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헌터의 무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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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경고
작품등록일 :
2024.09.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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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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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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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잠룡

DUMMY

“으윽!”


위지천은 온몸이 떡이 되도록 두들겨 터진 고통을 느끼며 눈을 떴다. 의식이 돌아오니 그날의 대결이 떠오른다.


‘마지막엔 악으로 깡으로 버텼지!’


막힌 혈이 풀리는 과정에서 상쾌함과 시원함을 느꼈으나, 통증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거기다 추궁과혈이 끝난 시점부터 당한 공격은 고스란히 상처가 되었다. 남자가 아프다고 질질 짤 수는 없기에 꿋꿋하게 참으며 버텨냈던 위지천이다.


자신의 몰골이 엉망인데도, 위지천은 웃음이 나오려 했다.


‘어쨌든 천년 하수오의 약기를 온전히 흡수했고, 내공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어! 무엇보다 가장 기쁜 건 제대로 된 친구를 얻었다는 사실이지. 이번에 아주 제대로 남는 장사를 했어.’


복부 주변의 단전에 자리한 든든한 기운의 덩어리가 느껴진다. 천년 하수오를 통해서 얻은 내공이다. 아버지의 도움을 통하지 않고 얻은 내공이라 기쁨의 가치는 대단히 컸다. 거기다 질풍검 사준혁이란 친구를 얻었다. 그는 음흉하지 않고 솔직하여 믿을 수 있는 자. 친구로 두면 평생 든든할 지기였다.


위지천은 자신이 얻은 결과를 생각하자 너무 즐거웠다. 몸은 여전히 아프지만 낑낑거리며 자리에 앉는다.


‘어, 어머니?’


몸을 일으키니 보인다. 자신의 침상 옆에서 엎드린 상태로 잠이든 상관지희의 모습이.


위지천의 어머니 역시 무공을 익힌 무인. 그녀는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는지 잠에서 깨어났다.


“내 새끼. 일어났구나. 몸은 괜찮아?”


밝은 미소를 지어주는 어머니. 위지천은 자신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걱정해주는 존재가 있었던 경험이 없어서 가슴이 뜨거워졌고, 눈시울도 벌겋게 달궈졌다.


“엄마는 왜 여기서 자요. 방으로 가서 편하게 주무세요. 저는 끄떡도 없다고요.”


위지천은 자신의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왜 여기서 자냐고 타박을 줬다.


“엄마를 알아보고 말도 씩씩하게 하는 걸 보니까 다행이다. 너 멀쩡한 거 봤으니까 엄만 이제 갈게.”


간다고 말한 상관지희는 일어서지 않고 위지천의 팔과 얼굴을 유심히 만지고 살폈다. 아들을 염려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흐른 자국이 선명하다.


“저 때문에 울었어요?”


위지천은 이 여자의 눈물을 자신이 만들었기에 미안하단 마음이 컸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하더니 사실이네. 신의께 멀쩡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도 눈물이 나지 뭐니. 나 주책이지? 그럴 거야.”


“신의께서 저를 진료했나 보군요. 종필이가 저를 업고 달리느라 고생 좀 했겠습니다.”


상관지희의 모습이 전혀 주책으로 느껴지진 않았으나, 위지천은 말을 돌렸다. 혹시라도 자신이 눈물을 보이는 상황이 생기는 건 싫어서다.


“너를 신의께 데리고 갔던 건 준혁이야.”


“아- 그렇군요.”


위지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준혁이라면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으니까.


‘괜히 부끄럽네.’


새로 생긴 친구 앞에서 알량한 자존심을 부렸다. 조용히 지켜보다 자신을 살펴준 그의 섬세함을 들으니 조금은 부끄럽다.


“남자끼리 좀 싸우다가 다쳤을 뿐인데, 어찌나 미안하다고 하는지... 네 아버지랑 그 녀석을 달래느라 고생 좀 했단다.”


“이번에 사귄 녀석인데 호전적이긴 해도 은근 정이 많더라고요.”


“그이도 준혁이가 마음에 드나보더라. 물론 나도 마음에 들고. 좋은 친구가 생겨서 엄만 기쁘구나.”


