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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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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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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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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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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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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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학생 편(2)

DUMMY

시간이 흘러 모든 수업이 끝나고

방과후 시간이 되었다.

진우는 애써 밝은 미소로 떠나가는

소연이를 배웅해줬다.


그리고는 다시 돌을 씹은 찌그러진 표정으로

의뢰 받은 사람을 가르치기 위해

복도 끝에 위치한 다른 반의 앞으로 걸어가서

그 반 앞에 있는 애들이 나가기를 기다렸다.


청소를 하는 학생들은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마지막으로 대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사실 청소를 했다 하기보다는 청소를 하는

척에 더 가까웠다.


'다 끝났나 보네... 이제 들어가야지.'


라고 생각했을 때, 청소를 마친 학생들은

교실의 불을 전부 끄고,

입구를 닫아버리고, 자물쇠를 문에 걸었다.


"...?"


그리고 완전히 문을 잠그려고 할 때

진우는 당황하며 다급하게 청소하던

학생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멈춰 세웠다.


"아니... 야 잠시만!"

"왜?"

"나 저 반에서, 도호윤이라는 애랑

방과후 공부해야 하거든?

열쇠 좀 줬으면 좋겠는데?"

"저 교실에 지금 아무도 없어, 다 집에 갔어."

"ㅁ....뭐?"


그가 당황하며 굳은 채로 서있을 때,

학생은 태연하게 그대로 등을 돌리면서

자기 갈 길을 떠났다.

어이가 없었던 나는 문을 바라보면서

투덜 거렸다.


"...아니, 도대체 뭐 때문에

아무리 그래도 첫날은 나와야지...

뭔 생각으로 첫날부터 도망을 치는 거야...?"


진우는 속이 팔팔 끓어 올랐다,

분명히 어느 정도 이상한 사람일 거라고

알고 있었기에.

왠만하면, 다 그냥 수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참을 수가 없었다.


'아니 근데 이건 좀 너무 아니잖아!!!

첫날부터 그냥 안 나와버리는 건 좀 심했잖아!!!'


물론 큰 소리를 내서, 소란스럽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에, 마음속에서만 소리를

내지르는 그였다.

그렇게 마음 속으로는 바로 떠나버릴까,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내가 여기서 가버렸다가, 걔가

선생님한테 내가 먼저 갔다고 하면...

나만 귀찮아 지는데...'


혹시나 라는 생각에 진우는

교실을 앞에 둔 상태로 팔짱을 꼈다.


"그래... 인간적으로

10분 정도는 기다려줄 수 있지."


3분 정도 지났을까, 복도에서 누가

올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옆에 있던 반에서 불이 켜졌다.


"뭐야...? 아무도 없다며...?"


진우는 당황하며 교실의 유리창을 통해서

내부를 살펴보았다.

안에는 한 여학생이 자다가 일어났는지, 체육복차림의

여학생이 눈을 반쯤 감고,

단발의 머리카락은 잔뜩 뻗친 상태로

닫혀 있는 문을 안간힘을 쓰면서 열려했다.


처음에는 왜 청소를 하는

남자애가 거짓말을 쳤나 의문이 들었다.

곧바로 아무도 그 애를 깨워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문을 주먹으로 가볍게 노크하듯

손등으로 두드려 주의를 주었다.


"...?"


그러자 문 안에 있던 여학생은 눈을

똑바로 뜨더니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한 번 확인 하더니 놀랐는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는 팔을 머리 위로 쭉 피더니,

크게 기지개를 폈다. 그녀에게는 마치 이 상황이

꽤 익숙한 듯 했다.


'뭐 하는 사람이지...?'


어이 없는 상황에 당황하고 있던

진우는 그녀가 뒷문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도호윤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묻기

위해서 똑같이 뒷문으로 향했다.


뒷문이 열리자, 그녀는 고개를 올려

진우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후줄그레한 체육복의 상하의 차림, 얼굴에

끼고 있는 검은 마스크.

화장은 눈에 띌 정도로 선명하지는 않았으나,

되어있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가만 보면 학교에서 놀고 다니는 여자애들

부류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런 여러가지 특징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는 촉에 이끌려 진우는

당당하게 물었다.


"네가 혹시 도호윤 이니?"

"어... 나야."


그는 오늘 할 일을 깔끔하게

마칠 수 있다는 일에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반 애들한테

심한 미움을 받는 것으로

보아, 생각했던 것 보다 문제아인 것 같았기에,

기선 제압을 하기 위해 일부러

싸늘한 표정, 명령 조로 말했다.


"아침에 담임 선생님한테 들었지?,

기초 학력 고사 미달 받은 사람들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빨리 앉아."

"어..."

"6장이긴 한데,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야, 좀 봤는데. 앞에 개념 설명 해 놓은 거

조금 읽어보면 풀 수 있을 거야."

"어... 알았어."

"모르겠으면 물어보고."


진우는 그렇게 걸어 나온 호윤을

다시 반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녀의 자리는 벽에 맨 뒷자리였다.


'책상 밑에 봐라... 어우 저 종이 뭉친거

맨날... 가정통신문 받으면 구겨서

넣어 놓나 보네...'


의자에 다시 앉은

호윤은 누가 봐도 하기 싫다는 게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심각하게

얼굴을 찌푸리며, 펜을 움직이며

수학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녀는 진우와 같은 반 애들이,

10초안에 후다닥 풀면서 넘어갈

개념을 이해했는지 체크하는

단순한 문제도 굉장히 느리게 풀었다.


