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가 복싱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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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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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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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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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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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이성전자 서초동 본사.


김정섭 홍보 실장이 장내에 배석한 홍보실 팀원들을 향해 모두발언을 내뱉었다.


"어제 나온 갤럽의 한국을 빛낸 스포츠 선수 순위에서,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우승의 주역인 박야천 선수가 축구계의 슈퍼스타인 손웅민을 누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뉴스를 모두 보셨을 겁니다."


"지난 12년 동안 스포츠 선수 인기 순위에서 1위를 독점한 손웅민의 시대가 끝나고, 18세의 이도류 천재인 박야천의 시대가 활짝 열린 거에요."


"그래서 저는 우리 이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유니버스 31 시리즈의 메인 모델로 박야천을 추전하는 바입니다."


그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홍보실 팀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정섭의 의견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각.


현기자동차의 광장동 본사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현동 홍보실장이 팀원들을 향해 자신의 의중을 적극 피력했다.


"박야천 선수는 야타니를 능가하는 이도류의 신이 될 운명입니다. 대한민국 5천년 역사에 길이 빛날 최고 위인이 될 인물이죠."


"그래서 저는 현기자동차의 메인 모델로 박야천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 현기자동차 홍보팀 직원들이 일제히 머리를 끄덕이며 그의 계획에 적극 찬동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바야흐로 야천이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


하늘나라에 간 엄마를 잊기 위해 야구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뼛속 깊이 각인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그런 탓으로 나는 잠실에 위치한 실내 야구장에서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9시간은 투구 연습을 했고, 나머지 9시간은 타격 훈련에 열중했다.

음식은 샌드위치와 햄버거로 때웠다.


나는 식욕을 그다지 느끼지 않는 체질이었다.

그같은 이유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

타고난 체질이 그랬다.


하지만 내 외모는 헬스 선수를 연상케할 정도로 근육질이었다.

이상한 노릇이었다.

별다른 근력운동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근육이 붙었다.


게다가 나는 소식을 했다.

하루에 밥을 한끼 정도 밖에 먹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운동을 해도 근육이 미칠듯이 불어났다.

외계인의 피를 물려받아서 그런 것 같았다.


오늘도 아침 6시부터 실내 야구장의 백업 포수를 상대로 시속 180킬로에 달하는 강속구를 200개 연속으로 던졌다.


그런 탓일까.

백업 포수가, 포수 마스크를 벗자마자 질렸다는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너는 아무리봐도 인간이 아니라 터미네이터가 틀림없어!"


그리 말하며 나에게 스피드건을 내밀었다.


그가 건네준 스피드건에는 내 투구 스피드가 자세히 나와있었다.


나는 1구부터 200구까지 시속 180킬로를 꾸준히 유지했다.

말이 안되는 기록이었다.

지구인들의 몸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투구 스피드였다.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대충 둘러댔다.


"제가 원래 타고난 어깨가 강해서 그런 거니까, 너무 오버하지 마세요. 아무튼 다시 공을 던지고 싶으니까 준비를 해주세요."


그러자 백업 포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하소연했다.


"손바닥이랑 무릎이 아파 죽겠다고. 그러니까 좀 쉬었다가 다시 하자. 그리고 공을 그렇게 많이 던지면 어깨랑 팔꿈치가 작살이 난다구. 작작 좀 해라."


백업 포수는 그리 말하며 도망치듯 장내에서 사라졌다.


그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다.

시속 180킬로에 달하는 공을 200구 연속으로 받는 바람에 그의 손바닥은 벌겋게 부어오른 상태였다.

더불어 무릎마저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중이었다.


얼마 후.


배팅볼 투수가 던져주는 공을 쉴 새 없이 통타했다.

거의 모두 장외홈런 수준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장내에 박동수 감독님이 나타났다.

그의 곁에는 낯선 사람이 서 있었다.


훈련을 중단하고, 휴게실로 자리를 이동했다.


감독님이 남자를 나에게 소개했다.


