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 치였는데 엘프가 없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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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작품등록일 :
2024.09.2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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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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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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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DUMMY

“씨발, 씨발!”


“어이, 김씨! 지랄 말고 일이나 해! 일당 받고 싶으면!”


“···씨발!”


나 김씨아니라고! 저 새끼는 왜 부르는 사람마다 김씨라는거야!


계획이 어그러지니 아무것도 하기 싫다.


추노나 할까 싶었지만, 지금까지 일한 게 아까워하지도 못하고 있다.


“어이, 김씨! 나중에 통닭이나 뜯을까?”


“아··· 죄송해요. 제가 오늘 일이 있어서.”


“어험, 어쩔 수 없지. 맥주에 통닭이나 하려고 했는데. 쩝!”


잘 못 들은 게 아니다.


이 병신같은 세계에서 누가 치킨을 이미 팔고 있었다!


그것도 구웠느니 튀겼느니 오만 잡다한 것들이!


“인생, 씨발!”


“김씨, 욕 좀 적당히 해. 젊은 친구가 욕을 그렇게 해서 되겠어?”


“네. 알겠습니다.”


씨발! 씨팔! 씹할! 씨이발!


내 입으로 욕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


구걸할 때는 몰랐는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큼, 비록 7시간이지만.


어쨌든, 하다 보니 이 세계관이 아주 병신같다는 거다.


그러니까 조회수가 3밖에 안 나오지!


내가 겪을걸 설명하자면 하루가 부족하지만 난 설명충이 아니라.


“자, 오늘은 이만 철수하자고!”


“휴!”


끝내자는 선언이 있자마자 일꾼들 모두가 김씨무새앞에 서서 손바닥을 내민다.


오, 당일 정산? 그렇지, 이게 노가다의 묘미지!


“그래, 그래, 오늘도 수고했네. 내일 보세. 아, 통닭이나 뜯을 텐가?”


동전을 짤그랑 떨어뜨리며 말했다.


하지만 일꾼들은 저마다 핑계를 대며 김씨무새의 제안을 거절했다.


내 차례가 다가왔고 마찬가지로 동전을 쥐여준다.


“수고했네. 오늘 처음이지만 잘 해줬어!”


오늘 하루지만 이 김씨무새가 좋은 사람인 건 확실하다.


실수를 많이 했는데 화는커녕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해줬으니까.


“괜찮으면 나랑 통닭··· 아, 안 먹는다고 했지?”


좀 불쌍하네. 나라도 어울려줄까?


집에 가면 마누라하고 자식이 안 반겨주나?


“아저씨가 사는 거예요?”


“오! 갈 텐가?”


“네, 뭐.”


“좋군!”


김씨무새가 솥뚜껑 같은 손으로 내 어깨를 팍팍 친다!


“아파요!”


“크하하! 어서 가자고!”


김씨무새가 이끄는 곳으로 갔고 테이블을 두고 서로 마주 앉았다.


“주문하시겠어요?”


“어험, 그거 하나 하고 500 두 잔. 500은 먼저 주고!”


자주 왔나 보네.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돌아가 바로 맥주를 들고 온다.


잔을 입에 대니 시원함이 몰려든다.


맥주가 시원하기까지 하네.


“에휴.”


그래,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여긴 내가 아는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관이 아니야.


그냥 받아들이자.


“마음에 안 드나?”


“아뇨, 맥주가 시원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거든요.”


“허허!”


김씨무새가 웃고는 잔을 입에 가져다 대 꿀꺽꿀꺽 마신다.


“크으- 좋군! 자네. 외지인이지?”


“네. 저는 외계··· 외지인이에요.”


“그럴 줄 알았네. 그것도 아주 촌 동네에서 왔구만? 시원한 맥주도 모르고 말이야.”


“하하, 네.”


“젊은 친구가 대단하구먼! 외지에 나와 돈을 벌 생각을 하다니.”


“먹고 살아야 하니깐요.”


“그래, 돈 벌어서 뭘 하려고 했나?”


“장사하려고 했어요. 치··· 통닭이요.”


여긴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


“그게··· 되겠나?”


김씨무새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저도 아저씨랑 같은 생각이에요. 그래서 접었어요.”


“현명하군.”


김씨무새가 자신의 턱수염을 쓸며 말했다.


내가 음식 솜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빨리 접는 게 낫지.


생소함으로 승부를 보려 했는데 이럼 나가리잖아.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종업원이 쟁반을 내려놓는다.


눈앞에 보이는 건 튀긴 닭에 치즈 가루가 뿌려진··· 뿌링클?


