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가 복싱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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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작품등록일 :
2024.09.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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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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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1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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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캐시먼에게 유창한 영어로 솔직히 말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저스를 선호해요.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팀이었거든요. 그래서 비슷한 조건이면 다저스와 계약을 하고 싶어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옵션이 덕지덕지 붙은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아는데, 내가 잘못 아는 건가?"

"맞습니다. 물론 저한테는 별로 부담되는 조건은 아니죠. 얼마든지 옵션을 클리어할 자신감이 있거든요."

"디퍼(지급유예)계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군."

"예. 10년 후에 10년 분할로 연봉의 대다수를 지급한다는 조건이 영 마음에 안드네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나에게 별로 이익이 아니잖아요."


캐시먼이 눈을 빛내며 대꾸했다.


"미국은 프로 선수의 세금 비율이 매우 높아. 특히 캘리포니아 주는 최대 63퍼센트에 달하는 세금을 떼가는 것으로 악명이 높지."


"반면 뉴욕 주에서 선수로 뛰면 세금을 50퍼센트 수준으로 절세가 가능해. 연방세와 주세, 사회보장세, 메디케어세, 지방세, 선수협회 비용 등등..."


"정말 많은 돈을 원한다면, 우리 양키스와 디퍼 계약을 체결하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지. 세금 측면에서 다저스보다 매우 유리하거든."


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다저스에 기울어진 상태였다.

본능적인 욕구였다.

그리고 내가 역제안한 옵션 계약을 프리드먼 사장이 수용한다면, 나는 무조건 다저스와 계약을 체결할 생각이었다.


"죄송하지만 저의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양키스의 디퍼 계약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냉정한 어조로 그리 말하자, 캐시먼이 결심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할 생각인데, 들어볼 의향이 있나?"

"말씀하십시오."


그리 대꾸하자, 캐시먼이 기다렸다는 듯 통큰 언사를 내뱉었다.


"우리 양키스는 야타니를 능가하는 총액 계약을 준비했어. 10년 계약 조건으로 8억 달러(1조 1,200억)를 지급하는 조건이지."


총액 연봉이 마음에 들었다.

야타니의 7억 달러(9,800억)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였다.

그런 탓일까.

나는 캐시먼의 말에 묵묵히 귀를 기울였다.

그의 말을 들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총액 계약 중에서 90퍼센트에 달하는 7억 2천만 달러(1조 80억)를, 10년 후부터 10년 동안 매년 7,200만 달러(1008억)씩 지급하는 조건이지."


총액 계약 금액도 야타니를 능가하는 수준이고, 세금의 절세 측면에서도 다저스와 옵션 계약을 체결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세금 문제를 고려했을때.

양키스가 제시한 8억 달러에 육박하는 디퍼(지급 유예) 계약을 체결하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이었다.


허나 나는 아직 다저스에 미련이 있었다.

일단 프리드먼 사장에게 양키스가 제시한 조건에 대해서 슬며시 말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흥정을 붙이기 위함이었다.


"생각을 해보고 연락을 드릴게요."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 후, 캐시먼과 악수를 교환한 뒤.

스위트룸을 재빨리 빠져나왔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야구모자로 얼굴을 완벽히 가렸음에도 택시 기사는 나를 알아봤다.

내 장대한 체격 덕분이었다.

그런 탓인지 쉴 새 없이 말을 걸어왔다.

결국 그의 수다를 귓등으로 흘리며 두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제야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오피스텔에 들어서자마자 프리드먼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


그에게 양키스의 8억 달러 총액 계약에 대해서 넌지시 말했다.

그런 탓일까.

폰에서 프리드먼의 냉랭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흥정을 붙이려는 모양이군.


"네. 당연히 그런 의도로 말씀드린 거죠. 나와 계약을 체결하고 싶으면 양키스를 능가하는 제안을 새롭게 하세요."


-얼마전에 네가 제안한 옵션 역제안을 없던 일로 할 셈인가?


