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가이드: 던전의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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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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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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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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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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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가이드

DUMMY

"진씨, 오늘 일거리 있나?“


나는 길드 안내 데스크에 기대어 물었다. 항상 단정한 모습의 진씨가 서류에서 눈을 떼고 나를 바라보았다.


"네, 오늘 오후 4시에 드레드 던전에 4인 탐험대가 올 예정인데, 그걸로 하시겠어요?“


"4시라고? 30분도 안 남았잖아."

나는 한숨을 쉬었다.

"다른 선택지가 있나... 그래, 그걸로 하지.“


"네, 그럼 탐험가들 정보를 드릴게요."


진씨에게서 탐험가들의 정보가 담긴 서류들을 받아들고, 나는 길드 테이블에 앉아 하나하나 훑어보기 시작했다.


"4인 탐험대라..."


서류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또 한숨이 새어나왔다.


"4명 모두 검사라니... 밸런스가 너무 안 맞잖아... 아무리 입문자라고 해도..."


나는 안내 데스크를 향해 소리쳤다.

"이봐 진씨, 이런 녀석들한테도 탐험 허가증을 내준다고?“


진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차피 입문자 던전이잖아요. 그리고 당신이 있으면 큰 문제 없을 테고...“


"아무리 그래도..."

나는 중얼거리며 마저 서류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던전 경험 0회... 모두 남성에 21세, 출신지도 동일하고, 딱 봐도 동네 친구들이네... 뭐, 어쩔 수 없나? 내가 잘 가이드해 줘야지.“


어느덧 4시가 되었고, 4명의 청년들이 길드에 들어왔다. 그들의 눈에서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4시에 드레드 던전 신청한 탐험대인데요.“


진씨가 그들을 안내했다.

"네, 안녕하세요. 저쪽 테이블에 앉아계신 분이 안내해 줄 거예요.“


나는 일어나 손을 들어 간단하게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이번 던전 가이드를 맡게 된 노일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그들의 장비를 살펴보니 역시나 싸구려 가죽 갑옷에 장검 한 자루뿐이었다. 신입 모험가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우선 던전으로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죠.“


나는 그들과 함께 마을 밖의 던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걸어가는 동안 나는 그들의 이름과 간단한 정보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던전에 대한 기본적인 주의사항들을 설명해 주었다.

"여러분, 던전은 생각보다 위험해요. 제 지시를 잘 따라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고 그것을 지키려면 당황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냉정한 판단과 팀워크가 생존의 열쇠입니다.“


청년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에서 불안감과 함께 결의를 볼 수 있었다.


드레드 던전의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동굴 입구는 마치 거대한 괴물의 입처럼 보였다. 청년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다.

"자, 오늘 우리가 탐험할 드레드 던전입니다. 전형적인 동굴 타입 던전이고, 주로 입문자들이 많이 도전하는 던전이죠.“


던전 입구 앞에 서서, 나는 그들을 향해 돌아섰다.

"던전에 들어가기 앞서, 간단하게 점검을 해보죠. 다들 무장은 뭐... 간단하게 하신 것 같고, 필요한 물품들은 잘 챙겨왔나요?“


한 청년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주머니 속에 간단한 음식과 물 정도는 챙겨왔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다음부터는 배낭이라도 준비해오도록 하세요. 단순히 물품들을 넣고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던전 속에서 얻은 전리품들을 담고 갈 수도 있거든요.“


청년들의 눈이 커졌다. 그들은 전리품이라는 말에 흥분한 듯했다.


"아니면 따로 짐꾼을 고용한다든지, 수납 마법이나 아이템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초보자들한테 무리이기에 배낭이 무난합니다.“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동굴형은 대부분 어두워서 빛 마법이나 감지 타입을 가진 자가 필요한데... 다들 검사이신 것 같으니, 이럴 땐 발광석 아니면, 간단한 횃불이라도 챙겨와야 합니다.“


청년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 한 명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걸 준비해야 하는 줄 몰랐어요.“


"괜찮습니다. 첫 모험이니까요. 제가 여분의 횃불을 가져왔으니 그걸로 해결하죠."

