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세계 농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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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비
작품등록일 :
2024.08.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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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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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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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장] 노움(2)

DUMMY

[하급 땅의 정령 노움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급 대지의 정령 노움과 당신의 영혼이 연결됐습니다.]

[노움 소환 시, 계약 맺은 노움을 소환합니다.]

[노움의 프로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지의 정령 친화력이 영구적으로 +10 상승했습니다.]


노움이 은성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 노움! 노움!


그녀의 오감이 은성의 체취를 맡는다.


- 노움! 노움!


따뜻하고 친밀한 체취에 노움이 방긋 미소를 지었다.

분명 계약 전까지만 해도 대지의 냄새가 미약했었는데.

계약과 동시에 대지의 냄새가 진해졌다.


노움은 계약 맺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귤, 한조각 더 줄까?"


- 움! 움!!


노움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양팔과 양다리를 힘차게 뻗었다.


새콤달콤한 감귤.

너무 좋아! 최고야!


- 우우움! 우우움!!


앙증맞은 양손을 빵빵한 볼에 갖다댄 노움이 사지를 뒤틀었다.


'귀여워라.'


행복이라는 감정을 전신으로 표현하는 노움이.

순수함이 귀엽고, 풍부한 표현력이 귀엽고, 적극적인 리액션이 귀엽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치명적인 귀여움이었다.


'오구구. 잘 먹네. 진짜 맛있게 먹네.'


아아, 힐링이다. 힐링.


'나도 감귤 먹어야겠다.'


노움이 먹는 모습에 침샘이 고였다.

감귤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었고.

새콤달콤한 과육이 혓바닥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흐뭇.


은성의 눈매가 부드러운 반달을 그렸다.


"하나 더 줄까?"

- 노움!

"자, 맛있게 먹어."


자기 몸체보다도 큰 귤 조각을 무려 3개째에 도전하는 노움이.

그런 노움이에게선 포만감의 흔적 따위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배가 빵빵하게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배불러하는 기색도 없었다.


조금 신기하다.


- 움···?


신나게 감귤을 먹던 노움이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움···!


고개를 세차게 내저으며.

감귤을 놓아주고 싶지 않다는듯 감귤에 매미처럼 매달렸다.


- 우움···!! 우움···!!


마치 '안 돼! 싫어!'라고 절박하게 외치는 것 같았다.


- 노···.


노움이가 흐릿해졌다.


- 움···.


사라졌다. 사막의 신기루처럼 증발해 버렸다.


[정령력이 고갈되었습니다.]

[하급 대지의 정령 노움이 역소환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정령 소환 유지에는 정령력을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은성은 먹다 남은 감귤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우마이.'


역시 농장 세계 산 감귤은 맛이 좋다.


은성이 삽을 쥐었다.


'가즈아!'


노움이를 역소환할 수 있을 때까지, 아니, 노동요 50레벨 달성할 때까지, 농사를 지어야겠다.


뮤직 스타트!


- 이제 다시 울지 않겠어

- 더는 슬퍼하지 않아

- 다신 외로움에 슬픔에

- 난 흔들리지 않겠어


노동요를 부르며.


'무럭무럭 자라라.'


농심을 사용하며.

땅을 파고 고구마를 심는 작업을 반복했다.


[노동요 스킬이 임계점에 도달했습니다.]

[노동요 스킬 레벨이 Lv49 -> Lv50으로 성장합니다.]


나이스!


[노동요 스킬 레벨이 50을 달성했습니다.]

[노동요 스킬이 진화합니다.]


노동요 스킬은 어떻게 진화할까?

떨리고 설레며 기대되었다.


스킬을 확인했다.


[노동요]

[농사를 지으며 노래를 불러라.]

[효과1 : 모든 스텟이 일시적으로 +50 상승한다.]

[효과2 : 주변 동료의 모든 스텟이 일시적으로 +1 상승한다.]


새로운 효과가 추가되었다.

