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작곡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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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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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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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DUMMY

눈물을 펑펑 흘리는 신성진.

그를 향해 남녀 MC와 수많은 가수가 고개를 숙이며 축하해주었다.

로즈골드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무려 16주 동안이나 뮤직스톰의 왕좌를 차지했던 그녀들은 신성진에게 고개를 숙이며 1위를 축하해주었다.


‘역시 좋은 사람들이네.’


나는 그런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1위를 빼앗겼음에도 축하를 전하는 그녀들의 행동은 절대로 가식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로즈골드 멤버들도 고생 많으셨어요.’


나는 로즈골드 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거기에는 감사와 격려가 담겨 있었다.

내가 만든 노래로 무려 16주 동안이나 왕좌를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와 그동안 고생했다는 격려 말이다.

그렇게 신성진이 로즈골드를 포함한 수많은 가수와 인사한 뒤, 남녀 MC를 통해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았다.

이어지는 클로징 멘트.

남녀 MC는 여전히 해맑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자, 이렇게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과 함께 뮤직스톰의 막이 내렸습니다. 여러분, 즐거우셨나요~?

- 아, 대한민국 전역에서 대답이 들려오는 것 같네요! 아무튼 저희 뮤직스톰은 신성진 선배님의 <까마귀의 꿈> 앵콜 무대와 함께 물러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음악의 중심!

- 생방송 뮤직스톰~!


남녀 MC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물러났다.

이윽고 흘러나오는 <까마귀의 꿈>의 서글픈 반주.

어느새 자리를 잡은 오케스트라의 황홀한 연주 앞에서 신성진은 서럽게 흐느끼고 있었다.


- 흐윽, 여러분! 감사합니다. 1위 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신성진은 허리를 공손히 숙여 인사했다.

여전히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신성진.

그의 모습에 회의실의 몇몇 작곡가들이 훌쩍거리기도 했다.


- 먼저 저희 회사 식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만수 대표님, 작곡팀, A&R팀, 매니지먼트팀······.


신성진은 흐느끼는 와중에도 감사한 사람들에 대한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렇게 SN 엔터 사람들과 업계 관계자들, 그리고 지인들에 대한 감사를 이어가던 중, 마지막 사람의 이름을 말했다.


- 그리고 <까마귀의 꿈>을 만들어준 유태오 작곡가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고맙다, 태오야. 네 덕분에 1등 할 수 있었어!


신성진이 언급한 마지막 사람은 바로 나였다.

<까마귀의 꿈>을 만들어준 나 말이다.


- 우리 어머니도 내가 1등 했다는 걸 알면 정말 기뻐하실 거야. 고맙다, 태오야. 내가 잘할 테니 우리 소중한 인연 오래오래 이어가자. 정말 고맙다······!


신성진의 떨리는 목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졌다.

나는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꼈다.

다른 작곡가들 역시 내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었고.


- 주름 깊게 새겨진 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그 손길

차가운 밤마다 지켜주셨던 품

그 따스함 속에 내가 자라났네


이윽고 신성진의 앵콜 곡이 시작되었다.

눈시울을 붉힌 채 노래를 부르는 신성진.

그의 노래는 너무나 구슬펐다.

다른 작곡가들은 물론, 나 역시도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그렇게 노래를 감상하던 중, 후렴구가 터져 나왔다.


- 까마귀의 날개 아래 숨겨진

그 큰 사랑 이제야 깨달아

어머니의 눈물, 내게 남겨진 빛

이제 내가 지킬게, 그대의 길을


그 어느 때보다도 힘차게 노래를 부르는 신성진.

그를 따라 나와 SN 엔터 작곡가들도 떼창을 내질렀다.

너무나 기쁜 표정으로.


‘시온아, 이번에도 네 말대로 됐구나.’


끝날 때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는 시온이의 말.

그 말을 믿은 나는 결국 거머쥐었다.

두 번째 음방 1위 타이틀을.


* * *


앵콜 곡 무대를 마친 신성진.

그는 무대 뒤로 내려왔다.

그런 그에게 매니저를 비롯한 SN 엔터 사람들이 축하를 건넸다.

그들의 축하와 격려에 고개 숙여 감사한 신성진.

그가 매니저에게 말했다.


