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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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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살아도 되는 거였다니

DUMMY

“그러니까 투자금도 AI도 그 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 회사로부터 받게 된다는 건가?”


“넵 그렇습니다.”


“그럼 아직 투자가 확정된 게 아니라는 소린가?”


“아니요! 이벤트 호라이즌에서 반드시 투자하게 됩니다.”


박민기가 확신에 넘쳐 말하자 진형주가 고개를 갸우뚱 한다.


“사업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네··· 투자가 확실하지 않으면 어떻게 믿고 가나? 이벤트 호라이즌에서 투자한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으면···”


“제가 이벤트 호라이즌 한국 지사장입니다. 투자는 확실합니다.”


박민기의 말에 진경주와 진형주가 놀라 박민기를 바라본다.


“이 친구, 사람을 여러번 놀라게 하는군.”


“제가 최근 우연한 일로 그 회사의 한국지사장이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 겸업금지인걸 몰랐나?”


“알지만 어쩔수 없었습니다. 만약 안된다면··· 메타 전자를 퇴직하도록 하겠습니다.”


“흐음···”


진성주가 고민이라는듯 깍지를 낀 손을 턱밑에 두고 생각에 잠기자.


“회사의 사규는 매우 중요한 걸세··· 규율이 없으면 어떻게 조직이 한데 뭉쳐 가겠나?”


진형주 이사가 박민기를 나무란다.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벤트 호라이즌 본사 사장이 극구 부탁하는 바람에··· 누군가를 속이고 겸업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거의 페이퍼 컴퍼니라서 명의만 빌려준 것과 다름없어서···”


“이벤트 호라이즌 한국지사가 우리 회사에 투자하게 되면 이제 명의만 빌려준게 아니게 되잖나!”


“거기까지 생각 못했습니다.”


나름 치밀하게 계산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쩔수 없이 빈틈은 있었다.


“아니! 됐어!”


진성주 사장이 장고 끝에 입을 열었다.


“되다니요?”


“그놈의 겸업금지··· 뻘짓하는 놈들 때문에 해 놓은 조항아냐? 이런 친구가 겸업금지때문에 회사 나가야 한다면 회사 규율을 바꾸고 말지··· 정 안되면 승진시켜 버리던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임원은 겸업금지 해당 안되잖아! 이사 달아 버리지 뭐.”


“인턴입니다. 아직 두 달도 안된 인턴이라고요.”


“이사가 인턴하면 안돼? 직급이 있고 보직이 있는거 아닌가? 직급을 이사로 하고 보직을 인턴으로 하던가···”


“형님!”


진경주 사장의 말에 진형주 이사의 입에서 형님이란 소리가 튀어나왔다.

박민기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 바라보자 그제서야 자신을 실수를 깨달은 진형주.


“사, 사장님··· 그런 경영상 중대 사항을 함부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뭐? 내말 틀렸어? 진이사! 내가 이십년동안 월급 더 올려달라고 승진시켜 달라고 땡깡부리는 놈들만 봐 왔지. 이렇게 아귀 다 맞춰와서 사업하자고 하는 놈 봤냐고? 난 이십년동안 이런 친구 기다리고 있었어···”


“아무리 그래도···”


“됐어! 이건 회사 대표의 경영적 판단이야! 박민기씨! 신경쓰지 마요 그런건. 우리 일 이야기나 계속 합시다.”


진경주 사장이 선언을 해 버렸고 셋은 또다시 토론을 이어갔다.

쉰 전후의 두 중년 남자가 박민기와 대화를 나누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걸 느낀다. 마치 20대 시절로 되돌아 간듯 아이디어를 더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더해 갔다.


그렇게 점심까지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오후 4시까지 치열하게 토론한 후에야 박민기는 사장실에서 나올수 있었다. 30억을 투자하고 지분 8%를 받는 구조. 주영신 교수에겐 메타전자 지분 0.5%와 판매단가 대비 1%의 수익을 AI 제조사인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는 영업이익의 5%의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였다.


“와아!”


사장실을 나오며 박민기는 어리둥절한 느낌이다.

사장님과 이사, 그저 합리성을 위장한 고지식한 꼰대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열려있는 마인드에 열정이 넘치고 있었다.

AI스킨케어 제품을 욕심 안 부리고 메타전자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진성주 사장과 진형주 이사 같은 베테랑들의 꼼꼼한 조언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사람은 그저 늙고 뒤쳐진 것이 아니라 마케팅 전문가처럼 신규마케팅 방법들을 꿰고 있었다.


‘당장 내일 아침 TF팀 구성하는걸 발표할테니까. 박민기씨는 앞으로만 직진해요! 나머진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진성주 사장이 한 말은 정말 든든한 말이었다.

걸리적 거리고 불편한 것들 다 치워주고 밀어주고 당겨줄테니 마음껏 저질러 보라는 말만큼 든든한 말이 있던가?

까마득한 상사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든든한 동료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다.




***




“어디 갔다 온 거야?”


