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흡수로 최강의 헌터가 된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fanove
작품등록일 :
2024.09.13 20:12
최근연재일 :
2024.09.18 19:3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95
추천수 :
3
글자수 :
41,289

작성
24.09.13 20:14
조회
137
추천
3
글자
11쪽

유승호, 헌터 되다

DUMMY

“하, 거참. 그렇게 우울해한다고 뭐 바뀌냐? 얼굴 좀 펴라.”


협회 인사 담당, 서현성은 오랜 친구의 빈 잔을 채웠다.

일 좀 일어났다고 죽상인 게 마음에 안 들었지만, 다그친다고 풀어질 사람은 아니었다.


공략팀 대장이라는 놈이···.


“탈주가 뭐 한두 번도 아니고, 잘 넘어갔잖아. 잔 받아. 그리고 애초에 너희 잘못도 아닌데.”

“한두 번은 그렇지. 네 번이면 우리 잘못이고.”


강준성이 무기력한 얼굴로 술잔을 비웠다.

입안에 남는 씁쓸한 맛은 비단 술 때문만은 아닐 것이었다.


“그만둘까.”

“또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한다. 쌉소리 하지 말고 잔 받아.”


준성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또 한 번 술잔을 비웠다.

친구를 안쓰럽다는 듯 쳐다본 현성은 술과 안주를 더 주문했다.

그리고 혀를 차더니, 입을 열었다.


“쯧. 술맛 안 나게. 안 그래도 좋은 소식 하나 들고 왔는데.”

“드디어 결혼하냐? 안 그래도-”

“닥쳐. 그거 아니니까. 아, 맞다. 이거 대외비야. 딴 데 가서 말하지 마라.”

“···네가 닥쳐야 될 거 같은데.”

“교육대 이번 기수로 올라온 애들 중에 꽤 재밌는 능력을 가진 놈이 있던데? 아마 너희 팀에 갈 거 같다.”


강준성은 질색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신입 키우기 귀찮아. 다른 팀에 적당히 넣어줘.”

“이름이 유···상호였던가? 하여튼 너네 팀 말고는 적당히 넣을 곳이 없어.”

“하···.”


짜증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자, 현성은 어깨를 으쓱이곤 잔을 부딪혔다.

하긴, 안 그래도 탈주가 몇 번이고 일어난 마당에 또 신입을 받는다니.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겠지.


“이미 정해진 거라 별 수 없어. 네 팀에 갈 줄은 나도 그제까지 몰랐다니까.”

“···진짜 그만두고 싶다.”

“그래놓고 뒤지게 열심히 할 거면서 또. 쌉소리 하지 말고 잔 받아.”


*****


승호는 긴장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로 협회 건물에 발을 들였다.

고급 호텔 로비나 대형 도서관을 연상케하는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

각양각색의 차림으로 그곳을 드나드는 헌터와 직원들.


자주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종종 찾아올 곳이니, 승호는 주위를 둘러보며 눈에 새겼다.


“유승호 씨?”


그러던 중, 승호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의 면접관이었던 인사 담당자, 서현성이었다.


“견습 헌터,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신 덕분입니다.”


예의상의 인사를 주고받은 뒤, 현성은 직접 협회 안내를 시작했다.

원래 이런 자잘한 업무는 부하 직원이 담당하지만, 현성은 자신의 권력을 조금 남용했다.


유승호, 평범한 루트를 타고 올라온 헌터였다.

하지만 보고서로 확인한 그의 능력은 달랐다.

평범하기는커녕 그 어떤 능력과도 궤를 달리하는 특이 계열의 능력.


친구의 팀에 들어갈 사람이니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드는 것은 당연했고.


“오늘 일정에 대해서 들은 게 있으십니까?”

“몇 가지 검사가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릅니다.”

“신체 검사, 체력 측정 같은 기본적인 테스트에, 오후에는 능력 검정이 있습니다.”


능력 검정.

