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도련님이 노래를 너무 잘함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치즈혬빵
작품등록일 :
2024.08.12 12:40
최근연재일 :
2024.09.19 12:2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8,971
추천수 :
963
글자수 :
233,643

작성
24.08.29 22:20
조회
1,304
추천
23
글자
12쪽

도도새의 정체(7)

DUMMY

“아저씨 도도새죠?”

“푸웁.”


김이서의 말에 김상호는 마시고 있던 물을 뿜었다. 그리고 세현 역시 후식으로 먹고 있던 식혜의 밥알이 목 안에 걸리며 기침을 해댔다.


“켁켁.”


여은미 혼자 이 상황을 이해 못 하고 있었다.


“응? 도도새? 그게 뭐야?”


연신 기침을 해대는 김상호와 세현.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둘을 바라보는 김이서.

그리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 세 사람을 번갈아 보고 있는 여은미까지.


“큼큼.”


김상호가 연신 헛기침을 해대고는 여은미에게 말했다.


“여보. 과일 좀 준비해 줄 수 있어?”

“아! 네. 저도 갑자기 과일이 막 땡기네요.”


세현이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의 기가 막힌 호흡.

그리고 그건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도련님. 과일 금방 깎아올게요.”


여은미가 주방으로 사라지자, 김상호가 김이서의 손을 붙잡았다.


“이서는 잠깐 아빠 좀 볼까?”


김상호가 김이서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자, 세현 역시 두 사람을 뒤따라갔다.



***



헬스 방 안.


세 사람.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 둘.

그리고 그 둘에게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는 소녀 하나.


먼저 침묵을 깬 건 김상호였다.


“이서야. 아빠가 잘못 들었나 해서 묻는 건데, 그··· 아까 식탁에서 했던 말. 그게 무슨 말이야?”


김이서의 얼굴에 둘의 시선이 쏠렸다.

세현이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둘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던 김이서가 건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맞구나. 도도새.”


김이서의 의심스러웠던 눈빛은 어느새 확신에 찬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켁켁.”

“컥.”


또 한 번, 기침을 해대는 둘.


“너튜브에서 봤어. 복면대마왕인가 거기서 도도새 가면 쓰고 노래 부르는 거.”


얼마 전, 사줬던 핸드폰.


하. 그걸로 본 거구나.

근데 잠깐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상했다.


‘어떻게 이서가 도련님이 도도새라는 걸 알아챈 거지?’


김상호의 머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김상호는 곧 결론을 냈다.


아무리 그래도 이서, 아직 애야.

여기서 좀 더 강하게 잡아뗀다면 잘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몰라.


“흠흠.”


김상호가 목을 가다듬고는 다시 한번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 우리 이서가 착각한 모양인가 본데······”


그때, 김이서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녀의 핸드폰에서는 얼마 전, 세현이 복면대마왕에서 불렀던 노래 ‘비상(飛上)’이 재생되고 있었다.


“아까 아저씨 말하는 목소리 듣자마자 바로 알았어. 이 아저씨가 도도새라는 거.”


김이서는 영상 속 남자와 자신 앞에 서 있는 세현을 번갈아 봤다.


“체형이며, 목소리까지. 완전 똑같은데. 뭘.”

“아니야. 이서야. 이분은······”


애써 무마하려는 김상호.

하지만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세현은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래. 맞아. 아저씨가 도도새야.”


세현의 폭탄 발언에 김상호가 놀란 듯, 세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련······?”


아무리 그래도 애한테 계속 거짓말하는 건 좀 아니지.


세현이 김상호를 슥 쳐다보고는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자는 눈빛을 보내자, 그 역시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계속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세현을 째려보고 있던 그녀가 세현의 그 말에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아저씨 때문에 내 방 뺏겼잖아요. 으앙.”



***



김이서의 표정은 차가웠다.


아까 자신의 방을 빼앗겼다며 억울해하던 표정과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저 딱 보고 알았어요. 우리 아빠가 아저씨 비서인 거요. 그리고 우리 아빠가 제 방을 헬스장으로 만든 것도 아저씨 숨기려고 한 거겠죠. 아저씨가 도도새인 거 우리 아빠가 어떻게든 숨기려고 하는 걸 테니까.”


허.

헛웃음이 났다.


10살짜리 애 입에서 이게 나올만한 얘긴가?


세현이 놀란 표정으로 김상호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김 비서님. 대체 당신은 어떤 딸을 낳으신 겁니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요. 저희 집 방 두 개에요. 안방이랑 제 방이요. 그리고 아저씨가 지금 서 있는 이 방이 원래 제 방이었고요. 그러니까 제 말은 제가 10살이나 됐는데, 엄마 아빠랑 같이 자야 하게 생겼다고요. 지금.”


세현이 김상호를 째려봤다.


아이 방을 없애면서까지 헬스장을 만들었어야 했냐는,

대충 그런 의미의 눈빛이었다.