"이성전자의 김정섭 홍보실장이야. 그러니까 대화를 나눠보라고."


그말을 끝으로 장내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김정섭이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잠시 후.


그가 건네준 명함을 지갑에 수납한 뒤.

넌지시 물었다.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죠?"


김정섭이 말했다.


"박야천 선수를 이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유니버스의 메인 모델로 기용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저를 모델로 기용하겠다는 말씀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그에게 넌지시 되물었다.


"제가 알기로는 손웅민 선수가 메인 모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손웅민 선수와는 작년 연말에 계약기간이 종료됐습니다. 그래서 박야천 선수를 새로운 메인 모델로 기용하려는 거죠."


나는 한양병원의 VIP 병동에 지난 2년 동안 엄마를 입원시켰다.

하루 치료비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VIP 병동이었다.

그런 곳에 2년 동안 엄마를 입원시킨 대가로 나는 수십억에 달하는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처지였다.


물론 한양그룹에서 치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나는 결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였다.


20억에 달하는 치료비를 반드시 낼 계획이었다.

그러자면 일단 광고를 찍는 게 필수였다.

급한대로 돈이 나올 구멍은 광고 밖에 없었다.


LA 다저스와의 계약은 내년 초에 할 예정이었다.

장기전이었다.


그같은 이유로 나는 이성전자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심했다.


김정섭에게 대놓고 물었다.


"광고비를 얼마나 주실 건가요?"


그가 기다렸다는 듯 즉답했다.


"3년 동안 유니버스 스마트폰의 메인 모델로 활동하는 대가로 150억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말 저에게 150억을 주실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박야천 선수가 원하신다면 일시불로 150억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럼 저야 좋죠. 그런데 세금 문제 같은 건,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세금을 얼마나 떼는 거죠?"


그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실력좋은 세무사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세금문제는 그다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조금 더 생각해보고 연락을 드릴게요."

"예. 그럼 마음의 준비가 되시면 저에게 전화를 주십시오."

"네. 그럴게요."


다음날.


나는 집 근처의 카페에서 현기자동차의 이현동 홍보실장을 만났다.

그 또한 나에게 광고 모델을 제의했다.


"우리 현기차의 메인 모델이 되어주십시오. 그렇게만 해주시면 2년 동안 100억에 달하는 광고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당연히 나는 그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내뱉었다.


"생각을 해보고 연락을 드릴게요."

"그럼 마음의 결정이 되시면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네. 그럴게요."


그날 밤.


미국에 있는 LA 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


"정말 나에게 미화 7억 달러(9,800억)를 주실 건가요?"


-당연히 그럴 생각이다. 물론 너는 메이저 경력이 없어서 옵션을 모두 클리어하는 조건으로 7억 달러 계약을 고려중이지.


"옵션을 클리어해야 한다는 말씀이 정확히 무슨 뜻이죠?"


-문자를 보내줄테니까 그걸 확인하고 다시 연락을 줘.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내 폰에 문자가 들어왔다.


문자를 확인한 뒤.

그에게 다시 국제전화를 걸었다.


"140이닝 이상의 이닝수와 2점대 방어율, 홈런 50개를 최소 3시즌 이상 달성해야 7억 달러 계약이 성립된다는 말씀인가요?"


-너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달성가능한 옵션 같은데, 자신이 없나?


"당연히 자신이야 있죠. 좋습니다. 그럼 그 조건으로 금년 연말에 계약을 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를 보죠."


-대신 우리의 사전 계약에 대해서 절대 외부에 노출하지마라.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내 입은 태산처럼 무거우니까."


-오케이. 그럼 금년 12월에 보자.


"예. 그때 LA로 찾아갈게요. 나중에 봐요."


그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옵션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7억 달러 계약을 체결할 생각이었다.

내 입장에서 하등의 부담이 없는 옵션이었다.

강철같은 몸뚱이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나에게, 저정도 옵션 클리어는 누워서 식은죽 먹기나 매한가지였다.