“사장실 다녀왔습니다.”


“뭐? 사장실은 왜?”


이석용 부장과 최만혁 차장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사장앞에서 혹시 뭔가 허튼소리라도 했을까봐 찔렸던 것이다.


“사장님과 진이사님을 뵙고 왔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뭐 때문에 간 거냐고?”


“말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셔서 말씀드릴수가 없네요.”


“뭐? 거 참···”


뭐라고 더 따지고 싶지만 따질수가 없다.

사장님과 이사님이 말하지 말라고 한 걸 말하라고 다그칠수도 없고.


“민기씨!”


지켜보던 최만혁이 입을 열었다.


“넵!”


“민기씨가 사회생활을 안해봐서 그러나 본데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게 맞선임이듯 함께 생활하는 상사가 제일 중요한거야.”


“네 명심하겠습니다.”


말만 그렇게 할 뿐 그 이후엔 말이 없다.

이석용과 최만혁, 김진용의 눈빛이 허공에서 맞부딪친다.

이석용과 최만혁이 김진용을 바라보자 김진용이 나선다.


“민기씨! 그래도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통수 깨지라는게 아니면.”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럼 뭔데? 왜 말을 안해? 함께 일하는 동료끼리 비밀이 있으면 어떻게 일해?”


“곧 사장님이나 이사님이 말씀하실 겁니다.”


전날 박민기만 빼놓고 부서 회식이 있었다는 사실은 들었다.

화나기는 커녕 오히려 불러주지 않은게 감사하게 느낄 정도였다.

동료라고? 그건 같은 길을 가는 사람에게 써야할 호칭이 아니던가?

쓰다가 버릴 인턴에게 ‘동료’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건 일만 열심히만하면 자유민으로 풀어주겠다고 노예를 속이는 것과 같은 짓이지.


그리고 이제 박민기의 마음의 시선은 이석용이나 최만혁, 김진용 같은 사람들에 머물지 않았다. 거대한 대양을 가로질러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범선에겐 자잘한 파도는 그닥 의미있는게 아니니까.


“아니··· 보자보자 하니까···”


이석용이 말을 꺼내려다가 멈춘다.

여기서 더 나가서 제대로 한번 박민기를 몰아쳤다간 생돈 2천만원이 날아가 버리리라.




***




“너무 하시는거 아닙니까?”


박민기를 보자마자 차영근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안녕하세요? 박민기입니다.”


차영근이 뭐라 하던지 말던지 박민기는 차영근 옆에 서 있는 아담한 덩치의 귀염상의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지홉니다. 반갑습니다.”


이벤트 호라이즌의 모든 프로그래밍과 시스템을 전담하고 있는 귀재를 먼저 확인해야했기 때문이다.


“박 지사장님! 너무하시는거 아니냐고요. 그걸 또 빼가면 어떻게 합니까?”


이제 간신히 회사에 희망을 가질수 있었는데 400판을 깨버리고 돈을 홀라당 인출해버린 박민기를 원망하며 한 말이다.


“뭐가 문젠데요? 뭐 잘못된거 있습니까? 내가 무슨 해킹이나 편법을 이용한거 있나요?”


“그,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박민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잘못이 있다면 유저의 계좌를 직접 연동시킨 걸 아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던 이지호와 그걸 체크하지 않았던 차영근 자신의 잘못이지.

박민기는 그저 한 명의 유저로써 400판을 돌파해서 정당하게 60억 가량을 입금 받은 거니까. 아니 오히려 박민기가 가져갔으니 다행이지 다른 유저가 가져갔으면 그냥 돈이 날아가버린것 아닌가?


“그 이야기만 하면 끝이 없겠는데요. 제가 미리 말하죠. 그 돈은 이벤트 호라이즌 한국지사의 수익으로 넣어둘 겁니다.”


“그게 무슨 소용있어요? 이제 우린 다 굶어죽게 생겼는데··· 계좌가 텅텅 비었다고요.”


“그것때문에 한국 오시라고 한 거에요.”


박민기의 말에 차영근이 인상을 쓴다.

이건 무슨 궤변이란 말인가? 홍콩 본사가 문 닫게 생긴 마당에 한국 오라고? 오면 무슨 뾰족한 수가 있냐고?


“이벤트 호라이즌 청산하시고. 한국 지사를 기반으로 새로 시작하시죠.”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그러자고요.”


“뭐?”


뜬금없이 터져나온 이지호의 말에 차영근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우육탕면··· 지겹다. 기름 잔뜩 들어간 중국음식도 지겹고··· 그 퍽퍽한 딤섬도 싫다고··· 난 한국 음식 먹고 싶어.”


“홍콩에도 한국 음식점 많아! 자주 갔잖아.”


“그게 한국음식이야? 이상한 김치에 흉내만 낸 찌게에··· 난 짝퉁 말고 진짜 한국 음식 먹고 싶어.”


“조금만 참으면 떵떵거리면서 세계 여행하면서 즐겁게 살게 해 준다니까!”


