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가 복싱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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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작품등록일 :
2024.09.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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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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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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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구겐하임 파트너스 빌딩에 LA 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이 나타났다.


그는 탑층에 위치한 사무실에 들어선 뒤.

육중한 책상에 앉아있는 구겐하임 투자그룹의 야말리 회장에게 본론을 꺼냈다.


"박야천 선수를 10년 총액 연봉 7억 달러(9,800억)에 영입할 계획입니다."


야말리가 곧바로 난색을 표명했다.


"메이저 경력이 없는 선수를 7억 달러에 영입하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에요. 절대 허용할 수 없습니다."


프리드먼이 고개를 저으며 완강한 어조를 내뱉었다.


"박야천은 WBC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해 냈습니다. 180킬로에 달하는 전 세계 최고의 강속구와 배팅 파워를 과시한 거죠."


야말리가 반박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배팅 한다는 건 말이 안되는 얘기에요."

"그럼 박야천의 영입을 포기하라는 말씀입니까?"

"그게 아니라 10년 총액 7억 달러가 너무 과하다는 말이죠. 일단 2년 정도 간을 본 후에 장기 계약을 할지 말지를 정합시다."


결국 프리드먼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사무실을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


택시를 타고 수도권 근교의 캠프장에 들어서자, 수십대의 방송용 카메라와 스탭들이 나를 향해 열렬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들에게 정중한 태도로 묵례를 취한 뒤.

나영식 피디 앞으로 걸어갔다,


그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부터 촬영을 하는 거죠?"


나영식이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반말로 되물었다.


"왜, 이렇게 빨리 온 거야?"


그는 나보다 20살 이상 나이가 많았다.

삼촌뻘이었다.


"제가 빨리 온 건가요?"

"출연진이 도착하려면 1시간 정도는 있어야 할 거야."


그의 말대로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것 같았다.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최수진 역시 보이지 않았다.


속으로 그같은 염두를 굴릴 찰나.

스탭들이 사인지를 들고 내 앞에 몰려들었다.


결국 나는 그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신세로 내몰렸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50명에 달하는 스탭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준 뒤.

근처에 있는 오솔길에서 산책을 즐기며 촬영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가 사인지를 들고 내 앞에 나타났다.

최수진이었다.


그녀가 화사하게 미소 지으며 사인지를 내밀었다.


"박야천 선수의 팬이에요. 호호호...!"


최수진은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더욱 아름다운 스타일이었다.

사슴같은 눈망울과 상큼한 아미, 오똑한 콧날과 앵두같은 입술.

성형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자연미인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청순 베이글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었다.

그런 탓인지 내 시선은 수진의 쭉쭉빵빵한 몸매에 절로 모아졌다.

잠시 동안 나는 넋이 나간 듯한 시선으로 그녀의 위아래를 훑었다.


수진은 너무 아름답고 섹시했다.

진심으로 내 스타일이었다.

그런 탓일까.

나는 특유의 묵직한 중저음의 바리톤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정말 제 팬이신가요?"

"당연하죠. 박야천 선수는 한국 야구의 슈퍼스타잖아요. 호호호...!"


정말 너무 섹시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수진을 내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허나 나는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일단 그녀와 친한 남동생과 누나 사이가 되는 게 급선무였다.


"제 나이가 19살이거든요. 그러니까 앞으로 누나라고 부를게요. 그래도 될까요?"


그러자 수진이 반색하는 얼굴로 화답했다.


"그럼 나야 좋지. 야천이같은 듬직한 남동생이 생기는건데. 꺌꺌꺌...!"


그녀에게 곧바로 내 폰을 내밀었다.


"누나 전화번호를 찍어주세요."


수진이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내 폰에 자신의 폰넘버를 입력했다.


그녀의 폰번호를 확인한 뒤.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나도 누나 팬이에요."


그녀가 확인하듯 되물었다.


"그말이 정말이야?"

