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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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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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작품등록일 :
2024.09.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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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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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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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학교편(3)

DUMMY

다만 그녀는 옆에 서있는

진우가 와있는 걸 눈치 채지 못한 건지,

신간 코너에 놓여져 있는 포장되어있는

책들을 마스크를 쓴 채로 살펴보고 있었다.


'어머... 쟤 봐라...?'


진우가 말없이 그녀에게 다가갔음에도

호윤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진우는 일부로 호윤이 잡으려는 책과

같은 책에 손을 뻗었다.


2개의 손이 책에 동시에 닿자, 호윤은

고개를 움직였고, 그냥 웃고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허억...!!"

"오래간만이야, 3일만인가?"


그녀는 괴물 혻은 자기가 죽인 사람의 귀신을

본 것 마냥, 두 눈이 커진 상태로 부르르 떨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ㄴ...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안 거야?"

"너 보러 온 거 아니야, 문제집 사러 왔지."

"아...그런거야...? 그럼... 이만..."


그녀는 고개를 숙인 상태로 내 옆으로

빠져나가려 시도했으나, 진우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멈춰세웠다.


"어디 가게? 우리 좀 대화좀 해야지?"

"어...아...."

"시간 없다고 해도 보내줄 생각 없으니까.

아무일 도 없이 지나가길 바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짓고 있었으나,

그녀를 향한 시선에서는 살기 비슷한 것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아...알았어, 내가 왜 널 피해 다녔는지...

그게... 궁금한 거지?"

"..."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심호흡을 하고는 고개를 들어 올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ㄴ...나 지금 여태껏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뭐?"

"ㅇ...인생이 걸려 있는 일을 하고 있어...!!"


호윤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치는 말을

진우는 이해하지 못해서 되물었다.


"그게 뭔 말이야...?"

"너는 지금... 성적인가... 학업에

인생이 걸려 있으니까,

이렇게 까지 열심히 하는 거잖아...

나한테는... 이게 그거만큼 중요한 거야!"

"...학업에 인생이 걸려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아."

"...?"


그는 한숨과 함께 그녀에게 물었다.


"인생이 그렇게 쉽게 내걸어도 되는 거였나?

공부가 미래를 바꿔주긴 하겠지만,

인생을 걸려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아.

물론 이제 너처럼 무관심 하면 안되지만."


호윤이는 고개를 숙인 상태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반박했다.


"ㄴ...나는... 공부가 안 맞는단 말이야..."

"그래... 그런 거 같아.

아무튼 그건 그렇고 도대체 뭘 하고 있길래.

인생을 내걸었다고 이야기 하는 거야?"


그녀는 입술이 꿈틀꿈틀 거리다,

크게 결심을 했는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리고, 진우의 얼굴을

당당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공모전에 제출할... 소설을 쓰고 있어...!"

"공모전?"

"나... 꿈이 소설가야... 이번에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신인 작가를 뽑고 있는

공모전을 열었단 말이야...

거기에 참가하려고 매일 매일 글을 쓰고 있어.

앞으로 몇 일 안 남았단 말이야... 어떻게든,

꼭 응모하고 싶어!!"


눈빛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투지에

진우는 그녀가 인생을 걸었다는 말이

허풍이 아니라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얘... 뭐지?'


그리고 그 투지는 진우를 당황시켰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단해 보였다.

도대체 얼마나 글을 잘 쓰길래,

무슨 자신감으로 저렇게 인생을 걸고,

글을 쓴다고 저러는 걸까?


"그럼 말이야, 보여줄 수 있어? 네가

쓰고 있다는 소설?"

"어...?"

"공모전에 응모할 정도면, 꽤

소설 쓰는 거에 자신이 있다는 거 아니야?"

"어...아니...그렇게 자신 있지는 않아...

제대로 써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


그 말에 진우는 머리에 거대한 물음표가

생겨났다. 방금 전의 표정만큼은

오랫동안 기획하고 짜 놓은 구상이 있고,

이미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의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 대충 어느정도 적었는데?"

"3만자..."

"총 몇자 적어서 제출 해야 하는데?"

"10만자..."

"몇 일 남았어?"

"10일..."

"언제 부터 쓰기 시작한 거야?

"2주전부터..?"


2주전부터 써서 3만자 완성.

10일 남았는데, 7만주 분량이 남아있다.

뭔가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도대체

아까 눈빛에서 나오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었는지 궁금해졌다.


'2주 동안 고작 3만 자 채웠는데...

남은 10일로 7만 자를 채울 수

있는 거야?'


그 생각을 토대로 질문을 하려

입을 열었으나, 호윤은 나오지도

않는 질문에 반박을 했다.


"지금까지 얼마 못 적은 건...

학원 다니고... 밤에 숙제 하면서 써서 그래.

나도 이대로면 안될 거 같아서

몇 일전부터는... 밤새가면서 쓰고 있어..."

"혹시... 너 어제도 그럼 밤샌 거야...?"

"응..."


진우는 더 이상 그녀에게 공부하라고,

왜 안 나오냐고,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그냥 그녀가 쓴

소설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뭔가 저 자신감 속에서 나온 소설이라면

보지는 않았지만, 엄청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까지 쓴 거 보여줄 수 있어?"

"...어? 응?"

"3 만자를 지금까지 썼다며?

아무리 그래도 네가 하고 있다는 말 만으로는

믿기 어렵거든."