개인 버프 스킬에서 파티 버프 스킬로 진화.


"흐음, 동료 버프라?"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쓸모네."


상황상 홀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은성이었다.

개인 버프는 매우 유용하지만 동료 버프는 딱히 필요가 없었다.


'음, 뭐, 그래도, 뭐, 없는 것 보단 낫겠지.'


기대감이 크면 실망도 큰 것 같다.

기대하면 안 되는데 바보같이 기대했다.

다음부턴 기대하지 말아야겠다.


파티 버프의 위엄을 아직 눈치 채지 못한 은성이었다.


---


[농장! 농장 세계에 어서오세요!]


농사를 마치고 농장 세계를 찾았다.


'상태창 오픈.'


[유은성]

[농부]

[Lv.51]

[정령력 : 20/200]

[근력 : 20] [체력 : 20] [민첩 : 20]

[건강 : 15] [회복 : 15] [대지 친화력 : 20]

[미분배 포인트 : 50]

[소지금 : 1,205,300G]


그동안 무려 450만 골드를 스텟 물약에 투자했다.

근력·체력·민첩을 각각 20까지 올렸다.


'오래 살고 싶다.'


오크 사건을 겪고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절감했다.

죽고 싶지 않았기에 효율이고 자시고 버리고 냅다 스텟부터 찍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


'맘 같아선 스텟을 30까지 올리고 싶지만.'


상급 체력 물약을 복용하고 싶지만.


상급 체력 물약 복용 시.

체력 21스텟부터 30스텟까지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중급 체력 물약 : 300,000G]

[상급 체력 물약 : 3,000,000G]


상급 체력 물약이 비싸도 너무나 비싸다는 것이었다.

한병에 300만 골드. 10병에 3,000만 골드.

근력·체력·민첩을 전부 찍어야 했기에 9,000만 골드가 필요하다.


'골드 수급량을 늘릴 필요가 있어.'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골드를 사용해야겠다.


[토지 1평을 구입하시겠어요? X 1]


YES!


[토지 1평을 구입하셨어요!]


토지 1평을 왕딸기칸에 사용했다.

왕딸기칸이 6평으로 늘었다.


'1평당 왕딸기 20개를 수확할 수 있으니까.'


하루에 120개의 왕딸기를 수확할 수 있게 되었다.


"응? 지렁아? 자고 있었어?"

- 지렁! 지렁!


황금지렁이는 자다 깬 눈이었다.


"달걀을 먹으면 잠이 깰 것 같다고?"

- 지렁! 지렁!

"오케. 알겠어. 오늘은 훈제란 줄까?"

- 지렁! 지렁!

"싫어? 오늘은 삶은 달걀이 먹고 싶어?"

- 지렁! 지렁!


까다로워진 녀석 같으니라고.


- 와그작! 와그작!

- 와그작! 와그작!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었다.


- 지렁!

"응? 왜?"

- 지렁!


지렁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 노래 싫다고?"

- 지렁! 지렁!


머리를 위아래로 흔든다.


- 지렁! 지렁!

"네가 노래를 고르고 싶다고?"

- 지렁!


은성이 폰과 S팬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황금지렁이의 꼬리가 얇아지더니.

꼬리로 S팬을 쥐었다.


툭. 툭. 툭툭.


핸드폰 액정을 S팬으로 터치했다.

이내 신나는 클럽 브금이 재생되었다.


- 지렁! 지렁!


마치 '그래, 이 곡이야!'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이어진 광란의 댄스 타임.


- 지렁! 지렁!

- 꿈틀! 꿈틀!


지렁이와 함께 춤을.


- 지렁!


똘망똘망 시선.

완전히 잠에서 깬 모양이었다.


"아? 맞다? 지렁아. 이따가 친구 소개해 줄게."

- 지렁?

"엄청 귀여운 친구가 생겼어. 이따 친구랑 같이 춤 추자."

- 지렁!

