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판타지의 팬티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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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비
작품등록일 :
2024.07.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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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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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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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특전이 뭔가 이상하다(2)

DUMMY

“리온? 리온!”


“이게··· 뭔.”



리온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광기의 팬티 용사]


마지막까지 신념을 놓지 않고 인류를 수호한 당신! 가히 영웅이라 불려도 좋을 당신을 위한 능력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길 바라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세요!



-여성의 팬티를 보면 일시적으로 강력한 능력을 획득한다.

-능력의 지속시간동안 다른 능력을 사용할 수 없으며, 다음 능력의 획득을 위해서는 이전 능력의 지속시간이 끝나고 다시 팬티를 보아야 한다.

-동일한 착용자를 통해서는 1일 1회만 능력을 얻을 수 있으며 1일의 기준은 자정이다.

-반드시 여성이 착용한 상태의 팬티여야 한다.




다른 것보다도 눈앞에 떠있는 글자가 하는 말이 너무 괴상했기 때문이다.

여성의 팬티를 보면 강력한 능력을 획득한다?


리온은 글자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글자들은 잡히지 않았다.



곧게 뻗은 자신의 팔을 보고서야 리온은 뭔가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자신의 팔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마치 어린시절 팔과 같이 앙상했다.



“···헤나?”



그리고 그때에서야 리온은 헤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헤나는 볼에 바람을 넣은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래! 어서 일어나!”


“아, 으, 응.”



얼떨결에 리온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꿈인가 싶어 볼을 꼬집어보았지만 통증이 있었다.



헤나에게 이끌려 방밖으로 나간다.


그곳은 리온에게도 익숙한. 하지만 언젠가 멀어져버렸던 풍경이었다.



리온의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주점 겸 여관.


헤나는 일층에서 장사준비를 하는 리온의 부모님에게 인사하고 후다닥 여관 밖으로 나갔다.

리온 역시 헤나를 따라 여관 밖으로 나갔다.



“아···”



건물밖으로 나온 리온은 멈춰서서 낮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곳은 핀릴드였다.


대개 3~4층 정도의 높이로 지어진 당시엔 세련된 목조건물.

잘 포장된 도로와 그 위를 끝없이 오고가는 마차들.

항상 바글거리는 상점가와 그곳을 뛰어다니는 어린 아이들.


다들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활력이 넘치는 도시.


산과 벌판이 가득한 어느 시골 가운데 떡하니 위치한 핀릴드.

그런 핀릴드만의 감성은 한 번 다녀간 이라면 그것을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핀릴드···”



어릴 적 그곳과 완전히 똑같았다.


가끔 꿈에서 보던 흐릿한 인상이 아닌, 진짜 살아있는 핀릴드.


핀릴드의 풍경을 다시 담은 리온의 눈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다시 글자들이 리온의 시야에 들어왔다.




[광기의 팬티 용사]


마지막까지 신념을 놓지 않고 인류를 수호한 당신! 가히 영웅이라 불려도 좋을 당신을 위한 능력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길 바라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세요!




“기회가 있다는 게··· 이런 뜻이었냐고 영감···”



반드시 한 번 더 기회가 있을 거라는 말.


죽기 직전엔 그 말을 의심했지만 이내 리온은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그것도 외신의 침략이 시작되기 전으로.


그동안 쌓았던 모든 힘은 다 사라져 있었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이제는 훨씬 빠르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이고 어쩌면 정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어느덧 눈물이 리온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잃었던 오른쪽 눈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보였다.

팔과 다리도 멀쩡했고, 스스로 잘라냈던 남성기와 고환도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화가 있었다.


사람이 있었고, 그들에게 행복이 있었다.


결국 다시 공격받을 평화지만.

잠시라도 이 모습을 다시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벅차오르도록 감격스러웠다.



“리온! 빨리 와!”


“아, 응!”



세상을 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지금은 귀여운 소꿉친구를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뒷동산에 올라가는 날이라면 기억하고 있었다.

워낙 어릴 때의 일이지만 그 사건이 있었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터였다.


리온은 옅은 미소를 띄우며 헤나에게 달려갔다.



“정말! 뭐하는 거야 아침부터!”


“미안. 미안해.”



그리고 아무래도 이 글자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것 같았다.


정신을 집중하니 나타나고, 의식을 돌리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몇 번 해보니 요령이 생겨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아니 글쎄 그래서······”



뒷동산을 오르는동안 헤나는 조잘조잘 어젯밤 있었던 일을 떠들었다.


대충 키우는 강아지가 자신의 물건을 망가뜨렸다는 내용이었다.

