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천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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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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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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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천괴공 1화

DUMMY

녹음이 우거진 수풀엔 움푹한 대지가 빗방울을 맞이한다.


죽은 이들이 흘린 피와 사체도 섞여 역한 냄새를 좋아하는 벌레들의 놀이터가 됐고.


10년간의 혈투로 황폐해져 십만대산이라는 이름은 잊혀진 지 오래다.


원기왕성하던 예전 성세는 찾아보기 힘든 오지로 변한 이곳은.


오직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피폭음만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음?! 마교와 교전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모양이군.’


제법 강한 폭격음에 삼절황이 전장을 휘젓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산을 오르지 않고 내려가야 했다.


빠른 판단이야말로 조직의 우두머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


하지만 나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공할 경기와 함께 구정물이 튀며 귀를 찢는 소리가 지척에서 났다.


“어떤가? 나의 음양제무제야(陰陽帝無悌爺) 검법이.”


마지막 일격을 가한 사내는 입가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다행히도 이 싸움을 종결시킬 우두머리들은 내 앞에 있었다.


음양제무제야(陰陽帝無悌爺) 검법이라는 실로 놀라운 절학을 펼치며.


짧은 기간 소림이 세상에 내놓은 절세의 신공임에는 이견이 없었다.


“제법 날카로운 일격이었네. 하지만 일원 자네도 성치 않아 보이네만.”


암절무황(巖節霧皇) 일원의 입가에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내상이 간단치 않음을 야기했지만 나의 이목을 속인 한 수에 감탄이 나왔다.


검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복부에 얹은 손등으로 뜨거운 기운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위창천! 내 검도 받아보거라!”


낭랑한 일갈과 함께 어두운 대기를 밝히는 여름날의 태양이 다가들었다.


삼절황 중 하나인 무당의 혜극태황(惠極太皇) 장몽춘이었다.


시푸른 색상의 검에는 태극혜검의 찬란한 빛이 어우러졌다.


현경의 고수 둘이 이곳에 있다면 밑은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


제법 여유가 생긴 나는 이들이 간과한 사실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 몸에 두른 100여 개의 연검은 수발이 용이했다.


환 모양으로 웅크리고 있는 뇌연검은 갑옷겸 비수.


내게 다가드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는 나의 시야에 장몽춘의 샛노란 머리카락보다


더욱 빛나는 검 뒤로 사내 하나가 들어왔다.


‘응? 어찌하여 청현이 보인다는 말이냐? 내 분명 오지 말라 일렀거늘?’


순간 내재 돼 있던 기운에 지축이 뒤흔들렸다.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내가 펼쳐낸 멸천무극 파사신검(滅天武亟 波死申結)의 위세는 가히 대기를 찢어발기는 가공함이 담겨 있었다.


일원과 장몽춘의 목이 달아나고 피곤죽이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급하면 독이라던 옛 격언은 틀리지 않았다.


득보다 실이 큰 경합이었고 태극혜검의 묘리는 실로 기오막측 했다.


‘분명 파훼했다고 생각했거늘. 누군가 미래를 내다보고 대비한 듯하구나.’


아니라면 진정 하늘에서 파견한 무재(武災)였다.


장몽춘이 쥐고 있던 검날을 나의 복부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상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형님!”


잊고 있던 청현에게 시선을 주었다.


분홍색 머리카락에 두 줄의 초록 봉오리를 수 놓은 띠가 보였다.


마지막 삼절황 화산파의 매화검신 청현이었다.


나를 형님으로 부르는 이유는 간단했다.


어릴 적 헤어졌던 여동생을 찾아 데리고 왔었다.


이미 만삭이 된 여동생 소령을 데리고 와서 용서를 빌던 모습이 선했다.


‘행복하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밥을 굶길 일도 더 이상 헤어져 살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 허락해 주십시오. 소령과 저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녀가 없으면 저도 없고 제가 없으면 그녀도 없습니다.’


어찌보면 협박에 가까운 논리였다.


다만 그때의 나는 소령이 살아있음에 행복했다.


청현에게는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몰래 저희 둘이 살았더라면 난 몰랐을 경사였다.