허미, 별걸 다 파네. 진짜 했으면 나 폭망할뻔했어.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 일단 먹고 생각하지.”


“네. 잘 먹을게요.”


와구- 와구-!


오랜만에 먹는 치킨에 걸신들린 듯이 흡입했다.


익숙한 음식에 향수를 느껴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익숙한 음식과 오랜만에 마시는 알코올에 기분이 센티해진다.


“자네. 고향이 그립군?”


눈치도 빠르셔라.


“네, 뭐. 고향에서 먹던 맛과 똑같아서 생각이 나네요.”


“흠. 내가 그런 마음을 잘··· 지금 뭐하나?”


기분을 업 시키기위해 다시 이집트 춤을 추는데 김씨무새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봤다.


“휴-! 이제 좀 낫네! 저는 기분이 우울해지면 춤을 추거든요. 둠칫- 둠칫-!”


“그, 그런가?”


왠지 김씨무새가 나랑 거리를 살짝 벌리는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나아졌나?”


“그럭저럭 이요.”


“흠. 자네는 정말로 특이한 청년이구만. 지금껏 보지 못한 종류의 사람이야.”


외계인이니깐요.


“그래, 자네 이름은 뭔가?”


여긴 이름이 한글자다.


성을 쓸 수 있는 일부 족장 가문을 제외하면 모두 이름이 한글자다. 이렇게.


“훈이요.”


“훈? 그렇군. 나는 온일세.”


“네, 온 아저씨.”


“흠. 그나저나 자넨 계속 이 일을 할 텐가?”


“이거라도 해야죠. 이거 아니면 할 게 없는데요.”


온 아저씨가 고개를 묵묵히 끄덕인다.


“내 얼굴에 침 뱉기지만 내가 하는 일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야.”


홀로 타지에 일하러 온 나를 좋게 봐준 모양인지 속마음을 꺼냈다.


“물론 계속해서 일하면 좋은 건 맞지만. 이런 일은 그렇게 꾸준하게 하지 못하거든.”


온 아저씨가 맥주를 들어 벌컥벌컥 마신다.


“몸도 상하고.”


“그래도 자기 일인데 너무 흉보는 거 아니에요?”


“그게 사실인 걸 어쩌겠나? 나야 취미로 하는 거지만 젊은이가 이런 일을 하는 건 좀 안타까워.”


“오, 아저씨 돈 많아요?”


“크흠! 이래 보여도 내가 왕년이 잘 나가는 용병이었어. 지금은 뭐··· 바가지나 긁히는 신세지만.”


민망한지 자신의 볼을 긁는다.


“어쨌든 뭐. 자네 말처럼 밑천을 준비하기 위해 하는 건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크흠!”


“고마워요.”


“고맙긴 뭘.”


민망한지 날 힐끗 보며 말했다.


“어이쿠, 이게 누구신가?”


딱 분위기가 어색해질 때 쯤 누군가가 아저씨를 알은체하며 다가왔다.


“아직 살아있었나?”


“살아있고말고!”


“괴물은 뭐하나? 이놈 안 잡아가고.”


괴물? 몬스터?


“흐흐흐! 괴물도 알아보는 거지 이 몸을!”


“이 몸은 무슨!”


인상 좋은 아저씨의 표정이 혐오로 물든다.


“그나저나 이 친구는 누구야?”


“자넨 신경 쓰지 말고 갈 길이나 가게!”


“흐흐! 이봐, 젊은 친구. 혹시 일확천금에 관심 있으면 나한테 오라고. 저기 저 모퉁이만 돌면 있으니까.”


“저리 꺼지지 못해!?”


아저씨가 맥주잔을 들어 위협했다.


“어이쿠, 그럼 이만!”


과장되게 행동하며 누군가가 사라진다.


“누구길래 그렇게 화를 내세요?”


“자네, 내 말 명심해서 듣게! 아무리 돈이 급해도 저 놈 따라서는 절대 가지 마!”


“아니 뭐길래 그래요?”


“흠!”


잔을 들어 한 번에 비운다.


“보따리상.”


“보따리상인데 그렇게 화를 내요? 아, 사기라도 당하셨어요?”


“저놈은 일반적인 보따리상이 아니야. 도깨비산을 넘는 보따리상이라고.”


“도깨비산이요?”


어디서 들어봤는데···.


“자네 설마 도깨비산을 모르나?”


“네.”


“정말 산골 오지에서 살았나 보군!”


“하하, 뭐.”


“괴물은 뭔지 알지?”


“그건··· 네.”


