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야구부터 메이저리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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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8.31 14:45
최근연재일 :
2024.09.19 20:1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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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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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복귀전(3).

DUMMY

역시 위기 다음은 좋은 기회가 오는 것일까?

이어지는 6회 말 공격에서 우리 팀 타자들은 오랜만에 기세를 올렸다.


따악.


[4번 타자 전준욱의 타구가 3루수 옆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페어! 3루에 있던 주자가 그대로 홈으로 들어오고, 1루에 있던 주자도 홈을 파고듭니다. 슬라이딩하는 고성민, 세이프입니다! 주자일소 2루타. 전준욱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가는 LD 블리츠입니다.]


7회 초 수비에서 상대 팀의 공격을 다시 무실점으로 막아낸 우리는 7회 말 공격에 나섰다.

그리고 나는 2사 2루의 상황에서 복귀 후 첫 타석에 서게 되었다.


[오늘 좋은 수비를 보여준 이우진, 득점 기회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서게 됩니다.]


[마운드에 있는 정수영 투수는 오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의 구위가 괜찮거든요. 이우진 선수는 몸쪽이 약하기로 소문난 타자니까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로 몸쪽을 공략하는 게 효과적일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우진 선수는 역으로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에 잘 대처해야겠죠.]


타석에 들어서서 발로 바닥을 고르던 나는 머릿속으로 아이템 사용을 고민했다.


‘파워업을 써?’


복귀 후 첫 타석이니 나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2사 2루에 6:2의 상황이다.


그러니 팀을 위해서는 추격하는 흐름을 그대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베스트였다.

그래서 나는 아이템 사용을 자제했다.


‘일단 아이템은 아끼자. 지금 상황에서는 장타가 필요 없어. 짧은 안타라도 나오면 2사 상황이라 주자의 스타트가 빨라 무조건 홈까지 들어올 거야. 그러니 확실하게 컨택해서 안타를 노리자. 그게 베스트야.’


[포수의 사인에 고개를 끄덕인 정수영, 2루 타자를 한 번 쳐다본 후 공을 던졌습니다!]


이내 투수가 공을 던졌다.

그리고 곧바로 코스와 구질 파악이 가능했다.


‘몸쪽 직구다!’


예상했던 대로의 공이었기에 나는 곧장 배트를 돌렸다.

그리고 이때 신기하게도 새벽 훈련 때 들었던 김정근 감독님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야구는 기록 스포츠다. 그리고 멘탈 스포츠다. 훈련 하루 열심히 했다고 바뀌는 건 없다. 매일 흘렸던 땀이 너를 달라지게 한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강한 정신력이 더해져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니 충분히 땀을 흘렸다면 너를 믿어라. 그래야 칠 수 있다.’


‘저 자신을··· 믿겠습니다!’


따악.


[쳤습니다! 이우진 선수의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어 좌중간 펜스를 향해 굴러갑니다. 이 사이 2루 주자는 홈~인! 그리고 타자 이우진은 2루를 돌아서 3루로, 3루로, 세이프! 3루에 먼저 선착하는 이우진. 1타점 적시 3루타의 주인공은 바로 돌아온 이우진입니다!]


와아아아.


이우진, 이우진, 이우진, 이우진.


“하악, 하악.”


3루까지 전력 질주한 덕분에 숨이 너무 찼다.

그래서 힘겹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는데, 홈 관객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 것이 들렸다.


오싹.


순간 내 몸을 휘감는 전율은 내가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음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나도 모르게 환호하는 관중에게 답해주었다.


불끈.

와.


[환호하는 홈 관중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이우진 선수, 오늘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한 활약입니다. 6회 초 수비 때 정말 좋은 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았거든요. 그래서 LD 블리츠는 다소 일방적이었던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7회 말에서도 이우진 선수의 천금과 같은 3루타로 한 점을 추격하게 되었네요. 이제 두 팀 점수 차이는 3점입니다. 3점은 남은 이닝에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점수 차이입니다. 경기가 점점 더 재밌게 흘러가네요.]


