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도 홍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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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챙이
작품등록일 :
2024.08.29 03:13
최근연재일 :
2024.09.21 13: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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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5
글자수 :
57,934

작성
24.09.16 00:52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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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5. 거물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지명, 인명, 사건등은 모두 작가의 상상입니다.




DUMMY

조용한 실내. 권종혁은 노트북에 떠 있는 문서들을 차근차근 읽고 있었다. 새로이 팝업된 엑셀파일이 열리자, 이런저런 숫자들이 뒤섞여있었고, 그 숫자들에 권종혁의 표정은 찌부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마호가니로 만들어진 넓은 책상의 위에는 자그마한 스탠드, 그리고 노트북과 전화기, 그리고 권종혁의 핸드폰과 지갑만이 놓여있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책상의 앞엔 【대표이사 권종혁】이라 써진 명패가 있었고.


그렇게 한참 노트북을 쏘아보던 권종혁은 한숨을 작게 쉬곤, 전화기의 버튼을 눌렀다.


띠-


'네. 이사님'

"...여기 누구 구역이냐."

'이괄상 이사입니다.'


전화기에서 한 인물의 이름이 흘러나오자, 권종혁은 작게 이를 갈았다. 그리고 바로 말을 덧붙혔다.


"올라오라고 해."

'네.'


조금 마음에 안드는 양, 권종혁은 아까보다 더 이마를 찌부리고 있었다.





끼익-


문이 열리자마자 꽤 시끄러운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문이 닫히자마자 소리는 사라졌다.


"부르셨습니까 형님."


권종혁이 호출한 이괄상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고개를 숙였다.


"... 앉아."


권종혁은 들어온 그에게 손짓했다. 그에 다시 고개를 든 이괄상은 조금 걸어 권종혁이 앉은 책상앞에 놓여진 소파에 앉았다. 바로 책상에서 일어난 권종혁도 이괄상의 앞쪽 소파에 앉았다.


"도끼야."

"네. 형님."


이괄상의 별명, 도끼. 그가 조직의 일을 할때면 언제나 애용하는 무기다. 뭐 서울에 그런 비슷한 별호(?)를 가진 놈이 꽤 있긴하겠지만, 그래도 도끼란 별명이 가장 적합한 활약을 보인건 그가 유일할것이다. 그런 이괄상의 별명을 천연덕스레 부른 권종혁은 소파에 몸을 스윽 기대며 입을 열었다.


"요새 매출이... 영 이상하다?"

"... 죄송합니다. 형님."

"죄송한 이유를 묻는거다. 왜 그런지."


이괄상은 쳐박은 고개를 살짝 들어 권종혁을 보았다. 그의 얼굴이 아직 크게 일그러지지 않은것에 속으로 안도하며, 그는 침을 삼켰다.


"사실은..."


입을 연 이괄상은 할 이야기가 많았다.




얼마전, 대대적으로 아이들을 대던 쇠사슬파가 나가리되면서, 자신의 업장으로 공급되던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사라졌다. 툭까놓고 이 물장사라는게 남자들의 입장에선 예쁜 꽃들을 보러 오는거라, 새로운 꽃들은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마담이란걸 기용하고, 그 마담에게서 일을 배운 여자들로 꾸려 남자들을 홀리는거였다.


보육원에서 이쪽으로 팔린 이상, 아이들의 갈곳은 없다. 게다가 거하게 돈 몇번 쥐어주고 허영심좀 키워주면 사채에 손을 대는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럼 또 가게 꽁지돈을 쓰게 되고 가게에 몸이 매이게 된다. 굳이 어떤 폭력을 쓸 필요도 없다.


그렇게 업장은 굴러가고, 돈은 업장을 관리하는 그들이 가져가는게 지금까지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권종혁이 시절을 따라 앙천주류(昻天酒類)를 만들어서 조직을 밝은곳으로 끌어들인 후, 술과 관련된 업장도 하나씩 접수하며 점차 세력을 넓혀갔다. 그게 현재의 조직이었다.


암암리에 '앙천회'라 부르며 조용히 세력을 키워 주변의 업장을 조금씩 돈으로, 때론 무력으로 꿇려 나와바리를 넓혀가고 있었고...


한데 가장 노른자위인 이 지역의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었다.


"원인이 그거야?"


권종혁의 굵은 주름이 또 꿈틀거리자, 이괄상은 식은땀이 흘렀다.


"네. 잘 아시다시피, 이곳을 방문하는 그 분들... 의 취향은 어린 여아들이지 않습니까."

"..."


