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떨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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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글쓴이
작품등록일 :
2024.09.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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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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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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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프롤로그(6)

DUMMY


제스트의 말이 끝난 후 나와 김태환의 팀은 곧바로 2개뿐인 검을 하나씩 챙겨 들고 각각 신라 진영인 경복궁과 고구려 진영인 덕수궁으로 향했다.

출발하며 본 김태환이 꾸린 팀은 제법 나쁘지 않았다. 총 20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기백에서는 나쁘지 않은 기백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일본 1위 길드의 길드원이라는 김태환의 얼굴은 자신감이 서려 있었기에 믿음이 갔다. 여차하면 내가 빠르게 지원을 가면 되니까 일단은 짧은 응원이 섞인 인사를 한 후 서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속도가 생명인 작전이기에 나는 광화문 광장에서 백제의 진영인 창경궁으로 향했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1~2분 정도 만에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서 일단은 덕수궁과 경복궁, 광화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빌딩의 옥상으로 올라가 전투의 양상을 살폈다. 우리의 예상대로 덕수궁과 경복궁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파도처럼 흘러나와 서로의 진영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나는 신라와 고구려의 플레이어들이 본격적으로 부딪치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덕수궁과 경복궁의 가운데에 넓게 늘어서 있는 광화문 광장의 중심으로 달려나갔지만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게 아닌 창경궁 쪽으로 가는 플레이어들도 적지 않게 보였지만 이수연과 녹림 길드가 마음먹고 수성하고 있는 우리 진영을 뚫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흐르고 달려 나오던 신라와 고구려 진영의 플레이어들이 뒤 섞여 전투를 시작했다. 광화문 광장은 대규모 전투를 하기에 부족함 없이 넓었고 하늘 위에 떠 있는 스코어 점수판의 신라와 고구려의 스코어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경복궁과 덕수궁은 조용했다. 슬슬 움직여도 괜찮을 거 같아 빌딩에서 내려가 경복궁으로 가려 했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광화문 광장의 중심부를 내려다보았다.

광화문 광장의 전투를 천천히 다시 바라보자 찜찜함의 기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광장의 중심부에서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실력이었다. 별다른 스킬도 없이 병장기를 휘두르기만을 하고 있는 수준의 개싸움이었다. 분명 한국에도 많은 길드가 있고 실력 있는 개인 플레이어가 꽤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광장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싸움 실력은 전투를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몇 명의 돋보이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들도 그렇게 강해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장 어디에서도 태양 길드와 암흑 길드의 옷차림을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서둘러 빌딩에서 내려가 경복궁으로 가까이 가보았다. 아까 분명 왕으로 선택되어 전송되었던 김신의 기운이 경복궁 안에서 느껴지지 않았다. 김신의 기운만은 강렬했기에 확실히 기억할 수 있었다.

담 위로 올라가자 전송되기 전에 협회에서 봤던 검은 양복의 사람들이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 협회는 신라 진영을 선택한 걸로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경복궁 어디에서도 태양 길드와 다른 대형 길드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초를 서고 있던 검은 양복의 사람 중 한 명이 담 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주위에 소리치기 시작했다.

나는 일단 사람들을 무시하고 보법으로 경복궁 본궁의 앞으로 향했다. 그렇게 본궁의 앞으로 가자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본궁의 돌계단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협회장님, 비켜주세요.” 나는 빠르게 돌계단에 앉아 있는 남자의 앞으로 다가가 말을 했다.

“진영 씨가 강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혼자 이리 당돌하게 오실 줄은 몰랐네요.” 흉터투성이의 얼굴에 김강진은 나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분명 광화문 광장에서 태양 길드의 사람들은 본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된 거죠?”

내가 말을 하자 김강진은 말없이 하늘에 떠 있는 푸른색의 스코어 창을 바라보았다. 나도 그를 따라 고개를 들자 한 나라의 스코어가 갑자기 빠르게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 나라는 신라도 고구려도 아닌 백제의 스코어였다. 분명 아까 창경궁으로 향했던 사람들의 수준을 봤을 때 일반인 기준으로 30분 이상이 걸리는 거리를 10분 만에 도착하긴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설령 그 플레이어들이 창경궁에 도착해 전투가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올라가고 있는 백제의 스코어가 그 사람들의 인원 수보다 훨씬 많았다.

“저도 오늘 알았습니다. 그동안 비밀에 가려져 있던 암흑 길드의 길드 마스터의 특전 스킬을요. 그는 자신의 권속이 있는 위치로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순간 이동시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그 특전 스킬로 전송된 태양 길드와 암흑 길드를 포함한 플레이어들이 창경궁을 잘 도착한 모양입니다.”

김강진의 말을 듣자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백제는 신라와 고구려의 주요 전력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거다.

