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ㄱ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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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레이더밥
그림/삽화
트레이더밥
작품등록일 :
2024.08.0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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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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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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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프리카 친구들

DUMMY

고향 집만 오면 소파와 나는 하나가 된다. 아주 그냥 등이 한번 붙어 버리면 떨어지는데 너어무 힘들거든, 오늘도 띵까거리며 TV 채널을 돌려 보는 중이다.


“하아- 암. 쩝 집에만 있으니 심심하다. 애들이나 좀 만나보까? 대구에 누가 남았지


핸드폰을 꺼내 주소록을 뒤적거려 본다. 도형이 광수 등등 대부분 오랜 기간 연락을 안 한 녀석들 뿐이다. 가나다순으로 정리된 이름을 쭉 내리다 보니 나라, 한나라 녀석이 보인다.


“아- 맞네. 한나라 인마가 여기 국립대 갔지? 부럽다. 전액 장학이라, 서울이고 뭐고 공짜로 대학 다니는 게 최곤데 어디 


/뚜--우, 뚜--우

“여보세요-

“어? 받네? 뭐하냐?

“어- 똥물이~ 살아 있네- 행님은 그냥 기말 치고 있다. 학점 유지 안 하면 장학금 회수해간다 케가꼬 하하. 니는?

“아- 맞나? 내 대구다. 나라 니는 독일전 누구랑 보노?

“여친이랑 봐야 할 것 같은데, 와? 술 한잔 하까?

“오- 여친! 능력자네 짜슥 그래. 같이 봐도 되나?

“어~ 되지. 그라면 민주 한테 말해 노께. 저녁에 보자마.

“그래, 알았다

“어-


역시 능력자들은 여자 친구가 있구나, 살짝 부럽다. 아직도 안 깨지다니...


잠깐 갱상도 언어 사용법을 설명을 하는 게 좋겠다.

‘어’ 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어, 어어, 어어어 이 세 가지가 다 다른 뜻을 가진다.


어- : 그냥 생각하는 거다. 약한 긍정을 포함한다.

어 ↘→ : 높게 시작해서 떨어지는 음정을 가지면 맞는다는 뜻이다. 어~ 그래. 그라자. 뭐 이런 식

어 ↗?: 중간에서 시작해서 올라가면 맞나? 하는 의문의 표시다. 어~? 아인데, 확인해 봐라. 이런 뜻

어 ↑! : 깜짝 놀라는 형태이기에 반가움이나 의외의 상황을 피력하는 말이다. 어! 고인물이- 이러면 고인물 반갑다. 어! 깜짝 놀라- 이러면 몰랐네! 놀라워


이제 두 글자로 가보면

어 →어 ↑: 두 개의 음정이 다른데 뒤의 어를 높이게 되면 아닐걸? 정도의 의문을 품은 부정이다. 어~어~ 진짜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진짜야? 뭐 이런 뜻

어 →어 ↓ : 아 그런가? 뭐 이런 의미인데 어-어, 그런 갑네. 아닌 것 같지만 그런 가보다. 이런 식


마지막 세 글자는 


어어어~ : 갱상도의 악센트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표현인데 살짝 높은 어로 시작해서 으어 정도을 떨림, 이후 어는 내려오는 식이다.

어↗어→어↘ 뭐 이정도인데 아↗니→다↘ 정도로 이해하면 편하다. 보통 누군가의 표정에 부정할 때 사용한다. 


갱상도 알면 편하고 모르는 사람들은 어, 어 거리기만 해서 참 묘한 동네다. 그건 그렇고 어제 엄마와 한참 8억이 넘는 큰돈을 어디에 투자해 볼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묘하게 느낌이 이건 주식에 투자하면 나중에 부자가 될 거야 라고 내 마음이 속삭였으나, 엄마가 만류했다.


“우리 아들 아주 투자 초보 중에 생초보구나? 녀석~ 요즘 IT 버블이 터졌다느니 해서 난리라카이. 짜슥

“어? 근데 느낌이 이 아들의 촉이 IT에 투자하면 버핏 형이 된다, 뭐 이런 생각이 자꾸 드는데 아이가 엄마?