*


나는 이성전자와 3년 동안 유니버스 스마트폰의 메인 모델로 활동하는 대가로 총 150억에 달하는 광고료를 지급받았다.


더불어 현기자동차의 메인 모델이 되는 조건으로 2년 동안 100억을 받기로 하는 광고 계약서에 자필서명을 기입했다.


그런 탓으로 강남 인근의 스튜디오에서 유니버스 스마트폰과 현기차의 광고를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촬영했다.


당연히 그리 힘들지 않았다.

카메라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은 탓이었다.


얼마 후, 나는 강남 인근의 오피스텔에 월세집을 얻었다.

교통이 편리한 그곳에서 속편하게 살기 위함이었다.

그 즈음, 지상파와 종편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관계자들이 내가 사는 오피스텔에 불나방처럼 찾아들었다.


귀찮은 노릇이었다.

나는 예능프로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기본적으로 우울한 성격을 타고난 덕분이었다.


예능프로에서 가식적인 미소와 유쾌함으로 나를 치장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누가봐도 우울증이 심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런 내가 예능프로에서 웃고 떠든다는 사실 자체가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일이었다.


그런 탓으로 내 집에 찾아온 '너혼자 산다' 프로의 박경민 피디에게, 단호한 태도로 출연거부 의사를 밝혔다.

바로 지금처럼.


"저는 우울한 성격이에요. 예능 프로와 전혀 맞지 않는 거죠."


박경민이 은근한 어조로 말했다.


"가식적인 웃음을 드러낼 필요는 없어요. 시청자들은 박야천 선수가 혼자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거든요."

"죄송하지만 저는 사생활을 노출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이만 나가주시죠."


매정한 축객령이었다.

그런 탓일까.

박경민이 잔뜩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 집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다음날.


난지야구장에서 팀원들과 훈련을 끝마친 후, 택시를 타고 강남의 오피스텔로 향할 찰나.

인기 예능 피디인 나영식의 전화가 걸려왔다.


-잠깐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은데, 시간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지금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 시간을 내기가 애매하거든요. 죄송합니다. 피디님."


-지금 박야천 선수의 집앞이니까 그곳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면 될 것 같은데... 시간을 좀 내주시죠.


나를 만나려고, 이미 내가 사는 오피스텔에 도착한 모양이았다.


결국 못 이기는 척 그의 제안을 수용했다.


"집 앞에 있는 카페에서 기다리세요. 그곳으로 갈게요."


-고맙습니다. 그럼 카페 2층 창가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30분 뒤.


카페 2층으로 올라가자 창가 테이블에 앉아있는 중년의 남자 아저씨가 보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피디인 나영식이었다.


그와 악수를 교환한 뒤.

맞은편에 앉았다.

그 후, 내 의중을 솔직히 밝혔다.


"저는 예능 프로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어요."


그가 씨익 웃으며 색다른 질문을 해왔다.


"혹시 좋아하시는 여배우나 걸그룹 멤버가 있으신가요?"

"네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그냥 호기심 차원에서 물어보는 거니까,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대답해 주세요."

"정말 그래도 될까요?"


나영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내 솔직한 대답을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 본심을 밝히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배우 최수진을 좋아했다.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를 연상시키는 외모였기 때문이다.


"여배우 최수진의 팬입니다. 이제 됐나요?"


그가 반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하는 프로 중에, 여배우 최수진이 출연하는 힐링 예능이 있는데..."


나 피디가 말끝을 흐리며 내 눈치를 살폈다.


"그곳에 나올 의향이 있으신가요?"


조금 고민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녀가 출연하는 힐링 예능 프로를 자주 시청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내가 말을 못하고 주춤거린 탓일까.

나 피디가 기회는 이때다 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며칠 후에 경기도 인근의 캠핑장에서 최수진이 출연하는 힐링 예능을 촬영할 계획이거든요."


"그날, 박야천 선수가 게스트로 출연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정말 출연 생각이 없으신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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