시덥잖은 내용이었지만 다시 천진한 헤나와 얘기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리온은 적당히 맞장구 치며 괴랄한 능력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온 건 좋았지만 그는 평생을 싸워온 전사다.

위협이 다가온다는 걸 알면서도 느긋하게 놀기만 할 성정이 못 됐다.



‘여성의 팬티를 보면 강력한 능력을 얻는다니. 애초에 전투 중에 한가롭게 팬티나 보고 있는 게 말이 되냐?’



염원을 이룰 강력한 능력이 어떻게 광기의 팬티 용사?


리온은 대체 왜 이런 능력이 주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노인은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힘이 주어진다고 했다.

대체 언제 여성의 팬티를 보길 원했다는 건가.


애초에 리온은 스스로 거세할 정도로 강한 정신력을 가졌다.



“크, 크흠···”



계속해서 여성의 팬티를 생각하자니 오랜만에 만난 아들놈이 반응하려 했다.

왜인지 모르게 이따금 검은색 팬티가 떠올랐다.


리온은 오랜 시간을 고자로 살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보다 최근들어 외부인이 엄청 늘어난 것 같지? 영주성의 기사 후보생 선발 때문인가?”


“아무래도 그렇겠지.”



평소에도 상인이 항상 오가는터라 유동이 많은 핀릴드였다.

하지만 이때는 더욱 외부인이 많았다.


이유는 핀릴드 영주 딸의 호위기사 선발 때문에.


영애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평생 그녀를 지킬 믿을만한 호위기사를 선발하겠다 했었다.

핀릴드의 부유함 덕에 근처 마을 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많은 도전자들이 몰려들었다.


전생의 리온은 관심조차 없었다.

당시에 그는 검도 제대로 못 들 정도로 약골이었으니까.


몸상태는 아직 그때와 똑같지만. 그 외에는 모두 그때와 달랐다.



‘···당신 같은 사람이 제일 질색이에요! 해낼 능력도 없으면서 이상을 고집하는 역겨운 아집만 가득한-’



리온은 언젠가 영애가 뱉었던 말이 떠올랐다.


전생의 리온은 영애를 알고 있었다.

물론 이 시기는 아니고 외신의 침략 이후였다.


영애 역시 그날 핀릴드에서 살아남은 사람 중 하나였다.


침공 이후 기존의 신분이 무의미해진 세상에서, 리온과 영애가 부딪힐 일은 흔히 있었다.


애초에 살아남은 이가 몇 없는 세계였으니.



“···헤나. 나도 지원해볼까?”


“뭘?”



딱히 그녀에게 악감정이 남아있지는 않았다.


그때 당시에 그녀는 리온에게 마주하기 싫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와서 돌아보면 각자의 방식이 달랐던 것 뿐이었다.



“호위기사 선발.”


“응? 나 잘못들었어?”



리온의 말에 헤나는 듣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귀를 파며 다시 물었다.



“영애의 호위기사 선발. 방금까지 얘기하고 있었잖아.”


“아니 정말루? 흐, 흐히하하하! 농담하지마 리온. 웃기긴하지만.”



헤나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장난으로 하는 말이든, 진심이든 어느 쪽이든 우스웠다.


현재의 리온은 누가 봐도 검도 들지 못 할 것 같이 비실비실해보였다.

그리고 원래의 리온의 성격을 아는 헤나는 그가 그럴 리는 절대 없다고 확신했다.



“진짜야. 이번에 지원할 거야.”


“그래~ 그러다 다쳐서 울어도 난 모른다?”



헤나는 그의 말을 그저 장난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지원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탈락할 것이라 생각했고.



리온은 비웃음을 받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 몸은 허약하긴 하지만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영애의 나이가 어린만큼 영애를 쭉 지킬 기사를 찾는 것이기에, 선발 범위도 다양했다.



외신의 침략이 시작되는 건 지금으로부터 약 7, 8년 정도가 더 지난 후.

리온과 헤나가 성인이 되기 직전일 것이다.


마음 같아서 리온은 각국 정상들에게 외신의 침략을 준비해야 된다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리온 같은 꼬마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었다.

애초에 전생에도 그 누구도 하늘 위에서 외신이 세계를 침략할 거라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



첫째로는 위험을 알리고 미리 대비하는 것.


둘째로는 그것이 실패하더라도 어떻게든 인류를 지키는 것.



리온의 목표는 그것 뿐이었고 그를 위해선 다시 힘과 세력을 키워야 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기회가 영애의 호위기사 선발이었다.


수련에 집중할 수 있고, 리온 같은 꼬마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아구구··· 빨리 자리 펴 리온!”



