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제일교의 회귀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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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author
작품등록일 :
2024.08.30 17:51
최근연재일 :
2024.09.04 18: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70
추천수 :
4
글자수 :
34,177

작성
24.08.30 17:53
조회
70
추천
2
글자
4쪽

Prologue

DUMMY

회귀 깨나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겠지만.


회귀자에겐 몇 가지, 특권 비스무리한 것이 주어진다.


첫째는, 세상 끝의 대략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


괴물.

부서진 달.

핏빛으로 물든 하늘.

무너진 건물잔해 사이를 비집는 깎아지른 비명소리와.

눌어붙은 피륙.

피비린내. 모래바람. 시체와

또 괴물.


회귀 끝에 몇 번이고 그려진 세상 끝의 풍경은.


예술가들이 숱하게 그려낸 전형적인 종말론 속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뭐, 아무래도 그 사이사이를 장식한 게 아는 얼굴들이라는 점이 좀 다르긴 했지만.


구역질이 나오는 것도 처음 한두 번이지, 이제와서는 좀 그러려니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다.


둘째는 종말의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대격변?

전쟁?

전염병?

태양풍?

몬스터 웨이브?

운석충돌?


뭐.


표면적으로 본다면 그런 것들도 틀리지는 않겠지만.


사실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큭큭. 이거 정말로 놀랐습니다.”

“...”

“일을 이렇게까지 방해한 장본인이 고작 인간 하나라는 것도 예상밖이었는데...”


마왕魔王.


결국 그 모든 것들이 이 녀석 하나로 인해 야기된 일들이었으니까.


“설마 직접 제 정체까지 밝혀내실 줄이야.”


큭큭.


“제가 인정해드리죠. 헌터 류진님.”

“...”

“흔치 않답니다? 저를 이렇게까지 위기에 몰아놓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라니까요?”

“...퍽이나.”


그 가증스런 얼굴을 내려다보며 오른손을 강하게 움켜쥐자.


푸확.


뿌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피가 터져 나오며 쥐고 있던 목이 분리되었다.


“...그리고 류진이 아니라 류우진인데.”


경추를 뽑으며 덧붙인 말에 돌아온 것은.


여전히 올라가 있는 입꼬리와, 즐거움이 묻어나는 웃음소리.


큭큭.


위기에 몰렸다는 녀석의 말이 개소리라는 증거였다.


“아. 실례했습니다. 류─진님.”

“...”

“아무튼 덕분에 꽤 재미있었습니다. 하마터면 진짜 들킬뻔 했다니까요?”


대단하다는 듯 치사하는 녀석의 말과 다르게, 결국 나는 이번 회차에도 ‘진짜’에 도달하지 못했다.


세계헌터랭킹 1위.

S급 헌터 올리버 제임스.


녀석이 쓰는 꼭두각시 중에는 가장 본체와 강하게 연결된 몸이었지만.


그래봐야 꼭두각시.


녀석에게 정신을 잠식당한 가짜에 불과했다.


결국 본체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마왕의 본체가 살아있는 이상, 꼭두각시는 언제고 다시 만들어내면 그만이니까.


“...”


찰나의 정적이 흐르고.


“곧이군요.”


마왕의 꼭두각시, 올리버 제임스의 눈동자가 창공을 향했다.


뒤따라 올려다 본 하늘에는 거대한 운석들이 가득했다.


“...”


메테오 스트라이크Meteor strike.


마법의 끝에 도달한 대마법사가 서클이라는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고서야 소환할 수 있는 외계의 거대유성체가 비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종말의 마지막 징조였다.


몇 번이고 생을 반복한 나였지만, 저것들이 땅에 틀어박힌 이후를 본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류─진 헌터님?”


큭큭.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

“유성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환희에 가득찬 눈동자는 가증스런 목소리로 마지막을 물었고.


“혹시 압니까 저 중 하나라도, 류진님의 소원을 이뤄줄지.”


나는 의미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두각시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며, 이미 몇 번이나 반복한 빛바랜 소원을 다시금 되뇌었다.


“...다음에는 꼭.”


순간 올리버 제임스의 눈동자 속 이채異彩가 어렸고.


“다음...?”


거대한 운석이 틀어박히며 들려온 굉음이 뒷말을 집어삼켰다.


쿠구구구─


지천이 흔들리고.


시야가 아득해진다.


...회귀자의 세 번째 특권은 바로 이것이었다.


돌아갈 회回.

돌아갈 귀歸.


회귀.


다시 말해.


종말의 끝에서 몇 번이고 다시 돌아가, 세상이 박살나는 꼴을 봐야한다는 이야기였다.


“...”


세상이, 하얗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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