양아치들은 단체로 달려들어 리온의 팔다리를 잡았다.


또 놀랍게도 그 사이에도 리온은 몇 번의 공격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사지가 구속되어 움직이지 못 하게 되자 소용이 없었다.

뭔가 기술은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힘은 부족해서 양아치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엔 마치 도축당하기 직전의 가축처럼 팔다리를 대롱대롱 잡힌 채 맞는 결말이었다.



‘얘들 생각보다 똑똑하잖아···!’



리온은 억울했다.


기술과 전생의 감각은 모두 남아있었다.

하지만 근육 자체가 없다보니 전체적으로 신체능력이 낮았다.


물론 그럼에도 그는 최후의, 최강의 인류였다.


양아치 7명 쯤은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잡히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야, 야! 이새끼 못 움직이게 꽉잡아!”



적은 곧바로 공략법을 알아차렸고.

잠깐의 공격을 허용하면서 리온의 사지를 잡는데 성공했다.


네 명이 각각 팔다리를 하나씩 잡고, 두 명이 사정없이 리온을 때렸다.


힘 자체가 하나도 없다보니 잡힌 팔다리를 빼낼 수가 없었다.



“으억-! 으허억- 개새끼들아 거긴 반칙이··· 어억-!”



다행인 점은 정신력이 강해져서 이정도 구타는 견딜만하다는 것.


하지만 계속 맞기엔 몸이 너무 약했다.



헤나는 벙찐 표정으로 리온을 쳐다보고 있었다.


리온이 맞는 꼴이 우습긴 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헤나는 리온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꺄악-”



하지만 한놈의 손짓에 헤나는 가볍게 떨어져나갔다.



“헤나-!”



처절하게 헤나를 부르는 리온.


그러나 그거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헤나가 넘어지며 그녀의 긴 치마가 펄럭이는 순간,

아주 조금 드러난 그녀의 팬티가 리온의 시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팬티 발견! 광기의 팬티 용사가 발동합니다!]

[소꿉친구 헤나의 팬티: 선선하게 불어온 바람. 펄럭거리는 치마 사이로 드러난 소꿉친구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고유 효과 - 소꿉친구의 응원: 소꿉친구의 앞에선 자신감이 1000000% 상승한다.(지속시간: 10초)]

[폭발적인 힘: 일시적으로 근력이 1000% 상승한다.(지속시간: 10초)]



‘뭐, 뭐야 이게?!’



리온의 시야에 헤나의 팬티가 포착됨과 동시에 허공에 글자가 떠올랐다.


어이없는 수준의 설명문이었지만 워낙 황당한 내용이라 구타당하는 와중에도 똑똑히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으, 으윽?! 갑자기 힘이···”


“끄, 끄아악-!”



하지만 그것보다도 놀라운 것은 리온의 변화였다.


귀여운 수준이었던 리온의 아둥거림이 순식간에 재앙으로 변했다.

리온이 팔을 빼려하자 그 방향으로 양아치 한 명이 날아갔고.

나머지 3명도 리온에게 힘이 밀려 그만 손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강해진 힘에 자신도 놀랐지만.

리온은 적을 앞에 두고 여유를 부리는 바보가 아니었다.


구속이 풀림과 동시에 재빠른 움직임으로 양아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조금의 낭비도 없는 정확한 움직임이었다.


한 번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정확히 양아치들의 급소를 가격했다.

급소를 맞은 양아치들은 그대로 피를 토하거나 숨을 허억 내뱉으며 쓰러져갔다.


전처럼 달려들어 리온을 붙잡아보려 했지만 안 되었다.

이제는 힘으로 리온을 구속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대로 명치를 맞아 날아갈 뿐이었다.



[소꿉친구 헤나의 팬티: 지속시간이 종료됩니다.]



정확히 10초가 지나자 리온의 눈앞에 그 문자열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직전까지 충만하던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마치 부풀었던 근육을 한 순간에 잃는 감각이었다.


아마 조금만 빨리 풀렸어도 양아치와 리온의 처지는 다시 바뀌었을 것이다.



하지만 리온에게 10초는 무가치한 양아치들을 상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7명의 양아치들은 모두 피를 뱉거나 기절한 채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리, 리온···!”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던 헤나는 정신을 차리고 리온에게 다가왔다.


리온도 아까까진 구타를 당했기에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헤나는 리온이 걱정되지가 않았다.


온 몸과 얼굴은 피투성이었지만, 그럼에도 리온은 하나도 고통스러워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연민을 느끼기보다도 헤나는 더 리온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항상 챙겨줘야했던 소꿉친군데.


지금은 마치 다른 사람같았다.



“괜찮아 헤나. 걱정하지마.”


“으, 응···”


“일단 곧 해가 질 테니 내려가자. 아, 그 전에···”



툭-



리온은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있는 양아치의 머리를 툭 걷어찼다.



“너네 다시 한 번만 눈에 띄면 그때는 진짜 죽을줄 알아라.”



침을 질질 흘리며 바닥을 기던 그 양아치는 컥컥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약해빠진 리온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양아치들은 고작 한 두 번의 공격으로 죽음을 맛보았다.

아니, 실제로 몇몇은 피를 토하며 죽기 직전이었다.