그보다 더 다행한 건 매정한 오라버니라 욕하지 않았고.


찾으러 다니지 않음에 서운해 하지 않은 천사로 자라준 데 있었다.


결혼 허가를 받기 위해 오히려 미안하다며 눈물짓던 소령은 지금도 먹먹하다.


올곧은 마음에 곧바로 혼례를 진행했다.


행복해하던 소령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지만 내 일생에 자랑이었다.


피붙이는 그만큼 나에게 애틋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청현이 눈에 들어왔고 제자 삼아 매일 무공을 가르쳤다.


이때의 정성이 지금의 경지에 이르게 할 수 있었다.


“너는 아현이 곁에 있으라고 하지 않았더냐.”


지금은 볼 수 없는 소령이지만 또 다른 문제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를 내버려 두고 왔다.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했다.


“하지만···.”


청현이 망설이는 이유를 어찌 모르겠는가.


정파를 책임지는 기둥이다.


심정이야 이해하고도 남지만, 내게서 살아남을 자는 없다.


광오하다 생각해도 전세가 그러했고 삼절황까지 사라진다면.


사마존 만으로도 무림 일통을 꿈꾸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무엇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냐. 너의 살 자리는 만들어 준다고 약조하지 않았더냐.”


나의 말에 청현은 무릎을 꿇었다.


“제가 원하던 세상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목표가 바뀌었는데 제 말을 따라주시겠습니까?”


눈물 젖은 목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진 나는 불현 듯 소령이 죽기 전이 생각났다.


“또 그런 장난스런 비무를 하라는 것이더냐?”


정파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신 목숨값을 받는 얼토당토 않는 짓.


물론 많은 무가지보와 영약, 비급을 얻는 이득은 보았다.


명맥이 끊긴 문파도 생겨 초반에는 재미가 쏠쏠했다.


게다가 하나뿐인 피붙이가 살아 있을 동안의 조건이었다.


오라비나 제 신랑을 잃는 비극적인 일은 한 번이면 족했고.


가족이 제 품을 먼저 떠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고안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비무가 아닙니다. 이번 생에서는 형님을 극진히 모시지 못함이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소령을 더 빨리 찾지 못한 아쉬움도 컸습니다.”


그랬기에 청현도 개탄스러웠다.


지금도 대기를 찌르르 울리는 기세가 위태했다.


당장이라도 응혈을 토하고 넘어질 듯 불안정하다.


“자중하거라. 너까지 평정심을 잃으면 아현이는 누가 책임진단 말이더냐.”


피붙이 생각에 붉게 충혈된 눈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청현도 힘들 것이다.


과거의 내가 그랬으니


아니 차라리 혼자 남겨졌더라면 감당은 줄어들었을지도 몰랐다.


“형님! 고백할 게 있습니다.”


운설에게도 받아본 적 없는 고백을 남정네에게 받게 생겼다.


하지만 내심 기뻤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동생의 진심 어린 멘트라··· 마음에 든다면 응낙하마.”


나의 진지한 목소리에 청현은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얼마나 상황과 맞지 않았으면 목까지도 물들어 있었다.


“양심입니다. 양심! 하아! 천하의 멸천지신이 농담 따먹기라니요. 세상 사람들이 비웃습니다. 위엄을 지키세요. 위엄을!”


청현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채신머리를 지키지 않는다고 나에게 늘상 위신을 지키라던 가족으로.


“위엄은 네 뒤에 오는 놈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느냐.”


나의 말에 청현도 뒤로 몰려드는 기운을 살폈다.


일원과 비슷한 경지였다.


“어째서냐?”


나는 의아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팔절황을 삼절황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소림의 다섯 장로입니다. 역천근본진경(易天根絊振庚)을 체득한 모양입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청현의 말대로였다.


소림의 다섯 장로가 펼치는 음양제무제야(陰陽帝無悌爺) 검법이라면


난 형체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래. 시간이 없다. 너는 곤란해지기 전에 이곳을 벗어나거라. 아현이와 함께 신강에서 사마존을 마주하면 된다.”


차라리 잘 되었다.


역천근본진경(易天根絊振庚)은 일시적인 무공.


