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최근연재일 :
2024.09.18 17:1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4,693
추천수 :
263
글자수 :
234,325

작성
24.08.07 18:15
조회
769
추천
11
글자
12쪽

004

DUMMY

사무실에 돌아온 강현우가 자리에 앉았다.


“왔냐. 수고했다.”

“쳐 자네요. 한결같은 새끼.”


의자를 최대한 재낀 채 코를 골고 있는 김부장이 보였다.

쯧··· 그대로 그냥 쭉 자라.


“세상이 망할라나 보다.”

“아··· 그러게요.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박과장이 광화문 광장 사건에 대한 기사를 보고 있었다.


“아흐으— 일이나 해 임마! 쓸데없는 거 보지 말고!”


김부장이 기지개를 켜며 박과장에게 핀잔을 줬다.

저 새끼가···

아직 12시 45분이었다.


“강대리! 분기 결산 보고서 어떻게 됐어?”


아차··· 이런··· 까먹었다.


“왜 대답이 없어? 엉? 너 이 새끼!”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챈 김부장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요즘 오냐 오냐 해줬더니 아주 미쳤구나 니가! 따라와 이 새끼야! 박과장 너도 따라와!”


김부장이 씩씩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냐 오냐는 지랄··· 가시죠.”

“에휴··· 가자. 가. 나 커버 안쳐줄 거다.”

“제가 과장님 커버 쳐 드릴게요.”

“퍽이나.”

“빨리 안 따라와!”


김부장의 독촉에 두 사람이 밍기적 일어섰다.

사무실을 나가는 길에 윤태호 대표와 마주쳤다.

강현우가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쳤다.


“강현우 대리가 저 친구 맞지?”

“네.”

“김부장은 화가 많은가 보지? 소리를 많이 지르네.”


* * *


“야! 강대리! 너 내 말이 말 같지 않지? 엉?”


한껏 독이 오른 김부장이 강현우를 다그쳤다.

강현우와 박과장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옥상 구석에 나란히 섰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회사 생활 끝나냐? 이런 정신머리로 일해서 발전이 있겠어?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걱정해 주는 척은··· 지가 이사한테 깨지니까 염병을 하는 거지.


“왜 대답이 없어!”


팍!


김부장이 강현우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이 새끼는 꼭 손찌검을 하드라···


“헉!”


김부장의 안색이 순간 하얗게 질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뭐야! 뭐가 이렇게 딱딱해!’


발가락뼈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았다.

김부장이 슬며시 몸을 돌려 박과장을 향했다.


“너는 부하 직원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입만 살았지!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고! 능력이 없으면 그만둬!”


빡!


김부장이 박과장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리고 또다시 팔을 들어 올렸다.

한 대로는 분이 안 풀리는가 보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갈 때 가더라도 너는 좀 맞자.’


턱—


강현우가 김부장의 팔을 붙잡았다.


“너 이 새끼! 미쳤···”


쫙—


김부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현우가 싸대기를 날렸다.

김부장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헐···”

“김영백이. 적당히 하자.”


잠시간의 정적.

김부장이 눈을 동그랗게 뜬 눈을 껌뻑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런 건방진 새끼가 어디 감히!”


뇌 정지에서 벗어난 김부장이 강현우에게 소리를 쳤지만.


쫙—


김부장의 고개가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이런 씨발!”


쫙— 쫙—


이번에는 쌍싸대기.

김부장의 고개가 팩팩 돌아가는 게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최대한 살살 때렸는데 막 돌아가네··· 힘 조절 어렵네.’


쫙— 쫙— 쫙—


‘근데 재밌네···’

“그만! 그만! 내가 잘못했다! 그만!”


양 볼따구니가 순식간에 퉁퉁 부은 채 주저앉은 김부장이 두 손을 모으며 빌었다.


“흑— 흐윽—”


그리고 소매로 눈가를 훔치며 서러운 듯 흐느꼈다.


“그러게 진작 좀 잘 하시지.”


막상 보고 있자니 박과장은 김부장이 조금 안쓰러운 것도 같았다.

강현우가 김부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기만 내려가면 니들은 다 끝인 줄 알아.’


하지만 김부장은 그렇게 말랑말랑한 개놈이 아니었다.

강현우가 내미는 손을 보며 김부장은 이를 갈았다.


후욱—


하지만 강현우의 손은 예상치도 못하게 김부장의 다리를 잡아챘다.

그러고는 김부장을 거꾸로 들어 올렸다.


