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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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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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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3

DUMMY

제 34장 포르테(Forte) #03


아란과 루치야, 그리고 신은 숲을 지나 평원으로 접어들었다. 반복되는 발걸음에 조금 지루해진 아란은 신이 들고다니는 저 금속케이스 안에 뭐가들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하지만 소년이 예상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덧 갈대밭이 나왔다. 길은 없었지만 아란일행은 그냥 강행하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었던 탓이다. 약간의 아란의 독단도 있었지만, 빨리 그란평원을 주파하고 싶다는데에는 이견이 없었으므로 다들 수긍하고 갈대밭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얼마쯤 지났을까? 갈대밭으로 안개가 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태양이 구름에 가린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머지않아 흐릿해지는 시야와 좁아지는 시계에 이것이 빝은안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세 사람.

"안개가 끼는군."

신은 금속가방을 들지 않은 손으로 가면을 살짝 고쳐쓰며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가면뒤의 붕대를 풀어버린 채였다. 어떤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루치야는 신을 돌아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심하네요."

루치야가 긍정하자, 신은 아란을 슬쩍 돌아보았다. 안개와 갈대들을 헤치며 나아가는데 조금 짜증이난 모양이다.

"그렇다는데? 뭐, 그렇다고 밑도 끝도없이 투덜대고 싶진않아. 이렇게 안개가 낄줄 알았으면 애초에 돌아가는게 낫지않았을까? 그게 궁금할 뿐이니까. 리더씨?"

아란은 신의 빈정거림에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설마 아까까지만 해도 해가 쨍쨍하던 이 날씨에 이렇게 안개가 짙어질 줄 몰랐던 아란으로서는 신의 그런 말이 악취미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이런 것까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아까같은 날씨에 이런상황이 될 줄알았다면, 벌써 돗자리 깔았겠지요. 이쪽이 지름길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최대한 다음 마을까지는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니 참아주세요."

아란은 나침반과 지도를 들어보이며 신을 흘겨보았다. 신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뭐, 리더의 뜻대로……."

그냥 신경질적으로 갈대들을 몇 번 밀쳤을 뿐. 그리고 얼마쯤 걸어갔을까 루치야가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곰곰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이 안개, 왠지……."

이 안개, 자연적인 안개라 생각하기엔 너무 부자연스러웠던가보다. 아란도 루치야의 끝을 흐리는 그 말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멈춰섰다.

"그러고보니 평원지역이라 이 시간에 안개가 낄리 없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구름한점없는 날씨였던데다, 지금은 더구나 '정오'였다. 생각해보니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 아닌가? 신도 안개에서 수상함을 느꼈는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흠…, 그건 좀 이상하군. 설마 암살자 계집이 이런 마술도 부릴 수 있는건가?"

아란은 그 말에 설마하고 넘어갔지만,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것보다 아란. 이 안개……, 혹시 '그거'아닐까?"

루치야가 짚히는게 있었던지 아란을 돌아보며 물었다. 아란도 루치야가 말하는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음, 루치야. 나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예전에 우리가 맞닥뜨렸던 '망령의 안개' 그걸지도 몰라."

"호오? 그 죽은 시체놈들이 오뉴월 서리맞은 놈마냥 벌떡벌떡 일어난다는 '신기한'현상 말인가? 재미있군."

신이 둘의 대화를 듣고는 '신기한'에 묘한 뉘앙스를 붙이며 피식웃었다. 잔뜩 긴장해있던 아란과 루치야에게는 신의 그러한 행동이 망령을 우습게 보고있는 것 같아 걱정되었다. 예전에 둘이서 한 녀석을 쓰러뜨리는데 그야말로 '죽을 뻔'했기 때문이다. 아직 한 녀석도 둘에게는 버거운 상대였다. 아란과 루치야에게 망령이란 공포스런 회색괴물 그 이상이었다.

"망령을 말하는 거라면 저희는 실제로 봤어요. 어찌어찌 운좋게 둘이서 한 놈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보통 놈들이 아니에요."

"네, 방심하면 안돼요, 신. 정말 무서운건 그들에게 당한 사람들은 그들과 똑같이 살아있는 시체로 변한다는 거라구요."

"……방심!?"

헌데 '방심'이라는 말이 신의 심기를 자극한 모양이었다. 신은 가면뒤의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둘을 내려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착각하지마라! 난 방심같은건 하지않아. 진정한 맹수는 토끼 한마리를 잡을 때에도 전력을 다하는 법! 특히나 나같은 거너에게는 방심이란 '죽음'과도 일맥상통하지. 한번의 실수에 목숨이 날아가니까 말야."