아쉽게도 다음 타자인 박승옥 선배는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을 당했다.


[9번 타자 박승옥 선수는 범타로 물러납니다. 다음 이닝에 들어가는 양 팀 선수들, 잠시 광고 보시고 이어가겠습니다.]


“컷!”


피디의 외침이 있자 중계 중이던 이민수 캐스터와 민현기 해설 위원은 갑갑했던 헤드셋을 벗고 옆에 치워두었던 커피를 마셨다.


“아, 좋다. 그런데 다행이네요, 민 위원님.”


“뭐가 다행이야?”


“경기 초반부터 트리온 캣츠가 너무 일방적으로 앞서가기에 오늘 경기가 좀 싱겁게 끝나는 줄 알고 걱정했었거든요. 그런데 6회부터 LD 블리츠가 힘을 내니까 경기가 아주 흥미롭게 바뀌었어요. 중계할 맛도 나게요.”


“나도 놀랐어. 오늘은 반전 없이 캣츠의 완승으로 끝날 줄 알았거든. 그런데 나이스 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꿨어.”


조금 더워서 그런지 맨 넥타이를 조금 풀던 이민수 캐스터는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경기 흐름이 바뀐 나이스 플레이요? 어떤 플레이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야 당연히 6회 초에 있었던 이우진의 멋진 수비 장면이었지. 이미 여러 번 말했지 않나?”


“아, 저도 그거 보고 놀랐어요.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나 볼만한 장면인데··· 국내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하다니··· 정말 놀랐어요.”


“메이저리그? 거기서도 못 잡을 만한 강한 타구였어. 그런데 이우진이 그런 타구에 순식간에 반응해버린 거지. 그리고는 넘어진 상태로 2루수에게 토스했잖아. 나는 이 장면을 보고 소름이 확 끼쳤어. 이우진이 쉽게 해서 그렇지 이게 정말 어려운 플레이였거든.”


“그러면 캣츠는 이우진 선수 때문에 한 점을 잃은 거네요.”


“그렇지.”


“그러면 그게···”


그렇게 두 사람이 잠시 수다의 세계에 빠지려던 찰나, 때마침 메인 피디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중계 바로 들어갑니다. 중계진, 스탠바이 해주세요.”


“네.”


“자, 광고 끝나기 10초 전. 10, 9, ···, 3, 2, 1, 중계 스타트.”


[자, 8회 초 수비에 나서는 LD 블리츠, 이태형 감독은 투수를 교체합니다. 추격하는 분위기니까 이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겠다는 뜻이겠죠?]


[그렇습니다.]


8회에는 두 팀 모두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9회.

먼저 공격에 나선 트리온 캣츠는 1사 만루의 기회를 다시 더블플레이로 날려버리게 되었다.


딱.


[문성준의 타구를 유격수 이우진이 잡았습니다! 가까운 3루로~ 아웃, 그리고 다시 1루로~ 아웃입니다! 더블플레이! 절호의 득점 기회를 더블플레이로 날리는 트리온 캣츠입니다!]


아.


트리온 캣츠 팬들은 안타까움에 비명을 질렀다.

3번 타자 문성준이 제대로 맞은 타구가 잡혔기 때문이다.


[또 이우진입니다. 캣츠 팬들은 오늘 이우진 선수가 너무 밉습니다.]


[하하, 그렇겠네요. 어쨌든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LD 블리츠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번의 공격. 과연 이 한 번의 공격 기회에서 역전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자, 역전 가자!”


“역전 가자!”


그러나 트리온 캣츠 벤치에서는 블리츠 팬들의 헛된 바람을 없애버리려는 듯 그들이 가진 최강의 패를 곧장 꺼내었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트리온 캣츠의 특급 마무리 투수인 유영환입니다.]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크게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가 장기인 유영환은 소위 말하는 잘 긁히는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차이가 큰 투수였다.

그리고 오늘은 블리츠 팬들에게는 애석하게도 잘 긁히는 날이었다.


