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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다크
작품등록일 :
2024.08.04 03:11
최근연재일 :
2024.09.04 13:05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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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1

작성
24.08.0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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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계 체험기 (단편)

DUMMY

# 이 세계 체험기 (단편)


그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요일이었다.


일상에 쩐 직장생활의 한줄기 빛 같은 날임과 동시에 술이 나를 먹어도 다음날 맘껏 늦장 부릴 수 있는 날.


그날도 다를 것 없이 동내 친구들과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시고 이른 아침이 되기 전 친구들과 헤어지다 필름 끊겼다.


갑작스레 느껴지는 추위와 함께 눈을 떴다.


나는 동굴 한가운데 드러누어 있었다.


꿈인가 싶어 다시 눈을 감았지만 알코올이 다 날아간 듯 말똥말똥한 정신.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떠봐도 원하던 내방이 아니라 아까 본 그 동굴이다.


“에?”


“에..에...에?”


뇌에 버퍼링이 걸리기 시작했다.


난 지금 어딘가로 납치되어있다.


그때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


⌜집에 가고 싶으신가요?

길 끝에 도착해서 제단에 보물을 바치고 소원을 비세요.

그럼 소원이 이루어질 거 에요.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구요?⌟


⌜미션) 던전을 클리어 하고 보물을 손에 얻으세요.⌟


죽고. 또 죽고. 죽었다.


함정에 꽤 뚫리고.


고블린들 에게 다굴을 맞고.


박쥐들에게 뜯어 먹히고.


셀 수 없는 리트라이.


수많은 역경을 딛고 길 끝 제단 앞에 당도했다.


제단 앞에 자신을 막아서는 스켈레톤.


몇 번을 죽었는지 셀수 조차 없었다.


리트라이. 리트라이. 리트라이....


죽을 때 마다 패턴을 익히고 공격 타이밍을 계산하면서 마침내 스켈레톤을 죽였다.


보스의 심잠 어림에 붉게 빛나는 원형의 구를 뽑아 들었다.


길의 끝에 보이는 제단.


원형의 구를 제단위에 올리고 소원을 빌었다.


“집에 가고 싶어요.”


순간 주위의 모든 형상들이 녹아내리며 하얀 공간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눈앞에 예의 글자가 떠올랐다.


⌜클리어. 축하드려요 용사님.⌟


-푸쉬이이익.


바람이 빠지는 소리와 함께 하얀 공간이 검어지며 눈앞의 세상이 가로로 쪼개지는 모습이 보인다.


타원형 캡슐 형태의 기기 여러개가 줄지어 놓여있는 방이었다.


벽에 쓰여 있는 글자.


⌜가상현실 게임센터⌟


“잉? 가상현실? 이런 게 나왔다고?”


나눈 술에 취해 가상현실 게임센터에 들어온 것 같았다.


기기들이 모여 있는 방을 나와 긴 복도의 끝에 카운터가 보였다.


‘이런 게 언제 생겼지?’


카운터에는 알바인 듯 보이는 빨간 가발을 쓴 여자가 사탕을 빨며 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저기..”


알바는 슬쩍 나를 보고 말을 하였다.


“토하셨어요?”


“아뇨.”


“네. 안녕히 가세요.”


“아니.. 이거 언제 생긴 거 에요?”


알바는 귀찮은지 짜증이 담긴 음성으로 말했다.


“얼마 안됐어요. 연장해 드려요?”


“아..아니에요.”


건성으로 하는 인사를 받으며 문밖으로 나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의 골목 풍경.


골목에 바람이 불어 을시년스럽 게 느껴졌다.


‘이정도로 리얼하다고?’


게임센터 상호명을 보기위해 뒤돌아 봤다.


없다.


문도. 게임센터도.


돌아선 그곳에는 이미 문을 닫은 삼겹살집이 보일 뿐이었다.


‘어?’


신문지가 바람에 날려 내 발을 덮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한동안 박힌 듯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


공포에 질린 얼굴을한 남자는 소름이 돋았다.


남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남자의 목에는 [28324] 라는 숫자가 세겨져 있었다.


남자는 술에 취해 헛것을 본거라 생각하며 터덜터덜 걷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골목길을 가로질렀다.


남자의 모습은 CCTV 화면에서 페이드아웃 되 듯 보여 졌다.


방 안에는 수많은 모니터가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두운 방.


모니터를 지켜보는 어떤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모니터의 빛에 비친 남자의 입은 음흉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모니터하나가 클로즈업 되고 집으로 돌아간 남자가 아직도 괴물과 사투 중에 있었다.


다른 수많은 화면에는 각기 다른 던전에서 남자와 똑같은 얼굴을한 사람들이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 목에는 각기 다른 숫자들이 보였다.


그리고 모니터들 중앙 한 모니터 속에는 수조 속에 발가벗겨진 체 잠들어 있는 남자가 보이고 있었다.


그 남자의 목에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듯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과 그의 입 사이에서 공기방울이 수조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뽀글. 뽀글.


모니터 앞의 남자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웃음을 지었다.


“음...커피는 믹스지.”


모니터 속 싸우는 남자와 죽어가는 남자들의 얼굴들은 고통 속에 일그러져 있었다.


수조 속 남자처럼.

-끝-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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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무는 추억을 담고(단편) 24.09.04 6 0 8쪽
2 # 정체성(단편) 24.08.04 11 0 5쪽
» # 이 세계 체험기 (단편) 24.08.04 15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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