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야구부터 메이저리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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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8.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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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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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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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복귀전(2).

DUMMY

“괜찮아, 괜찮아. 우리도 따라가면 돼.”


“그래, 가자, 가자! 우리도 가자! 우리도 칠 수 있어!”


“가자!”


목소리의 주인공은 오늘 팀에 들어온 이우진과 만년 후보 선수라 불리는 최태정이었다.


“고개 들어! 그리고 목소리 내! 이길 수 있다! 이렇게 외치라고!”


“그래, 고개 들고 외쳐! 그래야 힘이 나는 법이야!”


두 선수는 마치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러 온 광팬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것이 풀이 죽은 팀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두 사람의 노력이라는 걸 아는 팀원들은 입가에는 서서히 미소가 맺히고 있었다.


“뭐해? 파이팅 외쳐. 목소리 안 들리는 선수는 무조건 선발에서 뺄 거야. 알겠어?”


거기다가 감독의 지원 사격까지 가해지자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가 두 사람에게 동조했다.


“그래, 가자!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큰 소리로 파이팅!”


“파이팅!”


그렇게 블리츠 벤치에서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팀 분위기를 다시 가라앉히는 이상한 선수가 블리츠 내에 있었다.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아, 8번 타자 노진수, 4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하고 맙니다. 삼진으로 물러나는 노진수, 안타깝습니다.]


“젠장.”


퍽.


삼진을 당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는지 노진수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헬멧을 거칠게 바닥에 내리쳤다.


“···”


그로 인해 시끄러웠던 더그아웃은 일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의 이런 행동은 이태형 감독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였다.


“야, 노진수.”


“네? 아, 네.”


“이리 와.”


“···네.”


화가 난 듯한 감독의 부름에 큰일이 났음을 직감한 그는 조용히 이태형 감독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쪽으로 와서 서. 카메라에 안 나오게.”


“네.”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카메라가 없는 사각지대에 노진수를 세운 이태형 감독은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선수를 본격적으로 혼냈다.


“야, 너 뭐냐?”


“···”


“네가 뭔데 억지로 끌어올리려던 벤치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드냐고? 혹시 감독이세요?”


“···아닙니다.”


“아니면 그러지 말았어야지. 내 말 틀려?”


“···죄송합니다.”


사실 이태형 감독은 내심 노진수를 벼르고 있었다.

블리츠에 부임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함께 뛰는 선수였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계속 그의 눈살을 찌푸리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묻자. 도대체 왜 화가 난 거야?”


“···어떻게든 치려고 하였는데, 상대가 야비하게 볼 배합을 짜서···”


“그러니까 상대가 네가 원하는 공을 던져주지 않아서 화가 난 거네. 와, 너 진짜 정신 상태가 썩었구나. 야구 혼자 하냐?”


“···”


“아니, 야구 혼자 하시냐고요. 지금 5회야. 현재 우리는 6:0으로 지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무슨 생각을 해야 맞을까? 정상적인 타자라면 이렇게 생각하겠지. 오늘 우리 팀 선수들이 상대 팀 선발 투수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어. 그러나 다행히 투구 수가 많은 편이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서 일단 선발 투수부터 마운드에서 끌어내려야겠다··· 뭐 이런 팀을 위한 생각 정도는 해야 정상 아니냐? 그것도 너 정도 프로 물을 먹은 선수라면 말이야. 안 그래? 응?”


사실 그가 노진수를 대상으로 이렇게 큰소리를 내는 이유는 생각 없이 야구 하는 팀 내 다른 선수들에게도 같은 말을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야구는 팀 게임이야. 1번부터 9번까지의 타자와 마운드 위의 투수, 그리고 여기에 벤치 멤버들까지 하나가 되어 싸워야만 이길 수 있는 팀 스포츠라고. 그런데 너처럼 그냥 혼자만 생각해서 야구를 하면 그 팀이 이길 수가 있을까? 그렇게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라는 스포츠라고. 공격할 때는 어떻게든 아등바등 한 루라도 더 진출하고, 수비할 때는 어떻게든 상대 팀 주자가 한 루를 더 못 가게 막아야지만 이기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라고. 알겠어?”


