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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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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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DUMMY

박과장을 만나기 위해 회사 근처의 카페로 갔다.

회사 다닐 때보다 요즘 더 자주 오는 것 같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알바생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참 친절한 알바생이야.


“아무리 생각을 해도 없단 말이지.”


중요하지만 번거롭고 귀찮은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어제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박과장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인간관계가 아주 엉망진창이구만.”


그동안의 삶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던 차에 박과장이 나타났다.


“우리 건실한 현우 동생!”


평소와 달리 박과장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아··· 맞다. 대표님께 과장님 얘기 못 했네요.”

“이 새ㄲ··· 뭐 하러 왔어?”


박과장이 금세 차갑게 식은 표정으로 강현우를 쳐다봤다.

태세 전환이 제법 빠르시네.


“과장님 보고 싶어서 왔죠.”

“쓰잘데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용건이나 말해. 나 바빠.”

“감사 끝났잖아요. 또 왜 바뻐요? 평소랑 다르게.”

“평소에도 바빴어!”


박과장이 발끈했다.

사실 과장님이 성실한 편이기는 하지.


“김부장 대기 발령 났다. 그 새끼가 그동안 싸질러놓은 똥 치워야 돼.”

“아이쿠야. 그게 보통 똥이 아닐 건데. 퇴사하길 잘 했지.”

“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박과장이 조금은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원래는 너랑 같이 치우는 건데. 씨이.


“기왕 이렇게 된 거 과장님도 퇴사하세요.”

“퇴사는 아무나 하냐? 저는 그런 거 못합니다.”

“그러지 마시고 저랑 일 하나같이 하시죠?”

“너랑? 너 사업하려고? 요즘 자영업자가 얼마나 어려운데··· 정신 차려.”


빈말이 아닌 듯한 분위기에 박과장도 약간은 진지하게 강현우를 걱정해 주었다.


“과장님, 저 못 믿으세요?”

“강현우 대리는 믿지. 근데 강현우 사장은 못 믿지.”

“에이··· 사람이 이렇게 쉽게 변한다니까.”


강현우가 핸드폰을 꺼내 영상 하나를 재생했다.


[현우야··· 형이 너 좋아하는 거 알지? 으··· 딸꾹... 이제 너도 없는데 난 어카지? 나도 그만 두까?]


“여기 이렇게 애절하던 사람은 어디 가시고 차갑디 차가운 분만 계시는지 모르겠네.”

“너! 이 새끼! 그거 이리 내. 지워 빨리!”


박과장이 영상을 보고 기겁을 했다.


“무슨 일을 하자는 건데?”


기어이 영상을 지운 박과장이 강현우에게 물었다.

물론 백업은 해뒀습니다.


“같이 길드 하나 운영해 보시죠.”

“길드? 게임도 안 하는 놈이 무슨 길드냐. 무슨 길드인지는 몰라도 길드가 돈이 되는 거냐?”

“성공은 보장합니다. 과장님은 저만 딱 믿고 오시면 돼요."


싼 티 나는 사기꾼의 전형적인 투자 권유 멘트였지만.

지난 3년간 기획2팀에서 진행한 모든 아이템은 강현우가 제안한 것들이었다.

한 마디로 난 놈이라는 거지.


‘현우가 이렇게 말하면 확실한 건데···’


“조건은?”

“당장은 많이는 못 드리고요. 일단 지금 받는 만큼은 드릴게요.”

“그게 무슨 스카우트냐. 비콘이 근무 환경 좋은 거는 너도 잘 알면서. 이제 김부장도 없다고. 똑같이 받으면 내가 손해지.”


알만한 분이 왜 이러시냐는 표정을 짓는 박과장이었다.


“그리고 과장님 주택 담보대출이랑 자동차 할부 남은 거, 무이자로 빌려드립니다.”

“약한데··· 조금 더 써봐.”

“무이자라니까요. 적지 않아요. 잘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강현우가 자리를 떠난 후에도 박과장은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했다.

뭔가 일생일대의 기회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 *


저녁에는 서지연과 만나 식사를 함께 했다.

마음은 매일 보고 싶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없었다.


“캬— 옴뇸뇸뇸.”

“맛있어?”

“그럼! 곱창에 소주인데. 소주에 곱창인데. 맛있지!”