“김 실장, 내 핸드폰 좀 줄래?”

“아, 네. 집에 연락하시려고요?”

“아니. 회사에 연락하려고. 태오한테 전화해서 직접 인사하게, 하하.”


신성진의 말에 매니저가 곧장 신성진의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즐겨찾기에 저장해둔 유태오에게 연락하려던 순간.


“앗, 선배님!”


한 무리의 걸그룹이 쪼르르 다가왔다.

그녀들은 다름 아닌 로즈골드 멤버들이었다.


“안녕하세요, 후배님들.”


신성진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런 그를 향해 로즈골드 멤버들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했다.


“선배님, 1등 하신 거 축하드려요!”

“<까마귀의 꿈> 노래 너무 좋아요! 오늘 무대는 더 좋았고요!”

“선배님 노래하실 때 저희 다 눈물 찔끔 흘렸어요! 하마터면 무대도 못 할 뻔했다니까요?”

“선배님은 저희의 롤모델이세요! 진짜 최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엄지까지 척 내민 로즈골드 멤버들.

그녀들을 보며 신성진은 미소를 짓다가 말했다.


“축하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안해요. 1위를 빼앗아서······.”

“네에? 아니에요! 빼앗다니요!”


황은비와 로즈골드 멤버들이 황급히 손을 저었다.


“선배님이 잘하셔서 1등 하신 건데 뭘 빼앗아요! 말도 안 돼요!”

“그래도요. 16주 연속으로 1위 하고 계셨는데 대기록을 망친 것 같아 미안하네요.”

“에이, 아니에요! 선배님께서 잘하신 건데요 뭐. 그치, 얘들아?”


황은비의 말에 로즈골드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그녀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들도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었기에.

그렇기에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사람이 1위 타이틀을 가져가는 게 억울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후배님들. 이렇게 따로 축하까지 하러 와줘서 감사해요. 소속사도 다른데······.”

“헤헤, 그렇긴 하죠. 그렇지만 노래를 만들어준 분은 같잖아요!”

“노래를 만들어준 사람이요?”

“네에! 저희 노래랑 선배님 노래랑 작곡가가 같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저희 일처럼 기뻐요!”


아아.

신성진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두 노래 모두 우리 태오가 만들었지.’


실제로 로즈골드의 <체리 블라썸>과 자신의 곡인 <까마귀의 꿈>은 모두 유태오가 만들었다.

사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지만 음악 방송 무대로 인해 워낙 정신이 없어서 잠시 잊고 있었다.


“하하, 그렇군요. 그럼 저희가 완전히 남은 아니네요. 저희 노래엔 태오의 DNA가 담겨 있으니까요.”

“맞아요! 유태오 작곡가님이 저희를 이어주신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도 진심으로 축하드릴 수 있는 거고요, 헤헤!”


황은비와 로즈골드 멤버들이 행복하게 웃었다.

실제로 그녀들은 자신들의 음방 1위 타이틀을 빼앗긴 게 슬프지 않았다.

물론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유태오의 신곡이 1위를 차지했다는 기쁨이 훨씬 더 진했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태오에게도 더더욱 고맙네요. 태오 덕분에 이렇게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으니까요.”

“네, 맞아요! 저희 로즈골드도 유태오 작곡가님을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로즈골드 멤버들이 꽃처럼 화사하게 웃었다.

신성진 역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앞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보도록 하죠. 태오가 만들어준 좋은 노래로 말이에요.”

“네에! 선배님도, 저희도 파이팅이에요!”


신성진과 로즈골드 멤버들은 너무나 순수하고도 행복하게 웃었다.

그리고 유태오에게 감사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유태오는 구원자나 다름없기에.


* * *


음악 방송 뮤직스톰이 끝난 후.

SN 엔터 작곡가들은 내게 축하를 전했다.

그들의 축하에 나는 너무나 기뻤다.

국내 최고의 작곡가들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건 정말이나 뿌듯한 일이기에.

예전엔 쳐다볼 수조차 없는 실력자들이 찬사를 보내온다는 건 너무나 기쁜 일이기에.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남승하에게 칭찬을 받는 건 말할 것도 없었고.

이후에는 신성진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정말 고맙다고 말하며, 내가 자신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자신뿐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은인이라고까지 했고.