배낭에서 횃불을 꺼내 그들에게 나눠주며, 나는 계속해서 설명했다.

"던전 탐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준비입니다. 무기와 갑옷도 중요하지만, 이런 작은 물품들이 생사를 가를 수 있어요. 앞으로 모험을 계속하실 거라면, 이런 기본적인 준비는 꼭 하셔야 합니다.“


청년들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기본적인 점검은 끝났네요.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당부할 게 있습니다."

나는 그들의 눈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말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세요. 여러분은 이제 한 팀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위험에 처하면 모두가 위험해집니다. 제 지시를 잘 따르고, 서로를 보호하면서 움직이세요. 알겠죠?“


"네!"

그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그들의 목소리에서 이전보다 더 강한 결의가 느껴졌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모험을 시작해볼까요?“

나는 횃불을 높이 들어 올리며 던전 입구로 향했다. 청년들이 내 뒤를 따랐다. 우리의 발걸음 소리와 횃불이 타닥거리는 소리만이 고요한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던전 입구를 통과했다. 횃불이 던전 내부의 음산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는 듯했다.


청년들은 긴장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갑자기 한 청년이 앞을 가리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검은 슬라임들이 보이네요. 바로 사냥해볼까요?"

그들은 재빨리 검을 뽑기 시작했다.


나는 급히 그들을 말렸다.

"잠깐! 저건 그림자 슬라임입니다. 강한 녀석들은 아니지만, 물리적 타격에 면역입니다.“


"그 말은...?“


"네, 검사 4명으로 구성된 탐험대로는 힘들죠... 아이템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럼 어떻게...?"

그들의 목소리에서 당혹감이 느껴졌다.


"저는 어디까지나 가이드, 전투원이 아닙니다. 도망가죠.“


한 청년이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겨우 슬라임 가지고 이렇게 도망가도 되는 건가요?“


"물론이죠..."

나는 그들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설명했다.

"생존이 최우선이고, 실제 고난도 던전에서는 오히려 도주하는 경우가 더 잦다고 하네요. 이 던전은 던전치고 상당히 규모가 작아서 완주하는 걸 목표로 하죠.“


우리는 그림자 슬라임을 피해 조용히 다른 길로 향했다. 청년들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함께 약간의 불만이 묻어났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계속해서 던전 깊숙이 들어갔다. 나는 주기적으로 던전 지도를 확인하며 우리의 위치를 파악했다.


"어느덧 중반부까지 왔네요,"

나는 지도를 살펴보며 말했다. 그때, 멀리서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스켈레톤이네요,"

나는 조용히 말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보세요. 스켈레톤의 타입에 따라 전투력은 천차만별이지만 이 던전에서는 가장 기본형이어서 약할겁니다. 그리고 둔기가 효과적이지만 검도 나쁘진 않습니다."


청년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서 이전과는 다른 결의가 보였다.


"한명이 맞서고 나머지가 허점을 노리는건 어떨까요?" 한 청년이 제안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입니다. 특히, 골반쪽이 약하니 거길 노리면 될겁니다. 또한, 먼저 주변 환경을 잘 살펴보세요. 던전에서는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이제 진정한 모험가로 거듭나기 시작한 것 같았다.


"자, 준비됐나요? 그럼 조심스럽게 접근해 봅시다.“


우리는 천천히 스켈레톤을 향해 나아갔다.


청년들은 처음에는 어설픈 움직임을 보였지만, 점차 서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오른쪽!"

내가 소리쳤다. 한 청년이 재빨리 동료의 옆구리를 노리는 스켈레톤의 공격을 막아냈다.


"골반 부위를 노려!" 다른 청년이 외쳤다. 그의 동료가 즉시 반응해 스켈레톤의 약점을 공격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스켈레톤이 무너져 내렸다.