“버핏 형은 또 뭐꼬? 지금 환율도 안 좋아, 네가 말하는 해외 투자를 하려면 인당 300만불이라 금액이야 문제가 없지만, 수수료도 비싸고 힘들다카이- 거 이 전문가의 말씀을 와! 안 믿노!?

“흐음..


뭐 이런 대화를 나눴다. 지금은 아파트가 잘 오른다고 하는데 이미 좀 올라서 서울 쪽은 아주 비싸다고 하네. 잠시 배를 통통 두드리다가 


“아 몰라. 그럼 아파트? 아니 아파트 왜 이렇게 싫지. 상가건물 같은 것 사면 엄마가 달달이 월세가 나온다고 했지? 그럼 그쪽으로


온종일 하나가 되었던 소파와 분리. 샤워를 간단하게 하고 머리에 왁스 칠을 좀 해본다. 위대한 개츠비 왁스, 얘가 꾸덕꾸덕한 느낌에 광택 없는 메트한 발림이라 좋다.


“왼쪽? 오른쪽? 왼쪽이 나으네 나가봐야지.


힙합 바지라 불리는 통 큰 바지가 편하기도 하고 해서 연청색 통바지를 입고 밖으로 나선다. 펄럭거려서 은근히 시원하긴 한데, 이게 발뒤축이 자꾸 신발에 밟혀 너덜너덜하다.

뭐 상관없지, 누가 본다고 


***


/37번 고객님, 3번 창구로 오세요.


“환영... 어? 아들?

“어허, 손님에게 아들이라니 은행 서비스가 영 별로구먼! 헤헤 

“이그- 그래 왜 왔노?

“엄마, 은행 일 오래 했는데 창구 업무 힘든 거 아니가?

“원수 같은 네 아빠가 사업 말아먹어서 창구직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잖니. 손에 물도 안 묻게 해준다더니 거짓말쟁이라 흠, 그래 왜?

“아!


엄마에게 상가 부동산 관련해서 매입하려면 대출이 필요한 건지, 그리고 증권 계좌를 만드는 게 되는지 물어본다.


“상가 건물이라··· 괜찮기는 한데 대구에는 저기 범어, 경대 부근 빼고는 다 별로인데 꼬마 빌딩은 되겠네. 증권 계좌는 여기 이거 작성해. 신분증

“음, 여기- 이름, 주소 ···


증권 계좌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어졌고, 건물 부분이 조금 복잡하다.


“이게 LTV라고 담보 비율은 상가는 거의 신경을 안 써도 되기는 해. 근데 우리 아들이 직업이 없어서 대출에 좀 문제가 생기기는 하겠는데?

“음 그런가? 엄마, 그 남은 돈이랑 월세랑 보증금 받은 걸로 그냥 주식 사두면 그게 지금은 제일 나을 거 같아서 카는데


“오호- 자금을 굴리겠다는 기가? 괜찮네. 그럼 이건 엄마가 해주꾸마, 지분을 나누면 되니까. 대출 부분은 이율 할인되는 내 명의로 내서 좀 섞자. 그럼 쉽게 되겠다. 

“아, 그라믄 되겠다. 그럼 이체해서 하고 뭐 더해야 하는 것 없나 엄마?


“인감이 있으면 좀 나은 데 없어도 상관은 없다만. 인감도장 하나 파서 등록해놔라, 경매나 공매도 있긴 한데 직원들한테 물건 좀 물어보꾸마. 끝?

“끝. 저녁 먹고 들어온데이

“그래- 실컷 놀아-


엄마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밖으로 나와 도장을 하나 파본다. 무슨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된 건 20만원이나 한다는데, 벼락은 좀 그렇고 시커먼 색 도장으로 했다. 


/꾸욱

“오- 뭐 좀 있어 보이는데? 여기 삼만원이요.

“그래, 이 도장으로 돈 많이 벌그라이.

“예- 덕담 고맙습니다. 하하


동사무소로 가서 인감 등록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약속 시간에 가까워진다. 지하철을 타볼까 생각해 봤으나, 아직 2호선은 공사 중이다. 