‘한 손으로? 저게 가능해?’


옆에서 지켜보던 박과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흐이익— 으아아악—”

“조용. 소리 내면 손 놓는다.”


김부장의 발목을 움켜쥔 강현우의 팔이 옥상 밖으로 뻗어져 있었다.

손을 놓으면 김부장은 자유롭게 낙하하겠지.


“흑— 히끅—”

“영백아.”

“히끅—”

“영백아? 내 말 들리지?”

“어! 어! 들려!”

“내가 아까 사직서 제출했거든? 내려가면 바로 결제해라.”

“그래! 알았어! 결제할게!”

“그리고 우리 다시 보지 말자. 잘할 수 있지?”


강현우가 팔을 바꿔 잡았다.

김부장의 몸이 덜컥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


“그럼! 잘할 수 있어! 맹세해! 나만 믿어! 흐으윽—”

“그래. 한번 믿어볼게.”


옥상 바닥에 내려선 김부장이 주저앉아 오열했다.

김부장은 바지도 말려야 할 테니까 저대로 좀 놔두고.


“과장님. 내려가시죠.”

“어··· 그래.”

“제가 커버 쳐드렸습니다.”

“지ㄹ... 커버 두 번 치면 사달 나겠다.”


무서우니까 말 조심하자.

자리를 정리하고 간단히 짐을 챙긴 강현우가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아쉬움과 관심 없음 사이 그 어딘가에 속한 감정들이 오고 갔다.

사무실을 나서며 대표를 마주쳤다.

오늘 여러 번 만나네.

하루에 두 번 마주친 건 처음인 거 같은데.

목례 대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뜬금없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날씨 좋네.”


회사 밖을 나서니 상쾌한 바람이 불어왔다.


“날씨도 좋은데 소맥 가실래요?”


“그거랑 날씨랑 무슨 상관이냐.”


* * *


똑똑—


백상무가 대표실에 들어섰다.


“부르셨습니까, 대표님.”

“백상무. 아까 보니까 강현우 대리가 퇴근하는 것 같던데. 무슨 일 있나?”

“퇴사했습니다.”

“응? 퇴사? 그런데 백상무가 어떻게 알아? 경영지원부 아니잖아?”

“대표님이 관심 있으신 거 같아서 지켜보고 있었죠.”

“역시··· 백상무. 최고.”


윤태호가 백상무에게 쌍따봉을 날렸다.


“퇴사라니··· 아쉽네. 그런데 원래 얘기가 되고 있던 건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알아보고 보고드릴게요.”


백상무가 대표실을 나섰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백상무가 상세히 알아올 것이다.

윤태호는 강현우에 대해 떠올렸다.

잘 생긴 얼굴과 건장한 체격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살면서 그 정도의 인간은 많이 봐왔다.


“눈빛. 그래 그 친구 눈빛.”


감당할 수 없는 시련으로 인생의 바닥을 경험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공허함.

하지만 그 공허함의 중심에 자리 잡은 강렬한 열기.

윤태호는 강현우에게서 이 모순되는 두 가지를 느꼈다.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경우는 한 손에 꼽혔다.


“모두 괴물이었지.”


그렇기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강현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 * *


저녁 늦은 시간 시내 뒷골목.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강현우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박과장은 소맥을 연거푸 마셔대더니 만취 상태가 되어 집에 보냈다.

술 취하니 귀여워지는 스타일이더군.

평소에는 세상 시니컬한 척은 다하면서.

동영상 찍어 뒀다. 크크크.


“강현우 씨.”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엄청난 미인이 서 있었다.


‘댁이 왜 여기서 나오시는지? 음··· 일단 튀자. 별로 궁금하지 않다.’


강현우는 못 들은 척 무시하고 가던 길을 갔다.


“저 이 씨! 야! 강현우!”


음··· 역시나 우연히 마주친 게 아니구만. 어쩔 수 없지.


“오랜만이네요.”


강현우가 밝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은데 용건은 내일 이야기할까요? 저 퇴사해서 시간 많아요.”

“아뇨. 밥 좀 사주죠. 기왕이면 술도. 지금이요.”


여자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 * *


“이름이 뭐예요?"

“엘리나.”

“여기는 언제 왔어요?”

“당신이랑 같은 날.”

“그동안 굶었어요?”

“아이씨! 밥 좀 먹자! 밥 좀!”


아니··· 난 어색할까 봐 그랬지···


“후아— 고마워요. 이제 좀 살겠어요. 신세를 졌네요.”