"예.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무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야타니를 능가하는 총액 계약을 원하니까 옵션 계약은 없던 일로 하자고요."


-너의 능력이라면 옵션 클리어가 얼마든지 가능할텐데...?


"디퍼(지불유예)계약보다 옵션 계약이 더 낫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그래. 그러니까 옵션 클리어를 하면 9,000만 달러(1,260억)가 가능한 2년 단기 계약을 체결하자고.


"다저스 감독님이 이닝 제한을 걸거나 옵션 클리어를 못하도록 방해하면 사장님이 책임지실 건가요?"


갑자기 수화기에서 긴 침묵이 흘러나왔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프리드먼의 신중한 목소리가 폰에서 들려왔다.


-그건 감독이 알아서 할 문제고.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지.


"책임을 회피하시는 건가요?"


-아무튼 옵션 계약이 우리 팀의 마지노선이니까 잘 생각해서 판단하라고.


프리드먼은 양키스보다 적극적이지 않았다.

나와 계약을 안해도 그만이라는 마인드였다.


"내가 올림픽에서 200킬로에 달하는 초강속구를 던진 걸 보셨을 거에요. 그리고 24타석 연속 장외홈런을 기록한 것도 아실거에요."


"솔직히 말해서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제로 방어율과 30연속 퍼펙트, 10할의 타율, 한시즌에 300개가 넘는 홈런이 가능해요."


-네가 아무리 야타니를 능가하는 유망주라고 해도, 그말은 너무 나간거야. 그런 만화같은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거냐?


"사장님은 여전히 내 능력을 낮춰보시네요."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수준은 마이너리그 더블 A도 안되는 레벨이야.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제아무리 엄청난 활약을 해도, 그건 별로 의미가 없어.


프리드먼은 알면 알수록 신뢰가 안가는 작자였다.

말이 허구한날 변했다.

그런 탓일까.

나는 그에게 최후통첩을 내뱉었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새로운 제안을 할게요. 총액 연봉 9억 달러(1조 2,600억)에 육박하는 디퍼(지급 유예) 계약을 준비하세요."


" 내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 없으면 앞으로 절대 나에게 연락을 하지 마십시오."


다저스와 프리드먼에게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런 탓일까.

내 마음은 양키스로 급선회했다.

나를 진정으로 영입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다음날.


학교 근처의 밥집에서 박동수 감독님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속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감독님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네가 메이저에 직행하면 KBO 리그에서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야구 발전기금이 5년 동안 중지되거든."


"그래서 말인데, 너를 영입하는 메이저팀에 학교 발전기금을 지원해 달라고..."


그가 말끝을 흐리며 내 눈치를 살폈다.


감독님의 말씀처럼 고등학교 야구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면 KBO는 고교 야구 지원금을 5년 동안 중단하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우수한 선수 자원을 확보하려는 차원이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200만 달러(28억) 정도를 우리 학교에 지원해 달라고 제가 책임지고 말할게요."

"고맙다. 야천아."


그제야 감독님이 한시름 덜은 얼굴로 내 손을 두손으로 마주잡았다.


밥집을 나선 후, 길가를 배회하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명동에 위치한 L호텔로 가주세요."


그리 말하며 택시 뒷자리에 몸을 싣자, 기사 아저씨가 놀란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박야천 선수인가요?"


내 입가에 절로 쓴웃음이 그려졌다.

이제 나는 너무 유명해졌다.

특히 내 거대한 덩치 덕분에 나를 몰라보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이었다.


예상대로 기사 아저씨는 나에게 사인을 요구했고.

나는 못 이기는 척 그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1시간 후.


L호텔 스위트룸을 다시 방문했다.

캐시먼에게 내 의중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양키스의 제안이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학교 발전기금으로 200만 달러를 지급해 주세요."


그가 반색하는 얼굴로 화답했다.


"그건 걱정하지마라. 그럼 말이 나온 김에 이번달 안에 계약을 마무리 짓는 게 어때?"


