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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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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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작품등록일 :
2024.09.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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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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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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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학생 편(1)

DUMMY

중학교 2학년의 조회 시간이었다.

갈색과 고동색이 미묘하게 섞여있는

단발 파마,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있는

중년의 여자 선생님이 교탁 앞에서

출석부를 보며 이름을 호명하고 있었다.


선생님의 부름에

어떤 학생은 손을 올리고, 크게

대답을 했고.


또 다른 학생은 손만 들었으며,

그 외의 다른 학생 중에는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어서 자기를 호명하는

소리조차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름을 두 번 호명했음에도 일어나지

않은 학생에 담임 선생은 코로 한숨을

내쉬었고.


잠을 자고 있는 학생의 짝궁은

그 학생의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깨우려고 했다.


"아니야... 깨우지마... 자게 냅둬,

깨워서 뭐하니."

"아...네."


학생을 말리고 난 뒤, 선생님은

출석부에서 자신이 붙여 놓은 포스티잇을

조심스레 떼어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우유 당번이..."

"저에요."

"아... 진우 너였니?"

"2학기부터는 제가 하기로 했어요."


진우는 양옆으로 가르마를

타서 이마가 보이는 스타일에

비교적 매서워 보이는 날카로운 눈매가

그의 인상을 까칠하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큰 키는 아니었으나,

전체적인 신체의 비율이 좋아.

키가 작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남학생이었다.


"잘 할 수 있지?"

"당연하죠."

"그래... 너라면 잘하겠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기가 할 일

잘하는 애니까."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담임 선생은 다시

자신이 메모한 것을 보다가, 출석부에서

노란 포스티잇을 떼어내서 잠시 동안

보고 있다가 반 학생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자 우리 반에서 혹시, 방과후에

남아서 봉사할 생각 있는 사람?"


학생들은 침묵을 유지했다.

그런 학생들의 무관심에 담임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솔직히 말해서 이게 봉사 시간 대비

진짜 쉬운 일이거든, 아직 하나도 안 채운 애들한테

진짜 강추할게."

"몇 시간 주는데요?"

"20시간 줘. 게다가 학교에 방과후 시간에

잠깐 하면 되는 거라서, 그렇게 시간도 많이

안 잡아먹어."


하지만 학생들은 불신이 가득한 눈초리로

담임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그렇게 쉽게 봉사 시간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너네가 착각하는 거 같아서 미리 조언해주는 건데...

굳이 특목고, 자사고, 외고 노리는 애들 아니어도,

봉사시간 60시간을 다 채워야... 너네가 지망하는

학교를 1지망으로 갈 수 있는 거야."


그런 담임 선생님의 잔소리에

5~7명 정도의 학생이 손을 올렸다.

그 학생들을 유심히 살펴보던

담임 선생이 질문 했다.


"여기서 내가 1학기 기말 평균 85점

이하다, 다 손 내려."


그러자 딱 1명의 여학생이 남았다.

그녀는 평범한 체형에 항상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달형의 눈매와 갈색의

약간의 웨이브가 들어간 긴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소연이 하나 뿐이야...?

한 명 더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아 물론 평균 85점 이상인 사람중에서..."


담임 선생의 말이 끝나게 무섭게

우유 당번을 하고 있는

진우가 손을 들어 올렸다.


"저도 할게요!"

"그래... 진우 너도 꽤 성적이 좋았었지?

너도 하는 걸로 하자. 둘은 있다가, 조례

시간 끝나고, 교무실로 따라오렴."


선생님의 말에 소연은 헤실 거리며 대답했다.


"네~"

"네."


진우는 살짝은 긴장했는지, 경직된 표정으로 대답했다.


***

둘은 조례 시간이 끝나자 마자,

선생님을 따라 교무실로 찾아갔고,

담임은 책상 밑에 있는 서랍을

열어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잠깐만... 거기 서서 기다리렴..."


그러더니 파란색 파일을 하나 꺼내더니,

엄지 끝에 침을 발라서 종이에 묻혀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찾고 있을 때,

진우가 질문했다.


"그래서,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 뭐죠?"


선생님은 파일을 꺼내서, 서류를 꺼내서

살펴보더니 고개를 올려 둘을 보며 물었다.


"일단 그전에...혹시 방과후에

시간 얼마나 낼 수 있니?"


학교가 끝나고, 1 시간 정도 이후에

학원이 있던 진우가 대답했다.


"요일에 따르긴 한데, 30분 정도는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30분? 소연이는?"


그녀 역시 진우와 같은 요일에

완전히 같은 학원을

다녔기에, 실제로 낼 수 있는 시간은

그와 똑같았다.


"저는 1시간은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


순간 당황한 진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으나. 소연은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그의 시선을 전혀 의식

하지 않고 담임을 바라보았다.


"아... 그래 알았어. 너희 둘 다

매일 매일 30분이랑 1시간씩

시간 낼 수 있는 거지?"

"당연하죠~"


소연이 다시 밝은 미소로 대답하고,

담임이 종이에 적으려 할 때,

행운이 급하고 빠르게 소리쳤다.


"아...저도... 그 1시간 정도는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 괜찮겠어?"

"네...! 문제 없을 거 같아요."


둘의 대답을 듣고, 담임은 들고 있던

종이에, 무언가를 간단하게

적어 놓고 다시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래... 일단 알았고, 너네가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줄게.

