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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성 마작게임

DUMMY

“형! 이, 이게···”


“뭐? 뭔데? 말을 해 새끼야.”


아침에 출근한 차영근에게 이지호가 부들 부들 떨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뭔데? 또 무슨 사고 쳤는데? 서버가 날라갔어? 해킹당했어? 뭔데?”


불안한 마음이지만 차영근은 최대한 침착한 표정으로 말한다.

유리멘탈 이지호를 멘붕에 빠뜨렸다간 한큐에 다 말아먹는 수가 있어서 한 말이다.

저 천재적인 코딩 능력에 유리멘탈이라니··· 이지호는 공존이 불가능한 두 가지가 겹쳐있는 흔치 않은 인간이었다.


“그, 그게··· 그게 말이지. 형 참 그게···”


코딩천재면 뭐하냐고? 의사소통이 원활해야지, 평소에는 잘도 나불거라다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이지호가 답답하기만 하다.


“침착하게 말하자 지호야. 형 각오 되어 있다. 파인애풀 스토어랑 구골 스토어에서 사기 게임이라고 차단하겠다고 공지가 왔어도 형 침착했잖아. 유저들의 항의 메일이 하루에 수백통씩 쌓여도 끄떡없잖아. 형 침착하고 안정적이니까 말 해! 서버 까짓거 날리면 어때? 백업한걸로 다시 돌리면 되지. 뭐 백업한 것도 함께 날렸다면··· 뭐 어때? 100억 정도 모았냐? 그걸로 튄다음 편안하게 다시 만들면 되지··· 걱정 하지 말고 말해!”


차영근은 모든 만약의 경우의 수를 열거해 이지호를 안심시킨 다음 자상한 형의 모습으로 이지호에게 사고친게 뭐냐고 묻고 있었다.


“그, 돈 말이야. 그 100억···”


“100억이 왜? 외환 사업계좌로 허가 냈잖아! 그게 막혔어? 형이 전화 한 통화로 풀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동안 괜히 제임스 양에게 비싼 술값 내면서 그놈의 꽌시를 만들어 둔게 아니지. 그 새끼 인맥이 정부요처에 다 닿아있다고 했던가? 글로벌로도 짱짱하다고 뻐기던데.


‘차! 에브리띵 오케이! 노우 프라블럼! 아윌 헬프 유 애니띵!’


한병에 1000달러짜리 위스키를 쳐 마시며 그렇게 지껄이지 않았던가?


“그, 그게 아니라··· 그거보다 더 심각한 건데···”


“아!”


차영근은 탄식을 뱉어낸다.

그럼 이제 남은건 하나 밖에 없다.


“인터폴이 뜬 거야? 빅샷 카지노를 결국 추적한거야? 그 새끼들··· 이렇게 될줄 알았어.”


예전에 조폭놈들이 협박해서 불법 온라인 카지노를 만들어 운영했던 것이 드디어 추적당한 모양이었다.

그동안 교묘히 잘 피해다녔는데 이제 드디어 국제범죄자로 수배되고 쇠고랑 차는 건가?


“그··· 그건 아냐!”


‘씹새끼.’


속마음 같아서는 저 면상을 한대 쳐발라서 쓰러트린 다음 발로 밟고 싶었다.

친동생 만큼이나 각별한 사이지만 저렇게 뜸을 들이고 더듬거리면 차영근의 인내심이 폭발할 지경이 된다. 아니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그럴순 없지.


‘참자 참아! 지호다 지호! 코딩 천재, 내 미래의 밥그릇! 그리고 평생 함께 살아갈 동생.’


차영근은 심호홉을 한 다음 온 힘을 짜내 억지 웃음을 지으며 부드럽게 말한다.


“지호야! 편안하게 말해! 형이 이렇게 웃고 있잖아.”


가만히 차영근을 바라보던 이지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어, 어젯밤에··· 62억 인출해 갔어!”


“뭐? 누가? 어떤 새끼가? 어떤 개 씨부0놈이 62억을 삥땅쳤어? 누가?”


차영근이 잔뜩 흥분해서 짖어대듯 말을 뱉어냈지만.


“유, 유저가.”


이지호는 끝내 못다한 말을 뱉어낸다.


“뭐어어어어? 유저가 어떻게? 너 설마 그 금액 가라로 바꾸지 않고 실제 계좌로 연동시킨 거야? 그 금액이 진짜였어?”


차영근의 말에 이지호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으아아아아!”


차영근이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비명을 질렀다.

깜짝 놀란 이지호가 커다란 두 눈을 껌벅거린다.


“그, 그 돈이 어떤 돈인데··· 그 돈이··· 이제 150억만 만들어서 튈려고 준비했는데··· 파나마도 리히텐슈타인도 다 준비됐는데··· 돈이 날아갔어?”