승호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서류상으로 제출한 승호의 능력은 ‘특성 흡수’였고, 면접장에서 추가로 설명한 대로 준비되었을 테니 부디 자신이 빠짐없이 설명했기를 바라야 했다.


“체력 측정 같은 건 왜 꼬박꼬박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교육대에서도 수십 번은 했을 텐데.”


현성은 가볍게 농담을 던졌고, 승호는 경쾌한 웃음으로 답했다.


이윽고 검사실에 도착하자 절차대로 신체 검사가 진행되었다.

별일 없이 체력 측정까지 끝마치고, 승호는 샤워를 끝마치고 점심 식사를 위해 지하로 향했다.


“1시까지 능력검정용 8호 평가실로 오시면 됩니다.”


승호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재빨리 식당으로 향했다.

능력을 쓸 때마다 열량이 꽤 소모되는 탓에 뭐라도 자주 먹어줘야 했다.


협회는 규모만큼이나 식당도 상당한 수준을 자랑했다.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판매하며 공간도 몹시 널찍했다.


“쌀국수, 볶음밥, 타코야끼···.”


배를 든든하게 채운 승호는 소화도 시킬 겸 근처를 좀 걷고, 평가실로 향했다.

시간도 남았겠다 평가실을 둘러보니,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각양각색의 평가실에는 각양각색의 헌터들이 평가를 치르고 있었다.

모두 기를 쓰고 평가에 임하고 있지만, 승호의 눈에는 그저 능력 박물관 정도로 보일 뿐이었다.


“견습생에겐 많이 신기한 광경이겠네요.”


시간도 남았겠다 평가실을 구경하던 승호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승호가 펄쩍 뛰자, 현성이 피식 웃으며 나타났다.


“교육대는 이렇게까지 시설을 갖추진 않았을 테니까요.”


현성이 설명하길, 여러 종류의 평가실이 존재하고, 헌터들은 각자 능력 계열에 맞는 곳에서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신체 강화 계열의 능력자들은 체육 시설에서, 수중 능력 계열의 능력자들은 수영장에서 검정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승호의 경우와 같은 특이 계열은 따로 마련된 특수평가실에서 검정을 치르게 된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특수평가실.

이름값은 제대로 하는 시설이었다.


두꺼운 통유리벽이 가로지르는 공간 한쪽에는 마이크와 각종 계기판 및 조작 장치들이, 다른 한쪽은 격자무늬가 새겨진 바닥과 벽, 천장뿐이었다.


마치 녹음실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겠지만.


“안쪽으로 들어가주십시오.”


유리벽 귀퉁이의 두꺼운 문을 열리자, 승호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중앙에 덩그러니 섰다.

기계소리와 함께 유리문이 닫히자, 현성이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측정 시작합니다.”


승호의 발치에 있던 네모난 타일 하나가 바닥 아래로 내려가더니, 이내 그 위에 돌멩이 하나가 얹혀 올라왔다.


“흐음···. 대상의 특성이라고 판단되는 성질을 흡수할 수 있다···. 맞습니까?”


면접 당시의 기억을 되짚는 건 어렵지 않았다.

승호는 고개를 끄덕였고, 현성은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돌에서는 어떤 특성을 흡수해서 체화할 수 있습니까?”

“단단함입니다.”

“증명하십시오.”


승호는 망설임 없이 돌멩이를 쥐고, 특성을 흡수했다.

몇 초만에 승호는 주먹이 점차 굳어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피부도 마치 가뭄이 일어 땅이 갈라진 것처럼 변했다.


그 주먹을 내리쳐 돌을 깨부수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음 물건을 준비했다.


금속 조각과 자석.


의도는 뻔했다.

승호는 자석의 [자기력]을 체화, 금속 조각을 손가락에 붙였다.

현성의 미소가 한층 진해졌다.


“좋습니다.”


현성이 버튼을 누르자 방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것이 준비되었다.


“······!”


아크릴 사육장.

도마뱀 한 마리 키우기에 부족하지 않은 크기의 투명한 상자가 올라왔다.