"네. 누나가 그냥 좋아서 팬이 된 거죠. 하하하...!"


나름 유쾌하게 말한 탓일까.

그녀가 좋아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우리 야천이 정말 너무 크다. 키도 크고 어깨도 엄청 넓고, 근육도 정말 대단해."


그리 말하며 내 우람한 팔뚝을, 고운 섬섬옥수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런 탓인지, 나는 하늘에 오를 듯 기분이 좋아졌다.


그날 나는, 예능 촬영을 하는 내내 수진을 연신 훔쳐봤고.

그런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그녀 역시 나에게 자주 눈길을 줬다.

서로 뜨거운 아이컨택을 나눈 셈이었다.


그날 밤.


오피스텔 지하에 위치한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즐긴 뒤.

집앞에 위치한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샌드위치 가게의 점원과 손님들이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등극한 내가 보잘것 없는 샌드위치 가게에 나타나서 그런 것 같았다.


내 실수였다.

맨얼굴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받게 되었고.

종국에는 사인 공세에 시달리게 되었다.


샌드위치 가게에서 본의아니게 사인회를 개최한 뒤.

참치 샌드위치를 손에 들고, 장내를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오피스텔에 들어서자마자 샌드위치를 안주삼아 커피를 물처럼 들이켰다.

그러기를 얼마 후, 수진에게 카턱을 보냈다.


그녀는 내 카턱을 잘 받아주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밤새도록 시시콜콜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


수진은 22살이었다.

야천보다 3살 연상이었다.

더구나 야천은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야천이 적극적으로 대시한 탓일까.

그녀는 내심 그가 많이 부담스러웠다.

수진의 곁에는 잘생긴 한류 남자 배우인 한성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성민과의 데이트 도중 야천이 카턱을 보내오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성민이 그녀의 카턱 메시지를 우연히 목격한 탓이었다.

결국 그녀는 모든 사실을 소상히 밝혔다.


"예능 프로 촬영장에서 인사를 하다가 연락처를 교환했거든. 그래서 안부 문자를 보내온 거야."


성민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입을 열었다.


"그놈이 너한테 흑심을 품은 거 아니냐?"

"오버하지마. 야천이는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이 바보야! 그놈 덩치를 봐라. 그게 고등학생 체격이냐. 키도 2미터에 근육도 엄청나잖아!"


수진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신경쓰이니까 그놈과 절대 사적으로 연락하지마. 기분 나쁘니까."

"지금 질투하는 거야?"


성민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질투가 아니라 고등학생이랑 연락을 하지말라고. 모두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구."


수진이 질렸다는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


"미치겠네. 다큰 성인 남자가 고딩한테 질투를 다하고."


성민이 정색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괴물처럼 생긴 놈을 내가 왜, 질투해! 나처럼 잘생긴 남자한테 그게 할 말이냐?"

"알았으니까 야천이 얘기는 이제 그만 하자구!"


수진이 목소리를 높이자, 그제야 성민의 투덜거림이 잦아졌다.


평일 오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소속된 여야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모여들었다.

얼마 후, 그들은 오늘의 주요 안건인 WBC 우승 선수들의 병역특례에 관해서 집중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여야의원들이 자신의 의중을 밝혔다.


"WBC 야구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병역특례를 주는 건 국민 감정에 반하는 처사에요. 그래서 저는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을 이용해서 병역특례를 받으면 되는데, 법 규정에도 없는 WBC 우승을 명분으로 야구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제공하는 건 말이 안되는 거죠."


"WBC 우승은 월드컵 4강에 버금가는 일대쾌거에요. 그런 이유로 저는 반드시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야구를 폄훼하는 일부 의원님들이 있는 것 같은데, WBC 우승은 정말 대단한 거에요."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평가받는 박야천 선수가 WBC 우승을 일군 주역인데,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건 국민 스포츠 스타인 박야천 선수를 우습게 여기는 처사에요."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그런 때문일까.