대구에 무슨 지하철이냐고? 대구도···지하철 있다. 2호선이 원래는 월드컵 전에 완공하기로 했는데 저기 투다다닥 거리며 아직도 공사 중


버스 타야겠다. 버스에 오르며 카드를 찍는다.


/삐비빅!

“어? 아, 대구는 카드 다르지. 더럽게 불편하네. 


현금을 돈통에 넣으니 잔돈이 기계에서 나온다. 주머니에 잔돈을 찔러 넣고 창밖을 보니 오늘 경기가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또 어디로 몰려간다. 생기 넘치는 모습이 나름 좋다.


/이번 정류장은 경대, 경대 북문입니다.


하차 벨을 누르고 일어서니 아주 출렁출렁한다. 기사 아저씨가 아주 베스트 드라이버시다. 익숙하게 균형을 잡으며 경대 북문에 내린다.


“와- 여전히 사람 많네.


국립대 중에 꽤 큰 학교라 학생도 많고 주변에 상권도 잘 되어있다. 특히 이 북문 쪽과 동성로 쪽이 가깝기도 하고 사람도 바글거린다. 우리 가게는 동성로에 있기는 하다.

두리번거리다가 길을 건너, 목 좋은 자리에 있는 슈퍼에서 음료수 하나를 고른다.


“2% 부족한 녀석 이거 먹어야겠네. 여기요.

“어, 그래. 덥제?

“예, 근데 이런 건물은 얼마나 해요?

“어? 월세? 여기는 횡단보도 바로 앞이라 비싸. 월세도 천 단위 넘어간다마

“켁? 그렇게 비싸요? 그럼 건물은 더 비싸겠네요.


“..요 바로 앞에는 안 팔라 칼끼고, 뒤에 한 블록 넘어가면 일이층은 상가고 위에는 원룸 있는 건물은 나오기는 했더라, 와? 살라꼬?

“아 엄마가 사실 건데 함 물어 봤슴다. 얼만데요?

“12억인가, 내놨던 거 같은데 부동산에 말 잘하면 한 1~2억 까주겠지. 부자네 너거 엄마

“헉! 12억이요? 와···돈이 돈이 아니네···예. 고맙습니다-


밖으로 나와 오락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12억이라니 8억도 큰돈인 줄 알았는데 이거 뭐 돈 10억은 우습다. 그럼 저 슈퍼가 있는 6층짜리는 한 50억 하나 보다. 큰돈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부동산 쪽으로 오니, 우습다.


술집에 자리를 잡으려 몇 곳을 다녔는데 다들 단체 예약이 걸려있다. 호프집은 포기하고 일본식 주점 중에 TV가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이랏사이마세! 뭐 드릴까?


“이랏? 예? 두 명 더 올 건데 일단 저는 냉 메밀 하나 먼저 주시고, 펩씨 하나 주세요. 얼음도


“세 명! 잠깐만 기다려요!


기운 넘치는 사장님이다. TV 쪽으로 보니 사람들이 응원하러 광장으로 몰려 나가는 뉴스도 나오고, 확실히 월드컵답다는 느낌이 든다. 

먼저 나온 콜라를 얼음에 부어 마신다.


“캬- 역시 자본주의의 맛! 언제 오나-


/띠리리 디-띠이 띠리디 디-띠이

역시 양반은 못 된다 바로 전화가 오기에 받았다.


“어, 여기 오락실 지나서 일본어로 뭐 쓰여있는 일식집이다.

“왜? 호프집 자리 없더나?

“어- 없더라.

“그라믄 민주 차 학교에 주차해놓고 가꾸마. 잠깐 기다려라

“어- 천천히 온나


전화를 끊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 커플이다. 대학가라 그런가 더하다. 갑자기 좀 옆구리가 시린 느낌? 


“자- 냉 메밀 나왔습니다.

“오- 후룩후룩 후루루루룩 후룩후룩! 캬-


이걸 뭐라 그러지 쯔유? 가스오부시 그러니까 다랑어포 우린 간장 소스가 아주 맛깔 난다.

조그마한 뭉치로 여섯 덩이

풍덩-

촵 후릅 후릅 후루루루루루룹


순식간에 사라진다. 