“······”


맛도 없는 홍콩 컵라면 먹으면서 오향장육 덮밥을 먹으면서 2년을 버티며 모았던 돈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기분이었다.

세상에 어떤 사기 게임이 그렇게 현금을 따박 따박 줘? 사기게임의 정체성도 안 지키고.


“······”


차영근의 멘탈이 나가버렸다.

원대한 꿈과 희망이 박살나 버린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차영근의 모습을 이지호가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

.

.

.


차영근은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장장 10분동안 침묵속에 무너진 자신의 영혼을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


‘침착해야 한다. 침착해야 한다. 그래 벌어진 일은 어쩔수 없는 거지.’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차영근은 심호홉을 한 뒤에 혼신의 힘을 다해 얼굴에 미소를 걸고서 이지호를 바라보았다.


‘그래 아직 38억이 있다. 은퇴 예상시간이 좀 길어졌을뿐. 아직 38억 정도가 남았어! 새옹지마라고 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닐꺼야! 아이 씨팔! 그래야 해!’


초 스피드로 머리를 굴리던 차영근이 억지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푸하하하 그럼 됐네 됐어! 난 또 뭐라고? 이걸로 다 해결된거잖아?”


“뭐, 뭐가 해결이 돼?”


‘미친거 아닌가?’

이지호가 차영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딱 그랬다.


“생각해봐! 파인애플과 구골에서 우리 게임 차단할 거라고 한 이유가 실제론 돈을 지불하지 않는 사기게임 이었다는 거 아냐? 실제 당첨금을 지불한 사례를 증빙하면 사기가 아닌게 되잖아! 그리고 유저들한테도 이렇게 잭팟이 터졌다고 선전도 할 수 있고. 돈은 나갔지만 문제들은 다 해결된거 아냐? 하하하하.”


그동안 떠안고 있던 여러가지 문제들이 한방에 해결된 것 같긴 한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지.


“아··· 그러네. 다 해결되었네.”


그제서야 이지호가 환하게 웃는다.


‘해결되긴 뭐가 돼? 새끼야! 피같은 돈 62억이 날라갔는데.’


그래도 상황이 이지경인데 이지호라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려놓아야지.

차영근의 속도 모르고 이지호는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듯 모니터로 고개를 돌린다.


“게임엔진 교체하고 이번엔 절대 뚫리지 않게 트릭 잘 짜놓고.”


“응 그럴게.”


잠시 생각하던 차영근이 다시 이지호에게 말한다.


“그리고··· 그 새끼, 우리 돈 뜯어간 놈 인적사항 알고 있지. 내 핸펀으로 그거 보내줘?”


“뭐하려고?”


“뭐하긴? 협박을 하던 사기를 치던 돈 다시 되찾아와야 할 것 아냐?”


“그게 가능하겠어?”


“62억이야! 62억! 없는 핑계를 대서라도 찾아와야지, 어차피 그놈은 그돈 생으로 못가져.”


비록 동남아를 돌아다니고 있긴 했지만 글로벌로 굴러온 차영근이었다.

어디 한국의 듣보잡 놈이 자신의 피같은 돈을 가져간단 말인가?

차영근의 어금니가 뿌득 갈리고 있었다.




***




[띠리리링]


근무중에 전화가 울렸다.

박민기가 이성용 부장의 눈치를 보며 전화를 받았다.


[아! 안녕하세요? 여긴 동산은행 본점 최창규 부장입니다.]


“보이스피싱 사절요.”


[탁!]


박민기는 전화를 끊고서 다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일을 하고 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다시 전화가 오고.


“여보세요.”


전화를 받자.


[전화 끊지 마시고요. 보이스 피싱 아닙니다. 중요한 일이라서···]


[탁!]


박민기가 전화를 끊고서 다시 노트북을 바라보자.


“뭔데? 그래? 업무중에 뭐 그렇게 전화가 많이 와?”


이석용 부장이 잔뜩 인상을 쓰며 박민기를 노려본다.


“자꾸 보이스피싱 전화가 와서요.”


“그럼 진동이나 무음으로 돌려 놓던지, 그 벨소리에 신경쓰여서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업무를 못보잖아.”


이제 트집을 잡다 잡다 전화벨 소리 거슬린다고 트집을 잡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민기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핸드폰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꾼다.


[웅웅우웅 웅우우웅···]


바꾸자 마자 떨고 있는 핸드폰. 번호를 살펴보니 좀 전에 전화를 걸었던 그 번호다.

박민기는 인상을 잔뜩 구기고서 수신차단을 걸어놓고 다시 업무에 집중한다.