그 안에서 뽈뽈거리는 것은 다름아닌 도마뱀.

승호는 약간 당황했지만, 이번에도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했다.

손을 내밀자 도마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슬쩍 올라탔다.


승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특성을 흡수했다.


[종족 특성: 파충류]


랩틸리언처럼 피부가 거칠게 변하고, 동공이 세로로 찢어진 모습을 보자 현성은 저도 모르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신기한 마술 쇼를 봤을 때처럼 말이다.


“마지막입니다.”


도마뱀은 나타났을 때처럼 사라졌다.

승호의 외모도 어느새 인간으로 되돌아왔다.


그가 준비된 것을 확인한 현성이 버튼을 누르자 평가실에 짙은 연기가 깔리기 시작했다.


“인체에 무해한 연기입니다.”


서현성은 면접 당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생물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물체의 상태 또한 만질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런 대답에는 기대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기체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괜찮습니다. 전투 평가도 아니니까. 시간은 충분합니다.”


승호는 양손바닥을 바닥으로 향하게 하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윽고 다시 몸을 일으킨 승호의 양손은 조금 더 짙은 남색의 연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치 손 전체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성은 그 손마저도 연기로 이루어져 있음을 파악했다.


능력검정은 그것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평가실에서 나선 현성은 문득 승호에게 말을 건넸다.


“궁금한 게 있는데 개인적인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네, 상관 없습니다.”

“얕보는 건 아니지만··· 그런 능력으로 헌터를 지망한 계기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전투에 적합한 능력인지는 잘 모르겠어서.”


많이 들어왔던 질문이다.

그러니 승호에게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다.

정확히는 받아넘기기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직업이다, 하는 대답에, 현성도 입을 다물었다.


어쩌겠는가.

당장 자신도 협회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존경해 협회에 취직했는데.


다만 헌터 생활이 쉽지 않을 수 있다거나, 적당한 관련 직업을 소개해주는 등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승호가 헌터를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호의랄까.


“감사합니다. 헌터 생활이 힘들어지면 말씀해주신 것도 생각해보겠습니다.”


현성의 예상대로, 승호는 부드럽게 거절했다.

목숨도 걸어야 하는 마당에 좀 힘들다고 포기해버리면 그게 무슨 헌터란 말인가.


“그럼··· 이걸로 끝났군요. 결과는 문자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현성은 친절하게 인사를 건넨 후, 자신이 있을 자리로 돌아갔다.

오후 절반을 견습 헌터 케어만 해줬으니 일이 꽤 쌓였을 테지.


그에 비해 승호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승호는 오랜만에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희소식에 다정하게 웃으며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아버지는 견습 헌터가 뭐냐, 하시더니 꼴랑 인턴이냐며 놀려댔다.

하지만 승호는 그 목소리에 자랑스러움이 스며든 것을 알고 있었다.


상당히 기꺼워진 승호는 주머니에서 노트를 꺼내들었다.

헌터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래로 항상 들고 다닌 노트였다.

그 정체란 중학생 때부터 들고 다닌 오래된 애착 아이템 되시겠다.


상당히 소중한 물건이지만, 중요한 것이 적혀있는 건 아니었다.

대부분 사소하고 자잘한 메모에 불과했다.


첫 페이지만 빼고.


첫 번째 페이지에는 간결한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다.


‘최고의 헌터 되기’


승호는 가만히 노트를 보다가, 펜을 들어 ‘의 헌터 되기’를 지워버렸다.

‘최고’가 노트에 홀로 남았다.


작가의말

오타 지적 및 피드백 감사히 받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특성 흡수로 최강의 헌터가 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 전투 평가(1) NEW 23시간 전 23 0 17쪽
5 B급 게이트 토벌(2) 24.09.17 40 0 15쪽
4 B급 게이트 토벌(1) 24.09.17 48 0 12쪽
3 첫 출근, 첫 출동 24.09.16 63 0 21쪽
2 '평범'한 시절 24.09.14 84 0 16쪽
» 유승호, 헌터 되다 24.09.13 138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