“···네.”


다시 한번 LD 블리츠의 벤치에는 적막함이 찾아왔다.

그리고 감독의 촌철살인과 같은 한마디 한마디가 평소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하던 일부 선수들의 마음을 강하게 때리고 있었다.


그렇게 강하게 질타한 후 고개 숙인 선수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쏘아보던 이태형은 조용히 앉아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우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노진수에게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네가 잘못한 게 뭐야?”


“팀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쉽게 배트를 휘두른 게···”


“이럴 때는 팀을 위해서 싸우지 않았다고 해야 옳은 표현이다. 다음 수비부터 빠져. 벤치에 앉아서 반성하라고. 알겠어?”


“···네.”


그렇게 노진수를 빼버린 이태형 감독은 곧바로 이우진의 이름을 불렀다.


“이우진!”


“네!”


“다음 수비부터 네가 유격수 자리에 나간다. 준비해.”


“네, 알겠습니다.”


이우진은 이태형 감독의 지시에 자신의 글러브를 챙겨 들었다.

복귀 첫날부터 생각보다 빠르게 시합에 출전하게 되어 약간 어리둥절하면서도 좋았다.


‘좋아, 드디어 복귀전이다.’


* * *


[6회 초 캣츠의 공격입니다. 그리고 수비에 나선 LD 블리츠의 선수 명단에는 변화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운드에는 현재 블리츠 마운드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하는 한현석 선수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유격수인 노진수 선수가 빠지고 오늘 팀에 합류한 이우진 선수가 대신 투입되었습니다.]


[최근 이우진 선수의 계약이 크게 화제가 되었죠. 그래서 많은 야구 팬은 이우진 선수의 모습을 언제 야구장에서 볼 수 있을지를 기대했었는데요,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복귀 첫 시합부터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태형 감독이 이우진 선수를 이렇게 빨리 기용한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이민수 캐스터의 물음에 민현기 해설 위원은 나름의 이유를 추측했다.


[그동안 레전더스 팀에서 계속 훈련을 해왔으니 곧바로 투입해도 문제가 되질 않는다고 판단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더는 점수를 내주면 안 되는 상황이니 수비력 강화의 목적으로 교체를 단행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어쨌든 수비력 하나만큼은 명불허전인 선수가 바로 이우진 선수거든요.]


경기에 나선 나는 긴장감을 풀기 위해 글러브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팡팡.


작년 시즌 마지막 경기 이후에 무려 8개월 만에 홈구장에 서는 거였다.

그래서 조금, 아니 많이 떨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 약간의 긴장감이 필요한 법이었다.


[타석에는 트리온 캣츠의 3번 타자인 문성준 선수가 들어와 있습니다.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하는 블리츠의 배터리. 제1구, 던졌습니다!]


따악.


초구를 노리고 있었던 것일까?

트리온 캣츠의 주축 타자이자 좌타자인 문성준은 한현석 선배의 초구 몸쪽 포심패스트볼을 그대로 통타했다.


[잘 맞은 타구, 타구는 우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갈랐습니다! 여유 있게 2루에 도착하는 문성준, 무사 2루의 공격 기회를 맞는 트리온 캣츠입니다.]


이어서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는 트리온 캣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인 4번 타자 러스트 댄이었다.

어떻게든 타자를 잡아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포수의 사인에 연거푸 고개를 흔들던 한현석 선배는 초구부터 자신의 승부구라고 할 수 있는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볼.


볼.


[아, 연이어 들어오는 볼입니다. 무사 2루의 상황에서 카운트는 투 볼 노 스트라이크가 됩니다. 타자에게 매우 유리한 카운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전보다 더욱 신중한 모습으로 사인을 교환하는 블리츠의 배터리, 과연 3구째는 어떤 볼을 던질까요?]