“준혁이라면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상관지희는 좋은 친구를 사귀는 아들 위지천이 대견하여 따스한 눈길로 손을 잡고 쓰다듬었다.


“네가 고생이 많구나. 엄마가 더 뛰어난 무재로 태어나게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왜 본인 탓을 해요. 제가 부족한 건 오직 제 탓이에요. 미안해도 제가 미안해야 하니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어머니.”


“우리 아들 이제 보니까 진짜 다 컸네. 내가 너무 어리게만 봤어.”


상관지희의 눈에는 결국 눈물이 맺혔다. 괜히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공존할 때, 아버지인 군자검 위지웅이 들어왔다.


“아버지. 왔어요?”


위지천은 일부러 큰 목소리로 그를 맞이했다.


“어. 그래. 일어났구나. 근데 너는 인마! 왜 엄마를 울리고 그래!”


“그, 그게... 그러니까 말이에요.”


“누가 울었다고 그래요!”


“아닌가? 내가 잘못 봤나 보군. 허허.”


위지웅은 사람 좋은 얼굴을 보이며 분위기를 밝게 전환했다. 그러다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말한다.


“너는 이 녀석아. 추궁과혈이 필요했으면 이 아비를 찾아왔어야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가능한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위지웅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려는 아들이 대견하여 기쁨의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주의를 주는 말도 빼먹지는 않았다.


“이번엔 운이 좋았던 거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거라. 알겠지?”


“앞으로도 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아버지.”


“이놈이 알았다는 말은 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만 하네.”


“그거야 당신이 너무 물러서 그런 거죠. 이럴 땐 따끔하게 혼을 내세요.”


아들이 위험한 건 싫은지 상관지희는 처음으로 남편 위지웅의 편에 섰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다고! 엄마하고 아빠는 도대체 몇 번이나 여길 오가는 거야!”


위지미연이 툴툴거리며 내부로 들어온다.


위지천은 초조한 기색의 여동생을 보고는 바로 알아차렸다.


‘그걸 다 알아 차릴 정도면, 너도 그만큼 들락거렸다는 소리잖아.’


위지천은 두 팔을 벌리며 동생을 불렀다.


“귀여운 내 동생아. 이 오빠가 걱정돼서 왔어? 이리와. 끄떡도 없다는 걸 보여주마.”


“뭐래! 흥. 괜찮은 거 봤으니까 나는 갈게.”


위지미연은 위지천의 멀쩡한 모습이 확인되자, 밝은 얼굴을 재빨리 감추기 위해 몸을 돌렸다.


‘가족. 이런 게 가족이지.’


위지천은 자신을 SSS급으로 만들어주던 위대한 스킬이 현재 하나도 없음에도 여기가 좋았다.




**




가만히 있으면 나태해지기 쉽고 몸은 금방 굳어진다. 위지천은 조금 욱신거린다는 이유로 누워만 있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는 위지세가의 연무장으로 나와 본격적으로 몸을 풀었다.


‘몸을 쓰기 전에는 사전 준비가 중요하지.’


헌터의 세상이 되고, 몸을 푸는 방식은 과학에 근거를 두고 빠르게 진보했다. 요가를 베이스로 온갖 방식이 섞였으나 몸을 푸는 효과는 그만큼 우수하다.


‘영약이 몸에 퍼진 탓인가? 훨씬 유연한 동작도 가능해졌어.’


이제 내공이 생겼다. 드디어 무공을 펼치는 일이 가능하다는 거다.


무공이 근육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모르는 위지천은 최대한 꼼꼼하게 몸을 풀어나갔다.


“너의 몸을 푸는 방법은 이 아비의 눈엔 특이하게 다가오는구나.”


조용히 나타난 군자검 위지웅. 그는 아들 위지천의 스트레칭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아버지의 눈에 비친 저의 몸을 푸는 방식은 어떻습니까?”


위지천은 궁금했다. 헌터들의 스트레칭을 바라보는 빼어난 무인 위지웅의 견해가.


“제법 효율적으로 보이는구나. 어디서 배웠는지 물어도 되겠느냐?”


‘학원에서 돈 주고 배웠습니다.’ 이게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렇게 진실을 말할 수는 없다.


