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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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소옥
작품등록일 :
2012.08.29 12:33
최근연재일 :
2012.08.2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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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2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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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구룡지로 12장 회합 2

DUMMY

구룡지로...


12장... 회합 2 ...



"먼저 애초에 계획했던 아홉 분 모두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게 되어서 기쁘기 그지 없네요.

사실 저 스스로도 일의 성패를 확신하지는 못 했었거든요.

다행히도 무흔 오라버니께서 회의 비선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라 그나마 늦지 않게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물론 지금에서야 이미 회의 감찰부에서 눈치 채었겠지만은요.

아무튼 구주에 걸친 방대한 회와 맹의 행사에 이정도나마 관여할 수 있었음은 실로 천행이라 아니할 수 없겠네요.

다들 아시다시피 현 강호의 정세는 지난 정마전쟁때부터 이어 온 정천회와 마맹의 끊임없는 대립의 연장선에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정천회의 경우 그 세력의 주체였던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영향력은 이미 쇠퇴한지 오래이고 마맹은 아예 마종가에 반하여 고립 은둔시키기까지 한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이름만 유지되어 왔을 뿐 예전의 정마대전때와는 완전 판이한 별개의 세력들로 간주 되어야 마땅합니다.

하물며 이 두 거대한 세력이 사실은 이미 연수한 것으로 짐작되고, 그 목적이 강호의 실질적인 양분에 있다고 여겨지는 게 작금의 상황입니다.

정마의 오랜 대립으로 불필요한 무력의 양산과 유지에 급급했던 여파가 이처럼 예상치 못한 두 세력의 야욕으로 변질되었고 특히 한동안 내실을 다진다는 명분으로 끝없는 대립의 소모전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던 기존의 중추적인 역할의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들은 이제야 겨우 그 소외감을 눈치 채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로 인해 현 시국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해짐에 따라 숭산의 회합이 비밀스레 계획되었지만 이미 대세를 장악하고 있는 정천회의 이목을 벗어나기엔 역부족이었지요.

그로 인해 여기 모인 분들의 사문과 세가의 숱한 협사들의 아까운 희생이 초래되었습니다.

물론 마도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일종의 정지작업 같은..."


제갈지의 현 시국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일제히 침음성들이 터진다.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제갈지의 일목요연한 설명으로 복수의 대상인 적의 실체가 확연하게 드러나자 그 규모의 거대함과 강함에 절로 위축됨은 어쩔 수가 없는 듯 하다.

이런 중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여지껏 꼿꼿이 좌정한 채 묵묵히 듣고만 있던 팽호가 그 큰 체구를 일으키며 제갈지에게 굳은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


"지일화 소저의 말씀은 잘 들었소이다. 그렇다면 소저의 생각에는 지금 본가의 반역에도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를 빙자해 정천회가 깊이 관여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오?"


"반역의 주역인 팽만호가 석년에 정천회의 장로직을 역임한 전력이 있음으로 본다면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되네요. 아울러 종남파와 당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에요.

강대협이나 가려언니의 행로가 그리 쉬이 노출된 것에는 핵심의

요직에 위치한 이의 내홍이 아니었다면 거의 불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이로 미루어 보면 종남이나 당가에도 정천회의 그림자는 깊게 드리워져 있음이 분명합니다.

다른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본가에서도 이미 정천회의 사주와 지원으로 이숙과 삼숙이 연계한 반역 시도가 있었고요.

본가의 경우에는 다행히 무흔 오라버니께 구명의 은혜를 입은 저의 시의적절한 연통으로 사전에 큰 물의 없이 막을 수 있었지만은요."


"그렇다면 소저의 말씀대로 정천회 전체, 아니 마맹까지도 다 우리의 적이라고 가정한다면 과연 여기 모인 우리 아홉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오?

설마 이 인원으로 살수행이라도 하자는 말씀은 아니시겠지요?

이미 반역도들의 손에 넘어간 본가의 사정을 알고 있는 나로선 지금 한갖 내막의 연유나 병정놀이 따위에 맘을 쓸 여유가 없음을 잘 아시지 않겠소?

허나 일각이 여삼추처럼 하북으로 달려가고파 전전긍긍하는 이 팽모도 나 혼자만으로선 그저 한낱 당랑거철의 신세와 다를 바 없음을 모르는 바 아니오.

비록 내 애초부터 큰 기대는 안 했거니와 사전에 돌아가는 형국을 짐작하고 게다가 이런 회합을 꾀하신걸 미루어 본다면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묘책을 부디 제시해 주길 바라오."


철담호협의 표상같아 보이는 장대한 체구의 팽호가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제갈지에게 읍소를 하자 제갈지 역시 당황한 기색으로 모로 몸을 돌려 피하며 안타까운듯 입을 연다.


"팽대협은 그만 예를 거두시지요.

소녀 비록 나이 어리다고 하나 어찌 그 답답한 심정을 헤아리지 못 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협께 기다림을 강요한 것은 한 손이 열 손을 감당하지 못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 때문이랍니다.

적들의 세가 그토록 크고 강한데 개개인의 혼자 힘으로 대항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란투석에 불과한 어리석음의 표출일 뿐이겠죠.