“태양 길드와 암흑 길드는 사이가 안 좋다고 들었는데 아니었나 보군요.” 내가 말을 했다.

“그 두 길드는 실제로 사이가 안 좋긴 했습니다. 하지만 사사로운 감정에 휩쓸려 눈앞의 이득을 놓치는 멍청한 짓을 하는 길드들은 아닙니다.”

김강진이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며 말을 했다. 일어나는 김강진을 보며 나도 검을 뽑아들며 말을 했다.

“세 번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 앞에서 나와주세요.”

“진영 씨는 현재 한국이 어떤 상황에 놓인 줄 아십니까?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괴수들의 침공으로 파괴당했고 그 괴수들을 몰아낼 힘이 없어 서울만을 겨우겨우 방어하는 현실입니다. 그 와중에 플레이어의 힘이 강한 나라에 인적, 물적 자원을 빼앗기고 있죠.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괴물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들과 유일하게 대결을 할 수 있는 게 김신이죠. 김신이 이 신의 게임에서 우승을 해 세계가 한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해야 됩니다. 그게 망가진 한국을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래서 비겁하게 두 나라가 백제에 협공하는 겁니까?”

“암흑 길드 마스터가 찾아와 말하더군요. 자기들은 암흑 길드의 사람들만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면 된다. 1등은 신라에게 넘겨주겠다. 말을 하며 찾아왔습니다. 녹림 길드가 백제 진영을 선택한 건 저도 유감입니다. 이수연 같은 강한 플레이어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죠.” 김강진은 어느새 두 개의 군용 단검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아마 비켜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나는 김강진과 대화하는 사이에도 빠르게 올라가는 백제의 스코어를 보았다. 그래도 아직까진 녹림 길드가 무너지진 않은 거 같았다. 나는 김강진의 말에 대답을 하는 대신 검에 분홍색의 검강을 발산하며 마음속으로 검법의 구절을 외웠다.

마음속으로 구절을 외우며 분홍색의 검강으로 떨리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내 몸 주위로 매화 잎이 하나둘 피어나더니 어느새 내 주위로 매화 잎이 퍼져 있었다.

피어난 매화 잎을 날카롭게 이끄는 이십사수매화검법 제 4 초식 매개이도

순간 주위에 피어나 있는 매화 잎들과 함께 내 검격이 날카롭게 김강진을 향해 쏘아졌다.

검격을 맞고 궁 벽으로 날아간 김강진의 몸에는 가슴에 대각선으로 크게 난 상처와 몸 곳곳에 매화 잎에 베여 크고 작게 생긴 상처로 인해 너덜너덜 해졌다. 기절한 듯한 김강진을 한번 훑어본 후 궁궐 안쪽으로 들어가려 하는 순간 옆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급하게 옆을 돌아보자 살기가 담긴 공격이 들어왔고 가까스로 공격을 검으로 막은 뒤 내 형신은 옆으로 날아가 궁궐 담벼락에 부딪쳤다.

내가 공격당했던 본궁의 입구를 보니 어느새 일어나 검은색의 아우라로 뒤덮이고 있는 김강진이 보였다.

“제 특전 스킬은 ‘살인귀의 저주’라는 스킬입니다. 제 생명력이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제힘은 점점 더 강해지죠. 진영 씨는 첫 일격에 제 목을 노려 저를 죽이셨어야 합니다.”

말을 하는 김강진의 몸에서 아까 이수연이 특전 스킬을 쓸 때 봤던 아우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수연의 아우라가 잔잔한 초록색이었다면 김강진의 몸에서 나오는 아우라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거 같은 짙은 검은색이었다.

“진영 씨는 방금 저를 죽이려는 게 아닌 제압을 하려 하셨죠. 진영 씨가 있던 이야기 속 세상이라면 몰라도 이 현실 세계에서는 그런 물렁한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합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려선 안됩니다. 그것이 비겁하고 더러운 방법이라도 말이죠.” 김강진은 말을 하며 소매를 걷어 올린 후 두 손의 들고 있는 군용 단검을 다시 꽉 움켜쥐었다.

“왜 그렇게 한국을 지키는 것에 집착하시는 거죠?” 내가 몸을 일으키며 말을 했다.

“오랜 친우와의 개인적인 약속입니다.”

“조언은 새겨 듣겠습니다.” 내가 말을 한 후 김강진을 향해 천천히 걸어나갔다.

내 걸음에 맞춰 김강진도 천천히 걸어 나오다가 속도를 높이더니 이내 김강진의 단검과 내 검이 큰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 스코어 순위 ]

[ 신라 : 4,293점 ]

[ 백제 ; 1,132점 ]

[ 고구려 ; 3,903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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