“제가 성격이 게을러서 근육을 효율적으로 풀 방법을 찾다가 스스로 고안을 했습니다.”


“저, 정말이냐?”


위지웅은 몹시 놀라며 아들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제가 아버지를 속여서 뭐하겠습니까.”


“으음. 어쩌면 이 아비가 아들의 무재를 몰라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분명한 극찬이다. 위지천은 아버지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졌으나, 자신이 만든 것은 아니기에 부끄러운 마음도 함께 생겼다.


“고작 몸을 푸는 방법일 뿐입니다.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아니다. 몸을 푸는 건 기본이지. 이 기본이 부실한데도 강한 고수란 존재하지 않는다.”


“갑자기 왜 저를 띄우고 그러세요. 부담되잖아요.”


“그만큼 네가 몸을 푸는 방식이 이 아비에겐 파격으로 다가왔다는 걸 말하는 거다.”


위지웅은 사람이 좋으나 무공에는 진심이다. 그가 극찬을 하니 정말로 이 방식이 무인에게도 효율적인지 궁금해진다.


“그렇게 괜찮습니까?”


“넌 천년 하수오를 흡수하여 내공이 일갑자를 상회한다. 그 힘만으로도 능히 일류를 능가하는 수준이지. 부실한 기본마저 이런 독창적인 방법으로 차곡차곡 채워나간다면 능히 절정에 도달할 터. 이 아비는 너의 미래가 기대되는구나.”


“전 아직 한참이나 멀었습니다. 아버지.”


“조금 늦는다고 계속 늦는다는 법은 없지. 조금 늦어도 끝에 도달하면 가장 빠른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 아비가 언제나 너를 도울 테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여라.”


“안 그래도 부탁하려던 게 있었는데 참으로 잘 됐습니다. 아버지.”


위지천은 도움을 요청하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위지웅에게 부탁을 꺼냈다.


“그, 그래? 이, 이렇게 빨리 부탁을 말할 줄은 몰랐구나. 아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돈이 들어가는 건 아니지?”


“제가 설마 또 천년 하수오 같은 걸 구해달라고 하겠습니까! 저 그렇게 양심이 없는 아들은 아닙니다.”


“허허. 다행이구나. 어디 말하여 보아라.”


돈이 들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긴장했던 위지웅의 표정이 밝아진다. 위지천은 그의 모습에서 이 몸이 세가의 돈을 많이도 날려먹었음을 느꼈다.


“저의 가장 우선 목표는 아버지처럼 멋진 무인이 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가 도달한 무공의 경지를 직접 보고 싶습니다.”


“내가 네 목표라고?”


“아들이 아버지를 능가하는 일보다 더욱 큰 효는 없다고 믿기에 제 우선 목표로 정했습니다.”


“훌륭하구나. 허나, 많이 어려울 거다.”


“아버지껜 죄송하지만 그리 길진 않을 겁니다.”


위지천은 당당하게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


“네게서 이런 패기를 보다니! 지난달에 했던 아들 걱정이 부끄러워지는군. 이제부터 잘 봐야 한다. 아들. 이것은 네가 넘어서야 할 이 아비의 힘이다.”


엄살이나 부리며 쉽게 갈 궁리만 하던 게으른 아들이 드디어 진득하게 무공에 접근하려 한다. 없던 힘도 생겨날 상황을 맞이한 군자검 위지웅은 아들을 위해 기꺼이 검을 뽑았다.


‘아들아. 이 아버지가 분명하게 보여주마. 네가 나를 능가하려면 늙기 전까진 어림도 없다는 걸.’


군자검 위지웅은 아들 위지천의 앞에서 모든 신경을 집중하며 위지세가의 무공을 선보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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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진짜 잠룡이 되는 시간 24.09.18 4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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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의 잠룡 24.09.16 58 0 11쪽
7 질풍검 (3) +1 24.09.15 58 1 12쪽
6 질풍검 (2) 24.09.14 59 1 12쪽
5 질풍검 24.09.14 73 3 12쪽
4 죽었어야 정상 24.09.13 84 2 11쪽
3 나의 가족 24.09.12 92 3 12쪽
2 하산 준비 24.09.11 108 2 11쪽
1 무림에 왔다 24.09.10 14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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