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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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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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DUMMY

천시예와의 비밀스러운 대화 이후로 며칠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거나, 커뮤니티 내부의 게시글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매일같이 커뮤니티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물론 S급들이 나누는 비밀스러운 대화를 지켜보는 맛도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가끔씩 나올법한 대화주제였지만,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나오면 그 내용이 다르게 보이는 법이었다.


예를 들자면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게시글 하나가 그러했다.



[ 제목 ] 전세계의 S급 헌터들 중에 가장 강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 작성자 ] thundershock


[ 이용자 정보 ] 알렉스 오브라이어(29) / S급 / 뇌제


현재 이 커뮤니티에는 S급 헌터들만이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만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당신들이 보기에는 S급들 중에 누가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뇌제’가 가장 강하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뇌제’의 고유특성 ‘영구기관’ 은 출력면에서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력이나 전투 지속 능력면에서 비교해도 ‘뇌제’보다 강한 헌터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군요.


그나마 비교될만한 사람을 꼽아보자면, 한국의 ‘신창’정도가 뇌제와 비슷할 겁니다.


다른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댓글 5개 ]


[ 공지사항 / 수정 / 삭제 ]



나는 눈앞에 떠오른 게시글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읽었다.


내 시선이 게시글의 마지막까지 내려갔을 즈음에는, 그런 내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려있을 정도였다.


게시글의 내용은 S급들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을 뽑아보자는 것이었다.


유명한 헌터들에 대해 다루는 유튜버인 내 입장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었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정체를 알지 못했더라면 말이다.


“자기 얼굴에 스스로 금칠을 하는구나.”


나는 기가 찬 얼굴로 게시글을 바라보았다.


게시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닉네임은 ‘thundershock’.


뇌제, 알렉스 오브라이어 본인이었다.


다시 말해서 뇌제 스스로 자기가 제일 강하다고 이야기한 셈이었다.


그것도 한국의 신창(神槍), 주선호와 스스로를 비교해가면서 말이다.


오만으로 가득차있는 뇌제의 게시글을 바라보던 나는, 그 자신감에 감탄하며 스크롤을 아래로 쭉 내렸다.


“뭐라고 적혀있는지 댓글이나 확인해볼까.”


뇌제의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게시글의 하단으로 스크롤을 내리자, 뇌제의 게시글에 달려있는 댓글의 내용이 드러났다.


나는 뇌제에게 달린 댓글들을 하나씩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 댓글 5개 ]


- xkingx : ?


- 망원동불주먹 : 뇌제 어서오고


ㄴthundershock : 죄송하지만 저는 뇌제 본인이 아닙니다


- 마산사나이 최두식 : 저는. 한국의 불사기사. 최두식 헌터님이요.^^


- frz0777 : 신창이랑 뇌제가 절대 같은 급은 아닌데...



뇌제에게 달린 댓글은 총 다섯개.


그들 대부분이 뇌제의 이야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표하고 있었다.


뇌제가 가장 강하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기에, 댓글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갔다.


중간에 신경쓰이는 댓글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비슷한 내용이었다.


“어떻게 뇌제를 신창한테 가져다붙여? 뇌제가 최상위권은 맞다지만 둘 수준이 엄청나게 차이나는데.”


미국의 뇌제가 가진 강함에 대해서는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나 역시 그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수많은 영상과 자료들을 확인해왔으니까 말이다.


허나, ‘헌잘알’인 내가 보기에 뇌제 알렉스의 랭킹은 정확히 5위정도였다.


그는 헌터계의 사천왕이 되기에는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적어도 그가 자신의 얼굴에 최강이라고 금칠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그래도 신창급은 아니지. 댓글이라도 하나 달아둬야겠네.”


나는 뇌제의 추악한 게시글을 바라보다가, 이내 손가락을 움직여 댓글창을 활성화했다.


그리고는 뇌제에게 달 댓글을 적어나갔다.


타닥, 타다닥-.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이 허공에 나타난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렇게 뇌제에게 전할 이야기를 전부 입력하고 나면, 내 닉네임으로 작성한 첫 댓글이 커뮤니티에 게시되었다.


“······뭐야? 답글이 바로 달렸네.”


게시글을 작성한 뇌제 본인이 계속해서 게시글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일까.


