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수상한 스테이지 기억상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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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h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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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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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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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_우우웅

DUMMY

“혀, 형님··· 저기 저 도시가 다음 스테이지의 장소인 것 같습니다···”



험상궂은 인상의 남성이 말했다.



키가 크진 않지만 다부진 체격과 위압감을 선사하는 얼굴. 그리고 몸 구석구석에 나 있는 흉터는 그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였다.



그런 남성이 지금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앞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건넨다.



“저··· 저 쪽으로 가시죠.”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 시선의 끝에는 새빨간 머리의 거구의 남성이 있었다.



해왕파의 지태현.


그는 서울의 뒷세계를 주름잡는 조직의 행동대장이었다.



꿀꺽.



서울에서도 아주 작은 조직에 잠시 몸을 담은 경험이 있던 남성, 이건우는 그런 지태현이 두려웠다.


새빨간 머리와 눈.


190이 넘는 신장과 옷을 입었음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우락부락한 신체는 종종 들려오던 그의 명성이 그저 허풍에 불과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나도 눈이 있다, 건우야.”



“예? 아··· 그 죄송합니다.”



지태현은 뒤를 돌아본 채 미로 밖으로 하나 둘 걸어 나오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서른 명 정도의 사람들.



그들은 지태현의 뒤를 따라 미로를 탈출하게 된 사람들이었다.



그들 중 이건우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평범한 일반인들이었지만, 지태현 탓에 무리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들의 머릿속엔 여전히 아까 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장면이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미로 속에서 갑자기 그들에게 나타난 거미 괴물은.



-어어억. 저게 뭐야!


-도망쳐!!



혼란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즉시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괴물의 공격은 그들에게 닿지 않았다.



슈욱.


퍽.



지태현이 그 앞으로 한 명의 남성을 밀어 던졌기 때문이었다.



-끄아아아악!



당연하게도 그 남성은 금방 목숨을 잃었다.


신체 부위 하나하나를 뜯겨가며 잔인하게 말이다.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은 두려움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장면의 원인이었던 지태현은 그렇지 않았다.



거미 괴물이 식사를 다하자 지태현은 홀로 괴물을 함정으로 유인하였고, 결국-



-덜컥.


-키야아아악!



내려 앉는 바닥 밑으로 떨어뜨릴 수 있었다.



이건우는 그런 그를 보며 생각했었다.



미친놈이라고.


심기를 거슬러서는 하등 좋을 것 없는, 진짜 미친놈.



“건우야, 미끼들은?”



지태현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 저 뒤에 오고 있습니다. 아직 멀쩡하네요.”



“그래?”



씨익.



지태현은 험악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의 시선 끝에는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과 그녀의 품에 안긴 어린 여자 아이가 있었다. 둘은 자매로 보였다.



지태현의 시선에 언니로 추정되는 여성은 날이 선 눈으로 그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상태가 최상이네 아주. 혹시나 함부로 건들지는 말아라. 앞으로 미끼로 쓰일 데가 많을 테니.”



“예.”



지태현은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폐허의 도시를 향해.





***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머리에 젖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 있던 유나가 갑자기 물어왔다.



지잉. 탁.



“뭐가?”



드라이기의 전원을 끈 도하는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유나를 돌아보았다.



“아니··· 뭐.”



유나는 침대에 슬쩍 걸터 앉고는 허공에 발을 휘저었다.



도하는 그런 유나의 모습을 보았다.



반쯤 감긴 눈.


앙 다문 입술.


전체적으로 뾰로통한 표정.



게다가 결정적으로···



지잇.



내 눈도 못 마주치고 자신의 발끝만 바라보는 저 시선까지.



뭔가 불만이지만 나에게 말해도 잘 몰라줄 것 같을 때 짓는 표정이다.



서유나 절친 14년 경력인 도하는 이 정도는 손쉽게 알 수 있었다.


눈 감았다 뜨는 것만 봐도 유나가 지금 배가 고픈 건지 졸린 건지 척 보면 척 아는 도하였다.