퍼억, 스트라이크 아웃.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하고 마는 빅토르 레이예스. 애석하게도 삼진으로 물러납니다.]


퍽, 스트라이크 아웃.


[LD 블리츠의 4번 타자 전준욱, 바깥쪽 꽉 찬 포심 패스트볼에 삼진 콜을 한 심판을 어이가 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타자가 보기에는 충분히 볼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는 절묘한 코스였습니다.]


아.


안타까움에 터져 나오는 탄성.

역전하기를 바라던 홈 관중의 아쉬움이 만들어낸 소리였다.


9회 말 2사에 주자가 없는 상황.

기대했던 3번과 4번 타자가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난 상황이라 경기는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오늘 경기를 절대로 예상대로 흘러가게 둘 마음이 없었다.

다시 의외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퍽.


[힛 바이 피치, 투수가 던진 공에 타자가 맞았습니다. 유영환 투수가 계속 손을 까닥거리는 것을 보니 던질 때 공이 손에서 빠진 거 같습니다.]


[그런 거 같네요. 어쨌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블리츠 타자들은 유영환 선수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어야 해요. 그래서 루상에 주자를 채워야 합니다.]


2사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태형 감독은 여기서 승부수를 띄웠다.


“야, 최태정. 대타로 나가.”


“네?”


“왜 싫어? 다른 선수 내 보내?”


“아, 아닙니다, 감독님. 대타 최태정 출동합니다.”


갑작스러운 감독님이 호명에 태정이는 화들짝 놀라며 출전을 준비했다.

나도 혹시 모를 타석에 대비하여 몸을 풀고 있었기에 대타로 출전하는 태정이를 눈으로 응원했다.


‘잘 할 수 있지?’


‘당연하지.’


나는 속으로 꽤 괜찮은 대타 선택이라 생각했다.


‘태정이는 선구안이 좋고 끈질긴 녀석이야. 그러니 절대 쉽게 아웃당하지는 않을 거야.’


태정이는 그런 나의 예상대로 10구가 넘도록 아웃을 당하지 않았다.


따악.


[다시 파울입니다. 어느덧 카운트는 풀카운트, 유영환 선수의 슬라이더를 끈질지게 커트합니다.]


마운드에 있던 상대 투수의 얼굴에서 서서히 짜증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좀처럼 죽지 않는 타자의 끈질김에 조금씩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흥분한 그는 결국 실투를 하고 말았다.


퍽, 볼.


[아, 볼넷입니다. 이로써 2사에 1, 2루의 득점 기회를 맞는 LD 블리츠입니다. 그리고 타석에는 블리츠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나상협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다음 타자는 팀에서 제일 기대하는 유망주 나상협이었다.

내가 봐도 부러울 정도의 부드럽고 빠른 스윙이 장점인 선수였는데, 나는 그가 어떻게든 살아나가 공격을 이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초구를 노려. 투수는 지금 같은 상황이면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시작하고 싶을 거야.’


유영환은 나의 짐작대로 초구에 몸쪽 포심패스트볼을 구사했고, 타자인 상협이는 나의 기대에 부응했다.


따악.


[안타입니다! 2루에 있던 주자가 홈으로, 홈으로, 홈인입니다! 이로써 6:4. 두 점 차이로 쫓아가는 LD 블리츠. 그리고 이어지는 타석에는 오늘 좋은 수비는 물론이고 좋은 타격까지 보여주었던 이우진 선수입니다.]


“후~”


나는 긴장감을 느끼며 타석에 섰다.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는 네 공을 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누가 들으면 무슨 소리냐고 할 정도의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오늘은 물론이고 선수 생활 통틀어 한 번도 대결한 적이 없는 유영환이었는데, 그런 투수에게 이번에는 다를 거라니···


그러나 나는 헛소리를 한 것이 아니었다.

운명의 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제 시물레이션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했고, 하필 그 대상이 유영환이었다.

즉, 가상이지만 세 번이나 대결해 내가 모두 범타로 물러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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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복귀전(1). +1 24.09.05 759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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