컵라면 2개, 김밥 3줄에 소주 2병을 야무지게 해치운 엘리나가 입가를 닦으며 새침하게 말했다.


“이 정도로 신세는요. 잘 드셔서 다행입니다.”

“흠흠···”

“그나저나 무슨 일로 오신 거죠?”

“데이터 송신기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아요.”


각성 수술을 할 때 데이터 송신기도 같이 몸에 심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떠올랐다.


“아이구야··· 중국제를 쓰셨나 보구나.”

“그건 아니구요! 아무튼 어쩔 수 없이 파견된 거예요. 저희한테는 중요한 일이니까요.”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여전히 짐작도 안 가지만 그러려니 했다.

강현우가 시간을 확인했다.


“저는 광화문 광장 갈 건데 같이 가실래요? 여기서 얼마 안 걸려요.”


자정이 한참 넘은 시간.

산책을 권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엘리나는 행색이 묘하게 꾀죄죄했고.

먹는 걸 보니 계속 굶은 것 같았다.

돈도 없지 싶었다.


‘그렇다고 집에 데리고 갈 수도 없고.’


따지고 보면 자신 때문에 파견까지 온 건데 못 본 척하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단 우선은 아침까지 시간을 때우고 다음을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오늘 밤에 하려던 일도 있었으니까.


* * *


강현우와 엘리나는 광화문 광장의 벤치에 앉았다.

게이트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게이트 구경 하려구요?”


엘리나는 군말 없이 강현우를 따라왔다.


“게이트 구경도 하고 마수도 잡으려구요. 지금쯤 한 마리 나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강현우를 게이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게이트는 커다란 타원형으로 옅은 푸른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게이트 주변으로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별도의 경비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게이트의 특성에 대해서 무지했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그 사달이 났는데 경비가 없다고?’


당최 공무원 새끼들의 대가리에는 뭐가 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똥대가리 같은 새끼들.


‘하긴 어쩌면 없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어차피 막지도 못할 거.’


마수가 나타나면 죽기 밖에 더하겠냐.


치지직—


그 순간 게이트가 붉은색으로 변했다.


저벅— 크릉—


마수 한 마리가 게이트에서 걸어 나왔다.

일전에 공원에서 맞닥뜨린 웨어 울프였다.


“자. 가보자구.”


팟— 퍽—


강현우가 웨어 울프의 뒤쪽에서 곧장 달려들어 뒤통수에 주먹을 꽂았다.


“선빵필승! 기습제일!”


맞는 말이기는 한데···


퍽— 퍽— 퍽—


그러고는 바닥에 엎어진 웨어 울프에 올라타 마구잡이로 주먹을 내질렀다.


“후우— 확실히 저번보다 쉽네.”


강현우가 두개골이 박살 난 웨어 울프의 가슴을 헤집으며 말했다.

한번 싸워봤던 마수였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했고.

코어를 흡수한 덕분에 공격력도 높아졌다.


“음···”


엘리나는 벤치에 앉아 강현우와 마수의 싸움을 지켜봤다.

뭔가 무척이나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해장국집에서 소주나 한 잔 더 할래요? 근처에 24시간 하는데 있는데요.”


마수의 사체를 게이트 안쪽으로 밀어 넣고는 강현우가 물었다.

엘리나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녀는 여전히 배가 고팠다.


* * *


탁—


광화문 광장의 게이트 앞으로 사람의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검은 옷에 챙이 긴 검은 볼캡을 눌러쓰고 있었다.

체격과 골격으로 볼 때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인 것 같았다.


“왜 없지? 분명 느낌이 왔는데··· 착각했나?”


탓—


게이트를 쳐다보며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소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016 24.08.19 333 8 11쪽
15 015 24.08.18 368 7 11쪽
14 014 +1 24.08.17 381 7 11쪽
13 013 24.08.16 397 7 11쪽
12 012 24.08.15 408 9 11쪽
11 011 24.08.14 416 9 11쪽
10 010 24.08.13 428 8 11쪽
9 009 +1 24.08.12 434 8 12쪽
8 008 24.08.11 458 9 11쪽
7 007 24.08.10 492 9 11쪽
6 006 24.08.09 539 8 11쪽
5 005 24.08.08 700 8 12쪽
» 004 24.08.07 770 11 12쪽
3 003 24.08.06 881 11 12쪽
2 002 +1 24.08.06 1,015 16 11쪽
1 001 24.08.05 1,269 1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