아란과 루치야는 그런 신의 박력에 눌려 움찔 뒤로 물러섰다. 신의 말이 맞았다 그 말대로 실제로 0.1초의 틈이라도 허용하면 치명적인 거너들의 세계에서, 방심이란 죽음을 부른다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

"……."

평원 넓게 자리하고 있는 갈대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휘리릭거리는 휘파람 소리를 낸다. 잠깐의 침묵 후 신이 다시 둘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 안개가 망령 놈들의 짓이라는게 확실한 건가?"

"잘은 모르겠어요. 확실치는 않아요. 그저 예전기억으로 망령이 나타날때면 항상 이렇게 안개가 자욱했던 것만은 사실이에요."

"…그렇군. 하긴, 건조한 기후의 제국에서 이런 안개는 흔치 않으니……."

나름 아란과 루치야의 말이 타당성이 있다고 수긍하는 눈치다.

-사삭!! 사사삭!!

그때, 마침 날카로운 그의 귀에 무언가가 -사삭 거리며 갈대밭을 헤치고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가면속의 신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손님이군!"

그 말과 동시에 들고있던 금속케이스를 왼손으로 넘기고 오른 팔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쭉 내뻗는 신. 뻗어진 신의 코트소매자락안에서 커다란 권총 엄브렐러 한정이 튀어나왔다. 신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란 아란과 루치야가 허둥지둥 무기를 챙겨드는사이, 갈대밭을 헤치는 소리는 이제 사방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아란과 루치야는 조심스레 자신들의 배낭을 발밑에 내려놓으며 손에 든 무기를 꽉쥐었다. 루치야는 배낭을 내려놓자마자, 은화살을 자신의 강화활에 걸었다. 아란도 크리사오르를 앞으로 겨누며 몸을 긴장시켰다. 셋은 서로의 뒤를 지켜주기위해 가운데로 등을 지고섰다.

"……."

"……."

"……."

이리저리 끊이질않고 들려오는 갈대밭을 헤치는 소리에 셋은 극도로 긴장했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흐른다.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과도한 긴장때문인지 몸이 조금 굳는다. 그러던 어느순간, 끊임없이 -사삭거리던 소리가 갑자기 멈추었다. 순간적으로 사위가 적막해졌다.

"……."

-꼴깍!

긴장감에 마른침 넘어가는 소리가 귓가에 크게울렸다.

"크르르……."

그리고 곧 나직히 울리는 거친저음의 흉성.

"놈들이다!!"

아란은 그 흉성의 정체를 알아채고 크리사오르를 쥔 두 손에 힘을 주었다. 배낭을 약간 옆으로 치워 방어검술을 펼치기 용이할 정도로 공간을 확보한다. 아란의 말이 끝나자마자 망령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왔다.

-팍! 파박!! 사삭! 파바박!

"캬아아아악!!"

한 둘이 아닌 열 마리가 넘는 망령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아란일행을 향해 덮쳐들었다.

"캬아악!"

-파박!

-탕! 탕 타당!

-챙그랑! 까강!

-키에에엑!!

아란과 루치야는 회색망령의 그 많은 수에 놀랄 틈도 없이 망령들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신의 리볼버가 불을 뿜었다.

-타당!

-퍽! 퍼벅!

"키에엑!!"

총탄은 맨앞에서 달려들던 망령의 몸을 관통했다. 그러나 망령은 그냥 잠시 움찔하며 주춤거렸을뿐 이내 다시 자세를 잡고 달려들었다. 신은 리로드하며, 달려드는 놈의 가슴팍을 다리로 강하개 밀어차며 날려버리곤 눈에 이채를 빛냈다.

"호오? 건방진 놈들, 한방에 뒈지진 않는군 그래……."

신은 틈틈히 뒤쪽, 아란과 루치야 쪽을 기습하려는 놈들을 엄호사격으로 견제하며 왼손에 든 금속케이스를 -퉁 하고 내려놓았다. 그리고 왼손의 엄브렐러를 한정 더 꺼내어 달려드는 놈들을 향해 발포하기 시작했다.

-탕탕 타당!!

-팍! 파박!!

총탄이 망령들의 몸에 박히긴했지만, 놈들의 돌격에 대한 약간의 저지력만 가질 뿐 그 이상을 기대하긴 힘들어보였다. 재수없이 머리에 맞은 몇몇녀석들 만이 쓰러질 뿐이었다. 역시나 아무리 그라도 뒤에 짐을 두 개씩이나 달고, 그것까지 신경쓰면서 사방에서 몰려오는 놈들을 상대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나 보다.

