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최근연재일 :
2024.09.19 17:15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5,211
추천수 :
264
글자수 :
239,337

작성
24.08.08 17:15
조회
723
추천
8
글자
12쪽

005

DUMMY

“데이터 송신기에 문제가 생겨서 왔다고 했죠?”


해장국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서 엘리나에게 물었다.

마수랑 한바탕 뜨고 왔더니 개운하니 맛있네.


“네.”


엘리나가 집중한 얼굴로 해장국을 한 숟갈 듬뿍 떴다.


각성 이후의 신체 변화에 대한 모든 데이터 제공.

회귀와 각성에 대한 유일한 거래 조건이었다.

그러니 송신기 문제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겠지.


“물어봐도 되죠?”

“아까는 좀 급해서 그런 거고요! 지금은 괜찮아요.”

“송신기는 고칠 수 있는 거예요? 아님 재수술?”


엘리나가 하얀색의 알약 캡슐을 꺼내 강현우에게 내밀었다.


“이거 드시면 돼요."

“아··· 이거만 먹으면 된다구요?”

“네.”


그 자리에서 바로 알약을 삼켰다.

감추는 건 있지만 거짓말은 안 하는 거 같으니까.

그리고 뭔 일이 생겨도 능력이 초재생인데 복구되겠지.


“이거 때문에 오신 거라면 좀 억울하시겠네요.”

“어쩔 수 없죠.”

“그럼 이제 돌아가시는 건가요?”

“아뇨.”

“다른 볼 일이 있으신가 봐요?”

“아뇨.”

“그럼요?”

“당분간 못 돌아가요.”

“네?”


이번에는 조금 놀랐다.

못 돌아간다니. 그리고 그걸 알고 왔다고?

그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이기에 복귀도 못하는 데를 온 걸까.


“회귀 장비를 무리하게 운용한 거라 당장은 못 돌아가요.”

“아이쿠··· 그것도 중국산을 쓰셨나 보구나···”

“아니라구요! 아무튼 본부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는 이곳에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음··· 돈은 없는 거죠?”


강현우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기한 체류라니. 그냥 외면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화폐는 준비할 수는 없어서 다른 걸 가지고 왔어요.”


엘리나가 트레이닝복 주머니에서 상자를 하나 꺼냈다.

저 주머니에서 나오기에는 상자가 좀 큰데? 신기하네···


“이게 뭔데요?”

“보석이요.”


근데 이걸 왜 굳이 나한테 보여주려는 걸까.

그냥 현금 대신 다른 걸 가져왔다고 말로만 설명하면 되는데.

뭔지 보기 싫은데··· 엮이기는 싫은데···

외면하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해서 엮이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거 현금화하는 거 좀 도와주세요.”


싫은데··· 나 이제 퇴사했는데···


“물론 사례는 충분히 할게요.”

“뭐··· 일단 좀 보고요. 보석이 생각보다 큰돈이 못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썩 내키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 어후··· 이게 뭐야. 이걸 어디서 났어요? 아니. 그건 제가 알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이걸 팔겠다고요? 에이 참나···”

“왜요? 너무 형편없나요? 사령관님이 나름 괜찮은 물건이라고 그러셨는데···”


상자 속에는 푸른빛을 띄는 주먹만 한 다이아몬드 원석이 들어있었다.


‘이만한 원석이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게다가 푸른색이라니. 투명도도 최상급인 거 같고.’


원석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았다.


“판매 대금의 50%를 드릴게요. 사례금이 충분치 않다면 나중에 더 드리구요.”

“충분하지 않기는요.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물건이라서 그렇죠.”

“그래도 강현우 씨가 보석 회사에서 일했잖아요. 부탁드릴게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알아볼게요.”


엘리나에게 가까운 호텔의 객실을 잡아주고 강현우는 집으로 돌아왔다.


* * *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에 일어난 강현우가 거실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손에는 어제 웨어 울프로부터 습득한 코어가 들려 있었다.


“후우우—”


어깨와 정수리 부근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빠각—


손에 들린 마수의 코어가 쪼개졌다.

마력 흡수는 완료되었다는 의미였다.

그다음으로 마력 간의 충돌이 일어났다.


“후아— 후아— 후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융합된 마력의 발광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됐다!”


코어의 마력을 흡수하기 위해 한참을 앉아 있었지만 처음보다는 그 과정이 수월했다.