세현이 김이서에게 미소를 지으며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는 진짜 몰랐어, 여기가 이서 방인지. 아저씨가 어떻게 해줄까? 원래대로 이서 방 돌려주는 걸로 하면 어때?”

“치. 됐어요. 그런 걸로는 제 기분 안 풀려요.”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서 기분이 풀릴까?”


세현의 말에 김이서가 마치 선심이라도 쓴다는 듯, 말했다.


“그럼, 삼정 주식이나 좀 사주던가.”


음?

뭐라고?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이서야. 뭐라고 했어? 아저씨가 이해를 잘 못 해서.”

“삼정 주식이요. 그거 사달라고요.”

“이서야. 너 지금 그게 무슨······?”


김상호가 나무라듯, 그녀에게 목소리를 높이자 세현이 그를 제지했다.


“김 비서님. 이건 저랑 이서 문제에요. 제가 알아서 합니다.”

“아니. 그래도······”


세현이 미간을 확 찌푸리자, 그제야 김상호가 입을 닫았다.


“엄마가 아빠랑 싸울 때마다 항상 그랬어요. 자기 말 안 들어서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거라고요. 10년 전에 자기 말대로 삼정 주식 샀으면 이렇게 안 살았을 거라고.”


세현의 얼굴에 씩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그럼, 아저씨가 삼정 주식 사줄게.”

“오케이. 콜. 무르기 없어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휙 하고 방을 나가버리는 김이서.


세현은 그녀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방금 방을 나가던 그녀의 표정은 아까 자기 방이 없어졌다고 울고불고하던 표정과는 180도 달랐다.


뭐지?

나, 설계 당한 건가?

어디서부터 계획되어 있었던 거지?

울음을 터트렸던 거기서부턴 가?


세현이 한참을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천천히 입을 뗐다.


“김 비서님.”

“예.”

“이서 저희 회사에 취직시켜야겠어요. 저 정도면 저희 할아버지도 꼼짝 못 하겠는데요.”




***



미국 UMC의 녹음실.


미국 내 가장 큰 규모의 기획사답게 내부 시설부터가 남달랐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스튜디오에 화려한 인테리어.

최고급 녹음 장비들까지.


“이쪽에 앉아계시면 됩니다.”


스태프가 지요한과 황인수를 안내했다.


소파에 앉자, 처음 느껴보는 남다른 쿠션감에 두 사람은 또 한 번 놀랐다.


딱 봐도 몇천만 원은 될 것 같아보이는 고급스러운 패브릭 재질의 소파였다.


“와. 스케일이 아예 다르네요.”

“그러게.”


소파에 앉아있는 황인수의 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또한, 그 옆에 앉아있는 지요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

“후.”


초조한 듯, 연신 한숨을 내쉬는 두 사람.


- 철컥.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두 사람이 벌떡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케빈 유입니다.”


케빈 유가 두 사람에게 손을 내밀자, 지요한과 황인수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악수했다.


그리고 그때.


그의 뒤를 따라 또 다른 누군가가 들어왔다.


“헉.”


늘씬한 키.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마저 그녀 앞에 서면 초라해질 것 같은 화려한 외모까지.


그녀가 지요한을 보며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테이서 스위프트에요.”

“지요한입니다.”


지요한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흥분되네요. 요한 씨와 같이 듀엣을 할 생각을 하니까요. 이번 녹음 잘 해봐요. 우리.”


하.

꿈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 가수가 자신에게 손을 내민 것도 모자라, 자신과의 녹음을 기대한다는 말까지 들은 지요한이었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


똥차가 가고 벤츠가 온다더니.

딱 그 상황이군.


조유정이 아무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이라고 해도 테이서 스위프트와 비할 바는 아니었다.


‘어딜 조유정을 갖다 대. 발끝에도 못 따라오지. 아니, 발톱의 때보다도 못하지.’


그때, 스태프가 두 사람을 녹음실로 안내했다.


녹음실 안에 들어간 두 사람.


헤드폰을 쓰자, 엔지니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녹음 시작해 보겠습니다.”

“네.”


지요한이 긴장된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옆에서 자신을 향해 싱긋 웃고 있는 테이서 스위프트. 그녀의 얼굴을 보며 지요한은 다짐했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지요한. 여기 니 인생을 거는 거야. 이거 아무한테나 오는 기회 아니라고.’


지요한이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



- 똑똑.


“들어와.”


장재호 방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이태주 비서실장이었다.


“보고드릴 게 있어서 왔습니다. 세현 도련님에 관한 얘깁니다.”


이태주의 말에 장재호의 눈썹이 까닥 치켜 올라갔다.


“그래. 해 봐.”

“세현 도련님 성적이 갑자기 오른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뜻밖의 얘기에 장재호가 흠칫 놀라며 물었다.


“그 이유가 뭐야?”

“김상호 비서가 세현 도련님의 공부를 봐주는 것 같습니다.”

“뭐? 그게 진짜야?”