"쪼꼬맹이니까, 클럽 브금은 안 돼. 귀여운 브금으로 부탁해."

- 지렁!


역시 황금지렁이는 착하다.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수확 좀 해야겠다.'


왕딸기를 수확하며 노동요를 불렀다.


- 지렁?


황금지렁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활력이 소폭 상승했다? 몸이 조금 가벼워졌다?


- 지렁!


흙바닥을 파고 지하로 내려갔다.

은성의 스텐스에 맞춰 일을 하기 시작했다.


---


'스킬창 오픈!'


[노동요(Lv.51)]

[농심(Lv.44)]

[노움 소환(Lv.4)]


'노움 소환 스킬.'


[노움 소환(Lv.4)]

[대지의 하급 정령 노움을 소환한다. 노움 소환 시, 4초당 1의 정령력을 소모한다.]


노움 소환.

1레벨 때는 1초에 1정령력 소모.

2레벨 때는 2초에 1정령력 소모.

4레벨 때는 4초에 1정령력 소모.

레벨을 높일수록 정령력 소모값이 줄어드는 구조인 것 같다.


현재 은성의 정령력은 200.

800초 동안 노움을 소환 유지할 수 있었다.


'노움 소환!'


스킬을 사용했다.


- 움!


노움이 생성되었다.


- 움!


손을 높이 들어올려 인사.

은성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며 농장 세계를 구경했다.


- 움!


사뿐하게 정수리에 착지했다.


"여긴 농장 세계야. 특별한 세상이야."

- 움?

"왜? 신기해?"

- 움!


노움은 땅으로 이동했다.


- 움!


비옥한 땅 냄새에 방긋 미소를 지었다.


- 움!


향긋한 상추 냄새에 꺄르르.


- 움?


노움이 손으로 과일 나무를 가리켰다.

처음 보는 나무였다.


"감귤 나무야."

- 우우움?

"응, 맞아. 귤 맺는 나무."

- 우우움!!


과일 나무에 달라 붙은 노움.

나무 표면에 볼을 대고는 비볐다.


- 우움! 우움!

살랑 살랑.


감귤나무가 잔잔하게 흔들렸다.


- 우움! 우움!

살랑 살랑.

- 우우움!

살랑.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는 것 같다.


쪽.


노움이 감귤 나무에 입술을 맞췄다.


[대지의 하급 정령 노움이 감귤 나무에 성장의 축복을 사용했습니다.]


"응?"


성장의 축복을 사용했다고?


[정령력이 고갈되었습니다.]

[하급 대지의 정령 노움이 역소환 되었습니다.]


"엇?"


소환 해제 됐다니?

노움을 소환한지 아직 2분도 채 안 되었는데?


"헛?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막 수확을 마친 감귤 나무.


작은 열매를 맺더니.

열매가 서서히 커지더니.

황금빛 감귤로 물들었다.


주렁주렁.

고작 3분 만에 감귤이 탐스럽게 익었다.


'급성장.'


성장의 축복.

어떤 능력인지 대충 알 것 같다.


'소모값.'


왜 노움이 2분도 채 안 되어 역소환 되었는지도 알겠다.


감귤을 따서 자세히 확인했다.


"오?! 감귤 크기가 조금 커졌는데? 황금빛도 진해졌고?"


맛을 보았다.


'맛있다.'


감귤 하나를 야무지게 먹어 치웠다.


- 지렁! 지렁!


너만 입이냐고 투덜대는 황금지렁이.


"삶은 달걀?"

- 지렁.

"훈제란?"

- 지렁!

"오케."


훈제란을 2개 던졌다.


- 와그작! 와그작!

- 와그작! 와그작!


기분이 좋아진 황금지렁이는.


- 지렁!


평소였다면 댄스를 췄었겠지만.


- 지렁!


참았다. 기다렸다가, 귀여운 친구와 함께 춤을 출 생각이었다.


---


[정령력 200/200]


노움을 소환했다.


- 우움!