여전히 몸은 땀이 범벅이었지만.


“바디 프로필을 한 번 찍어볼까?”


욕실 조명 아래서 포즈를 잡고 거울을 봤다.

강현우의 몸에 눈에 띄게 근육이 붙었다.


* * *


강현우는 집을 나와 회사 근처 카페에서 박과장이 오기를 기다렸다.

옆자리에서 게이트에 대해서 나누는 대화가 언뜻 들려왔다.

게이트와 마수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 같았다.


“퇴사한지 하루 만에 다시 연락을 하냐?”

“보고 싶어서 그렇죠.”

“난 아님. 꺼지셈.”


박과장이 정색을 했다.


“용건이나 빨리 얘기해. 나 바쁘다.”

“무슨 일 있어요? 점심시간이잖아요?”

“갑자기 감사가 떴다.”

“엥? 감사요?”

“그래. 오늘 아침에 감사팀이 들이닥쳐서 다 쓸어갔어. 오후에 조사받으러 가야 돼.”

“음··· 퇴사 하기를 잘했군.”

“에라이!”

“워워— 진정하시고. 이거 좀 봐주세요.”


강현우가 박과장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뭔데?”


영상을 하나 플레이시켜 박과장에게 보여줬다.


[현우야··· 형이 너 좋아하는 거 알지? 으··· 딸꾹... 이제 너도 없는데 난 어카지? 나도 그만 두까? 그만두면 대출은 어뜨카지? 자동차 할부는? 씨잉··· 짜증나.]


박과장이 술집 테이블에 엎어진 채로 중얼거리고 있는 영상이었다.


“뭐냐 이거?”

“아! 아이쿠. 이거 아니다.”


강현우가 얼른 핸드폰을 뺏어가 다른 영상을 보여 주었다.


“아까 그거 뭐냐고!”

“일단 이거 먼저 봐주세요. 이게 더 급해요.”

“야! 이게 지금 눈에 들어오겠냐? 이게··· 이게 뭐냐?”


박과장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영상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푸른색 다이아몬드 원석이 찍혀 있었다.


“너··· 혹시 위험한 일에 엮인 거냐? 마피아나 삼합회 같은 거? 그래서 퇴사한 거냐!”

“아니에요. 그런 거는 아니고요.”

“그런 게 아닌데 이런 걸 어떻게 찍은 건데?”

“그렇죠? 과장님이 보기에도 그렇죠?”

“그렇지. 이만한 크기의 다이아몬드 원석은 기록에도 별로 없겠다. 등급도 좋아 보이는데.”


박과장이 영상을 다시 유심히 보며 말했다.


“이거 팔기는 어렵겠죠?”

“이걸 판다고? 일단 잡혀갈걸? 그리고 이걸 누가 사냐. 그냥 봐도 50억은 넘어가겠다.”

“방법이 없으려나···”


강현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이 무지막지한 원석을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띠리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강현우 씨 핸드폰이 맞나요?]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태호 대표님 비서실입니다.]

“네? 윤태호 대표님이요? 비콘 사장님?”

[네. 맞습니다.]


강현우가 핸드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박과장을 바라보았다.


‘나도 몰라.’


박과장도 무슨 일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네. 알겠습니다.”


비서실과의 통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


“대표님이라고? 무슨 일인데?”

“한 번 보자고 하시네요.”


박과장이 강현우의 어깨를 지긋이 잡고 눈을 맞췄다.

진지한 눈빛이었다.


“강대리. 아니 현우야. 형이 누구보다 비콘을 사랑하고 직무에 열정적인 사람인 거 알지?”

“네. 네. 그렇죠. 과장님 같은 사람이 없죠.”

“흘려듣지 말고! 부탁한다!”


* * *


비콘 대표실.

윤태호 대표와 백상무가 마주 앉아 있었다.


“딱히 퇴사할 이유는 없었다고?”

“네. 김부장의 사내 괴롭힘이 있었지만 직접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다고 하네요.”

“김부장은?”

“일단 대기발령 냈습니다. 기획 2팀은 당분간 신규 프로젝트는 진행하지 않는 것을 처리했고요.”

“그건 그렇게 하면 될 거 같고. 강현우 대리, 아니 강현우와 약속은 잡았나?”

“네. 내일 대표님 자택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몇 시에?”

“1시요.”

“잘했구만.”


윤태호가 들뜬 표정을 지었다.