이렇게 오늘 한자리에 모인 우리 아홉은 크고 작음의 차이만 있을 뿐 공히 정천회나 마맹에게 그들의 행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공통의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유명을 달리 한 사문의 형제들이나 가솔들의 복수라고 해도 좋고...

토사구팽 당하는 사냥개의 처지로 전락하게 된 울분이라고 해도 좋겠죠...

아니 거창하게 그들 두 단체의 주구로 획일화되기를 거부하는 강호의 정의와 안녕을 위해서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들의 세가 터무니 없이 강하다고 해서 비루먹은 강아지처럼 그냥 주저 앉아 좌시할 수 만은 없지 않을까요? 아까 팽대협이 언급하신 살수행이라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세의 불리함은 인정 해야겠지요.

그러기에 여러분들을 모신거고요.

다행스럽게도 각각의 분들이 제각기 일절이라고 할 수 있는 절기들을 갖고 계신 터라 제 심중에 있는 복안들의 구현이 실제로 가능하리라는 희망이 있답니다."


"그렇소이까? 제갈소저... 어서 그 복안을 알려 주시구려.

섶을 지고 불로 뛰어 들라고 하여도 이 팽모...

한 치의 주저함도 없으리다."


격동에 차 서둘러 그 복안을 묻는 팽호와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중인들도 제갈지를 주시한다.


"먼저 지난 숭산의 회합이 무산된 과정을 살펴 보면 회와 맹의 행사가 지극히 은밀하고 신속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방대한 세력을 바탕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회합에 참여코자 하는 동도들을 각개격파함으로써 혹여 있을 저항의 실마리를 아예 차단해 버렸지요.

말로는 쉬우나 막상 실행에 옮기기엔 여러가지 난제가 산재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더 없이 깔끔하게 처리한 그 추진력은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모사재천이라...

우리 아홉의 변수라는 틈은 그들로서도 어쩔 수 없었지만은요.

아무튼 제 복안은 그런 그들의 치밀하고 신속하고 은밀한 행사의 답습이랍니다.

회와 맹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는 각 지단들을 하나 하나 각개격파 하는거죠.

어차피 중과부적인 우리의 세로선 마치 목에 걸린 가시처럼 끊임 없이 그들을 흔들고 자극하며 괴롭혀 무력함에 빠져 있는 현 강호에 경종을 울리는 한 편 종국엔 그들 스스로 사상누각의 두려움에 처하게 만드는 것이 지금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겨지네요.

물론 그러기 위해선 몇가지 선결되어야 하는 조건들이 있답니다.

먼저 지단이라고는 하나 수백의 인원들로 구성된 강력한 무력집단을 괴멸시키려면 그 보다 더 강한 무력을 필요로 함은 자명하겠지요. 우리 아홉을 보자면 각 개인의 능력은 출중하기 그지 없으나 일당백이라고 칭하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밖에요. 하물며 구주에 산재해 있는 수십 수백의 지단을 차례로 무너뜨리기엔 지금의 우리로선 그야말로 역부족이라 아니 할 수 없네요.

오래도록 저를 고심하게 만든 게 이 점이에요.

강호 전체를 상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앞으로의 험로에 전력의 누실은 반드시 피해야 하기에 제가 선택한 최상의 방법은 바로 전력의 극대화입니다.

하나가 아홉의 역량을... 그 아홉의 역량이 하나로 뭉쳐 난관을 돌파하는 것만이 이 절대적인 세의 불리함을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그러다 보면 강자와 맞서 싸우는 약자의 의지의 표출로 인해 자연히 강호의 주목과 공분을 일으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될 수도 있고요."


"하나가 아홉의 역량이라... 이 어리석은 무부의 머리로는 감히 짐작하기 어렵소이다.

부디 소저의 혜안으로 이 답답함을 풀어 주시오."


제갈지의 말이 이어짐에 따라 시시각각 천변만화하던 팽호가 제갈지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참지 못하고 재차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담담한 신색으로 좌정해 있던 이무흔이 신형을 일으키며 팽호에게 말을 건넨다.


"팽형... 그 질문에 답은 내가 해도 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그 것에 관해 여러분께 따로 양해를 얻고자 함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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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구룡지로 13장 복안 +3 11.04.25 10,237 62 14쪽
» 구룡지로 12장 회합 2 +6 11.04.24 10,993 57 9쪽
11 구룡지로 11장 회합 1 +4 11.04.24 12,122 69 10쪽
10 구룡지로 10장 황산 +5 11.04.24 13,305 72 11쪽
9 구룡지로 9장 잠룡 +4 11.04.23 12,318 70 5쪽
8 구룡지로 8장 마룡 +4 11.04.23 11,728 63 6쪽
7 구룡지로 7장 궁룡 +4 11.04.23 12,060 71 7쪽
6 구룡지로 6장 권룡 +4 11.04.22 12,721 69 6쪽
5 구룡지로 5장 화룡 +7 11.04.22 13,597 71 7쪽
4 구룡지로 4장 지룡 +6 11.04.22 15,122 70 4쪽
3 구룡지로 3장 도룡 +10 11.04.21 17,709 81 8쪽
2 구룡지로 2장 독룡 +8 11.04.21 22,189 87 6쪽
1 구룡지로 1장 검룡 +19 11.04.21 41,945 12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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