허나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제일 가까이 다가온 한놈의 머리통을 발차기로 시원하게 날려버리며 두 손의 엄브렐러의 탄환을 손목을 털듯이 한꺼번에 리로드한다. 기존의 탄피와 남은 탄환을 모조리 빼서 떨어뜨린후 실린더에 새로운 탄환을 박아넣는다. 탄두는 은탄환.

그와 동시에 두 엄브렐러의 조종간이 더블액션으로 -찰칵! 하고 바뀌었다. 신이 뒤쪽에서 고분군투하고있는 아란과 루치야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엎드려, 총알 맞기 싫으면……."

"히익!!"

"와앗!"

한참 망령들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하던 둘은 신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즉시 땅바닥에 쓰러지듯 엎드렸다. 신이라면 그들을 신경쓰기는 커녕 대놓고 총알을 갈기리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신의 두 손에 들린 두 정의 엄브렐러가 무지막지한 굉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탕탕! 탕탕탕! 탕탕! 탕타당!

정확히 두 세발에 한번씩 자세를 바꾸며 사격한다. 춤추듯이 스텝을 이리저리 바꾸며 팔을 교차시킨다. 몇 초도 되지않는 짧은 순간. 12발의 총탄을 모조리 쏟아붓고 다시 리로드. 이 정도의 속도라면 전방향을 커버하며 탄막을 형성하는 것도 불가능 하지 않다. 다시 시작되는 사격.

-탕탕탕! 탕탕! 탕타당! 탕탕!

-팍! 푸학! 퍽! 피육!

사방에서 달려드는 망령들은 거짓말 같이 정확한 사격에 가슴 아니면 머리를 정통으로 얻어맞고 나자빠졌다. 거기다 은탄환의 항마에 관한 위력에 탄흔이 -치익 소리를 내며 녹아내렸다. 시커멓게 녹아내리는 망령의 상처.

"크륵…… 크륵… 끄엑!!"

순식간에 열 마리에 가까운 회색망령들이 은탄을 뒤집어쓰고 나뒹군다. 볼 것도 없이 회생 불가능의 데미지를 입은 녀석들이다.

-키릭! 철컥!

망령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다시한번 탄환의 장전이 끝났다.

"……."

아란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신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너가 강력하다는 소리는 귀아프도록 들었지만 실제로 보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강력한 회색망령들을 상대로 이 정도로 압도적인 위용이라니!

'이것이, 거너의 위력!?'

아란은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악귀처럼 무시무시하던 회색망령들이 신의 앞에선 제대로된 공격도 한번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탕! 타당!

"킥!! 키에엑, 크르르……."

기세가 꺽인 망령들을 향해 한놈씩 머리에 탄환을 박아넣어 쓰러뜨리는 신.

"크르르……."

그에 상황의 불리함을 눈치챘는지 나머지는 흉성을 낮게 내지르며 경계하다 숲으로 도망쳤다. 신은 도망치는 망령들의 뒤통수에 몇 발 더 갈겨 서넛녀석을 거꾸러뜨리더니 망령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사라진 뒤에야 권총을 소매로 되돌렸다.

-휘리릭! 키릭! 철컥!!

"흥! 별것도 아닌 것들이 수만 많다고 나대기는!!"

신은 자신의 발치에 쓰러져 있는 망령의 사체를 발로 걷어차며 중얼거렸다.

"대, 대단해……."

전투가 끝난 듯 싶자, 몸을 일으킨 아란이 신을 멍하게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거너의 위력에 넋을 잃고 있었다는 소리다.

"역시…."

루치야도 신의 무용에 압도된 듯 작은 탄성을 내지른다. 그러나 둘의 탄성에도 신은 전혀 기뻐하거나 우출대지 않았다. 신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하얀 카니발 가면속의 날카로운 눈빛이 심상찮게 빛났다. 그는 뭔가 예감이 지금 좋지않은 것을 느꼈다. 머릿속에서 날카로운 위험경보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던 것이다.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었다. 기분이 꺼림칙해진 신이 나직한 목소리로 아란에게 말했다.

"여기도 안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군. 다른녀석들이 오기전에 이동하는게 좋겠어. 리더."

"아? 네."

그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아란이 루치야와 배낭을 추스린다.

"얼른 이동하죠. 루치야! 가자."

"아? 응!"

아란은 그 즉시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신과 루치야도 아란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지도와 나침반을 손에 들고 길을 잃지 않게 주의하며 달리던아란. 혹시 모를 망령들의 포위공격에 대비해, 야전에서의 병력이동전술을 참고하여 지그재그로 길을 헤치며 달려나갔다.