“예. 그리고 도련님께서 제게 삼정 주식 100주를 김상호 비서의 딸에게 전해주라고 하셨습니다.”

“뭐? 삼정 주식을?”


흠칫 놀란 장재호가 다시금 진정하고는 이태주에게 물었다.


“음. 김상호 그 친구가 공부를 잘했었나?”

“그 친구가 몸이 좋아서 오해를 좀 받는 편입니다. 머리는 좋은 편입니다. 고구려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음. 그럼, 공부는 잘했겠군.”


얼마 전, 교장에게 들었던 그 말이 떠올랐다.

세현이 이번 모의고사에서 전교 5등을 했다는.


‘그랬던 거군.’


대충 시나리오가 섰다.


김상호가 세현에게 공부와 운동을 가르친다. 그리고 세현은 그 대가로 그의 딸에게 주식을 사준다.


‘거래인 건가?’


거래라면 대충 말이 됐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이해가 간 건 아니었다.


운동에 공부까지.

음악 아니면 삶에 낙이 없다는 듯, 무기력하던 녀석이 대체 왜 이렇게까지 열을 올리는 거지?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긴 듯 보였던 장재호가 팔짱을 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현이 그 녀석. 갑자기 왜 그렇게 변한 거지? 공부며, 운동이며. 김 비서한테 과외까지 받을 정도로 말이야. 수상해.”


수상하다는 장재호의 말에 이태주가 반문했다.


“예?”

“내 말은 그 녀석이 갑자기 왜 그렇게 열을 올리냐 그 말이야.”

“아마 책임지려는 게 아닐까요?”

“책임?”

“그때, 회장님께서 김상호 비서를 자르시려고 했을 때요. 도련님께서 음악을 포기하겠으니 그를 곁에 두겠다고 말씀하셨잖습니까?”

“음.”


생각이 났다.


얼마 전, 세현이 자신의 방에 다짜고짜 들어와서 김상호를 자신의 곁에 두겠다고 우기던 그 모습이.


“최근 도련님의 행보를 보면, 자기 말에 책임을 지려는 듯 보입니다. 운동과 공부에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이 음악을 그만뒀다는 방증 같은 거죠.”

“그러니까 말이야. 그게 이상하다는 거야.”

“······예?”


장재호의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무척이나 애쓰는 것 같아 보여. 열심히 살고 있다는 듯 말이야. 근데 그게 나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아주 예쁘게 포장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 녀석. 뒤로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도 몰라. 어디선가 몰래 음악을 계속하고 있다든가 하는 그런 거 말이야.”

“예?”


이태주의 눈이 커졌다.


“이 실장.”

“예.”

“긴장 놓지 말고, 세현이 그 녀석 더 꼼꼼하게 살펴봐.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집 도련님이 노래를 너무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자주 있을 예정입니다. 24.08.26 83 0 -
공지 아이고, 이렇게 누추한 곳에 귀하신 분들이 24.08.16 1,487 0 -
42 전지훈련(14) NEW +1 19시간 전 244 8 12쪽
41 전지훈련(13) +1 24.09.18 358 7 12쪽
40 전지훈련(12) +1 24.09.17 428 8 14쪽
39 전지훈련(11) +1 24.09.16 484 10 13쪽
38 전지훈련(10) +2 24.09.15 544 12 12쪽
37 전지훈련(9) +1 24.09.14 583 14 12쪽
36 전지훈련(8) 24.09.13 588 12 12쪽
35 전지훈련(7) +3 24.09.12 644 13 13쪽
34 전지훈련(6) +1 24.09.11 687 15 11쪽
33 전지훈련(5) +1 24.09.10 732 14 13쪽
32 전지훈련(4) +1 24.09.09 761 17 13쪽
31 전지훈련(3) +1 24.09.08 798 16 12쪽
30 전지훈련(2) +1 24.09.07 834 18 13쪽
29 전지훈련(1) 24.09.06 902 21 12쪽
28 가족모임 +1 24.09.05 972 21 12쪽
27 두 걸음 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1 24.09.04 969 18 12쪽
26 도도새 아니라구요 +1 24.09.03 1,022 21 12쪽
25 도도새의 정체(11) +1 24.09.02 1,069 20 12쪽
24 도도새의 정체(10) +1 24.09.01 1,110 19 13쪽
23 도도새의 정체(9) 24.08.31 1,144 20 14쪽
22 도도새의 정체(8) +1 24.08.30 1,185 20 12쪽
» 도도새의 정체(7) 24.08.29 1,305 23 12쪽
20 도도새의 정체(6) 24.08.28 1,340 25 13쪽
19 도도새의 정체(5) 24.08.27 1,373 21 12쪽
18 도도새의 정체(4) 24.08.26 1,422 24 12쪽
17 도도새의 정체(3) 24.08.26 1,519 23 12쪽
16 도도새의 정체(2) 24.08.25 1,582 29 13쪽
15 도도새의 정체(1) 24.08.24 1,649 2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