노움이 은성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감귤 나무에게 날아갔다.


- 우우움! 우우움!!


빵빵한 볼이 황금빛 감귤을 부비부비 쓰다듬었다.

사랑에 빠진 소녀의 눈빛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 노움!


노움이 다급하게 손짓했다.

어서 감귤 껍질을 까 줘. 내 힘으론 깔 수가 없어.


"알겠어. 알겠어. 잠시만."


귤을 까서 내밀었다.


- 노우우움!!


노움이 조각낸 귤에 달려들었다.


- 우우움! 우우움!


맛있어서, 좋아서, 행복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때였다.

아주 아주 신나는 클럽 노래가 빵빵하게 울려퍼졌다.


노움이 아래를 보았다.


- 와그작! 와그작!


아끼고 아껴 뒀던 훈제란을 씹는 황금지렁이.


- 지렁! 지렁!

- 우움? 우움?

- 지렁! 지렁!

- 우움! 우움!


지렁이가 춤을 추자.

감귤에 행복해진 노움이도 지렁이 주위를 빙글빙글 날며 춤을 췄다.


'귀여워라.'


함께 춤을 췄다.

오늘 은성에게 두 번째 친구가 생겼다.


'평생을 함께할 친구들.'


---


"허어···."


장덕배는 할 말을 잃었다.


"저, 전부 C+ 등급이라니···."


은은한 황금빛을 띠는 사과로 사과주를 만들었다.

그 결과가 바로 C+ 등급!!!

장덕배 로열 플러스가 탄생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이럴 때가 아니지. 우선, 우선은···."


귀하디 귀한 주류가 완성되었다.

주류에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를 준비해야겠다.


자고로 가장 좋은 술은 자기부터 먹는 게 인지상정인 법.


"여보, 갈비 남은 거 있지?"

"있겠어요? 어제 갈비전골을 그렇게나 많이 먹었는데?"

"이, 이럴 수가···."

"에휴, 아침 일찍 갈비 사러 갔는데 이미 품절 됐다더라고요."

"아아···."


장덕배는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실로 통탄스러운 일이로다.

최고의 주류가 준비 되었건만 최고의 안주가 없다니?!

아아, 어찌 하늘은 주류를 낳고 안주를 버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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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1장] 건배합시다(2) +9 24.09.16 1,919 81 12쪽
32 [11장] 건배합시다(1) +5 24.09.15 2,181 85 12쪽
31 [10장] 왕딸기 경매장(3) +5 24.09.14 2,309 90 11쪽
30 [10장] 왕딸기 경매장(2) +4 24.09.13 2,572 100 13쪽
29 [10장] 왕딸기 경매장(1) +5 24.09.12 2,783 104 12쪽
28 [9장] 노움(3) +3 24.09.11 2,824 101 12쪽
» [9장] 노움(2) +4 24.09.10 2,943 99 12쪽
26 [9장] 노움(1) +2 24.09.09 3,091 109 12쪽
25 [8장] 박살내다(3) +8 24.09.08 3,253 109 14쪽
24 [8장] 박살내다(2) +5 24.09.07 3,223 104 12쪽
23 [8장] 박살내다(1) +4 24.09.06 3,365 98 11쪽
22 [7장] 빅마트(3) +5 24.09.05 3,427 109 12쪽
21 [7장] 빅마트(2) +4 24.09.04 3,476 106 12쪽
20 [7장] 빅마트(1) +4 24.09.03 3,659 105 12쪽
19 [6장] 갈비에 상추를(3) +3 24.09.02 3,663 116 11쪽
18 [6장] 갈비에 상추를(2) +1 24.09.01 3,726 111 13쪽
17 [6장] 갈비에 상추를(1) +8 24.08.31 3,838 1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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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장] 세계! 세계마트에 어서오세요!(2) +2 24.08.22 4,308 122 10쪽
8 [3장] 세계! 세계마트에 어서오세요!(1) +3 24.08.21 4,393 10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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