트롤이나 오크 뭐 그런 거 말하는 거겠지.


“그 괴물이 득실거리는 산이라고. 도깨비산이.”


“그렇군요. 근데 그걸 넘는 게 왜 문제가 되는 거예요?”


“넘는 건 문제가 안 되지. 넘는 방식이 문제라서 그렇지.”


“뭐 어떻게 넘길래요?”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들 데려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괴물한테 던져주고 도망친다네.”


리얼 십쌔끼네.


“안 잡혀가요?”


“증거가 없으니까. 신고해야 할 사람은 이미 죽었고 짐승은 말이 없고.”


하긴, 죽은 자는 말이 없고 개도 말이 없지.


“추측만 하고 있는 거야. 이상하도록 자기하고 짐승만 살아오니까.”


“그렇군요.”


“어험,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


“그렇네요. 덕분에 잘 먹었어요.”


“하하, 그래! 다음에 또 한잔하자고! 아, 내일 일 없는 거 알지?”


“네. 알아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내 인사를 끝으로 아저씨는 본인의 집으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걸어가는 아저씨를 쳐다보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동전을 확인했다.


일당으로 받은 10원. 이쪽 세계에서 처음으로 번 돈.


“기분 묘하네.”


써버릴까 싶었지만 기념으로 남겨두기 위해 다시 주머니로 집어넣었다.


이제 노숙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니까.


“흠흠, 오늘은 어디서 자볼까?”


어제 거기가 괜찮긴 했는···.


“찾았다.”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나는 황급히 손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뒤돌아···.



///



촤악-!


“어푸, 어푸!”


눈을 떠보니 눈앞에 복면을 쓴 누군가가 서 있다.


“여긴···?”


“일어났나?”


“지, 지금 나 납치한 거예요!?”


“납치? 아니지. 제안이지.”


이 동네는 제안을 이렇게 살벌하게 하나?


“너, 나하고 일 하나 같이 하자.”


미, 민식이형? 형도 여기에 온 거야?


“할래, 말래?”


분위기가 안 한다고 하면 죽을 거 같은데.


“뭐, 뭔데요?”


“간단해. 6구역에 있는 겨울개천으로 가서 물건 하나만 배달하면 돼.”


“그걸 왜 제가···?”


“네가 뒤탈이 없을 거 같거든.”


“아···.”


“도깨비산으로 가면 보름도 안 걸려.”


“제가 도깨비산을 한 번도 안 가봐서···.”


“그래서 하기 싫다?”


“아, 아뇨! 꼭 하고 싶습니다!”


“좋아.”


복면인이 칼을 휘둘러 밧줄을 잘라낸다.


“기다리고 있어. 물건 가져올 테니.”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방을 나가버린다.


난생처음 겪는 납치에 머리가 쭈뼛 섰다.


진짜 죽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그나저나 왜 하필 나야!? 나 말고 딴 놈도 있는데!


하, 재수 더럽게 없네.


잡생각을 하고 있으니 복면인이 후드를 쓴 누군가와 들어온다.


그리곤 내 앞에 커다란 배낭을 내려놓는다.


“네가 배달할 물건이다.”


“···뭔데요?”


“그건 나중에 열어보든가 알아서 하고.”


마약이런거 아니야?


그 왜 남미 카르텔 애들이 뻔히 잡힐 걸 알면서도 몸에 마약 숨겨서 미국으로 들어가잖아.


몇 번 손실을 보아도 얻는 이득이 그걸 상쇄하니까.


가방을 챙겨 옆으로 가져다 놨다.


“저 사람은요?”


“뭐, 사람? 안보여서 착각한 모양이군.”


복면인이 턱짓하자 정체불명의 사람이 후드를 벗는··· 씨벌, 저거 뭐야!?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저, 저거 뭐예요!?”


보랏빛 피부에 윗송곳니 2개가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그야말로 몬스터의 표본.


“짐승 처음 보나?”


“짐승···이요?”


개나 소 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저런 사람을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


“저 사람이 짐승이라고요?”


짐승을 쳐다보니 어찌할 줄 몰라하며 고개를 숙인다.


“아니, 사람은 나나 너 같은 걸 말하는 거고. 이런 놈은 짐승이지.”


복면인이 짐승의 뺨을 툭툭 치며 말했다.


짐승은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묵묵히 따귀를 맞는다.


짐승은 종족 명을 말하는 모양이네.


나는 사람족. 저건 짐승족.


“하여튼 이놈하고 같이 가. 자세한 건 이놈한테 듣고. 자, 그럼 출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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