처음에는 의지가 약해서 못푸는 것이라고

믿었으나, 보고 있으니 그냥 수학에 유난히

더 약한 거 같기도 했다.


'이게... 풀기 싫어서... 저렇게 느린 거야?

아니면 그냥... 진짜 이해를 잘 못해서

저러는 거야...?'


한 10분 정도 보고 나니 진우는

의문에 대해서 결론을 지을 수 있었다.


'의지도 없고, 수학 자체에도 심각하게

약하다.'


물론 그녀가 싫던, 수학에 약하던,

진우에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그에게 중요한 일은 그저 호윤이

오늘의 할당량을 채우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호윤이 문제 푸는 것을

묵묵히 감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모르는 문제가 나왔는지,

느리지만 착실하게 답을 적고 있던

그녀의 손에 들린 샤프가 멈췄다.


'아니... 이 문제에서 고민을 한다고?

그러면 분명히 다른 문제에서도 막힐게

분명한데... 그냥 빨리 알려주고,

다음 걸로 넘어가게 할까?

근데 그러면... 얘한테 도움이 안되는데..'


진우의 머리 속에서는 2가지의 생각이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가르쳐도 의미가 없는 놈인데,

그냥 빨리 일 처리하고 넘어가자

VS

아니 그래도 명색이 가르치라고

보낸 건데, 다 알려줘 버리면

저 애한테 이 시간을

낭비하게 해서는 안된다.


2가지의 의견이 격렬하게 치고 박고 싸우고

있을 때였다. 결국 뭔가 떠올랐는지

호윤의 손에 들린 샤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 이게 맞는 일이야, 더 나은 방향성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나 편하자고 그냥 다 해줘 버리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진우는 자신이 옳은 판단을 내린 거 같아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물론 그 감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가 샤프를 다시 집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쓰흡..."


행운은 자신도 모르게 곧바로 혀를

끌끌 찼고, 낙서를 하던 호윤은 무궁화

꽃이 피기에서 술래와 눈이 마주친 것 마냥

그대로 굳어버렸다.


"모르겠으면 말을 해... 그렇게 낙서하고

있지 말고."

"어...미안, 모르겠어."


그녀는 대답을 강요 당한 사람 마냥,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 했고.

아까전에 자신이 버린 생각이 옳았던 게

아닐까? 라고 스스로에게 의문을 가지며

의욕이 떨어졌다.


그렇게 진우는 가방에서 연필 하나를 꺼냈고

문제에 대해서 해설 하듯이 설명을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1% 정도는 그녀가 가르칠 만큼이

있었기에. 가능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이 복잡한 기호나 문자들은

다 머리 속에서 지우고, 숫자들만 생각해봐.

그럼 훨씬 쉬울 거야, 이해 했어?"

"아...어..."


그녀의 표정은 그의 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음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진우는 최대한 빨리 이걸

끝내는 것을 목적으로 바꿨다.


더 오래붙잡고 있어봤자,

화병만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 그냥 오늘은 내가 하나하나

다 풀어주고 설명해 줄 테니까,

제대로 공부하는 건 내일부터 하자."

"아...응."


진우는 영혼 없이, 뻔히 그녀가 못 알아듣는

다는 것을 알면서, 설명을 했다.

다만 호윤이 역시 눈 앞의 학습지를 붙잡고

오랫동안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그의 말을 잘 이해한 척했다.


그렇게 진우는 10분 만에, 호윤이가 30분을

쓰면서 풀었던 문제의 3배를 풀고 설명해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그녀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대로 책가방을

싸고, 허리를 숙여서 가볍게 인사하고 교실에서

도망치듯이 떠나갔다.


"하아... 내가 이짓을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해야 하는 거야...?"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 혀를 차며

교실의 불을 끄고, 바깥으로 나왔다.


***

그 다음날 나는 또다시 그녀의 반을

찾아갔으나, 도호윤은 없었다.

혹시나 해서 이번에도 반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반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래... 뭐 하루정도야... 빠질 수 있지."


그렇게 또 다음날에 찾아갔을 때도

그녀는 없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꽤

일찍 찾아갔음에도 그녀는 없었다.


혹시나 해서 그녀와 같은 반 학생에게

물어보니, 학교는 제대로 나오고.

종치고 나서 종례를 듣자 마자,

급하게 뛰쳐나간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 피해봐라... 피할 수 있으면."


나는 쉬는 시간을 이용해, 그녀를 찾아가서

직접 만났다. 호윤이는 자신이 피한 일에

내가 화날 것은 알고 있었는지 눈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오늘... 방과후에 공부해야하는 거 알지?"

"...아...어... 알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근데... 나...바쁜데."

"나도 바빠... 근데 이렇게 시간을 내서,

너한테 와서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와서 빨리 하고 가면 되잖아."

"알았어..."


저 날은 그녀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처음갔던 것처럼

살짝 늦게 찾아갔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러나 빈교실이 나를 반겨주는 것을 보며,

그녀가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진짜, 돌아버리겠네..."


그렇게 계속된 그녀의 행동에 나는

머리 속에 있는 인내심의 핀이 뽑혀버렸다.

화를 내며 그녀에게 소리치고 싶었으나.


이제는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조회시간 마저

교실에서 사라지며

만날 수가 없었기에, 소리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주말이 되었고

문제집을 사기 위해서 들린 서점에서

진우는 몇 일만에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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