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의 1성 영웅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아버지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15 14:41
연재수 :
9 회
조회수 :
745
추천수 :
7
글자수 :
30,462

작성
24.09.11 23:02
조회
78
추천
2
글자
8쪽

초반러쉬

DUMMY

쿵! 카카각!!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아군을 향한 공격이 이어지지만 이쪽은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었다.


반면 로봇 하나를 어렵지 않게 해치운 내가 다시 한번 다른 작은 로봇을 향해 달려든 순간 녀석은 내 공격을 버텨내지 못한 채 그대로 부서지고 말았고.


이제 고작 하나 남은 덩치 큰 로봇만 해치우면 되겠다 싶은 순간 돌연 긴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뭐야! 벌써 초반 러쉬야? 빨리 가서 적들을 막아!"


그리곤 플레이어의 말이 끝나자마자 내 발이 다시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상대편의 공격이 시작된 모양이었는데 아직 이쪽을 향한 로봇의 공격이 끝난 것은 아니었기에 우리는 놈에게 등을 훤하게 내줘야 하는 아주 위험한 움직임이었다.


이에 나는 다시 한번 강한 의지를 발휘해 다리의 움직임을 멈춰 세우곤 막 아군 방패 영웅을 공격하려던 로봇의 전기톱을 쳐냈다.


콰득!


그 한번의 마주침으로 로봇의 전기톱을 막아낸 내 나무몽둥이 끝이 부서져 나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낸 찰나 이번엔 아군 영웅이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신께 대적하지 마십시오. 신의 뜻을 거스르면 다시 이곳으로 불려 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이곳으로 불려오는 것이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듯 말하는 그의 말에 잠시 힘이 풀리는 순간 내 몸은 다시 플레이어의 뜻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를 본 거대 로봇이 이번엔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드득!!


퍼뜩 정신을 차린 내가 놈의 공격을 막아내긴 했으나 그 묵직한 일격에 내 몽둥이는 아예 반토막이 되어버린채 내 몸과 함께 튕겨져 나갔다.


그 충격을 다 해소하지 못한 내가 몸에서 느껴지는 저릿저릿한 고통을 무릅쓰며 몸을 일으키는 찰나 아군 방패영웅이 다시 한번 나를 향해 말했다.


"차라리 더 빨리 도망치는 게 나을 겁니다. 몬스터들은 일정 거리 이상을 벗어나면 더 이상 따라오지 않으니까요."


그 말을 들은 내가 억지로 일으킨 몸의 힘을 빼는 순간 다시 한번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이며 내 몸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이동 속도 자체가 빠르지는 않은 로봇과 일정 거리 이상이 벌어지자 로봇은 마치 나를 추적하는 걸 포기한 듯 제자리로 돌아갔고. 애초에 애써 놈을 막아 설 필요도 없이 그저 열심히 발만 놀리면 됐던 것이다.


그걸 아까운 몽둥이 반쪽을 날려 먹고 서야 깨달았으니 순간적으로 허탈한 마음이 드는 찰나 이번엔 다시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빨리 움직여! 이러다 수호탑이 깨지겠어!"


이제껏 열심히 싸워 놓고 이 게임을 지게 되면 절대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하여 내가 내 의지를 더해 제대로 속도를 내서 달리기 시작하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 앞쪽에 있던 방패영웅이 슬슬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그가 열심히 뛰지 않는 게 아니라 반쯤 부서진 커다란 방패를 들고 뛰는 그보단 반토막짜리 몽둥이를 들고 뛰는 내가 훨씬 빨랐기 때문이었다.


한데 그렇게 열심히 앞으로 달려나간 내 눈에 반쯤 허물어진 나무 건물과 그걸 물어 뜯어 가며 부수고 있는 늑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적으로 보이는 늑대들의 숫자는 무려 다섯 마리나 되었고.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중 세 놈은 제법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여서 멀쩡한 것은 두놈 밖에 되지 않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그 두 놈 중 하나는 눈이 애꾸 인지라 적의 숫자가 많음에도 제법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나는 건물을 부수느라 아직 이쪽으론 관심도 주지 않고 있는 늑대들을 향해 거침 없이 달려들어선 몸통에 피를 잔뜩 묻히고 있는 제일 심한 부상을 입은 녀석부터 후려쳤다.


퍽! 깨개갱!!


내게 어깨 부근을 타격 당한 녀석이 그 한방에 옆으로 나가 떨어지며 우는 소리를 내는 순간, 나머지 네놈이 곧장 나무 건물이 아닌 내쪽을 바라본다. 건물을 부수는 데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던 놈들의 이빨이 내 게는 제법 위협적으로 보였고.