이괄상의 말에, 권종혁은 고개를 약하게 끄덕였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머리새끼들..."

"..."


권종혁의 말에, 이괄상은 눈을 슬쩍 감았다.




밤에 장사를 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수단이 필요했다. 일단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무력, 그리고 그 무력을 담당하는 조직원들의 입에 풀칠할 금력. 그리고 그 금력을 제공할 나와바리. 그리고 그 나와바리를 합법적으로 굴리는데 도움을 줄 외부인력.


상대적으로 처음의 것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외부인력을 초빙하는건 주먹만 쓰던 이들로선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권종혁은 고개를 숙여 검찰과 경찰, 그리고 시의원들을 모신다는 핑계로 뇌물을 먹였다.


처음엔 골프접대, 그리고 사과상자, 최후엔 술과 여자... 그렇게 점점 흘러가고 있었는데, 점점 상납에 대해 바라는게 많아졌다. 그리고... 변태적 성욕을 풀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권종혁은 그러한 이들을 위해, 이 금싸라기의 땅에서 비싸게 술을 팔면서 돈을 조금은 회수하고, 또 그들에겐 외부에서 사온 여자아이들을 제공했다. 뭐, 그 아이들을 어떻게 구했는지는 자신이 알바는 아니었고...


여하간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는데 일이 터진거다.


얼마전 대대적으로 뉴스에 뜬 사건. 그 사건으로 인해 아이들의 공급이 붕 떠버린것. 그래서 현재 이곳을 찾아 돈을 뿌리던 이들이 줄어가고 있었다.


작게 한숨을 내쉰 권종혁은 손짓으로 이괄상은 내보내고, 소파에 몸을 깊게 묻었다.




〈오랜만입니다. 권 이사.〉

"그간 잘지내셨습니까. 부장님."

〈뭐 잘 지내지요. 권 이사는 요새 어떻습니까.〉

"저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장님."


권종혁은 속으로 욕을 퍼붓고 있었다. 예전에 자주 술집을 찾아와 아이들을 탐하던 더러운 중년의 부장검사. 속알머리가 벗겨진 그 추잡스런 얼굴이 떠올라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권종혁은 이 서울지방검찰청의 부장에겐 한없이 너그러워야만 했다.


〈그런데 어쩔일로.〉

"제가 한번 모실 시간을 한번 주십사 하고요."

〈하하.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시간을 내야죠.〉


권종혁은 입을 비틀며 이를 들어냈다. 이 더러운 놈에게 깔린 아이만 몇명이던가. 들어간 돈은 또 얼마던가. 그런 주제에 뒤를 봐주는것도 아쉬운 소리를 해야 겨우 하는척 한다. 물론 권종혁의 입장에선 그것도 감지덕지하긴 하지만...


"그럼 내일은 어떠십니까."

〈내일요? 글쎄... 음. 저녁 7시 이후엔 괜찮겠군요.〉

"그러시군요. 그럼 그때 제가 차를 보내겠습니다."

〈하하. 좋군요. 그럼 그때 보죠.〉

"네. 부장님. 들어가십시요."


띠-



거만한 새끼... 끊긴 전화기를 보고 권종혁은 부득 이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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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5. 거물 24.09.16 24 1 5쪽
» 5. 거물 24.09.16 21 1 7쪽
18 5. 거물 24.09.14 25 1 5쪽
17 4. 검지보육원 24.09.13 24 1 5쪽
16 4. 검지보육원 24.09.11 25 1 6쪽
15 4. 검지보육원 24.09.11 23 1 5쪽
14 4. 검지보육원 24.09.10 29 1 5쪽
13 4. 검지보육원 24.09.10 25 1 6쪽
12 4. 검지보육원 24.09.10 26 1 5쪽
11 4. 검지보육원 24.09.08 23 1 6쪽
10 3. 도술수련(道術修鍊) 24.09.07 28 2 6쪽
9 3. 도술수련(道術修鍊) 24.09.06 25 1 5쪽
8 3. 도술수련(道術修鍊) 24.09.06 27 1 6쪽
7 3. 도술수련(道術修鍊) 24.09.03 31 1 6쪽
6 2. 재물신(財物神) 24.09.02 30 1 5쪽
5 2. 재물신(財物神) 24.09.02 26 1 6쪽
4 2. 재물신(財物神) 24.08.31 29 1 5쪽
3 1. 박복(薄福)한 운명 24.08.30 27 1 5쪽
2 1. 박복(薄福)한 운명 24.08.29 39 1 5쪽
1 0. 청화동 찌질남 24.08.29 43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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