숨을 고르며, 청년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승리의 기쁨과 함께 새로운 자신감이 빛났다.


"잘 했어요,"

나는 그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던전에서는 언제나 다음 위험이 도사리고 있죠.“


우리는 계속해서 전진했다. 던전의 구조는 점점 더 복잡해졌고, 함정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 바닥이 주위와 다른게 느껴지시나요? 자세히 보면 일부 바닥과 약간 다릅니다. 아마도 함정일 겁니다.“


청년들은 조심스럽게 바닥을 살폈다. 그들 중 한 명이 돌을 던져 의심스러운 타일을 건드렸고, 예상대로 날카로운 창이 튀어나왔다.


"와, 정말 위험하네요,"

한 청년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관찰력이 생존의 핵심입니다, 탐지 마법이 없더라도 이렇게 임기응변으로 어느정도 살아남을 수 있죠“


우리는 함정을 조심스럽게 피해 나아갔다. 던전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공기는 더욱 차갑고 습해졌다.


"이제 거의 다 왔어요,"

나는 지도를 확인하며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 구간이 가장 위험할 수 있습니다.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마세요.“


갑자기 멀리서 괴성이 들려왔다. 청년들은 일제히 검을 뽑았다.


"저건... 석회 골렘 소리군요, 이 던전의 보스라고 할 수 있죠. 이걸 쓰러뜨리면 던전 공략 성공입니다.“


청년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동시에 결의에 찬 표정도 보였다.

"어떻게 할까요?"


"석회 골렘은 힘은 강하지만 움직임이 둔합니다. 우리의 장점은 기동성이에요. 이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략을 세우며 천천히 석회 골렘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단단해 보이는데, 우리 검으로 해치울 수 있을까요?”

한명이 불안하다는 듯이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소형 골렘이라고 하나, 전의 스켈레톤에 비해 덩치가 훨씬 크며 위압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던전 입문자들은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나는 탐험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성장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까의 그림자 슬라임보다 훨씬 승산이 있습니다. 골렘 타입이라 오히려 검으로 덤비면 검이 상할 수 있겠지만, 이 골렘은 석회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골렘에 비해 단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어서 말했다.


“즉, 당신들로 충분히 제압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청년들은 내 말을 듣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결의가 차오르는 것이 보였다.


"좋습니다.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요?"


"골렘의 약점은 관절 부위입니다. 특히 무릎과 팔꿈치를 노리세요. 그리고 움직임이 둔하다는 점을 이용하세요.“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역할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의 협동심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 보였다.


"자, 준비됐나요? 행운을 빕니다.“


그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골렘에게 접근했다. 골렘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으며 공격을 시작했지만, 청년들은 민첩하게 피해냈다.


"지금!"

한 청년이 소리쳤다.


두 명이 골렘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사이, 다른 두 명이 재빨리 골렘의 무릎을 공격했다. 석회 가루가 흩날리며 골렘이 비틀거렸다.


"계속해요! 포기하지 마세요!"

나는 그들을 격려했다.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청년들은 때로는 실수도 했지만, 서로를 도우며 계속해서 골렘을 공략했다. 마침내, 한 청년의 강력한 일격이 골렘의 머리를 강타했고, 골렘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해냈다!"

청년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골렘이 무너져 내리자 그들은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었다.


그때 갑자기 골렘의 몸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심해!"

나는 소리쳤다.


골렘의 팔이 마지막 힘을 짜내듯 휘둘러졌다. 방심한 청년들은 위험에 처할 뻔했지만, 나는 재빨리 뛰어들어 그들을 밀쳐냈다. 골렘의 팔이 바닥을 강타하며 부서졌다.


"휴... 감사합니다.“

한 청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던전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해선 안 됩니다. 적이 쓰러진 후에도 위험은 존재할 수 있어요.“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새겼다.


"자, 이제 전리품을 확인해 볼까요?"

나는 골렘 더미를 뒤적거리며 말했다.


“지금 뭐하시는거죠?”