고개를 저었다.


"내년 1월 7일 이후에 성년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1월 7일 이후에 계약을 체결하시죠."

"알았다. 그럼 내년 1월 7일 이후에 계약을 체결하는 걸로 합의를 보자."

"그리고 언론에 절대 이런 사실을 노출하지 마세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그가 흔쾌히 머리를 끄덕이며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날, 나는 양키스와 총액 연봉 8억 달러(1조 1,200억)에 육박하는 장기 디퍼(지불 유예) 계약을 체결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


수진은 동남아에서 주중 미니 시리즈를 촬영하고 있었다.

그녀는 로맨틱 드라마의 여주로 캐스팅된 상태였다.

허나 수진은 당최 드라마 촬영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나날이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야천 때문이었다.


야천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우뚝 올라섰다.

그는 WBC 우승과 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었다.


그 덕분일까.

야천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집중적인 스카웃 표적으로 부상했다.

천문학적인 계약이 예상된다는 기사 또한 날마다 대서특필 되고 있었다.


수진은 청순 배이비 글래머의 대명사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천사같은 성격을 타고난 것 같았지만.

실상 그녀는 속물 중의 속물이었다.


그같은 이유로 돈 많고, 잘생긴 남자에 환장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야천은 그녀가 좋아하는 꽃미남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의 터프한 외모는 그녀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울 불러일으켰다.

수진이 도저히 감당 못할 굴강한 비쥬얼.

야천은 그런 남자였다.


물론 그는 스포츠 재벌을 예약한 상태였다.

허나 그녀는 여전히 야천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고민이었다.


그녀의 이성은 야천을 무조건 붙잡아야 한다고 속삭였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꽃미남 재력가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녀의 본능이, 활화산처럼 꿈틀거린 탓이다.


수진이 그같은 고민에 휩싸일 무렵.

감독님이 그녀의 면전에 나타났다.


"수진 씨가 연기에 집중을 못하니까 촬영 진도가 안나가잖아요? 로케 비용이 한두푼인지 아세요. 그러니까 제발 연기에 집중을 해달라고요."

"미안해요. 감독임. 앞으로는 연기에 제대로 집중할게요."

"30분 후에 촬영이 있으니까 준비를 하세요."

"예. 감독님."


수진은 앵두같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지금은 촬영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였다.

야천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배우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


드디어 대망의 신년이 다가왔고.

나는 1월 7일이 지나자마자 수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년이 된 기념으로 그녀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하기 위함이었다.


저녁 무렵.


명품 수트와 시계, 구두로 중무장한 채.

그녀가 살고 있는 고급 빌라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급 빌라 앞에서 그녀를 20분 정도 기다렸다.

그 즈음, 지하 주차장에서 붉은 색의 미니 쿠페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석에는 수진이 섹시한 미니 드레스 차림으로 앉아있었다.


그녀가 고혹적인 눈웃음을 내비치며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곧장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


그날 밤.


나는 수도권 근교의 호텔에서 그녀와 뜨거운 밤을 보냈다.

내가 진정으로 한명의 남자로 새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며칠 뒤.


수진을 대동하고, 뉴욕을 방문했다.


그녀를 뉴욕 인근의 호텔에 남겨둔 채.

나 홀로 브롱크스에 위치한 양키 스타디움을 찾았다.


얼마 후.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스타디움의 프레스룸에 들어서자 미국과 한국에서 몰려온 취재진들의 플래시 세례가 내 일신에 집중됐다.


사진 촬영에 나름 성실하게 임한 뒤.

미국과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양키스에 입단한 소감과 포부를 유창한 영어로 솔직하게 밝혔다.


"제 목표는 제로 방어율과 30개 이상의 퍼펙트 게임, 10할의 타율과 300개의 홈런, 300개의 도루 입니다."


내 폭탄발언이 떨어지자 미국과 한국 기자들이 경악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기를 잠시 뒤.

미국 기자들의 폭풍같은 질문 공세가 개시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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