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야, 이 새끼야!’’
내 생애 처음 발생하는 일이었다.
처음 통화해 보는 상대에게 다짜고짜 쌍욕부터 시전하는 일.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뭐 이 씹새끼야!’’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인 듯싶었다.
나보다 한층 더 강도 높게 씹까지 접두사로 붙였다.
‘‘뭐 시, 씹새끼? 이, 이 새끼가 정말 쳐 돌았나?’’
‘‘뭐 이 새끼야! 니가 먼저 욕했잖아.’’
‘‘야! 이 새끼야, 니가 채팅창에서 먼저 욕했잖아. 그, 그것도 우리 부모 욕까지.’’
‘‘야! 됐고. 정 그러면 현피 함 뜰까?’’
‘‘뭐, 뭐라고? 혀, 현피? 푸하하하.’’
들켰을까?
나의 웃음소리가 다소 어색한 걸.
왜냐하면 나 싸움 엄청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제대로 해 본 적조차 없었다.
싸움이 벌어질라 할 즈음 알아서 먼저 기는 스타일이다.
‘‘참나. 관두자. 관둬. 어린놈의 새끼. 유치하게 현피는. 애들도 아니고. 배운 내가 참아야지, 참나.’’
갈수록 목소리가 떨려오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내 스스로도 느껴졌기에 재빨리 전화를 끊어버렸다.
‘‘에이, 기분도 꿀꿀한데 술이나 한 잔 해야지.’’
집에 술이 동 나 있어서 동네 편의점에 술을 사러 나갔다.
계산대에서 카드 결제를 하는데 여전히 손이 떨리는 걸 잠시 느꼈다.
작가 새끼와의 격렬한 말다툼과 남자답지 못한 내 성격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유난히 그날 술이 잘 들어갔다.
그런데 그 다음 날이었다.
잠에서 깨어 눈을 뜨자 내 눈앞에는 무슨 일인지 그 새끼가 쓴 소설 도입부 배경이 펼쳐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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