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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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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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0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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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결승전 전(D-1)

DUMMY

결승전 하루전.


한국항공 그룹에서도 XK 그룹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거기서도 침착한 호진마저도 내심 들뜨게 만들 정도였고, 새로 취임한 부사장은 게임단에 정성을 쏟고 있었다. 여성 부사장이었는데,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말 의욕적으로 게임단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이번에 우승하면 우리 비행기에 랩핑을 해 주겠어요. 여러분의 모습을.”

“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던 팀원들이었지만, 나중에 부사장이 떠나가고 나서 랩핑이 무엇인지 알게 되자 다들 놀랐다.


“아니, 우리 모습이 비행기 겉에 사진으로 붙는단 말야? 그것도 국내선에?”

“그렇대요! 와... 진짜.. 이겨야겠는데요?”

“내일 꼭 이긴다! 진짜!!”


XK 마르스와 다른점은 그저 고위층의 방문만이 아닌 의욕을 불사를 동기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물론 더불어서 승리시 보너스 지급을 약속했기에 더욱 그렇기도 했다. XK 마르스도 대기업이니 만큼 나중에 승리하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직접 선수들에게 말하고 아니고는 확실히 다를 것이었다.


히데요시도 통역을 통해 말을 듣고는 조금 흥분된 모습이었다. 팀 자체가 탄탄하게 강한 편이고, 이렇게 동기부여까지 된 한국항공 팀은 확실히 강한 모습이었다. 불안요소 한가지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호진 오빵~♡ 나도 내일 나가는 거지?”

“......은지야.”

“나, 연습 많이 했잖아.”


이은지는 자신의 모습이 비행기에 붙은 모습을 상상해 보고는 결승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생각에 호진에게 달라붙었다. 은지가 달라붙은 것에 호진이 당황했음은 물론이었다.


오늘 방송국에 곧 가서 홍보 영상을 마저 찍어야 하기에 풀 메이크업을 받은 상태의 은지는 성숙한 매력이 철철 넘치는 외모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다. 그런 은지가 좋아하는 호진에게 마치 나무에 매미가 달라붙듯이 찰싹 붙어대자 호진은 인형을 안은 듯한 푹신함에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침착하게 말했다.


“은지야. 좀 떨어져.”

“아잉~♡ 그럼 나 내보내 주는거지?”

“그건....”


은지를 나름 열심히 연습시키기는 한 호진이었지만, 결승전 엔트리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은지가 예전의 원패턴에서 제법 벗어나서 여러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고, 테트리스 등을 잘하던 은지답게 나름 손이 빠른 것도 사실이었지만, 기본적인 게임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시키는대로 잘 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펄서기는 왜 지상을 공격하지 못하는지 알지 못해서 뽑지 않았고, 자트도 계속 에너지탄을 생산해 주어야 하는데 왜 생산했는데 나가지 않느냐, 이거 생산하는데 돈이 드는거면 기계전사를 더 뽑겠다는 둥 고급 유닛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이은지.


지금은 그래도 반복적인 훈련으로 연습하는 맵에서만큼은 어느정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 물론 상대가 조금이라도 변칙적인 모습, 그러니까 연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힘든 경우가 나오지만 말이다. 실력이 없는 것을 겉으로 포장해서 만드는 것도 기본기가 없으면 불가능했는데, 이은지는 손 스피드는 확실히 있어서 반복적인 연습을 한다면 가망이 있어 보이기는 했다.


- 은지가 고집 피우면 골치아픈데... 은지를 내보낼 수가 있긴 한가?


일단 지금 방송국에 홍보영상을 찍으러 가면서 제출할 엔트리에는 이은지가 당연히 없었다. 1차전이고 2차전이고 모두 말이다. 당연했다. 한국항공은 결승에 나갈 6명의 엔트리가 이미 짜여져 있었다. 에이스인 히데요시와 주장인 호진, 그리고 인간 종족의 중추를 담당하는 김옥지와 이제는 더이상 신인이 아닌 이진성. 그리고 신인이라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정도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다른 팀의 잘나가는 신인들 만큼은 해주고 있는 사종영과 김찬수. 이렇게 6명이 이미 엔트리에 올라와 있었다.


만약 이은지를 내보낸다면, 이 중 1명이 못나가야 하는데, 팀내 리그전 실력에서 이은지에게 뒤쳐지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는게 문제였다. 이은지는 원패턴을 계속 연습해서 선수처럼 보이는 것이지, 사실 이은지가 응용력이 없고 몇몇 유닛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팀원들이 다 아는 이상 팀 내 리그전에서 이은지가 상위권을 차지할래야 차지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야 내부 리그에서 신인들이 이은지의 아크 + 기계전사 푸쉬에 좀 당했지만, 응용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사종영은 선 캐논포로 방어한 뒤 바로 암흑사제를 찔러넣었고, 김찬수는 선 촉수건물로 방어한 뒤 가시괴물을 썼다.