서지연이 활짝 웃었다.

이쁘네.

입가가 곱창 기름으로 번들거려도 이쁘네.


“오빠. 근데 무슨 좋은 일 있어?”

“좋은 일? 왜?”


좋은 일이야 있지.

회귀에 각성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


“아니. 오늘 얼굴이 부처님 같아서. 해탈하신듯?”

“부처님? 나 무교. 종교 노노.”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여튼 T는··· 혹시 퇴사했어?”


순간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몸이 가늘게 떨렸다.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


탁—


“마셔.”


서지연이 소주를 가득 채운 잔을 건넸다.


“지연아··· 그게 말이지. 내가 회사를 있잖아···”

“강현우! 이 자식! 잘했어! 아오— 김부장 그 새끼! 한방 갈겨줘야 되는데! 그건 좀 아쉽다.”


응··· 내가 싸다구 날려주고 옥상에 매달고 나왔어. 안 아쉬워해도 돼.

다행히도 서지연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안심이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일이랑 연관된 거야? 아니다. 지금은 안 물어볼게. 오빠가 설명해 준다고 했으니까.”

“고마워, 지연아. 조만간 다 말해줄게. 볶음밥 먹을까?”

“물론이지.”


* * *


오늘도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강현우는 거실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밤새 잠들어 있었던 코어를 깨워 마력을 순환시켰다.

마력이 온몸을 돌며 근육을 자극하는 것이 느껴졌다.

무협지에서 말하는 기와 비슷한 느낌이려나?


“후우—”


온몸에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마력 순환은 흡수만큼이나 힘든 작업이었다.

그만큼 마력을 느끼는 감각도 세밀해졌다.

물론 아주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어우— 몸 봐라.”


샤워를 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며 게이트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봤다.

아직 중요한 사건이 생길 때도 아니었고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는 했지만 일종의 습관 같은 것이었다.

그중 뉴욕에 게이트가 생겼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서울, 파리, 뉴욕까지 이제 3곳인가.”


광화문 광장에 게이트가 생긴 이후로 2~3일 간격.

총 7개의 게이트가 세계 곳곳에 1차적으로 생성된다.

앞으로 생성될 남은 게이트는 4곳.

시드니, 카이로,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리고 남극.


“그리고 마수 웨이브···”


최초 7개의 게이트가 생성되고 2주 정도가 지난 후에 마수 웨이브가 발생한다.

초반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들은 이렇게 흘러간다.

마수 웨이브 발생 후에는 무작위적으로 게이트가 발생하게 된다.

마수와 싸움은 이때부터가 본격적인 시작된다고 할 수 있었다.


“마수 웨이브 전에는 별다른 게 없었지.”


간간이 마수가 출현하기는 했지만 많아봐야 세 마리 정도였고.

최초 각성자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나저나 서울 각성자는 어디 있는 거지? 왜 숨는 거야?”


최초 7개의 게이트와 함께 등장했던 7인의 최초 각성자.

초반 마수의 습격을 혼자서 막아낸 각성자들이었다.

그래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도 했고.

하지만 회귀 전에도 서울의 각성자는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뭐 하는 놈인지 궁금하네. 알려진 정보도 하나도 없고. 길드에 영입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인터넷 서핑을 하며 게이트와 마수 관련 정보를 조금 더 찾아보았지만 회귀 전 기억과 거의 동일했다.

흰털 새끼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것도 여전했고.


“오늘 저녁이었지.”


인터넷 서핑을 멈추고 날짜를 확인했다.

광화문 광장 게이트에서 마수가 출현하는 날이었다.


“똑같이 세 마리가 나오려나.”


* * *


자정이 넘은 시간.

웨어 울프는 야행성인지 항상 자정이 넘어서 나타났었다.

광화문 광장 게이트 앞 벤치에 강현우가 앉아 있었다.

여전히 경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다른 나라 게이트 사태를 봤으면 경각심을 가져라. 좀!


저벅— 크르릉—


드디어 기다리던 마수가 나타났다.

웨어 울프 세 마리였다.


후웁— 탓—


막 게이트를 빠져나온 마수의 등 뒤.

다리에 마력을 모은다는 느낌으로 땅을 박찼다.

