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의 1성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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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15 14:41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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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62

작성
24.09.1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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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몬스터 사냥

DUMMY

가느다란 대나무 꼬챙이 같은 거미의 다리가 나를 향해 뻗어 오는 순간 나는 녀석의 다리를 그대로 잡아 채선 마치 망치를 휘두르듯 다리 끝에 달린 녀석의 몸통을 다른 녀석을 향해 내리쳤다.


쉬이익! 퍽!!


말로 설명하자면 길겠지만 이 모든 게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눈앞에 있는 거미가 두툼한 다리를 가진 타란튤라 같은 전투적인 생김새의 녀석이 아니라 집 근처에서 흔히 볼법한 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초록색 몸통의 거미를 몸집만 키워 놓은 형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렇지만 내가 그렇게 통쾌한 타격을 줬다고 해서 거미 두 녀석을 동시에 해치운 것은 또 아니었다. 서로 부딪쳤던 거미들은 약간의 초록색 체액을 흘리면서도 금세 다시 자세를 잡고 내게 덤벼들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저쪽이 둘이라면 이쪽도 혼자는 아니었다.


"우어어!"


쿵!


거미 3마리에게 둘러싸인 채 연신 물어 뜯기면서도 어떻게든 저항하던 원시인이 순식간에 하나만 남은 거미의 몸통을 자신이 가진 몽둥이로 터트려 버린후 곧장 이쪽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원시인이 그렇게 하나만 맡아준다면 긴 다리가 성가시긴 해도 이런 거미 따위야 문제가 아니었다.


이에 다시 한번 나를 향해 날아드는 대나무 꼬챙이 같은 녀석의 다리를 낚아 챈 내가 그걸 잡고 그대로 빙빙 돌기 시작하자 그 크기에 비해 몸이 가벼운 거미 녀석은 그대로 허공으로 몸이 떠올라선 물에 젖은 빨랫감처럼 내가 휘두르는 대로 힘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이내 근처에 있던 듬직한 나무에 몸통이 그대로 처박히는 마지막을 맞이했고...


퍼억!


한데 내가 초록색 체액을 폭죽처럼 터트리며 최후를 맞이한 녀석에게서 시선을 돌려 아군 원시인을 바라보는 순간 의외로 다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원시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 큰 몽둥이를 이용해 한방만 제대로 때리면 거미의 몸통이 터져 나갔을텐데도 원시인은 쓸데없는 헛 손질로 거미 다리 두어 개만 부러트린 채 다시금 거미에게 잡혀 버리고 만 것이었다.


아무래도 병사 유닛인 원시인은 힘은 뛰어나지만 지능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 모양이었는데 다행히 지능이 그리 높지 않은 건 거미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미 녀석 또한 내가 자신의 동료를 순식간에 무찌른 것도 모르는 채 자신이 잡은 먹잇감인 원시인을 향해 이빨을 들이미는데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나는 별 어려움 없이 녀석에게 다가가선 그대로 강력한 발차기를 날려 주었다.


쎄엑! 푸직!


녀석의 초록색 몸통을 이루고 있는 얇은 껍데기 같은 것이 내 발길질 한번에 그대로 깨져 나가자 녀석은 놀라서 펄쩍 뛰어오른다.


덕분에 녀석이 잡고 있던 원시인이 그대로 바닥을 뒹굴었지만 나는 원시인이 아닌 마지막 거미 녀석을 보며 전의를 다졌다. 이제 이 한 놈만 해치우면 이 싸움도 끝을 맺기 때문이었다.


거미의 징그러운 눈 수십 개가 나와 눈을 마주친 그 순간 녀석은 마치 개구리처럼 펄쩍 뛰어오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이미 다리가 몇 개나 부러진 상태에서도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내겐 의미 없는 몸짓일 뿐이었다.


푹! 푸푹!


허공으로 훌쩍 뛰어올랐던 녀석의 날카로운 꼬챙이 같은 다리가 연달아 바닥을 내리 찍는 순간 이미 멀찌감치 비켜서 있던 나는 그대로 바닥에 착지한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녀석만 허공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그게 가능함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도움 닫기 몇 번과 함께 강하게 땅을 박찬 내가 허공으로 날아오른 뒤 그림 같은 뒤돌려 차기로 다리를 쭉 뻗어내자 그 다리에 걸린 녀석의 몸통이 묵직한 반동과 함께 그대로 터져 나간다.