내가 이곳에서 막아내고 사마존에게 이 사실을 청현이 알린다면.


재정비의 시간을 번 셈이었다.


“신강으로는 못 갈지도 모릅니다. 형님이 제게 주신 커다란 은혜는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하여 드리는 말씀이니 노여움이 일어 처벌하시더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제법 진지한 청현에게서 소령의 고집스러움이 겹쳐 보였다.


아니 어쩌면 황소고집은 청현이 더했을지 몰랐다.


죽을 자리인 줄 알고도 찾아오지 않았던가.


“형으로서 명령이다. 당장 아현이와 너를 챙기거라.”


시시각각 다가오는 거대한 기운에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마지막을 소중한 이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


맹호는 죽을 자리를 알아도 물러서지 않는 법.


지금처럼 소중한 이를 두고는 더더욱.


“저는 그동안 형님을 죽이러 다녔습니다.”


갑작스러운 충격 발언에 뒤통수가 얼얼했다.


소중한 이에게 핏기가 가실 정도로 심장 철렁을 당할 줄은 몰랐다.


나와는 반대로 청현의 얼굴은 오히려 밝아졌다.


드디어 숙원하던 일이 발치에 있음을 확인한 표정이었다.


“후후후··· 소령이를 이용한 것이더냐. 20년간을 연기하면서···?”


기혈이 들끓었다.


단전에 균열이 난 상태여서 진기를 안정시키지도 못했다.


실핏줄이 터진 듯 붉어진 시야로 뇌연검을 움직였다.


청현의 요혈을 노리며 단숨에 명(命)을 취하려 했다.


“형님을 몰라보고 9번이나 죽이려 했던 저를 망설이지 말고 죽여주십시오.”


우뚝!


나는 청현의 목소리에 검을 멈춰 세웠다.


서늘한 빛을 내는 뇌연검들은 청현과 불과 종이 한 장 차이의 틈만이 주어졌다.


“9번을 죽이려 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더냐?”


그러고 보니 내가 노여워할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노리고 했다고 보는 게 옳았다.


어째서 초개와 같은 목숨을 내놓으려고 했단 말인가.


“형님은 역시 마음이 너무 여리십니다. 적에게 동정이라니요.”


청현은 슬픈 표정으로 검을 바닥에 내팽개 쳐버렸다.


무인의 생명을 버리고 제 품속을 뒤지며 나와의 거리를 좁혔다.


어안이 벙벙한 나의 시야에 청현이 든 옥갑이 들어왔다.


“청아한 향이 나는구나. 나를 회복시키려는 것이냐?”


화산의 자하단 인 모양이었다.


내상을 회복하는데 탁월한 효용이 있다고 알려졌다.


다가오는 소림의 다섯 장로와 최후의 결전을 위해 복용해 둘 필요성을 느꼈다.


“회복이 아닙니다. 과거와 미래로 갈 수 있는 구슬입니다.”


옥갑 안에는 금색과 은색의 구슬이 각 하나씩 존재하고 있었다.


청현이 9번을 회귀하며 나를 죽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신기.


이후 마지막 열 번째의 옥갑에서는 과거 50년과 미래 50년을 갈 수 있다는 설명이 나붙었다고 한다.


“역시 내 너를 믿고 있었다. 네가 내게 신뢰를 줬듯이 나 또한 너를 무한 신뢰한다.”


나는 뇌연검을 거둬들였다.


신뢰한다면서 너무 오래 대놓고 청현을 노렸다.


“원망 안 하십니까?”


청현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럴 때면 면경 속의 나에게처럼 꼭 해주고픈 말이 떠올랐다.


“너도 나를 원망하지 않잖느냐. 그것이 무엇 때문이겠느냐?”


마치 다 안다는 나의 담백한 목소리에 청현은 굵직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렇습니다. 형님의 인자함에 반해 저의 계획을 전면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형님 사십시오. 살아서 우리 다시 만나요.”

“그러자 꾸나. 이런 너를 내 손으로 죽인다니 결코 있을 수 없지. 미래가 되었든 과거가 되었든 나의 검이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야.”


나에 대한 다짐이었다.