그랬다. 이은지는 투명안을 뽑지 않았다........


그나마 장족의 발전을 한게 이거였으니... 정상적인 엔트리라면 이은지를 넣지 않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는 이 껌딱지를 떼어내려면 넣어준다고 말해야 한다. 거짓말로 응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제로 나가지 않았음에도 나간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 후폭풍이란....


이은지의 땡깡을 받아주어야 하는 것도 일이지만, 이은지의 아빠가 그룹 이사라는 점도 조금 걸리기는 했다. 이은지가 아빠에게 대놓고 뭐라고는 안하지만, 이은지가 삐질 경우 아버지인 이 이사가 와서 ‘우리 딸좀 잘 부탁하네.’ 이러는데 그 귀찮은 유무형의 압박을 어떻게 또 견딘단 말인가.


물론 당장은 왼팔과 왼가슴에 느껴지는 물컹한 압박이 제일 문제이지만 말이다.


호진은 현실적인 이유, 그리고 명분, 그리고 이은지를 정말로 넣는다면 누구를 빼야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은지가 들어간다면 누구를 상대해야 할까를 생각하다보니 의외로 이은지가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 어라? 종원이.. 종원이가 주전으로 나오지 않나? 종원이 스타일이라면...


XK 마르스는 한국항공처럼 6인의 주전이 거의 확정되어 있었다. 승아와 동운, 상욱, 조영호, 그리고 종원과 학도였다. 이 중 스피디한 게임을 하는 상욱과 영호, 그리고 실력이 이은지보다 확실히 위인 승아와 동운은 이은지가 상대하기 버겁다.


물론 종원과 학도 또한 이은지보다는 실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단판이라면? 단판이라면 이은지가 승산이 조금 있는 맵이 있다. 이왕이면 초반을 거의 아예 안가는 종원, 종원이 상대라면 이은지의 최근 변화된 연습 스타일대로라면... 게다가 맵도 이은지가 최근 연습한 거기.


생각을 마친 호진은 이은지를 당장 떼어내기 위해서라도 당장 출전시켜 준다고 이야기했다.


“알았어, 알았어. 일단 절루 가.”

“오빵, 정말이죠? 나 내보내주는거죠? 나 진짜 열심히 했어염~♡”

“일단 원래는 엔트리 다 짜여져 있었는데, 1차전에 너 가능한지 감독님께 물어보고 할거야. 감독님이 안된다면 안된다. 내가 할수 있는건 여기까지야.”


이은지는 알았다는 호진의 말에 떨어지기는 커녕 기회는 이때다 하고 호진에게 더 엉겨붙었다. 그럴수록 호진이 더 질색한다는 것을 모르는 채, 출전과 함께 호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은지였다.


***


한국항공의 감독은 이은지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길수 있냐고 우려를 표하기는 했지만, 호진이 상대가 이종원일 경우는 의외로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습한대로, 연습한 맵에서만 출전한다면, 그것도 1차전에만 출전한다면 큰 지장이 없이도 혹시 이길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잠시 고민하더니 호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럼 은지를 3세트 찬수 대신?”

“아뇨. 1세트에 내보냅니다.”

“진성이 대신? 종영이도 아니고 진성이 자리에?”

“네. 은지가 연습한 맵이 진성이 자리에요.”

“근데 1차전에 네가 말한 이종원이 안나오면?”

“안나올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적어도 윤승아나 동운이는 안나옵니다. 승아나 동운이 성격상 분명히 이 맵은 이종원이 나올겁니다. 아니어도 끽해야 학도인데, 학도라면... 은지가 종원이보다 어렵긴 하겠지만 해볼만은 합니다.”


호진이 이야기하자 한국항공의 감독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호진아.”

“네.”

“방금 은지에 대해서 한 말 잘 들었다. 그런데 그 자리, 진성이가 나가는 것보다 은지가 잘 할까?”

“..............네. 뭐... 잘 할겁니다. 잘 할거에요.........”

“그 공백이 너의 마음을 표현해 주는구나...”


토닥토닥.


감독은 호진의 마음을 알겠다는 듯이, 호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갑인 이이사의 딸인 이은지의 출전을 결국 수락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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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최종 에이스 결정전 17.08.29 539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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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결승전 +2 17.08.06 601 17 12쪽
354 하루전, 그리고 결승전 +7 17.08.03 602 14 9쪽
» 결승전 전(D-1) +2 17.08.01 602 17 9쪽
352 결승전 전(D-2) 17.08.01 603 15 7쪽
351 결승전 전(D-2) +1 17.07.31 611 19 13쪽
350 결승전 전(D-3) 17.07.30 616 18 13쪽
349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2 17.07.27 641 14 10쪽
348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3 17.07.26 623 22 20쪽
347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17.07.24 614 18 9쪽
346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2 17.07.24 597 17 11쪽
345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3 17.07.23 626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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