“캬- 똥물 녀석, 기깔나게 먹네. 오랜만이다?

“탕 후후룹후룹- 커업. 어? 누나 오랜만이네요.

“야, 나는 안 보이냐? 인물이 살아 있었네.

“어- 크크, 그래 뭐 그냥 살지. 뭐 드실래요?


민주 누나, 그러니까 지금 함께 온 한나라 녀석의 여자친구이자. 나보다 나이가 4살 많은 누님이다. 작년에 한번 보고 올해 두 번째인데, 성격이 참 좋다.

둘이 자리에 앉으며 가게를 둘러본다.


“이햐- 똥물, 아니 인물이 네가 이런 가게도 올 줄 알아? 의외네.

“아- 그게 호프집에 자리가 없어서 왔어요. 가게 멋지지 않아요? 오사카 느낌 나고

“일본 가봤구나? 그래, 현지 느낌 잘 살렸네. 그럼 사케 데우지 말고 마시고, 안주는 뭐 사장님 추천 메뉴 이런 거 있나?

“오마카세가 그거 아니에요? 여기 보니까, 인당 5만원, 7만원 뭐 그렇던데 비싸요.

“그래? 사장님이 좀 하시나 보네, 보통 학교 주변에는 비싸야 3만원 선인데 오호라. 그럼 내가 쏜다. 그걸로 하자.

“오예- 


하나씩 나오는 음식들을 먹으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물어보는 대화가 이어진다. 학생 기준으로 가격이 좀 있기에 나오는 음식도 만족스럽다. 


“참치 대뱃살이네···으음~ 좋다.

“저는 이 간장 좋더라고요. 저번에 얻어먹을 때도 그냥 푹 찍어 먹으니까 맛있던데 캬~ 조타!

“인물이 어디 가서든 잘 얻어먹고 다니네. 먹을 복은 타고났나 봐 짜식 

“크크, 그럼- 누나는 일 할만해요?

“그냥 먹고 살라고 하는 거지, 아 막내라 시키는 게 너어무 많아. 너 보험 필요 없냐?

“예? 뜬금 보험?


대구 쪽은 공단이 소규모로 줄어버려서 대부분 여기에서 직장 생활하면 공무원이거나 선생님, 은행권이나 증권가에서 근무한다. 누나는 우체국인가로 간 거로 아는데 보험이라니.

민주 누나가 한숨을 쉬며 


“몰라, 이게 의무는 아닌데 몇 건씩 실적 채우는 게 있어. 가족, 친지 다 가입시키고 보니 이제는 너까지 한테 물어보게 되네 하하.

“아- 그런 거예요? 흠··· 직장생활 쉬운 게 없구나. 부모님께 여쭤볼게요. 

“어 그렇게 고맙다. 


준공무원이라 편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세상사 쉬운 것이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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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소개팅, 원래 같이 가요? 24.08.13 7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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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잘생김을 숨긴 대학원생 24.08.12 89 4 12쪽
18 나천재와 매미1호 24.08.12 100 4 12쪽
17 이 때도 퀀트는 놀라웠죠. 24.08.11 104 4 12쪽
16 벤처는 한국에선 대접 못받아요. +2 24.08.11 108 3 12쪽
15 기싱꿍꼬또 무서워또 24.08.11 108 4 12쪽
14 정신과는 무서웠어요. 24.08.11 117 4 12쪽
13 벤처 열풍이 불던 때에요. 24.08.11 120 4 13쪽
12 초록창이 떡상하던 시절 24.08.10 127 4 12쪽
11 그때는 워홀이 유행이었죠? +2 24.08.10 138 3 13쪽
10 세상은 잘 굴러가요. 24.08.10 152 3 12쪽
9 술 약속은 안 지켜요. 2년의 군생활 +2 24.08.09 154 3 12쪽
8 그땐 추방식이 있었어요. 24.08.09 159 3 12쪽
7 독일전의 영웅들 24.08.08 166 3 13쪽
» 대프리카 친구들 +2 24.08.08 190 1 12쪽
5 봉골레와 할아버지의 유산 +2 24.08.07 19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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