미래로 간다면 과거의 위창천이 청현을 알아보기를.


신은 믿지 않지만 멸천지신은 믿어보고 싶었다.


“형님께서 먼저 하나 고르시겠습니까?”


청현이 내민 옥갑을 찬찬히 살펴봤다.


특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장가구에서 쉽사리 구할 법한 형태였다.


“이걸로 하마.”


나는 금빛으로 빛나는 구슬을 집어 들었다.


영롱하게 빛났지만 왠지 긴장할 때 먹는 우항금심단을 닮았다.


마음에 안정이나 찾을 법해 살피고만 있으니 청현의 미간이 와락 구겨졌다.


“시장통에서 흔히 파는 싸구려 약이 아닙니다. 그런 의문 때문이라면 저로서는 섭섭합니다. 아니면 혹여 손에 든 약이 독약으로 보이시는 겁니까?”


이쯤되니 안 먹고 배길 수 없었다.


독약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동생이 나를 살리려는 기특한 일인 것을.


“사르르 녹는구나. 마치 영약 같기도 하고 그와는 좀 다른 기분이다. 해탈했다는 말이 이 약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구나.”


식도를 탄 약은 가슴속부터 청아함과 함께 안정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때 다섯 개의 인영이 청현과 불과 이 장의 거리를 두고 내려섰다.


세간에 유명한 나한 오 인장 (羅漢 五 仁張)이었다.


사람들이 이들의 선행과 베품에 감복하여 지어준 별호였다.


“청현 시주. 우리는 준비가 되었네. 언제든 신호를 주시게.”


앞으로 나선 대호법 장로 무소불위 일승 대사였다.


웅혼한 목청에도 청현은 침착하게 시선을 나에게 고정시켰다.


조금 아쉬웠다.


화산의 바퀴벌레 다섯 마리가 왔으면 해서다.


지금 시간에도 비열한 놈들은 숨죽이고 있었다.


‘저주받을 놈들. 남들은 죽어가던 말던 제 알 바 아니라는 소린가. 진즉에 달려가 화산을 제거··· 커허험.’


입 밖으로 내뱉었다가는 청현이 도끼눈을 뜨고 쳐다볼 것이다.


이렇게 끔찍이도 아끼는 이가 있는 반면.


화산에 불이 나도 진압은커녕 달아날 인간들이 화산 오 장로였다.


그러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저들의 눈은 굉장히 따뜻하구나. 무엇을 했느냐.”


오 인장의 애틋한 시선은 청현을 향하고 있었다.


다음의 일에 변수가 생기더라도 믿음으로 보답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투명한 신뢰였다.


“형님께 배운 것입니다. 내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청현의 말에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다.


난 소령과 청현을 빗대어 말한 것뿐인데.


청현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응용하고 있었다.


“그래. 그런 것이었어.”


순간적으로 내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잊고 있었던 아니 묵혀두었던 감정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주체하기 힘든 감정이었지만 내보일 수도 없는 감정이었다.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그런 것이었다니요?”


청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말한 저의를 모를 것이다.


당연했다. 죽어가는 이의 심정을 어찌 파악하겠는가.


지금에 와서 나도 그녀의 쓸쓸함을 이해하게 된 것뿐.


완벽히 체득한 건 아니었다.


그녀는 고통 속에서 피어나지도 못한 꽃이었으니까.


“나는 그동안 연기를 했던 거다. 진정 내가 원하는 건 운설의 행복이었어. 사랑을 주고받는 너희를 보며 나의 행복은 가슴 한 켠에 묻어둔 채 말이다.”


덧없는 웃음이 났다.


지난 세월 동안 내가 행했던 모든 일들이 우습게 느껴졌다.


위선자라고 욕해도 좋았다.


“·········.”


나의 슬픔에 청현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숙연해지는 분위기.


그와 대조적으로 검명을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슬픈 곡을 연주하는 현악기와 같은 맑은 음이었다.


“운설을 보살펴다오.”


어쩌면 나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말과 함께 빛무리가 사위를 포진했다.


일원이 죽기 전 선보인 음양제무제야(陰陽帝無悌爺) 검법.


소림을 사랑했던 우상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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