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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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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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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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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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2

DUMMY

제 34장 포르테(Forte) #02



-구구궁!

낮은 진동음이 지하에서 울려왔다. 시커먼 동굴처럼 어둡고 습한 지하의 공간은 크지않은 홀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공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꽤나 넓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수십명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음침한 로브를 뒤집어 쓰고있었는데, 덕분에 그 공간을 꽉차 보이게 만들었다. 오직 칙칙한 색의 투박한 벽돌로 쌓아올린 벽으로 막혀있는 홀 한가운데에는 석조로 만들어진 제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주위로, 똑같은 검은 로브를 쓴 수십명의 사람들이 연신 제단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벽에 걸린 횃불들과 제단 양 옆에 세워져있는 기름불이 일렁이며, 어두운 홀의 내부를 음산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그에 벽면에 위치한 괴수석상들의 그림자가 기괴하게 흔들렸다.

"란! 롬팔지아~ 나지훔!"

"란! 롬팔지아~ 나지훔!"

제단을 중심으로 모여있던 이들이 낮게 외치기 시작했다.

"란! 롬팔지아~ 나지훔!"

"란! 롬팔지아~ 나지훔!"

그러자 파문이 일듯이 그 외침은 홀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제단을 향해 연신 큰 절을 하며 그 주문같은 말을 외었다.

-쿠궁!

그때, 홀 한쪽의 석문이 열리며 7명의 흑적색의 사제 복을 입은이들이 들어왔다. 가장 앞에 선이가 가장 높은 사람인 듯 이중 유일하게 흑적색 법모를 쓰고있었는데, 그는 묵빛의 스테프를 경건하게 앞으로 바치며 -뚜벅뚜벅 제단 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 뒤를 6명의 흑적색의 사제들이 뒤따랐다. 그런데 그들은 커다란 무언가를 함께 짊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특이한 문양이 새겨진 기다란 석판이었다. 헌데 그위에는 놀랍게도 열 예닐곱 살로 보이는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가 나신인 채로 하얀 천 한장에 몸을 가리고 누워있었다. 소녀의 나신은 하얀 천이 가리고 있었는데, 그 천은 소녀의 봉긋한 가슴께에 걸려 소녀의 숨에 작게 위 아래로 오르내리고 있었다.

이들이 등장하자 검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은 썰물처럼 갈라지며, 그들에게 제단으로까지의 길을 틔워 주었다.

"란! 롬팔지아~ 나지훔!"

외치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란! 롬팔지아~ 나지훔!"

사제로 보이는 그들이 제단에 올라 소녀가 누워있는 석판을 제단에 내려 놓을때까지, 이들의 외침은 끝나지 않았다.

-타악!

이윽고 법모를 쓴 사제가 자신의 묵빛 스테프를 한 차례 내려치자, 외는 소리가 순간 그쳤다. 모든이들이 입을 다물었다. 사위가 적막해진 가운데 묵빛 스테프의 사제의 날카로운 눈빛이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후 입을 열었다.

"란의 아들 딸들이여!! 드디어 때가 왔다! 수백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어둠에만 숨어살아야 했던 시기는 지나갔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고 이제는 당당히 밖의 배덕자 무리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 할 수 있는 시간이 오게 된 것이다!!"

"란! 롬팔지아~ 나지훔!"

그 사제는 그렇게 말하며 스테프를 옆의 다른 사제에게 넘겨주며 그에게서 거무튀튀하게 생긴 단검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소녀의 가슴께를 가리고 있는 하얀 천을 -팍!하고 걷었다.

그 바람에 봉긋 솟아오른 소녀의 유려한 가슴곡선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붉은 사제는 그러한 부분에는 전혀관심이 없는 듯 날카롭게 긴 검지손톱으로 그녀의 가슴사이의 골을 살갗을 살짝 그었을 뿐이다. 소녀의 하얀피부에 핓방울이 송송 맺혔다. 사제의 단검이 치켜올라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천사같은 얼굴로 고요히 잠들어 있었다. 사제는 나직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우듯이 불길하게 말했다.

"달의 여신이자 복수의 여신인 란! 이시여! 이 산 제물의 피를 받으소서!!"

그리고는 단검이 내려 꽂혔다.

-푸학!!

"끼아아아악------!!"