흐릿한 잔상이 생길 정도의 속도로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


꽈직—


“캥!”


나이프를 마수의 뒷덜미에 찔러 넣었다.

오는 길에 청계천에 들러서 구매한 군용 나이프였다.

아무래도 주먹으로만 싸우는 것보다 도구를 쓰는 편이 효율적이겠지.


“크아앙!”


옆에 있던 다른 마수가 손톱을 휘둘렀다.


까각— 빠직—


나이프를 뽑아 들어 간신히 막았지만 나이프가 부러져 버렸다.

어깨 부분이 화끈했다.

손톱자국이 깊게 패었다.


“이 아저씨, 엄청 튼튼한 거라더니. 구라였네.”


청계천 상인을 생각하며 투덜거리고는 곧바로 목덜미가 찔린 마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어깨의 상처는 이미 아물어 가고 있었다.


퍼걱—


주먹질 한 방에 마수의 주둥이와 함께 머리통이 함몰되었다.

코어를 2개 흡수해서인지 타격감이 아주 좋았다.


“크르릉—”


남아 있는 마수는 두 마리.


팟—


마수 두 마리가 좌우에서 동시에 달려들었다.

상체를 숙여 마수의 공격을 피하고 동시에 오른쪽으로 이동.

마수의 갈비뼈를 향해 허리를 비틀며 주먹을 후려쳤다.


꽝—


북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두 마리 마수가 하나로 포개져 밀려났다.

강현우의 움직임은 민첩했고 주먹은 매서웠다.


“크릉—”


마수의 낌새가 조금 이상해졌다.

주춤 주춤 뒷걸음질을 치는 듯 움직였다.


“야! 야! 튄다고? 마수가 자존심이 있지. 드루와 새끼들아!”


마수의 속내를 눈치챈 강현우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휙!


마수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에이! 썅!”


조금 더 가까운 마수 쪽을 쫓았다.

다행히도 금세 뒤를 잡을 수 있었다.


퍽—


마수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앞으로 굴러 넘어지는 마수에 올라타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둘렀다.

강현우가 마수 한 마리의 뒤를 잡아 넘어뜨리는 순간.


휙—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던 마수의 머리 위로 검은 무언가가 떨어져 내렸다.


촤악—


그리고 마수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정확하게 절반으로.

두개골이 부서진 마수를 깔고 앉은 강현우가 고개를 돌렸다.

검은색 트레이닝 복을 위아래로 입은 소년이

자기 키만큼이나 긴 장검을 들고 서 있었다.


‘최초 각성자.’


본 적은 없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저씨, 뭐예요?"


강현우와 눈이 마주친 소년이 물었다.

짝다리를 짚고 껌을 씹으면서.


‘싸가지 없는 새끼가···’


강현우는 소년의 물음에 대꾸하지 않았다.

마수의 가슴을 헤집으며 코어 수집에만 집중했다.


“으엑— 아저씨. 뭐 하는 거예요?"


여전히 묵묵부답.

다른 마수의 가슴을 헤집었다.


"뭐 하냐고요!"


‘궁금하지? 새끼야! 케케케케.’


두 개의 코어를 습득한 후 일어서서 똑바로 섰다.

190cm에 가까운 키.

탄탄한 근육질의 몸.

소년과 비교하니 강현우의 체격이 새삼 위협적이었다.

강현우가 소년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뭐예요! 가까이 오지 마요! 나 칼 들었어요! 이거 겁나 잘 들어요!”


소년의 경고를 무시하고 가까이 다가선 강현우가 갑자기 빠르게 움직였다.


“뭐야!”


강현우의 몸짓에 놀란 소년이 뒤로 뛰며 크게 물러섰다.

강현우는 무릎을 꿇고 앉아 마수의 코어를 찾고 있었다.


“님아, 쫄?”

“아니거든요!”


강현우가 마수의 코어를 들어 보이며 웃었다.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코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거 뭔지 궁금하지? 근데 오늘은 이만. 또 보자.”

“어디 가요!”


강현우는 궁금하게만 만들고는 사라져 버렸다.

뒤이어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간 경비가 있었네? 땡땡이가 일상이지··· 이 새끼들.


“꼰대. 재수 없어.”


각성자 소년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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