기뻤다.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기뻤다.

난 그저 노래를 만들었을 뿐인데.

그저 작업실에 박혀 작곡을 했을 뿐인데.

그런데 누군가의 은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뻤다.

그렇게 신성진이 뮤직스톰 촬영을 마치고 SN 엔터로 와서 다 같이 조촐하게 축하를 한 뒤.

나는 시온이의 하원 시간에 맞춰서 집으로 향했다.


“아빠아! 시온이 배고픈뎅~!”


유치원 버스에서 내린 시온이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

시온이가 자신의 배를 동그랗게 문지르며 말했다.


“그래? 그럼 우리 뭐 먹고 들어갈까?”

“앗! 징짜? 그래두 대?”

“안 될 건 뭐야?”

“엥? 아빠가 바깥 음식은 나쁘니까 자주 머그면 안 댄다구 했자나. 특별한 날에만 가끔 먹자구 했구!”

“하하, 그랬지. 근데 오늘이 좀 특별한 날이긴 하네?”

“웅? 왜애? 아빠 머 조은 일 이써~?”


시온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 말에 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빠가 만든 노래 있잖아. <까마귀의 꿈>. 그거 오늘 뮤직스톰에서 1등 했어.”

“앗! 징짜?”

“응. 그래서 아빠 회사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다? 저번에 봤던 아저씨 있지? 신성진 아저씨. 그분도 아빠한테 엄청 고맙다고 하셨어.”

“우와아아! 그러쿠나! 추카해, 아빠! 1등 한 거 추카포카해! 아저씨한테두 추카드리구~!”


시온이가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다.

내 딸이 기뻐하니 뿌듯함이 2배로 다가왔다.


“아, 맞당! 그걸 까먹을 뻔했넹?”

“응? 어떤 거?”

“위로 말이야! 아빠가 전에 말했자나. 이긴 쪽한테는 추카를 해주구, 진 쪽한테는 위로해주면 대는 거라구!”


세상에.

그걸 기억하고 있었단 말이야?

내가 놀라고 있을 때, 시온이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로즈골드 언니들! 그동안 고생 많았습미당! 앞으로두 멋지구 예쁘게 노래 해주세여~!”


시온이의 말에 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이구, 우리 딸. 어쩜 이렇게 예쁜 짓을 해?”

“헤헤, 아빠. 시온이 예뻐~?”

“응. 너무 예쁘고, 기특하고, 사랑스러운데? 안 되겠다. 우리 시온이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줘야지.”

“우와아아! 만세! 신난당! 시온이 마싰는 거 먹는당~!”


시온이가 두 팔을 번쩍 들고 만세를 불렀다.

그런 시온이를 보며 나는 흐뭇하게 웃었다.

멜로 차트 1위에 음악 방송 1위.

그리고 내 딸이 기뻐하는 모습까지.

아주 기분이 좋다 못해 짜릿한 느낌이었다.


* * *


발라드의 황태자 ‘신성진’.

그는 음악 방송 뮤직스톰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민가수로 알려지긴 했지만, 발라드로 1위를 하기란 너무나 힘든 일.

그럼에도 신성진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고, 유태오를 비롯한 SN 엔터 사람들과 간단하게 파티를 하고 돌아갔다.

물론 집으로 간 건 아니었다.

신성진이 향한 곳은 따로 있었다.


“김 실장, 데려다줘서 고마워. 늦었으니까 먼저 들어가.”


캄캄한 밤.

요양 병원 앞에 도착한 신성진이 말했다.


“네? 아니에요. 집에 돌아가실 때까지 기다릴게요.”

“아냐. 나 오늘 어머니 병실에서 자려고 해.”

“괜찮으시겠어요? 내일도 스케줄 있으신데.”

“괜찮아. 1인실이라 간이침대 있거든. 아무튼 오늘도 고생 많았어. 가는 길에 국밥이라도 한 그릇 사 먹어.”


신성진은 지갑에서 수표 두 장을 꺼낸 뒤에 매니저에게 건넸다.

그리고 검은 밴에서 내려 요양 병원 입구로 들어섰다.


‘어머니, 제가 갑니다.’


신성진은 기분 좋게 웃으며 병원 로비를 가로질렀다.

반짝반짝 빛나는 트로피를 든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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