댓글을 올리고서 머지않아 내 댓글에 답글이 달리는 모습이었다.



- 거품판독기 : 삐빅


ㄴ thundershock : 당신은 현재 어디에 거주하고 있습니까?



내 훌륭한 댓글에서 느껴지는 식견을 감지한 것이었을까.


뇌제는 곧바로 내 주소를 물어보는 모습이었다.


허나, 나는 그런 뇌제와의 팬미팅을 거절했다.


헌잘알인 나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은 편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들 모두와 만나기에는 내 일정이 너무나도 복잡했던 것이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뇌제와의 만남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뇌제정도면 과대평가된 측면이 없지는 않지. 그렇다고 해서 그 강함이 어디가는건 아니겠지만.”


다행히 나에게는 그동안의 빅데이터를 통해 쌓아올린 ‘전세계 헌터랭킹 TOP 10’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헌터들의 강함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아무래도 주기적으로 커뮤니티에 올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 역시 이 주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내가 뇌제의 게시글을 빠져나와 다른 게시글을 탐색하고 있으면, 이내 내 귓가에 익숙한 소리가 울려퍼지는 모습이었다.


띠링-.


익숙한 알림음과 함께 내 눈앞에 새로운 메세지 하나가 출력되었다.



- 커뮤니티의 누적 활동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 새로운 기능, [부산물 매각]이 활성화됩니다.



내 눈앞에 나타난 메세지의 내용.


그것은 커뮤니티의 누적 활동치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 <커뮤니티 관리 기능>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부산물 매각]?”


나는 화면에 출력된 메세지에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커스텀 네트워크]에 성장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야 짐작하고 있었다만, 누적 활동치라는 보이지 않는 개념으로 집계되고 있는줄은 예상하지 못한 까닭이었다.


더군다나 [부산물 매각]이라는 기능은 그 이름만으로는 존재 의의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적어도 정상적인 커뮤니티에 어울릴만한 기능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건 대체 뭐하는 기능이지?”


툭-.


내가 의문을 가지고 [부산물 매각] 기능에 대한 설명을 호출하면, 눈앞을 가득채우는 커다란 화면이 출력되는 모습이었다.



- [부산물 매각] 기능은 2등급 이상의 몬스터 부산물을 커뮤니티에 매각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 커뮤니티 이용자가 [부산물 매각]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 해당 부산물의 가치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당사자에게 지급하고 부산물을 에너지로 환원합니다.


- 해당 절차를 통해 취득한 에너지는 [커스텀 네트워크]의 기능 유지를 위한 동력으로서 소모됩니다.


- [부산물 매각] 기능을 통해 획득한 에너지가 저장상한을 초과하는 경우, [커스텀 네트워크]의 등급을 상향조정하기 위해 잔여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 에너지의 저장상한은 [커스텀 네트워크]의 등급에 비례해 증가합니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일련의 메세지들을 주의깊게 쭉 읽어나갔다.


괴물들의 부산물을 상태창에 매각하고서, 그 대가로 포인트를 받는다.


매각한 부산물은 에너지로 환원해 커뮤니티 유지와 특성의 등급 상향에 쓰인다.


다시 말해서 커뮤니티 내부에 포인트를 유통시키는 것과 동시에, 내 특성을 위한 경험치를 먹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커스텀 네트워크]의 성장을 위한 기능인 것이다.


“······이걸 통해서 내가 가진 특성을 성장시킬 수 있는건가?”


커뮤니티 유저들의 활동량에 따라 내 특성의 성장속도가 달라진다.


일종의 자동사냥에 가까운 기능인 셈이었다.


[커스텀 네트워크]를 성장시키기 위한 수단이 있다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이지만, 그게 이런 방식의 자동사냥 형태로 나오게 될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결국 내 활동보다는 다른 헌터들의 활동이 중요한거겠네. S급들만 커뮤니티에 초대한게 나름대로 정답이었나.”


툭-.


나는 새로운 성장체계를 바라보며 씁쓸함을 머금은 채 화면을 닫았다.


그토록 고대하는 헌터가 되었건만, 점점 수렁에 발을 내딛는 기분이었다.