조금 더 수다를 떨다보니 두 사람은 어느덧 동산 꼭대기에 도달했다.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핀릴드와 주변의 벌판이 훤히 보였다.


어린 시절 두 사람이 종종 놀러왔던 곳이었다.


그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리온은 빠르게 자리를 펴고 헤나는 준비해온 간식들을 꺼냈다.


그때 두 사람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간식을 집어먹는 것만으로도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만큼 행복했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리온은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읏차-”


“와···”



온 세상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마차를 달려 핀릴드로 들어오는 상인들과 핀릴드를 떠나 벌판을 달리는 또다른 상인들.

꼬불꼬불하지만 잘 그려진 핀릴드의 거리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도시의 사람들.


그를 둘러싼 넓은 갈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만드는 물결.

그것은 마치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과도 같았다.


오래 전에 잊어버렸던 이 풍경은 찢겨진 리온의 마음을 치유해주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무릎에 손을 얹고 나무에 등을 기댔다.


둘은 한참을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성당의 첨탑에서 종을 치는 아저씨의 머리가 벗겨졌다던지. 저 골목에 가면 항상 식빵을 굽고 있는 고양이를 볼 수 있다던지. 옆 집의 누구와 누구가 사귀고 있다던지.

가끔은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고 어린이나 재밌어할 것들을 이야기했다.


정말 시덥지 않은. 별다른 의미도 없는 대화들이었지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바람이 두 사람의 웃음을 실어나르고, 하늘은 높고도 푸르렀다.



그순간만큼은 전생의 고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리온은 그렇게 헤나와 마주보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가슴이 시릴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야- 여기 있었네!”


“또 헤나랑 붙어있는 거 봐라.”


“사내새끼가 되가지고 쪽팔리지도 않냐?”



그러나 행복을 깨뜨리는 불청객이 있었다. 과거와 똑같았다.


그들은 리온을 괴롭히는 무리 중 일부였다.

리온을 괴롭히기 위해 찾다가 도시의 경비병에게 동산에 올라갔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이날 리온은 죽도록 쳐맞고 다시는 동산에 올라올 수 없게 되었다.


리온을 괴롭힌 양아치들이 점령해버려서 더 이상 헤나와의 아지트로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리온은 몹시 괴로웠다.


아마 꽤 오랫동안 힘들었던 걸로 그는 기억했다.


헤나 앞에서 한심한 모습을 보인 것도 그렇고.

헤나와 둘만 즐길 수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을 고작 그런 놈들에게 빼앗긴 것도 그랬다.


어린 리온에게 몇 안 되는 행복한 순간이었는데.

그걸 처참히 빼앗겨버렸으니.



지금와서 돌아보면 우스운 애들 장난이지만.


다시금 이 풍경을 보니 확실히 울화가 치밀어오를만 하다고 리온은 생각하는 중이었다.



‘분명··· 그때 난 이렇게 말했었지.’



“어, 어떻게 여길···!”



리온은 놀란 척을 하며 그날과 똑같은 말을 했다.


양아치들은 그런 리온이 웃기다는 듯이 낄낄거렸다.



“한스 아저씨가 알려줬지. 여기 오면 모를줄 알았냐?”



역시 그날과 똑같은 말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너희들! 리온을 괴롭히는 건 그만둬!”



헤나가 리온의 앞을 막아서며 말한다.


항상 리온이 괴롭힘을 당할 때면 헤나가 용기있게 막아주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소용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들이 헤나는 때리지 않았다는 것일까.



‘이 다음은··· 내가 꼴사납게 헤나 뒤에 숨고, 쟤들이 헤나를 밀치고 나를 때리기 시작했지.’



리온은 이후의 전개 역시 생생히 기억났다.

그날은 유독 많이 맞았던 날이었으니까.


헤나가 급하게 동산을 내려가 어른들을 불러왔지만 이미 리온은 피떡이 된 후였다.



하지만 이번에 리온의 행동은 그때완 달랐다.


리온은 꼴사납게 헤나의 뒤에 숨지 않았고.

대신 헤나를 자신의 등 뒤로 숨기며 자신이 앞으로 나섰다.



“오! 한 판 해보자는 거냐?”


“너네들 뒤지기 싫으면 꺼져라. 그리고 다시는 눈에 띄지 마.”


“오호오오~~”



당연히 그들은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저들끼리 키득거리며 리온을 비웃기만 했다.



철저히 무시받고 있었지만 리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의 리온은 그때의 겁쟁이가 아니었다.


비록 몸은 어릴 때와 같이 작고 왜소했지만,

그는 수많은 외계종과 마물을 베어넘긴 인류 최후의 전사.



리온은 주먹을 쥐고 자세를 잡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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