“형! 지겹다 아주···. 돈 많이 벌었다고 쳐! 어디가서 뭐하고 살려고? 휴양지 저택 사서 살면 행복하겠어? 제대로 된 김치찌게도 못 먹고 쫓겨다니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항상 소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던 이지호가 마치 봇물터진 것처럼 감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 이게 다··· 돈만 빠져나가지 않았으면···”


차영근은 박민기가 300판과 400판을 깨고 돈을 인출해 갔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생각한다.


“송충이는 솔잎먹고 살아야해! 우리가 해 오던 것들이 있는데 뭘 하고 먹고살려고?”


차영근이 이지호를 노려보며 말하자 이지호가 눈만 뻐끔거린다.

불법온라인 도박, 사기적 게임 앱, 그리고 검색엔진과 트랜스포머 수준 AI. 이걸로 뭘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바로 그 이야기를 하자고 두 분 보자고 한 겁니다.”


박민기의 말에 차영근과 이지호의 고개가 박민기에게로 돌아간다.


“불법적인 일 저지르지 않고도··· 경찰이나 검찰, 인터폴에도 쫓기지 않고도 돈 잘 벌고 잘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으면 진작 했지.”


“방법이 있어요.”


말과 함께 박민기가 준비해온 서류를 둘 앞에 내밀었다.


“러키 소프트? 이게 뭔데?”


“살펴보시죠.”


서류를 살펴보던 차영근과 이지호의 입술이 씰룩 거리더니 급기야 차영근은 서류를 보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온라인 도박 솔루션을··· 해외 카지노 업체와 계약해 위탁관리하고 수익을 얻는다고요?”


“네!”


“그래요. 하긴 우리나라는 온라인 카지노가 불법이지만 해외에선 온라인 카지노가 합법인 곳도 많죠. 스포츠 베팅도 하고··· 그런데 이걸 누가 합니까?”


“아무나 못하죠. 글로벌 카지노 업계 동향을 알아야하고 법에 저촉되지 말아야 하니 국제법, 국내법도 알아야 하고 인맥도 두터워야 하고··· 그리고 국내에서 만약 생길지도 모를 규제도 풀수 있어야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할 사람이 없는데 이걸 어떻게 해요?”


“있죠.”


“누구요? 내가 이쪽 업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누구?”


“바로 내 눈앞에 있네요.”


“네?”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차영근은 그게 곧 자신을 가리킨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니, 내가 이걸 어떻게 해요?”


“왜요? 인맥 두텁고, 시장에 대해 잘 알고, 법 테두리도 빠져나갈수 있고···”


“아무리 그래도···”


차영근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젓고 있는데 이지호가 놀란 눈으로 차영근을 바라본다.


“마, 맞네··· 형이네 형이면··· 불법이 아니라 합법으로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할 수 있겠어. 우리나라가 아니라 온라인 카지노가 합법인 외국에서 외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되잖아. 우리는 위탁관리만 하는 거고.”


이지호가 충격적이라는듯 말한다.


“그, 그런가? 합법적으로? 경찰이랑 인터폴에 쫓기지 않고? 대포통장 쓰지 않고?··· 세상에··· 제기랄 내가··· 내가···”


말을 하던 차영근이 억울하다는듯 신음을 흘리며 말한다.


“하, 합법적으로도 일 할 수 있었어··· 제길··· 도망다닐 필요가 없었다고··· 그걸 몰랐다니··· 으아··· 이게 말이 돼?”


화가 난듯 허공을 향해 소리를 버럭 지른다.

카페에 있던 손님들이 차영근을 바로보며 웅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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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제 시작일뿐 +1 24.08.13 933 17 12쪽
17 꼰대가 해야 할 일 +1 24.08.12 938 19 13쪽
16 먹이는 거냐 +1 24.08.11 923 19 12쪽
15 TF팀 +1 24.08.10 941 20 12쪽
» 법대로 살아도 되는 거였다니 +2 24.08.09 964 23 13쪽
13 기다렸던 사람 +3 24.08.08 968 18 16쪽
12 신뢰라는 것 +3 24.08.07 1,018 23 12쪽
11 경영자적 센스 +1 24.08.06 1,075 17 12쪽
10 갑일때 갑질하기 +2 24.08.05 1,118 20 13쪽
9 받아쳐야 하는 순간 +1 24.08.04 1,116 20 12쪽
8 갑작스런 미팅 +2 24.08.03 1,191 18 13쪽
7 운명의 시간 +1 24.08.02 1,305 19 13쪽
6 사건 발생 +1 24.08.01 1,405 19 12쪽
5 총판 미팅 +3 24.07.31 1,612 22 13쪽
4 미끼를 무는척 함정파기 +1 24.07.30 1,750 27 13쪽
3 사기성 마작게임 +1 24.07.29 2,034 32 11쪽
2 평범한 중소기업 인턴 +2 24.07.28 2,848 34 13쪽
1 모든 걸 다 건 인턴 +7 24.07.28 4,715 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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