정상적인 헌터의 모습에서 서서히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아니, 그런데 방구석에서 커뮤니티만 관리하는게 대체 무슨 헌터야.”


하루종일 커뮤니티만 주구장창 보고 있는 헌터.


적어도 내가 기대하던 헌터의 모습은 아니었다.




* * * * * *




중국 저장성에 위치한 게이트 안.


그곳에서는 현란하게 창을 휘두르는 남자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나선창 첸다오.


중국의 S급 헌터들 중 하나이면서, 저장성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었다.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창을 휘두르는 그는 사방에 존재하는 괴물들을 짓이기고 있었다.


콰앙! 콰아아앙-!


첸다오의 창이 움직일 때마다 풍압이 터져나오며 몬스터들이 쓸려나간 것이다.


“후우, 후······!”


커다란 기술을 쏟아내고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첸다오.


나선창 첸다오의 공격이 주변을 초토화시킨 자리에는, 뼈와 살점이 드러난 괴물들의 사체만이 남아있었다.


쿵-.


한바탕 괴물들을 정리한 첸다오는 바닥에 창을 꽂아넣고서, 쓰러뜨린 몬스터의 사체를 깔고 자리에 앉았다.


거칠어진 첸다오의 호흡은 아직까지 쉽게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S급 헌터의 육체를 가지고도, 그것을 한계까지 몰아붙일만큼 전투를 이어나간 까닭이었다.


“신창··· 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역시 이 방법밖에는 없다.”


흐트러진 호흡을 내뱉는 첸다오의 눈에는 강력한 기세가 깃들어있었다.


그가 지금 늦은 시간에 이렇게까지 분주하게 사냥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하나.


첸다오 자신이 오래전부터 등을 쫓아왔던 창의 달인을 따라잡기 위함이었다.


신창, 주선호.


한국에 있는 헌터들 중 최강이자, 전세계의 헌터들 중 최강이라고 여겨지는 남자.


그런 신창과 첸다오의 거리는 그가 S급 헌터에 다다랐음에도 아직까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부산물 매각]··· 이걸 이용한다면 대량의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 있겠지.”


하지만 최근에 이르러서 그는 하나의 돌파구를 찾아내었다.


그것은 바로 첸다오가 ‘xkingx’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새로운 기능이었다.


새로운 기능의 이름은 [부산물 매각].


괴물들의 부산물을 팔아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는 기능이었다.


더군다나 그렇게 획득한 포인트로는 [리워드] 메뉴에서 기간한정으로 판매하는 ‘랜덤 능력치 보정 티켓(B)’을 구매할 수 있었다.


첸다오는 그것을 위해 이른 새벽에 홀로 게이트에 나오는 위험한 행동을 감행한 것이었다.


“자그마치 레드 드레이크의 뿔이다. 헌터 장비를 만드는 회사에서도 구하지 못해 안달난 소재··· 이걸 매각한다면 못해도 하나당 천포인트는 받을 수 있을게 틀림없다.”


첸다오가 매각할 것은 1등급 몬스터인 레드 드레이크의 부산물.


헌터 부산물을 취급하는 회사에서도 대량으로 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물건이었다.


이러한 물건이라면 제아무리 [커뮤니티]라고 하더라도 분명 후하게 포인트를 줄 터.


적어도 하나당 천포인트는 받을거라는게 첸다오의 계산이었다.


후우-.


그렇게 심호흡을 마친 첸다오는 눈앞의 매각화면을 향해 소재를 내밀었다.


그가 자신의 창을 이용해 잘라낸 드레이크의 뿔이었다.


첸다오의 소재가 화면에 닿은 직후, 강한 빛이 터져나오며 첸다오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 [레드 드레이크의 뿔]을 매각합니다.


- 58포인트가 정산되었습니다.



새하얗게 물들었던 시야가 다시금 돌아왔을 때.


첸다오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비늘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을 대신해 첸다오에게 지급된 포인트는 고작해야 58포인트.


그가 잡은 레드드레이크 19마리의 뿔을 전부 잘라와야, 첸다오가 예상하던 1000포인트를 간신히 넘어서는 수치였다.


“······.”


눈앞에 떠오른 정산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첸다오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신의 손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58포인트.


그 숫자를 보던 첸다오는 처음으로 출석체크 보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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