요즘 들어 가장 신난 얼굴이었다.


* * *


“이쪽에서 기다려 주세요. 대표님은 곧 내려오실 겁니다.”


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은 여자가 강현우를 거실로 안내했다.


“감사합니다.”


강현우의 인사에 여자의 볼이 살짝 붉어지며 황급히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태호가 거실로 내려왔다.


“시간을 내줘서 고맙네.”

“아닙니다. 백수라서 시간 많습니다.”


윤태호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복귀할 생각은 없는가?”

“복귀라 하시면···”

“말 그래도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냐는 것이지. 혹여 김부장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말게나.”

“아··· 김부장이요···”

“원한다면 새로운 팀을 만들어 줄 수도 있네.”


팀장으로 승진이라니.

대표가 이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안 자체는 파격적이었다.


“제안은 감사드리지만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역시나 그런가···”

“죄송합니다.”

“아닐세. 그리 큰 기대를 가진 것은 아니니.”


윤태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복귀 대신 투자는 어떠실까요?”

“투자라면?”


강현우가 뜬금없는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핸드폰 꺼내 윤태호에게 영상을 보여주었다.

박과장에게 보여 주었던 그 영상이었다.


“무슨 영상인가? ··· !!!”


윤태호의 눈썹이 살짝 오르내렸다.

표정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놀란 눈치였다.


“출처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모릅니다.”

“...”

“그래서 투자라고 말씀드리는 것이고요.”


출처가 확실한 것이라면 거래를 했겠지.


“그래서. 얼마를 원하나?”

“일단 10억이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그 이후에는 실적을 보고 결정하시죠. 제가 보여드린 물건의 가치가 10억은 아닐 것 같습니다.”


윤태호가 강현우의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사업 계획은 있나?”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제안이라고 하기에는 막무가내였다.

투자를 원하는데 말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업 계획조차도?

담보 자체가 훌륭해 보이기는 했으나 출처도 모르는 물건이었다.


“좋네. 비서실을 통해 연락하도록 하지.”


하지만 윤태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현우의 제안을 수락했다.


‘보통 원석은 아니지.’


강현우는 담보로 제시한 원석이 다행히도 협상 카드로 먹혔다고 생각했고.


‘나한테 빚진 거다.’


윤태호는 강현우의 생각과 달리 원석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 * *


윤태호의 집을 나서며 강현우는 엘리나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처음 제안을 바꿔서 저랑 길드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요?]


엘리나는 길드 설립을 제안해 왔다.

어차피 자신은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상태고.

강현우도 각성자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길드를 운영하는 편이 유리할 것 아니냐는 것이 이유였다.


사실 원석 판매 대금의 50%를 받는 쪽이 번거롭지도 않고 깔끔하기 때문에 강현우의 취향이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각성자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

사회 시스템의 중심에 각성자가 있고 모든 권력을 각성자가 틀어쥐게 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갑성자라고 부를까···’


하지만 마수의 위험성과 각성자가 지닌 능력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힘이 있는 자가 권력을 가져가는 것이니까.

게다가 그 힘이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수가 되어버렸으니 그 누구도 막지 못할 흐름일 것이었다.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라면 먼저 앞서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물며 그 흐름이 모든 것을 파괴하는 무자비하고 난폭한 해일 라면 더욱더.


“그건 그렇기는 한데··· 길드 만드는 게 그냥 뚝딱 되는 것도 아니고. 후··· 그래도 일단 사무실부터 구해야 하겠지?”


누군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에게 이 모든 귀찮을 일들을 다 떠넘길 수 없을까 고민하며 집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017 24.08.20 338 7 12쪽
16 016 24.08.19 342 8 11쪽
15 015 24.08.18 377 7 11쪽
14 014 +1 24.08.17 393 7 11쪽
13 013 24.08.16 406 7 11쪽
12 012 24.08.15 419 9 11쪽
11 011 24.08.14 427 9 11쪽
10 010 24.08.13 442 8 11쪽
9 009 +1 24.08.12 446 8 12쪽
8 008 24.08.11 472 9 11쪽
7 007 24.08.10 507 9 11쪽
6 006 24.08.09 553 8 11쪽
» 005 24.08.08 724 8 12쪽
4 004 24.08.07 794 11 12쪽
3 003 24.08.06 909 11 12쪽
2 002 +1 24.08.06 1,049 16 11쪽
1 001 24.08.05 1,307 1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