청년들은 궁금해하며 물어보았다.


“일부 몬스터들, 특히 보스 몬스터들한테는 던전석이라는 돌맹이가 나오는데, 그게 가격이 꽤 나가거든요, 아주 좋은 재료로 많은 곳에 쓰인다고 하네요.”

나는 손바닥만한 던전석을 회수하였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저쪽에 보물상자도 있네요”


내가 가리킨 방향에는 작지만 화려하게 장식된 보물 상자가 있었다. 청년들은 흥분된 표정으로 상자로 달려갔다.


"조심히 열어요. 때로는 보물 상자에도 함정이 있을 수 있어요."


그들은 나의 가이드 아래서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빛나는 보석 몇 개와 특수 재료, 물약, 그리고 갑옷으로 보이는 장비가 들어있었다.


"와! 이 모든 게 다 우리 거예요?"

한 청년이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그렇진 않아요. 일부는 길드에 지불해야 합니다. 그게 규칙이에요. 던전은 기본적으로 길드가 관리하거든요. 아마 30%에서 많으면 50%까지 생각하면 됩니다."

청년들의 표정이 약간 실망스러워 보였지만, 이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아직 파악되지 않은 던전같은 경우에는, 모든 전리품을 다 가져갈 수도 있지만, 그건 그만큼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니깐요“


"아하... 그런데... 이걸 어떻게 가져가죠?"

다른 청년이 물었다.


나는 미소 지으며 내 배낭을 내려놓았다.

"걱정 마세요. 제 배낭에 담아갈게요. 다음엔 꼭 준비해 오세요.“


보물을 모두 담고 우리는 던전을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밝은 햇살이 우리를 맞이했다.


길드에 도착하자 우리는 간단한 보고를 했다.


"드레드 던전 공략 성공입니다. 초보자 4인 탐험대로 무사히 클리어했습니다."

내가 보고했다.


길드 직원이 감탄하며 말했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청년들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 이제 보물을 정산하고 각자의 몫을 나눠 가질 시간이군요."

내가 말했다.

길드에 지불할 몫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공평하게 나눴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첫 전리품을 받아들며 기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한 청년이 내게 말했다.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여러분, 잘 해냈어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들의 얼굴에선 흥분과 자부심이 읽혔다. 청년들은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길드를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 녀석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는 곧바로 길드 접수 데스크로 향했다.


"진씨, 저 녀석들에게 가이드북 줬어?"


데스크 뒤에 있던 진이 서류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그럼요. 분명히 전달했죠. 꼭 한 번 읽으라고 강조도 했고요."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아무도 안 읽었나 보지? 기본적인 준비도 안 돼 있고, 함정이랑 몬스터에 대한 정보도 전혀 몰랐던 것 같던데."


"뭐, 그런 사람들이 많잖아요."

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정보 줘도 안 보고, 직접 부딪쳐 봐야 정신 차리는 스타일인 거죠."


"그래. 한 번 크게 당해봐야 눈이 번쩍 뜨이겠지."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때나 돼야 가이드북을 펼쳐보겠지."


그러면서 나는 길드 게시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벽에는 다양한 의뢰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대부분은 전투나 몬스터 사냥 의뢰들이었지만, 그건 나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나는 눈을 돌려 다른 의뢰들을 훑었다.


그때, 하나가 눈에 띄었다.


- 팔 던전 조난자 구조 -


나는 흥미를 느끼며 더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여섯 명으로 구성된 탐험대가 팔 던전에 들어갔고, 3일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연락도 끊긴 상태였다.


‘흐음...’


탐험대의 구성원을 보니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전위, 후위, 그리고 탐색 전문가까지 골고루 갖춘 팀이었다. 이제 막 익숙해졌을 타이밍이었다. 그렇지만 경험이 쌓인 만큼, 자신감이 과하게 붙은 시기기도 했다. 그게 가장 위험할 때다.


‘8년 경력에 던전 공략 100회 이상... 어느새 스스로가 무적이라도 된 것처럼 느끼겠지.’