현재 우리 팀의 배터리는 방금의 슬라이더가 제대로 제구가 안 된 이유를 몸이 덜 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브레이킹 볼 대신 제구가 쉬운 포심패스트볼을 과감하게 타자의 몸쪽으로 붙여 어려운 타자를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사이드암치고는 빠른 145km에 육박하는 현석이의 몸쪽 포심패스트볼이라면, 러스트 댄도 쉽게 치지는 못할 거야. 그리고 다음으로 바깥쪽으로 한 번 더 가고 마지막 승부구로 다시 슬라이더를 던진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어.’


내가 그렇게 이후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을 때 우리 팀 포수는 슬그머니 타자의 몸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투수인 한현석 선배는 타자의 몸쪽에 자리한 포수의 글러브를 향해 회심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제3구 던졌습니다!]


다행히 제구는 잘 되었다.

그러나 러스트 댄은 노련했다.

은근히 느껴지는 포수의 움직임을 통해서 의외로 우리가 초구부터 몸쪽에 던질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래서 그 역시 기다리고 있었기에 제구가 된 몸쪽 직구에서 거침없이 방망이가 돌았다.


따악.


지이잉.


타자의 방망이가 돌아가고 갑자기 세상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것이 내가 보유 중인 아이템인 포커싱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라는 걸 이미 몇 번 경험하였기에 잘 알고 있었다.


‘어느 쪽이지?’


아이템이 발동한 지금은 먼저 타구 방향을 읽어야 했다.


‘2루 베이스 쪽이다!’


타구 방향을 읽자마자 그쪽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자 멈춘 것처럼 느려졌던 세상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퍼억.


[유격수 이우진 선수가 몸을 던져 타구를 잡아냈습니다. 그리고 잡은 공을 누운 채 2루수에게 토스하고, 2루수 고성민은 이 공을 1루로 송구합니다. 아웃! 아웃입니다! 유격수 이우진의 슈퍼 플레이! 멋진 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고 아웃 카운트를 하나 늘렸습니다!]


워낙 깊숙한 위치에서 잡은 타구라 2루 주자가 3루로 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타구를 잡았고, 타자는 1루에서 잡아내었기에 완전히 성공한 수비라고 할 수 있었다.


“나이스 플레이!”


나는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는 한현석 선배에게 손을 들어준 후 다시 상황을 살폈다.


‘1사에 주자 3루라··· 벤치에서는 정위치에서 수비하라고 하니까 딱 반걸음만 전진하자. 그리고 타구가 짧으면 홈에서 승부다. 쉽게 점수를 내줄 수는 없어.’


그렇게 넥스트 플레이를 구상하고 수비 자세를 취했다.


퍼억.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1사에 주자를 3루에 둔 상황에서 어려운 타자인 김현석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한현석입니다.]


나의 호수비 덕분에 긴장감이 풀렸을까?

등판 초반 제구에 애를 먹던 한현석 선배의 공이 어느새 홈플레이트의 구석구석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어쨌든 어려운 타자인 김현석을 삼진으로 잡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아웃 카운트 하나였다.

그래서 한현석 선배는 트리온 캣츠의 포수 박동수를 상대로 초구부터 포심패스트볼을 몸쪽으로 구사했다.


따악.


‘잡을 수 있어.’


박동수의 타구는 나의 오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윽고 전력을 다해 쫓은 덕분에 타구를 잡아낸 나는 곧장 1루를 향해 강하게 송구했다.


[다시 깊숙한 위치에서 타구를 잡아낸 이우진, 그대로 점프한 상태에서 1루로 송구합니다. 아웃! 그대로 아웃 되는 타자 박동수. 유격수 이우진의 멋진 수비로 무사 2루의 위기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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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복귀전(1). +1 24.09.05 759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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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계약(2). +1 24.09.04 795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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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첫 시합(3). +1 24.09.03 824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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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첫 시합(1). +4 24.09.02 852 19 11쪽
5 보상. +1 24.09.02 872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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