너희 혹시 1학기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서, 시험 봤던 거 기억하니?"

"아...그 기초 학력..."

"기초 학력고사 말씀하시는 건가요~?"


진우가 대답하려던 걸, 소연이

큰 목소리로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아 맞아! 기초 학력 고사...

역시 소연이 괜히 우리반 1등이 아니구나..

이런 거 까지 다 기억하고 진짜 똑똑하네!!"

"에이~ 또 칭찬하실 거 까지야~

그냥 우연찮게 머리 속에서

떠올랐을 뿐이에요~"


자신의 말 하던 걸 빼앗긴 상황이었음에도

딱히 아무런 불평 불만도 늘여 놓지도 않았다.

물론 입술을 깨물고 한숨을 내쉬며 암묵적으로

화를 삭혔다.


"진우야, 왜 그래? 뭐 갑자기

화나는 일이라도 생겼니?"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거짓말을 했다.


"어...아뇨 아무 문제 없어요.

그냥 좀... 뭘 해야 하는지

빨리 알고 싶어서...

곧 있으면 종 치는데... 화장실을

아직 못 갔거든요."

"아... 미안하구나 그럼 빨리 이야기할게

그 기초 학력 고사에서 미달을 받은

애들을 너네가 1대1로 붙어서 가르쳐줬으면 좋겠어."


그 순간 진우의 마음속 세상은 무너졌다.

왜냐면 그가 들어온 이유는 소연이와

같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참여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말에서

나온 '기초 학력 고사 에서 미달을 받은 학생'에

대해서 기억을 되새겨보았다.


'...그때 내 팀에서 깽판을 쳤던

애들한테서... 저런 똑같은 호칭이

있었던 거 같은데...?'


진우는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 놈이 합류한 이유는 담임선생님의

한 마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아무도 저 아이와 팀을 하려 하지 않으니,

반장인 네가 책임을 지도록 하여라.'


그렇게 팀에 온 아이는 한 마디로 말해,

답이 없었다. 연락은 드럽게 안 받고,

불쑥 나타나서는 불평만 늘여 놓는 개자식이었다.


다만 담임 선생님의 말에 당황한 것은

진우 뿐은 아니었다, 밝은 미소를 계속 유지하고

있던 소연의 입꼬리 역시 내려가 있었다.


"아 그래도, 너무 걱정은 안해도 되는 게.

너희가 0부터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주는 학습지를 풀게 하는 거라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너희가 할 일은

맨날 만나서 꾸준히 그냥 학습지를

풀 게 하는 거야."


***

진우는 소연이와 함께 할 기회도 놓치고,

기초 학력고사를 통과하지 못한 애들을

설득해서 오늘부터 학기가 끝날 때 까지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기분 만큼은 몇 백만원 받고,

도전을 하는 챌린지에 참여한 거 같았다.

다만 처음에는 그 보상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참여하고 보니 보상이 구린 것 같았다.


반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아직 눈 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발 걸음이 무거운 진우와 다르게

소연는 콧 노래를 부르면서

총총 뛰어간다는 말이 어울리게

그의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후우..."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어~?"


그녀는 이 상황이 즐거운 것인지,

아니면 조증이 있는 건지, 너무나도

행복하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좀... 머리 속이 복잡해서 그래."


쓴 미소로 대답하는 그에게

그녀는 진우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힘들 거 같아?

힘들 거 같으면 포기 해도 괜찮아,

같은 반에... 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나야 아쉽겠지만..."

"ㅇ...아니 아직 포기할 생각은 없어...!!"


진우는 고개를 급하게 휘저었다,

그러나 소연은 그의 앞에 선 상태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옅게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아까 전에 애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할 때부터... 표정이 되게 어둡던데."

"아니... 언제 본 거야...? 그렇게 내가

대놓고, 안색이 안 좋았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어,

근데 내 눈에는 그게 보이더라고..."


그녀가 자신을 자세히 바라보고 있다

생각하니, 왠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후우..."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ㄷ...당연히 이대로 쭉 진행해야지,

남자가 꼴 사납게 자기 내뱉는

말을 취소할 수는 없잖아!"


그녀가 활짝 웃었다, 동시에 진우의 손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감싸듯 붙잡으면서 말했다.


"진짜 다행이야, 솔직히 같은 반에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하며,

얼굴은 그대로 홍당무 마냥 붉어졌다.


"너...괜찮아? 얼굴이 되게 붉어졌는데?"


이곳에서 마음을 들키면, 다시는

이런 일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에

진우는 그녀가 감싸고 있는 자신의

손을 스리슬쩍 빼냈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며, 침착함을

되찾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야... 멀쩡해, 그냥 좀... 더워서.

가을인데, 아직도 덥네."

"그래? 난 잘 모르겠는데, 덥구나..."

"근데 말이야... 넌 걱정 안돼?"

"걱정?"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묻는

질문에 내가 질문했다.


"솔직히... 기초학력고사에서

떨어진 애들은... 좀 많이 불량한 애들이

대다수잖아? 걔네들을 1대1로 상대하는 거잖아?"

"글쎄? 결국에는 봉사시간을 위해서는

그냥 문제지를 푼 것 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잖아.

우리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문제지를 풀게 만 하면 되는 거야."


그녀의 말에 문득 머리 속이 멍해졌다.

맞는 말이긴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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