국회 문광위는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청와대로 공을 넘겼다.

국민 스포츠 스타로 등극한 박야천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다음날, 청와대 집무실.


김도현 대통령은 소문난 축빠였고.

당연히 그는 WBC 우승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축빠다운 소신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김도현은 WBC 우승에 관한 병역특례를 불인정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축빠의 한계였다.


오후 무렵.


LA 다운타운 인근의 구겐하임 파트너스 빌딩에 프리드먼 사장이 나타났다.

그는 탑층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이 준비한 서류를 야말리 회장에게 내밀었다.


잠시 뒤.


야말리 회장이 흡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이 조건으로 박야천 선수와 가계약을 체결하십시오."

"박야천이 옵션 조항을 수용해야 가계약이 가능합니다."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이런 일은 당신이 전문이니까."

"알겠습니다."


*


난지야구장에서 훈련을 끝낸 뒤.

박동수 감독님과 근처의 밥집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병역특례 문제에 관해서 대화를 나눴다.


"정부에서 병역특례 불가판정을 내렸다고 하더라. 미안하구나. 야천아."


그가 안스러운 얼굴로 내 눈치를 살폈다.


"괜찮습니다. 금년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만 따면 되잖아요. 그러니 너무 마음쓰지 마세요."


그가 대견하다는 듯한 눈빛을 내비치며 내 어깨를 다독거렸다.


우리는 식사를 끝마친 후, 각자의 갈길로 뿔뿔이 흩어졌다.


감독님은 자택으로 향했고.

나는 상암동 인근의 영화관으로 직행했다.

수진과 단 둘이 영화를 관람하기 위함이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음에도 나를 알아보는 팬들이 많았다.


2미터에 달하는 큰 키와 보디빌더를 연상케하는 근육질의 몸매 덕분이었다.


팬들에게 대충 사인을 해준 후, 커플석이 있는 좌석으로 도망치듯 몸을 숨겼다.

그러기를 얼마 뒤.

나와 마찬가지로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수진이 장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커플석에서 팝콘과 콜라를 음미하며 헐리웃 액션 대작을 감상했고.

영화 감상이 끝나자마자 월드컵 공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를 뒤쫒는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지기 위함이었다.


월드컵 공원에 조성된 산책로를 거닐며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자연스럽게 마주잡았다.


수진이 조금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내 마음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그런 탓일까.

그녀가 냉정한 표정을 지으며 내 손길을 뿌리쳤다.


"미안해. 남들이 보면 오해할 것 같아."

"누나는 아직도 내 마음을 모르는 거야?"


그녀에게 대놓고 말했다.


"너는 아직 고등학생이야. 미성년자라구."

"그게 뭐, 어때서? 6개월만 지나면 나도 성인이잖아?"

"아무튼 나는 너보다 3살이나 나이가 많아. 그리고 연하는 취미 없으니까 절대 선을 넘지마."


수진은 아직 나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된 것 같았다.

특히 내가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는 눈치였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날,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녀에게 프로포즈 하기로 굳게 다짐했다.


다음날.


에그 샌드위치와 신선한 우유로 아침을 해결할 찰나.

프리드먼 사장의 국제 전화가 걸려왔다.


-이메일을 확인해봐.


"그게 무슨 말씀이죠?"


-너의 이메일로 가계약 서류를 보냈어. 그걸 확인해보라고.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연락을 드릴게요."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노트북을 이용해 프리드먼이 보내온 가계약서 내용에 시선을 집중했다.


[2년 총액 1억 4,000만 달러(1,960억)에 계약을 체결한다.]


[기본 연봉 1,000만 달러(140억)에 옵션을 모두 클리어하면 추가로 6,000만 달러(840억)의 추가 연봉을 지급하는 조건임.]


배보다 배꼽이 6배나 큰 계약조건이었다.

그리고 보장 계약기간도 대폭 축소된 상황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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