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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질럿
작품등록일 :
2016.09.02 23:20
최근연재일 :
2016.09.28 23:02
연재수 :
3 회
조회수 :
621
추천수 :
5
글자수 :
8,672

작성
16.09.02 23:55
조회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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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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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회귀모드(2)

DUMMY

- 당신의 후회스러운 인생.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조언자모드 : 3억 베라

회귀 모드 : 5억 베라


- 당신의 그리운 추억.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관람자모드 : 1억 베라

여행 모드 : 10억 베라


- 당신의 소중한 과거.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VIP 모드 : 20억 베라



철민은 한번만 더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대박이 날거라 꿈꾸고 있었다.

십 년만 젊었어도 십년전으로 돌아가 인생으로 다시 살수 있다면 뭔가 달라질 거라 꿈꾸고 회귀를 신청했지만 빈털터리로 다시 시작한 인생은 결국엔 제자리였다.


"저희 서비스는 처음 이용하시는군요."


상담사가 철민에게 말했다.

사실은 두 번째지만 회귀 이후에 한번도 서비스를 이용한적이 없으니 처음 이용하는 것은 맞는 말이었다.


"네 처음입니다."


"단지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이유로 이용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10년전으로 되돌아가셨을 때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고 있다고 대답하려다 철민은 말을 바꿔 이해한다고 대답했다.

마흔 살에 신청했던 첫 번째 회귀 때의 몸과 지금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서의 몸의 상태가 크게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가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이용약관에 어긋나는 행위였기에 최대한 말을 가려 해야 속내를 안 들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회귀모드에서 주의하실 점은 과거로 가셨을 때 자신과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공연한......"


'공연한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지.'


첫 번째 회귀에서 들었던 주의사항 안내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십 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실제로는 같은 시간이기에 단연한 일이었다.

철민은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상 최고의 당첨금이었던 수천억 베라인 글로벌 복권의 번호만 기억하게 되면 단번에 인생이 대박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워프장치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신체검사와 소지품 검사가 있었다.

기억을 지우는 처리가 되지 않는 한 그가 외우고 있는 복권의 번호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고

그대로 과거로 돌아가 당첨금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확인하겠습니다. 회귀를 원하시는 날짜는 2026년 10월 23일 입니다."


서명을 마친 철민이 자리한 워프장치의 윗부분에서 빛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잠시 멍한 기분이 들다가 시야에 들어온 것은 산자락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10년전 자신이 도착했던 장소에 시간차를 두고 도착했다.

과거에 도착했던 이전의 자신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어디론가 가고 있는 중일 테니 자신은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가 할 일은 바로 있을 글로벌 복권의 추첨에 앞서 외우고 있는 번호의 복권을 구입하는 일이었다.

거리의 가판은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로 장사진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구입을 했으니 당첨금이 그렇게 많았을 수 밖에.'

철민은 흐뭇하게 생각하며 가판에서 늦지 않게 복권을 구입하고는 스퀘어 가든의 멀티비전에서 방영되는 글로벌 복권의 추첨장면을 지켜봤다.

예상대로 그가 구입한 복권은 화려한 불꽃쇼와 함께 1등에 당첨되었다.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환호성 한번을 못 지르고 철민은 두 주먹을 꼭 쥔 채로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이젠 고생이 끝났어.

당첨금을 받으면 신분세탁을 하는 거야.

새로운 신분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아낌없이 돈을 쓰며 사는 거야.

아니지.

흥청망청 쓰다 보면 바닥이 날수도 있으니 저축...아니야

어딘가에 어느 정도는 보관을 따로 해둬야 할지도 몰라.'


들뜬 마음으로 행복한 상상에 빠져있던 철민은 나름 구체적인 생활계획을 세우기도 하면서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복권 지급센터를 찾아갔다.

철민은 주위를 살피며 구입한 복권을 교환대에 내밀었다.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워프센터에서 나온 감시자들이 지켜보고는 있지 않은지 신경 쓰이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서 당첨금을 받아 사라져버리고 싶은 급한 마음뿐이었다.

교환대의 직원은 복권티켓을 패널 위에 올려 확인하다가 힐끗 철민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


'깜짝 놀랐겠지. 1등 당첨자를 실제로 본건 아마도 처음일 테니.'


직원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당첨금 내역을 내밀었다.


"축하 드립니다.

1등 당첨금 2억5천만 베라 입니다."


철민은 귀를 의심했다.


"2억5천만이라뇨. 5천억일텐데요."


철민의 말에 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러게요. 보통 글로벌 복권은 당첨자가 세계적으로 열명 내외인데 이번 당첨자는 몇 천명이 나왔어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다들 그러고는 있어요.

1등 당첨금 총액을 당첨자들이 나누어 갖다 보니 2억5천만 베라가 되네요.

아쉽네요. 그래도 적은 돈은 아니니까 축하 드립니다."


당첨금을 받아 드는 철민의 손이 부들거리며 떨렸다.


'5억을 써서 받은 돈이 어떻게 쓴 돈의 절반이 되버린거야!

이걸로는 예전만도 못하게 살게 된다고!'


모든 것을 날려 버린듯한 마음에 떨리는 다리로 돌아서는 철민의 앞에 낯선 사내들이 서있었다.


"고객님께서는 준수사항을 위반하셨기 때문에 획득하신 모든 이익은 압수 처리됩니다.

그리고 본 시간대로 워프처리되시며 워프시행법 위반에 따라 사법기관으로 이송처리 되실겁니다."


망연자실한 채로 끌려가 워프된 철민은 각지에서 구속된 워프 범법자들과 함께 사법기관으로 이송되었다.

대부분 한탕을 노리고 과거로 워프했던 사람들이었다.

갑작스런 복권의 당첨금 변동사항이 관리기관의 시선을 끌게 되었고 수많은 관리자들이 파견되어 위법행위를 한 사람들이 구속된 것이었다.

10년의 시간을 연방구치소에서 복역하면서도 철민은 여전히 한탕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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