소녀의 처절한 단발마의 비명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는 깨어나자마자 붉게 변색된 시야로 자신의 가슴팍을 헤집어 놓은 거무튀튀한 단검을 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사이로 검붉은 사제의 손이 -쑥 하고 들어와 자신의 살아있는 심장을 산 채로 뽑아낼때에도 비명을 지를 수 없었다.

-우드득!

"억……!"

소녀의 등이 반사적으로 활대처럼 휘어졌다 튀어올랐다.

-두근 두근!

"란, 롬팔지아~ 나지훔!!"

홀안에 기괴하게 울리는 외침 사이로 사제의 손바닥 위에 놓여진 소녀의 심장은 주인을 잃은 줄도 모른 채 힘차게 펄떡거리며 뛰었다. 심장이 뛸대마다 시뻘건 피가 벌컥벌컥하고 쏟아져 나왔다. 그 광경을 환희에 찬 사제는 소녀의 심장을 든 두 손을 좌중을 향해 번쩍 치켜올리며 외쳤다.

"우리의 메시아이자, 복수의 어머니이신 제노아시여!! 여기 숫 처녀의 생피와 순결한 소녀의 심장을 제물로 바칩니다! 우리를 그대의 성스러운 복수에 참여할 수 있는 영광을 주소서!!"

"란, 롬팔지아~ 나지훔!!"

"란, 롬팔지아~ 나지훔!!"

사제의 말에 검은 로브를 입은 사제들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기괴한 주문을 읊어댔다. 제단에 누워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소녀는 그 그로테스크한 광경을 여과없이 시야에 담고 있었다. 소녀의 대한 구원은 없었다. 소녀의, 초점을 잃고 탁해진 두 푸른눈동자만이 잃어버린 자신의 심장을 하염없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피에젖은 소녀의 금발이 빛을 잃었다.

초록빛 나뭇잎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노란 금발이 -불쑥 하고 튀어나왔다. 그 머리는 -부시럭 거리며 이리저리 -휙휙!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다 가지사이로 -쑥! 하고 전체가 솟아나왔다. 그리고 그 뒤를 초록빛 머리카락이 태연한 태도로 재미없다는 듯이 -툭 튀어나온다.

두 머리카락들의 주인공이자 둘의 정체는 다름아닌 베놈블링거로 명성이 자자한 여자용병 아이비와, 성녀답지 않은 성녀 마리아였다.

둘다 배낭을 하나씩 메고 있는데다, 마리아는 치렁치렁한 성녀복 대신 성녀복과 똑같은 푸른색 흰색 배색의 짧은 스커트 차림의 약식 성복을 입고 있었다. 둘은 잿빛안개가 낀 숲 속을 헤매고 있는 중인 듯 했다.

거미줄이라도 걸렸는지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초록색 머리카락을 여러번 쓸어넘기던 아이비가 마리아를 향해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후우! 마리아!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겠어? 에이! 재수없게 안개까지 꼈잖아!!"

"눈 앞에 나타난 대박을 좇는 건 여자로서의 당연한 본능! 멋진 남자를 잡기 위해선 이 정도 수고쯤이야~!"

금발의 성녀님은 검지손가락을 치켜들고는 -휘휘 돌리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 모습이 마치 별을 따기위해 나무꼭대기로 올라가려는 철없는 장난꾸러기의 표정같았다. 기가찬 아이비.

"하! 그러세요?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안개낀 숲 속을 광년이처럼 헤매고 다녀야 하는 거야? 네 장단에 놀아나면서? 솔직히 말해봐! 담당주교님께 제대로 말하고 나온 것도 아니지? 그랬다면, 담을 넘어 올리가 없잖아!"

눈을 가늘게 뜬 아이비를 향해 마리아는 씨익 웃어보인다.

"그래도 편지는 써놨어!!"

그 말에 입이 딱 벌어지는 아이비,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무단으로 튀어나온 거였나? 그럼 지금쯤이면 라하드의 교당은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경악한 아이비의 표정은 안중에도 없는지 마리아는 장난스레 말을 잇는다.

"어차피 우리 최종 목적지는 대교당이 있는 제도 아냐!? 아란들도 그 쪽으로 간다하니 같이가면 되지 뭐~!"

그런 무책임한 말투에 발끈한 아이비가 화를 억누르며 이를 악다물었다. 머리에 힘줄이 -빠직하고 섰지만 애써 웃어보이려 애써본다. 허나, 실패했다.

"…네가 미쳤구나!! 그.런.데. 왜 나까지 끌어들이냐고! 이것아!!"