물론 가끔가다, 어쩌다 한 번씩, 의미를 해석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유나였지만 그건 정말 어쩌다 한 번일 뿐이라고, 도하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전히 발끝만 보고 있는 유나.



도하는 답답한 마음에 입을 열었다.



“말해. 말을 해야 알지.”



도하의 말에 유나는 찌릿-하고 도하를 째려보았다.



‘말해도 모르면서.’



-라고 생각하는 표정이다.



도하는 숨을 내쉬었다.



후우.



“일단 말해봐.”



타이르는 듯한 어조에 유나는 우물쭈물하더니 이내 말을 꺼낸다.



“서하라는 사람··· 좀 이상하지 않나 해서···”


“어떤 부분이?”


“···좀 과하게··· 친절하다고 해야 하나.”


“···”


“아니···! 그··· 왜··· 그러나 싶어서.”



도하의 침묵에 조금 더 빨라진 템포로 유나가 말을 이었다.



“그렇잖아. 초면인데도 미로 앞에서 여기 도시까지 두 명을 들쳐 맨 상태로 오고! 살갑게 음식도 내어주고! 치료약도 아마 분명 귀한 물건일 텐데, 본인이 쓰려고 아껴 놓는 게 당연한 일이었을 텐데 우리한테 다 써주고···! 그리고 그 사람은 혼자인데, 혼자 그 미로를 다 돌파하고 살아남았다는 것도 좀 이상하고. 그리고 또! ···또······!”



속사포로 말을 뱉어내던 유나는 금방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유나는 도하의 표정을 보았다.


도하는 옆을 보고 있었으나, 옆얼굴만으로도 유나에게는 그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또, 그 표정···’



평소엔 아무에게나 살갑게 잘만 하면서.


내가 이상한 말을 한다 싶으면 꼭 저런 차가운 무표정을 짓는다.


지겹다는 듯··· 지친다는 듯···



마치 우리가 남인 것처럼. 남이야··· 맞긴 하겠지만.


아니, 우리가 남인가··· 우리가··· 그저 서로가 서로에게 타인에 해당하는 그런 관계인가···



꾸욱.



유나는 울컥 솟아오르는 감정에 입술을 더 세게 다물었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나는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너와 나를, 우리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절대 쉽게 쉽게 하는 말이 아닌데 나는.



너는 내 기분을 몰라준다.


나의 말을 오해하고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인 양 외면한다.



도하의 무표정이 오늘따라 더 미운 유나였다.



“몰라. 못 들은 걸로 해. 나 잘 거니까 방해하지마.”



유나는 재빨리 침대에 올라 이불을 덮고는 도하에게 등을 보였다.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가리기 위함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평소처럼 장난이라도 좀 쳐주었으면 좋겠건만.



야속하게도 그 어떠한 말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유나는 서글픈 마음을 품은 채, 금방 잠에 들었다.





······





쿠우우웅.


“···!”



꿈에서 들려온 소리일까.



도하는 잠에서 깨어났다.



도하는 두리번거렸다.



침대의 오른편에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잠을 자고 있는 유나가 있었다.



울다가 잠에 든 걸까.


눈물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



도하는 말없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쏴아아.



연거푸 세수를 한 도하는 거울을 보았다.



“···”



슬쩍.



이마를 덮은 머리칼을 들추자 날카로운 것에 베인 듯한 흉터가 큼지막하게 나 있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흉터.



-이 씨발 새끼야!



아직 그리 멀지 않은 기억이 머릿속으로 또다시 재생된다.



눈을 감으면, 그 날의 잔상이 검은 화면 위로 겹쳐져 온다.



도하는 이마의 흉터를 매만졌다.



이미 다 아문 지 오래되어 고통이 느껴질 리 없는 흉터가 저릿하게 느껴져 왔다.



유나를 처음 보았던 날을 떠올렸다.



14년 전 그녀의 모습.



