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질풍록(北斗疾風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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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강™
작품등록일 :
2024.09.06 09:10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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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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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서문

DUMMY

序文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라는 작가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英雄의 條件>이라는 작품에서였다.

70년대에 번역된 일본 시대물이었는데 번역한 분에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문장이 생경하고 표현이 이질적이라 읽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읽게 되면 단숨에, 끝까지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그것은 전적으로 사카모토료마(板本龍馬)라는 주인공의 개성을 감칠맛 나게 살려낸 시바료타로의 탁월한 재능덕분이었다.

나중에야 이 작품의 원작이 <언덕 위의 구름> <메이지 유신>등과 함께 시바료타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료마가 간다!>였음을 알게 되었다.

<네무리교시로>나 <미야모토무사시>같은 일본의 각종 사무라이소설도 상당히 섭렵했던 처지에 <료마가 간다!>에 심취했던 이유는 주인공 사카모토료마가 전형적인 일본인으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막부(幕府)말엽에 실제로 존재했던 개화파의 선구자 사카모토료마가 정말로 시바료타로의 작품 속의 인물처럼 그러했는지는 나로선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괜히 충성이 어떻고 의리가 어떻고 하는 낯간지러운 명분을 내세우지도 않고, 또 기존의 도덕율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그려진 사카모토료마는 통쾌하고도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그 이후로 난 시바료타로의 팬이 되었으며 그의 작품은 거의 다 섭렵하게 되었다.

몇년전 고인이 된 시바료타로는 일본에서는 국사(國師)로 여겨질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사기(史記)를 지은 사마천(司馬遷)을 존경하여 필명을 사마요태랑(司馬遼太郞)으로 했다는 일화가 있을만큼 시바료타로는 역사소설을 씀에 있어서 객관적인 시선과 균형감각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양식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일본사람이다. 태생적으로 황국사관(皇國史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숙명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일본인의 우수성과 일본문화의 치열한 속성을 예찬하고 자긍을 느끼고 있음이 그의 작품 도처에 배어있다.

열린 영혼의 소유자이며 스스로 리버럴리스트를 자처했던 시바료타로조차 이성(理性)으로 억누르지 못하는 감정(感情)의 폭주로 인해 깊이 숨겨두었던 내심의 일각을 들어낸 사건이 있다.

1970년 11월 25일, <금각사> <청춘의 문>등을 써서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우익소설가 미시마유키오(三島由紀夫)가 도쿄에 자리한 육상 자위대 동부 지부에 난입하여 사령관을 인질로 잡고 천황제의 부활과 군국주의의 재건을 위해 자위대가 궐기할 것을 촉구하다가 실패하자 할복자살했었다.

시바료타로는 사무라이식으로 할복자살함으로써 일본 보수 극우파들의 우상이 된 미시마유키오의 행위를 열렬히 칭송했으며 이 사건은 그의 사상의 근원이 어디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고의 틀이 이럴진대, 그가 쓴 작품 저류에 단지 시대의 요구와 역사의 흐름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선조들이 다른 민족이나 문화에 끼친 해악과 손실을 간과한 면이 적지 않음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조선침략이나 만주 괴뢰국을 세운 일, 중국을 침탈하여 숱한 살상을 저지른 일등이 역사의 도도한 격류에 휩쓸린 일본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또는 정책을 담당한 일부 고위층의 죄악정도로만 치부되는 데에는 피해당사자의 한명인 우리로서는 거부감이 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답잖은 무협소설이나 쓰시면서 왠 장광설이냐고 조소하실 분들도 있으리라.

결론부터 밝히자면 이 작품 <질풍록>의 제목을 시바료타로의 어느 작품에서 차용해왔기 때문이다.

<달단질풍록(韃靼疾風錄)>이 바로 그것이다.

달단이란 말은 서양에서는 타르타르, 중국에서는 사납고 야성적인 북방기마민족에 대한 총칭이다.

달단질풍록의 주인공도 물론 일본인이다.

하지만 그 배경은 시바료타로의 여타작품과 달리 드넓은 만주와 몽고초원, 그리고 중국대륙이다.

시대배경은 명(明), 청(淸) 교체기로써 여진족이 중국대륙을 정복해가는 과정을 일본에 표류한 여진족 공주를 본국으로 호송해간 히라도(平戶)의 젊은 사무라이 <쇼오스케>의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시바료타로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그리 장편은 아니지만 달단질풍록은 그 어떤 작품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내게 심어주었다.

그날 이후로 역사를 차용하여 달단질풍록에 필적할만한 대하장편의 무협소설을 쓰고 싶은 갓잖은 욕망이 내 가슴속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이 작품은 명나라의 어떤 역사적인 사건을 빌려와 확대 재구성한 것이다.

물론 역사적인 사건이나 실존했던 인물을 구구절절 묘사하여 독자여러분을 짜증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질풍록은 그저 무협일 뿐이고, 기정(奇情)과 협의(俠義)를 근간으로 하는 무협의 속성과 정신을 단 한시도 잊지 않고 썼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부디 일독하시고 부족한 점에는 따끔한 일침을 가해주시기를 간구하는 바이다.


엄동(嚴冬)의 초엽에 우매한 필부 와룡강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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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 19 장 미녀각기검(美女刻器劍) NEW 13시간 전 106 4 12쪽
20 제 18 장 사자검의 비밀 24.09.17 17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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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 16 장 절벽에 숨겨진 문 24.09.15 213 4 12쪽
17 제 15장 그릇 깎는 미녀 24.09.14 217 3 11쪽
16 제 14 장 연못에서 건진 검(劍) 24.09.13 227 2 12쪽
15 제 13 장 요동치는 정세 24.09.12 223 4 12쪽
14 제 12 장 지극한 정성 24.09.12 231 5 12쪽
13 제 11 장 싹트는 연정 24.09.11 244 5 13쪽
12 제 10 장 절지(絶地)에 갇히다. 24.09.06 265 5 12쪽
11 제 9장 가슴 떨리는 치료법 24.09.06 287 2 12쪽
10 제 8 장 신비한 계곡 24.09.06 247 3 12쪽
9 제 7 장 진법에 빠진 두 남녀 24.09.06 236 4 12쪽
8 제 6 장 같은 말(馬)을 탄 원수 24.09.06 233 3 12쪽
7 제 5 장 말괄량이의 가출 24.09.06 252 2 12쪽
6 제 4 장 떠버리 기재(奇材) 24.09.06 290 3 12쪽
5 제 3 장 독안룡(獨眼龍) 24.09.06 308 5 12쪽
4 제 2 장 사로잡힌 거물 24.09.06 387 5 13쪽
3 제 1 장 오수부동(五獸不動) 24.09.06 606 7 13쪽
2 서장 눈알을 뽑고 복수를 맹세하다. 24.09.06 678 9 4쪽
» 서문 24.09.06 755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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