하여 나는 빠르게 공격을 이어가는 대신 여기까지 뛰어오느라 턱 끝까지 차올랐던 숨을 잠시 돌리며 녀석들의 헛점을 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아군 방패영웅이 도착했는지 내게 맞아 빈사 상태에 빠진 늑대가 있던 쪽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빠각!


내 오랜 경험으로 보건대 저건 뼈 부러지는 소리가 확실했다. 덕분에 나와 대치 중이던 늑대들 역시 자연스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 순간 나는 그쪽은 바라보지도 않은 채 다시 한번 앞으로 튀어나갔다.

당연히 그쪽으로 시선이 팔려있던 놈들은 내 움직임보다 반 박자 느린 대응을 보일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찰나의 승부가 갈렸다.


퍼억!!


이번엔 그나마 멀쩡한 편이던 늑대 한 마리가 내 몽둥이에 제대로 얻어 맞곤 머리통이 움푹 패인 채 그대로 뻗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적의 숫자가 셋으로 줄어버리자 이번엔 늑대들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내게 달려들었다.


탓! 타탓!


부상이 있는 두 놈이 아예 제 놈들 목숨을 내던져 가며 내게 이빨을 들이민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가만히 당하고 만 있을 생각은 아니었다. 그래서 놈들이 내게 달려드는 것과 동시에 곧장 몽둥이를 휘둘렀는데 반토막짜리 몽둥이의 짧은 공격 범위를 제법 여유롭게 피한 두 놈은 그대로 내 어깨와 다리를 무는데 성공했다. 이 빌어먹을 늑대놈들은 기습이 아닌 정면 대결로는 상대가 어려울 만큼 민첩했던 것이다.


콰득!!


거기다 치악력이 얼마나 센지 놈들에게 물리는 순간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내 눈에선 불꽃이 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겁을 먹어 몸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기에 나는 일단 손에 들고 있는 몽둥이로 다리를 물고 있는 녀석의 머리통부터 내리치기 시작했다.


퍽! 퍽! 퍼억!


얼마나 지독한 놈인지 제 놈의 머리통이 부서져 나가는 동안에도 끝까지 입을 벌리지 않던 녀석은 결국 완전히 숨이 끊어진 뒤에야 떼어 놓을 수 있었다.


한데 공교롭게도 내 어깨를 물고 있는 녀석은 내가 든 짧은 몽둥이로는 공격하기가 너무 애매한 위치였다.


이에 내가 난처함을 겪는 찰나 마침내 방패 영웅과 애꾸눈 늑대의 싸움이 끝난 것인지 한 명의 승자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다행히 저쪽 전투의 승자 역시 아군인 방패 영웅이었다. 다만 내 어깨를 물고 늘어지는 늑대 녀석을 후려 패는 방패 영웅의 상태 역시 말이 아니었다. 내가 워낙 경황이 없어서 저쪽의 전투를 제대로 살펴보진 못했지만 저쪽 역시 나름 치열한 전투를 겪은 것이다.


심지어 그가 들고 있던 방패는 완전히 부서져 일부만 남아있을 뿐더러 그의 팔뚝 한쪽은 살점이 한 움큼 떨어져 나가 허연 뼈가 들여다 보일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가 나와 같은 '재생'능력이 없는 이상 이 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회복이 어려워 보이는 심각한 부상이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부상 따위는 잊은 채 손에 든 방패 조각으로 늑대를 공격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연달아 이어지는 타격에 내 어깨를 물고 있던 늑대 녀석 역시 떨어져 나가고 말았고.


하지만 그렇게 떨어져 나간 녀석의 입에는 여전히 내 살점이 한 움큼 물려있었다. 놈이 끝까지 입을 벌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어깨 부근에서 마치 상처에 얼음을 가져다 댄듯한 싸늘한 고통이 찾아왔으나 다행히 그 고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놀랍게도 마지막 늑대가 끝내 방패 영웅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순간 이 게임의 승패가 갈려 버렸기 때문이다.


[승!]


내가 허공에 떠오른 낯익은 글자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다시 한번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렇지! 초반 올인 러쉬를 실패했으면 게임 던져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좀비 아포칼립스의 1성 영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 좀비 사태 +1 24.09.15 26 1 8쪽
8 영웅 김우진 +1 24.09.14 55 1 8쪽
7 종말 +2 24.09.12 61 2 8쪽
» 초반러쉬 +1 24.09.11 79 2 8쪽
5 나는 여기 살아있다. +1 24.09.10 80 1 9쪽
4 몬스터 사냥 24.09.10 91 0 8쪽
3 첫 전투 24.09.08 97 0 7쪽
2 영웅전쟁 24.09.07 115 0 8쪽
1 휴거 24.09.05 142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