그녀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펑펑 울고 있었다.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 나라를 잃기라도 한 듯.


그 울음은 쉽사리 그치지 않았다.



아마 그 날의 기억이 아직도 너에겐 상처로 남아있는 것이겠지.



그래서 서하 형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내어주지 못하는 걸 거야.



하지만, 난 네가 알았으면 좋겠다.



모든 어른들이 믿음직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믿을 만한 사람이 이 세상에는 꽤나 존재한다고. 단지 너와 내가 지금껏 그런 사람을 겪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후우.


탁.



도하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거울에 반사된 바깥을 보았다.



잠들기 전과는 달리 꽤나 어두컴컴해진 바깥이었다.



그나저나 서하 형이 잠깐 나갔다 온다고 했었는데.



다시 돌아오셨나.



그때 도하의 눈에 거울에 반사된 누군가가 보였다.



서하 형인가 싶어 도하가 반갑게 인사하려던 그 때였다.




-우우웅. 우웅?




난생 처음 들어보는 듯한 높은 소리.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고 몸이 경직된다.



처음 듣는 소리였지만 도하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저 거울 속에 비친 새하얀 형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도하는 고개를 돌려 그것을 마주하였다.



그것은 괴물.


눈코입이 존재하지 않는 새하얀 괴물.



눈코입이 없음에도 화장실 문 밖에 서 있는 그것이 기괴하게 웃고 있다는 것을 도하는 알 수 있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소름돋는 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입이 꿈틀댔다.





***





「스테이지의 히든 스팟(Hidden Spot)을 찾았습니다.」



「아이템을 획득하였습니다.」



——————

▷ 「일반 권총」


-탄이 존재하지 않는 일반적인 권총입니다. ‘마탄(魔彈)‘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게이머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이걸로 벌써 3개째.’



‘일반 권총’, ‘녹슨 단검’, ‘강화티켓x1’.


서하가 지금껏 ‘히든 스팟’을 통해 얻은 것들이었다.



대문자 H는 아무래도 Hidden의 약자였나 보다.



서하는 상태창에 딸린 아공간 인벤토리를 열어 그 곳에 아이템을 집어넣었다.



이런 저런 아이템들을 얻은 것은 무기나 음식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튜토리얼 스테이지의 상황에서 행운이라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강화 티켓’.



이것은 첫번째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나서야 받을 수 있었던 클리어 보상 중 하나였다. 이 또한 행운이다.



이 티켓은 나중 가면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워질 것이기에.



능력치 성장이 멈춘 경우에도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으며 스킬에 사용하면 스킬의 질 또한 올라간다.



사용하기에 따라 엄청난 효율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인 것이다.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



이 도시 전체에 남아 있는 히든 스팟은 총 12개이다.



조금은 빠듯할 지 모르는 시간이지만 할 만하다고 서하는 생각했다.



들려와서는 안 되는 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

「튜토리얼 스테이지 2」


-‘폐허의 도시’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켜라.


제한시간: 20시간


보상: 공적치에 따른 추가 보상


실패 시: 사망

+



「사망자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튜토리얼 스테이지 1’을 클리어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튜토리얼 스테이지 2‘를 앞당겨 진행하겠습니다.」



“뭔··· 개소리야.”



서하는 멍한 표정으로 알림창을 바라봤다.



-우우웅.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서하는 고개를 돌렸다.



2m가 넘는 체구.


길고 뾰족하게 뻗은 팔다리.


온몸이 새하얗고 얼굴엔 눈코입도 없이 매끈한 피부만이 존재한다.



-우우우웅?



황黃색의 마수.


백귀白鬼였다.



콰-

-창.



휘둘러진 팔.


일순간 커다란 굉음과 함께 백귀는 건물 외벽에 처박혔다.



서하는 커다래진 눈으로 그 사체를 확인했다.



“놀랐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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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9화_폐허의 도시 24.09.18 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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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7화_멀쩡한 옷 24.09.14 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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