팔 던전은 전형적인 탑형 던전이었다. 공략법을 정확히 따르지 않으면 포탈이 열리지 않아 다음 층으로 갈 수 없고, 위층과 아래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영원히 갇힐 수 있는 구조다. 최근까지도 이 던전의 공략이 완벽하지 않아서, 가이드북조차 불완전한 상태였다. 이들이 그 위험성을 무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접수 데스크로 다시 돌아가 진에게 물었다.


"진씨, 이 의뢰 좀 더 알고 싶어."


진은 게시판을 힐끔 보더니 손을 턱에 올리며 말했다.


"아... 그거요? 탐험대가 3일째 실종 상태인데, 별다른 소식이 없어서 길드도 꽤 신경 쓰고 있어요. 탐험대 경력도 꽤 되고 해서 사람들 관심도 좀 있는 편인데, 딱히 나서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서? 이 의뢰를 받은 사람이 있긴 한 거야?"


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직까지 아무도 지원을 안했어요. 노일씨도 아시다시피 탐험대들은 구조 활동보다는 던전 탐사나 전투 의뢰에 관심이 많아서요. 구조는 인기도 없고, 위험에 비해 보상도 그다지 크지 않잖아요?”


그리고 진은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게다가 원칙적으로는 2인 1조로 가야 하는데, 혼자서 가는 건 무리죠."


"알지. 나도 혼자선 안 가."

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같이 가줄 사람이 없다는 거지."


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마세요. 어쩌면 적당한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나는 짧게 웃으며 나의 숙소로 돌아갔다.


‘3일이라... 아직 충분히 생존 가능할 거야.’


그들을 구할 시간이 아직 있다는 판단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우선 필요한 장비부터 준비하자. 던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몇 가지 필수 물품들은 빠르게 챙기는 게 좋다.


나는 길을 돌아 상점가로 발길을 돌렸다. 늘 가던 상점에 들러 가볍게 던전 장비들을 구매했다. 긴급 탈출용 마법석, 트랩 감지 도구, 그리고 어둠 속을 밝힐 마법 구체. 이 정도면 충분했다. 간단한 식량과 응급약품도 빠뜨리지 않았다.


"구조 활동이니까 비용은 길드에서 청구해주겠지."

나는 물건을 챙기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나는 다음으로 동료를 구할 차례였다. 구조 활동에 나설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위험한 던전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인물은 극히 드물었다.


'역시 닥트밖에 없겠군.'


닥트는 전투에 능한 드워프 전사다. 거칠고 투박한 성격에 불평이 많지만, 구조 활동에서는 누구보다 믿을 만한 동료였다. 나는 주머니에서 통신기를 꺼냈다. 이 장치는 던전석을 가공하여 멀리 있는 상대와 목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는 도구다.


나는 닥트에게 연락을 하였다.


"닥트, 나야. 구조 활동 나갈 수 있냐?"


잠시 후, 특유의 거친 목소리가 통신기 너머로 들려왔다.


"또 무슨 일이야, 귀찮게."


"팔 던전. 5명 탐험대가 실종됐어. 어차피 너도 할 일 없잖아.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


닥트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 알았어. 내일 길드에서 보자고."


다음 날, 길드로 가보니 닥트는 이미 와 있었다. 짧은 붉은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탄탄한 체구. 그가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보았다.


"늦었네, 가이드."


"네가 너무 일찍 온 거겠지."

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팔 던전이라고?"


"그래, 팔 던전. 탑형 던전이라서 조금 까다로울 거야. 공략 실패하면 포탈도 안 열리고, 위아래 층이 닫혀버리는 구조지."


닥트는 나를 뚫어지게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탑형 던전이라... 복잡하겠군. 좋아, 가보자고. 별 탈 없이 끝내면 좋겠네."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짓고, 함께 길드 밖으로 나섰다. 이번 구조 활동은 생각보다 험난할지 몰랐다. 하지만 닥트와 함께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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