"언니는 날 호위해 줘야지. 설마, 이런 무시무시한 곳에 나 혼자 돌아다니게 내버려 둘꺼야?"

연약한척, 표정을 꼬는 마리아. 그걸 가증스럽다는 시선으로 노려보던 아이비는 애써 화를 억누르며 참았다. 성격같아선 요 까진 계집애를 홀라당 벗긴다음 거꾸로 매달아 사정없이 볼기를 쳐주고 싶었지만, 성녀를 폭행했다간 왠지 재수가 없을것 같아 그만뒀다.

"그래! 그래야겠지. 계약조건상! 난 네 뒤치닥 거리까지 해야하니까!!"

"그리고 지금가면 언니한테도 좋은일이 있잖아?"

"뭔데?"

마리아의 의미심장한 웃음에 기분이 나빠진 아이비가 인상을 찡그렸다. 마리아는 빙글거리며 음흉한 표정으로 작게 말한다.

"이를테면…, 옛.애.인.이랄……."

"아니야!!"

마리아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전에 대답은 바로 튀어나왔다. 묘하게 '옛애인'을 강조하는 마리아의 말투에 아이비가 발끈했다.

"음음……, 그럼… 뭐, 그 정도 되는 사람이겠지 뭐!"

"그 따위 자식 모른다고!!"

마리아의 추궁에 아이비는 이글거리는 눈 빛을 하곤 끓는 목소리로 버럭 호통친다. 그에 뜨끔한 마리아. 왠지 아이비의 역린을 건드린 것 같았다. 씨근거리는 그녀를 더 이상 자극했다간 뼈도 못추릴 것 같아 마리아는 알아서 긴다.

"아, 알았어. 여튼……."

"쉿!!"

그때, 아이비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댔다. 그러면서 왼손으로는 허리춤의 오르젠스팅거를 뽑아들었다.

-스릉…….

묵빛의 몸체에 끄트머리가 묘하게 갈라진 은빛 칼날이 이빨을 드러내었다.

-휘이잉~!

바람이 한 차례 적막해진 주위를 훑고 지나갔다. 마리아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급변한 아이비의 신중한 태도에 긴장했다. 안개가 한층 더 짙어졌다.

"무슨 놈의 안개가……."

"쉿!!"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린 마리아에게 아이비가 다그쳤다.

-사사삭!! 사사삭!

"……!!"

갚자기 숲 속에서 나뭇가지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헤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사사삭! 사사사삭!!

"뭐, 뭐야!?"

많은 수의 무언가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뭔가가 이쪽으로 오고있어.'

아이비는 오른쪽의 오르젠스팅거까지 빼들어 주위를 경계했다.

-사사삭! 사사삭! 파바박!!

"크르르……. 캬아아악!!"

소름끼치는 기성과 함께 시커먼 뭔가가 관목들 사이로 튀어나왔다.

"우와악!!"

"꺄악!!"

"키에에엑!!"

-촤악!! 카앙!

그 뭔가가 휘두른 무기를 아이비는 반사적으로 왼손의 오르젠스팅거를 들어 막았다.

-그그극….

힘과 힘이 대립한다. 그 긴박한 대치상황 속에서 둘은 그제서야 숲속에서 튀어나온 것의 정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반쯤썩어버린 회색피부, 하얗게 뒤집어진 눈과 길게 자라난 송곳니, 잎가에 흐르는 걸쭉한타액, 기괴하게 긴 팔과 손톱.

"괴, 괴물……."

"이, 이놈들이 그 말로만 듣던 구울(Ghoul)!! 망령인가!?"

-채앵~!

아이비는 오르젠스팅거를 밀치며 그 회색망령과의 거리를 벌려놓는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사삭! 사사삭!

숲속의 안개를 헤치고,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고개를 디미는 망령들으 한 두 녀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놈들 역시 저놈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꺄악~! 이것들은 대체 뭐야!? 맙소사! 게다가 한 두 놈이 아니잖아!!"

이미 늦었다. 포위당했다.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마리아와 마찬가지로 아이비의 표정에도 당혹감이 어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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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1 +10 08.11.06 1,124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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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3 +10 08.10.29 1,163 4 14쪽
100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2 +13 08.10.26 1,185 6 18쪽
99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1 +10 08.10.24 1,215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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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3 +16 08.10.19 1,239 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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