***




박민기는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의 계좌를 보고 있다.


“하이 씨발···”

.

.

“이게 말이 되나?”

.

.

“어떻게 이렇게···”

.

.


믿을수 없는 숫자가 온라인 폰뱅킹에 찍혀 있었다.


[6,234,037,400 원]


62억! 62억이다.


“이런 미친···”


무슨 사기 마작 게임사가 사기성 게임의 정체성도 안 지키고 진짜 돈을 입금한단 말인가?

아니 그러면 그게 모두 진짜였어?

진짜로 게임속에서 돈을 벌면 정말 유저의 계좌로 돈을 입금해 준다고?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해당 게임 게시판에는 ‘아이템 환불 해달라!’, ‘사기 신고한다.’ 같은 글을 바글바글 올라와 있었다. 조만간 구골 스토어와 파인애플 스토어가 앱을 삭제할 거라는 공지도 있지 않았던가?


박민기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누군가 쫓아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던 것이다.

보이스피싱인줄 알고 끊었던 그 전화가 정말로 진짜 은행에서 전화한 모양이었다.


“이걸 어쩌지?”


[꼴깍!]


마른 침이 넘어간다.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한건 알겠다.

문제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인데.


금감원이나 검찰에 신고해?

왜?

퍼즐을 풀면 현금을 주겠다는 게임을 했을 뿐이고 퍼즐을 풀었을 뿐이다.

그래서 돈을 받은 거고.


한 명의 자아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끝없이 경고 하고 있었다.

또다른 자아는 강단있게 버티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순간, 평범한 이라면 쫄아서 아무것도 못하고 제풀에 무너져 버리고 말 것이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 돈을 이리저리 분산시켜 입금하거나 인출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계좌는 이체 한도가 정해져있다.

이체 한도를 올리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것도 위험한 결정인지도 몰랐다.

은행이나 금융당국에서 계좌를 바라보고 있을 테니까.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게 상식에 맞을 것이다.

은행에는 일종의 보안 시스템같이 정상적이지 않은 큰 금액이 오가는 경우 그 자금 흐름을 추적하곤 하니까.


이대로 잠적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출할 수만 있다면 62억이면 평생 먹고 살 종잣돈으로 충분하니까.


누군가 따라오는 사람은 없는지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박민기는 고시원으로 가고 있다. 다행히 누군가 따라오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고민 끝에 박민기는 다른 선택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아이 씨발 내가 뭐 잘못했어? 죄졌냐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선택.

모른척 잡아뗄 것이다.

범죄에 연루된 돈이건 뭐건.

자신이 잘못한게 없고 손대지 않는다면 죄를 물을 수 없다.

충분히 기다리고 버티다가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판단될때 그때 돈을 처리해도 될 것이다.


쫄아서가 아니다.

지금 박민기는 그 어느때보다 냉정하고 대범해진 상태였다.

오히려 촐랑거리면서 돈을 이체하고 인출하는게 더 위험한 일이라는걸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내일은 토요일, 고시원에서 얌전히 버티고 있으리라.

어쩌면 폰뱅킹으로 계좌를 조회한 것만으로도 책임을 추궁할지도 있겠지.

몰랐다고 하면 그만 아닌가?


이 한심한 사기 게임사 놈들··· 퍼즐을 다 풀수 있게 만들어 놓다니.

퍼즐을 풀었다고 돈을 실제로 입금하다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뛰고 있었다.

박민기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운명의 시간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작가의말

운명의 시간이라

제겐 이 작품을 쓰는 지금이 바로

‘운명의 시간’ 입니다.

그리고 독자님들은 그 운명의 시간에 초대된 목격자이자 손님이시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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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다렸던 사람 +3 24.08.08 968 18 16쪽
12 신뢰라는 것 +3 24.08.07 1,018 23 12쪽
11 경영자적 센스 +1 24.08.06 1,075 17 12쪽
10 갑일때 갑질하기 +2 24.08.05 1,118 20 13쪽
9 받아쳐야 하는 순간 +1 24.08.04 1,116 20 12쪽
8 갑작스런 미팅 +2 24.08.03 1,191 18 13쪽
7 운명의 시간 +1 24.08.02 1,305 19 13쪽
6 사건 발생 +1 24.08.01 1,405 19 12쪽
5 총판 미팅 +3 24.07.31 1,612 22 13쪽
4 미끼를 무는척 함정파기 +1 24.07.30 1,750 27 13쪽
» 사기성 마작게임 +1 24.07.29 2,035 32 11쪽
2 평범한 중소기업 인턴 +2 24.07.28 2,848 34 13쪽
1 모든 걸 다 건 인턴 +7 24.07.28 4,715 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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