1000% 강해진 리온의 주먹을 급소에 맞고 견디기엔 아직 그들의 몸은 어렸다.


그 상황에선 리온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만이 살 길이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내려가자 헤나.”


“아, 으, 응···”


“걱정하지마. 어른들을 부를 거니까. 그때까지는 살아있을 거야. 인간은 쉽게 죽지 않거든.”



무엇보다도 리온이 잘 아는 것이었다.


애초에 지금도 너덜너덜한 몸상태로 동산을 내려가고 있지 않은가.



헤나는 바닥에서 죽어가는 양아치들의 모습에 형용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지만.


이내 리온의 뒤를 졸졸 따라 핀릴드로 돌아갔다.




***




헤나를 데려다주고 리온은 집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은 가게를 운영하느라 바빴기에 리온은 스스로 치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맞고 돌아와서 혼자 울며 약을 바르는 건 이때는 익숙한 일이었다.

당시엔 매우 외롭고 괴로웠는데 지금은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부모님이 바쁘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더 이상 괴롭힘 받을 일도 없었기에.


그런 것보다도 이번엔 뒷동산의 아지트를 지켜냈다는 사실이 더 좋았다.


또 뒷동산을 헤나와 오를 수 있다는 걸로 충분했다.



“으음··· 하···”



이제 리온에게 양아치들 따위는 그저 자잘한 헤프닝에 불과했다.


지금 신경을 써야 하는 건 앞으로의 일과, 허공이 떠있는 이 글자들이었다.




[광기의 팬티 용사]


마지막까지 신념을 놓지 않고 인류를 수호한 당신! 가히 영웅이라 불려도 좋을 당신을 위한 능력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길 바라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세요!



-여성의 팬티를 보면 일시적으로 강력한 능력을 획득한다.

-능력의 지속시간동안 다른 능력을 사용할 수 없으며, 다음 능력의 획득을 위해서는 이전 능력의 지속시간이 끝나고 다시 팬티를 보아야 한다.

-동일한 착용자를 통해서는 1일 1회만 능력을 얻을 수 있으며 1일의 기준은 자정이다.

-반드시 여성이 착용한 상태의 팬티여야 한다.




여전히 정신나간 소리가 적혀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 능력의 위력은 매우 강력했다.


어떤 원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물리법칙을 무시하기라도 하는 듯 힘이 급격하게 강해졌었다.


왜 이런 힘을 얻게 된 건지 리온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확실한 건 이게 리온에게 주어진 두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것.


아무리 미친 능력이라고 해도 위력을 안 이상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음?”



허공에 뜬 글자들을 모두 읽자 새로운 글자들이 아래에서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눈앞에 거대한 칠판을 두고 아래로 글자를 계속 적어내려가는 것 같은 모양이었다.



[소꿉친구 헤나의 팬티]

[고유 효과 - 소꿉친구의 응원: 소꿉친구의 앞에선 자신감이 1000000% 상승한다.]

[폭발적인 힘: 일시적으로 근력이 ???% 상승한다.]

[???]

[???]

[???]



그곳에는 오늘 얻었던 헤나의 팬티에 대한 능력이 적혀있었다.



“고유 효과랑··· 폭발적인 힘?”



리온은 금방 그것이 뜻하는 바를 알아차렸다.



“고유 효과는 항상 발동하는 효과고. 거기에 추가로 폭발적인 힘이 발동되는 건가. 그리고 세 개의 빈칸은 다른 효과도 있다는 뜻인 것 같네. 근력의 상승치도 그때마다 다른 것 같고···”



고유 효과와 그때마다 다른 추가효과가 팬티를 볼 때마다 발동하는 모양이었다.


헤나의 팬티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3개가 더 남아있었다.

발동조건은 아직 알 수 없었다.


일단은 팬티마다 다양한 효과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매우 강력할 것 같았다.



“효과를 확인하려면 다른 팬티들도 봐야 할 텐데··· 애초에 전투 중에는 어떻게 팬티를 보라는 거지?”



매우 위력적인 힘이지만. 그만큼 치명적이고 병신 같은 제약이 있었다.


팬티를 보는 것 자체가 문제였고, 전투 중에 팬티를 보는 건 더 말이 안 됐다.


저기 죄송한데 제가 팬티를 보면 강해지는 능력이 있어서요··· 잠시 팬티 좀···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팬티를 보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싸우는 도중에 적에게 기다려달라 하고 한가롭게 여성의 팬티를 보고 있을 수도 없다.



“하··· 모르겠다. 일단은 원래의 힘을 되찾는 것부터 하자.”



리온은 의식을 흐트러뜨리고 글자들을 날려버렸다.


더 이상 팬티 보는 법 따위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이 혐오스러워졌다.



이 팬티 힘은 따지자면 일종의 요행이다.


이미 리온은 전생에 자신만의 힘으로 강해진 경험이 있었다.


평생 이런 정신나간 힘에 기대서 싸울 수는 없다.

일단 리온은 먼저 그때의 힘을 되찾기 위해 수련에 매진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일주일 후에 열리는 영주 성의 호위기사 후보생 선발.


그를 위해서 리온은 먼저 이 비실비실한 몸부터 단련하기로 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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