한참을 그렇게 달리던 아란은 숨이 가빠오는게 느껴졌다. 아까까지 심한 긴장속에 있었던 탓일까? 아니면 갈대들을 헤치며 달리는게 쉽지 않았던 탓일까? 평소보다 일찍 체력이 바닥났다.

옆에서 같이 달리고 있는 신이나 루치야 같은 괴물체력까진 가지지 못한 아란이라, 곧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마침 저 앞에 작은나무가 서있는 공터가 나왔다. 유독 그 부분만 갈대수풀이 없는 탁 트인 공간이 나왔던 것이다. 아란은 신과 루치야에게 말하기 위해 멈춰섰다.

"하아…, 하아…, 조금 쉬었다가요. 헉, 헉…."

신과 루치야는 아란이 처지자 그에 따라 달리던 속력을 멈추었다.

"저질 체력이군…. 역시 이래서 애송이란…."

"……."

신의 빈정거림에 아란은 욱하고 자존심이 상했지만 달리 변명할 말은 없었다. 그 점만은 자신도인정하는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러지마세요 신…. 우린 아까부터 쉬지않고 달려왔잖아요."

루치야가 신의 말에 아란을 변호한다. 그러자 신은 한 발자국 물러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알았다고, 꼬마계약주! 하지만 난 이 녀석의 남자로서의 근성이 그 정도 밖에 안되냐고 투덜거린 것일 뿐이야."

'근성'을 지적해주어서 참으로 고마웠다. 아란은 아랫입술을 한번 질끈 깨물며 말했다.

"5분만 쉬다 출발할께요."

"뭐, 리더의 뜻대로…!"

공터는 그리 크지 않았다. 갈대밭 한가운데 유독 갈대가 없는 조그만 평지였는데, 가운데 작은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고 있었기에 갈대들이 여기선 자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따가운 햇빛은 안개가 가려, 이미 서늘해진 주변의 공기가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아란은 배낭위에 앉아있었다. 시원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소년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었다.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시 앉아쉬었더니 호흡도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아란은 신을 바라본다.

그동안 신은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지 엄브렐러 한정을 꺼내 이리저리 매만지며 손질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 습격을 하더라도 충분히 저지할 수 있을 것처럼 든든해 보였다.

솔직히 인정하긴 싫지만, 그가 싫든 좋든 자신과 루치야를 지켜주는이상 의지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거너가 싸우는 방식, 그것도 거너중 가장 치열하게 싸운다는 어설터의 전투방식은 거너의 싸우는 모습을 처음본 아란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한 명의 사람이 그 많은 망령을, 그것도 무시무시한 회색망령을 상대로 무차별 살육전을 펼칠수 있을 줄이야. 아란은 이제서야 거너가 왜 기본적으로 S급이상의 용병으로 분류되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그래도 걱정인 것은 아직도 안개가 사라지지않고 갈대밭 전체에 걸쳐 자욱하게 끼어있다는 점이었다. 아직까지 망령이 완전히 도망갔다는 보장도 없었다. 언제 다시 몰려와 이쪽을 덮칠지 몰랐기에 긴장을 늦춰선 안됐다.

아란이 그런걱정을 하고있는데 루치야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란, 괜찮아?"

주저앉은 아란이 꽤나 걱정스러웠나 보다.

"응? 아 괜찮아. 그냥 잠시 지친 것일 뿐이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란은 루치야를 안심시키기위해 억지로 씨익 웃는다.

"그래도……."

"하하, 진짜 괜찮아. 이제 곧……!!"

하지만 아란은 말을 끝맺을 수 없었다. 주위를 경계하던 신이 아란을 향해 조용하라는 손짓을 보냈기 때문이다. 신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에서, 뭔가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갈대를 헤치며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란과 루치야는 그에 놀라 반사적으로 일어서서 무기를 꺼내어 들었다. 신도 손질하고 있던 자신의 리볼버를 들어 다가오는 소리쪽으로 총구를 겨누었다.

-사사삭! 사사사사삭!!

갈대를 헤치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쪽과 점차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모두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이윽고 -사사삭! 거리는 소리가 무지막지하게 크게들려오는 순간. 갈대 속에서 커다란게 튀어나왔다.

"으아악!! 사람살려!!"

"……!!?"

"뭐, 뭐야 이건…!?"


---------------------------------------------------------------------------<계속>


당황스런 무언가의 등장!? 다들 눈치 채실법 한데요? ^^ 아, 너무 오랜만에 연재하게 되서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한다 한다 하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됐네요. 비축분도 다시 쌓아야 해서 시간이 걸리는거니 부디 용서해 주시길...

자 그럼 새로운 강력한 동료를 맞아들인 아란파티의 앞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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