푸확!


덕분에 나 역시 녀석의 초록색 체액을 듬뿍 뒤집어 썼지만,

'재생'이라는 능력으로 인해 부상의 걱정 없이 이런 과감한 동작을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은 은근히 나를 흥분 시켰다. 지금이라면 이깟 거미들 쯤이야 몇 마리라도 더 상대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심지어 아까 거미 다리를 낚아 채느라 긁힌 상처를 입었던 팔뚝 부근은 이미 그 상처가 흔적조차 남지 않은 상태였으니 내가 선택한 '재생'이라는 능력이 절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내가 잠시 잊고 있던 이 싸움의 관전자가 입을 열었다.


"오~ 그래도 영웅이라고 쫄몹 정도는 간단히 해치우네? 이대로 쫄몹 몇 마리랑 네임드 잡고 바로 영웅이나 한 마리 더 뽑아야겠는데?"


원시인과 내가 벌였던 거미들과의 사투가,

결국 누군가에겐 그저 유흥을 위한 게임의 일부였던 것이다.


이에 내 긴장이 탁 풀리는 찰나 다시 한번 내 몸뚱이가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게임의 플레이어가 또다시 다른 곳으로 움직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덕분에 기가 찬 내가 작은 한숨을 내쉬는 사이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상처투성이 원시인이 열심히 걷는 모습이 보였다.


털이 숭숭 나있는 건장한 체구에 몽둥이까지 들고 있는 원시인은 확실히 크기만 큰 거미들 보다 훨씬 위협적으로 보인다.


만약 이게 정말 게임이라면 이쪽의 플레이어와 맞서는 상대 역시 있을 테니 상대에게도 이런 원시인과 같은 병사에다 나 같은 영웅이 있다는 소리였다. 거미들과의 싸움이야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인간의 형태를 한 상대와 싸우고 그 목숨을 빼앗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을 게 분명했고...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 인지를 나만큼 뼈저리게 겪은 이들도 드물 터였다.


물론 내 머릿속이 그렇게 복잡하게 엉켜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느새 우리 앞엔 또 다른 몬스터, 그러니까 괴물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엔 적들의 형태가 거미들과는 많이 달랐다.

내가 이곳으로 불려오기 전 싸웠던 것과 비슷한 움직이는 시체 5구가 이쪽의 상대였던 것이다.


우리의 두 배도 넘는 숫자인 적들을 보고 어쩌면 거미들 역시 처음엔 5마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이쪽을 인지한 적들 역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어어억~"


좀비들이나 낼법한 익숙한 소음과 함께 달려드는 적들.

이를 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킨 내가 천천히 전투 자세를 취할 무렵 전술 같은 것은 전혀 모르는지 상대에게 질 새라 고함을 내지르며 아군 원시인이 그대로 뛰쳐나갔다.


"우아아악!"


그리곤 그대로 몽둥이를 휘둘러 시체 하나의 머리통 하나를 부수자 마자 다른 녀석들에게 붙잡혀 버렸고. 저 원시인이 악당들에게 붙잡힌 공주님도 아닌데 나는 이번에도 녀석을 구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내겐 이 답답한 상황에 한숨을 내쉴 여유조차 없었다.

원시인을 붙잡은 시체들이 아예 산 채로 뜯어 먹으려 이빨을 들이밀고 있었기에 나 역시 원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곧장 뛰쳐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앞으로 튀어 나간 나는 곧장 원시인이 떨어트린 큼지막한 몽둥이부터 주워 들었다. 맨몸으로 싸우는 것보단 무기를 드는 쪽이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한데 그걸 본 원시인이 시체들에게 물어 뜯기는 와중에도 몽둥이는 자기 것이라며 강렬한 눈빛을 보내왔다.


이에 나 역시 눈빛으로 말해주었다.


'형이 금방 쓰고 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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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는 여기 살아있다. +1 24.09.10 79 1 9쪽
» 몬스터 사냥 24.09.10 91 0 8쪽
3 첫 전투 24.09.08 97 0 7쪽
2 영웅전쟁 24.09.07 115 0 8쪽
1 휴거 24.09.05 142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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