그의 말에 호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아...그 보여줄 수야 있긴 한데..."

"그런데?"

"다 읽으면... 나한테 빨리 돌려줘...

그거 하나 밖에 없어..."

"무슨 소리야?"

"연필을 써서 손으로 적고 있단 말이야..."


이해가 안되었던 진우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니... 원고지에 제출하라고 했어?

요즘에는 보통 컴퓨터 파일로

제출하라고 하지 않아?"

"그러긴 한데... 부모님이 내가 컴퓨터를

오래하는 걸... 좋아하시지 않아서,

기본적으로는 손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어..."


그녀는 등 뒤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너덜너덜해져 있는 A4 크기의 스프링 노트를

꺼내더니, 나에게 건네주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거야?"

"부모님은... 내가 소설 쓰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 게다가

이렇게 가지고 다니면, 아이디어가

샘솟을 때 마다 적을 수도 있잖아..."


원래는 파일로 받아서, 여유롭게 읽을

생각이었으나, 실물로 그것도 단 하나

밖에 없다는 소식에 나는 생각이 바뀌었다.


"근처 카페 같은 곳 가서 읽어보지 뭐."

"뭐?"

"아니 넌 여기다가 적는 거잖아,

그리고 이게 없으면 곤란 한 거고."

"어..."


진우는 그녀에게 너덜너덜한 종이가

눈에 띄는 공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질문했다.


"그럼 내가 이걸 가져가면 곤란해

지는 거 아니야?"

"응... 그렇긴...해."

"그러면 그냥, 내가 읽고

오늘 바로 돌려줄게."

"아... 그래?"


그래서 진우는 그녀를 데리고 근처

카페로 갔고, 호윤이가 쓴

소설이 담긴 공책을 펼쳐서 차분히

읽기 시작했다.


그녀는 왜 도대체 하필이면

사람들이 많은 카페에서 소설을

펼쳐서 읽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 왜 이러는지

묻고 싶었으나.


남에게 자신의 소설을 보여준다는 상황이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질문은 하지도

못하고 굳은 상태로 그가 소설을 읽는

모습을 보며 경직된 상태로 앉아 있었다.


'Daydreamer'


그것이 그녀가 쓴 소설의 제목이었다.

첫장을 넘겼을 때, 얼마나 많이 지우고

다시 썼는지,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종이가 얼룩덜룩해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와...대박이네...'


첫 문단을 읽을 순간, 진우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녀가 너무

글을 잘 써서 그랬던 것은 아니라,

읽기가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


[싸늘하다고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가 흐르고,

남녀 노소 구분할 것 없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 퍼지고 있으며

왠지 불쾌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향이

슬픔과 기쁨의 감정을 서로 뒤섞이게 만들어

혼란스러운 환경을 만들고 있었다.]


뭔가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 보였으나,

가독성이 너무나 떨어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글의 상태가 다 저런 느낌이었다.


너무 과하게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했으나,

필력이 따라가지를 못했다.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 손은 어떻게 했는지, 눈은 어디로 향했는지,

입술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하나 하나 다 세밀하게 묘사를 해주고 있었기에.

등장인물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 지까지

알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 외의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지나칠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혹한 느낌이 있었다.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장면도

세밀하게 묘사해버리는 탓에 모든 장면

하나 하나가 진지했다.


그리고 뭔가 읽으면 읽을 수록,

묘한 감정이 들게 만들었다. 분명 스토리만 보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현실조작에 가까운 기괴한 능력을 얻어서,

자신의 생각대로 현실을 조작하다 세상을 망가트린다는

'이게 뭐지?' 싶은 이상한 이야기였다.

다만 뭔가 끌리는 것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혼란을 겪던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고,

완전한 악이 되기 직전에 제압을 당했을 때,

내뱉는 말이었다.


[난 단 한 번도 내 의지로 움직인 적이 없어,

항상 사람들이 일으킨 바람에 끌려 다녔을 뿐이야.]


그렇게 한 장 한 장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노트의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 센가 끝까지 다 읽게 되었다.


진우가 끝까지 다 읽고

페이지를 덮은 순간, 호윤은 바짝

긴장한 상태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땠어...?"

"나쁘지는 않았던 거 같아."

"무슨... 뜻이야?"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는 거지."

"아..."


문득 진우는 순수하게 궁금해서

질문했다.


"근데... 어쩌다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거야?"

"어쩌다가...?"

"아니... 뭐 좀 힘든 일이 있었어?"

"힘든 일?"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나를 잠시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뭐... 부모님이랑 사이가 안 좋다 거나...

학교에서 좀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던가?"


내 질문에 호윤은 눈을 깜빡이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부모님이랑 그렇게 사이가 나쁘지는 않아,

학교에서는... 친구가 없긴 한데,

딱히 소설을 쓰는데 친구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그렇구나, 잘 읽었어.

방과후 공부 관련 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넌 그냥 이제 남은 기간 동안, 맘편히 소설 써."


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하는 말에

호윤은 밝은 미소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ㅈ...진짜!?"

"대신 공모전 끝나면 다시 공부 해야해."

"아..."

"아무리 나라고 해도 10일 이상 선생님을

속이는 건 어려워."

"...그렇구나."


우울해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를

뒤로 한 채 그는 가게를 나섰다.


작가의말

내일 휴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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