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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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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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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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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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계 이일대로

DUMMY

선우명은 정(丁)자 모양으로 병력을 배치했고 엄숙은 부대를 셋으로 나눠 일자로 늘어뜨렸다. 이렇게 되면 싸울 수 있는 병력은 병력 일부를 뒤로 뺀 선우명보다 엄숙이 훨씬 많게 된다.

후군의 중앙에서 말을 탄 채로 이걸 지켜보던 선우명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명령했다.

“전군 공격.”

선우명의 말을 들은 나팔수가 뿔피리를 불었다.

부웅~!

길게 불어지는 뿔나팔 소리는 총공격을 의미하기에 선우명군은 일제히 백여 장 떨어진 엄숙군을 향해 천천히 진격했다.

선우명군이 진격하자 엄숙군도 진격하는데 진격하면서 좌우의 부대를 옆으로 벌렸다. 이걸로 부대 사이의 간격은 멀어졌으나 길게 늘어선 범위는 선우명군을 단숨에 포위할 정도가 되었다.

포위되면 곤란한 선우명은 장소의 별동대를 찾아봤다.

별동대는 지휘하는 장소는 엄숙군의 움직임을 보고는 속보로 우측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그 목표는 비릉이었다.

삼천의 병력이 비릉을 노리자 이걸 좌시할 수 없는 엄숙군은 우측의 부대를 반으로 나눠 장소를 추격하게 했다. 이걸로 포위될 가능성에서 벗어난 선우명은 후군의 속도를 늦추면서 우측으로 이동했다.

진도를 도와 병사가 줄어든 엄숙군의 우측 전선을 먼저 무너뜨릴 생각이었다. 이러는 사이 기령의 중군이 엄숙의 중군과 부딪쳤다.

선두에 서서 삼첨도를 거세게 휘두르는 기령은 외쳤다.

“내가 바로 삼첨도의 기령이다! 나와 싸울 자는 앞으로 나서라!”

“내가 상대해주마!“

중군에 소속된 장수 중 한 명이 말을 몰고 달려와서 창으로 찌르려 해서 기령은 가볍게 삼첨도의 갈라진 날로 창대에 찍어 밀치고는 그대로 목을 잘라버렸다.

“다음은 없는 것이냐!”

“내 이름은 엄죽이다!”

“이름도 모르는 날파리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엄죽이 자기 이름을 대며 말을 몰고 오자 기령은 삼첨도로 그의 가슴을 찔러 단숨에 죽이고는 다시 외쳤다.

“나를 상대할 자는 정말 아무도 없는 것이냐!”

기고만장한 그리고 그만한 실력을 보여준 기령의 외침에 엄숙군에서는 잠잠하기만 했다.

기령의 선전에 호응하듯 기령군은 엄숙군을 밀어붙이며 승기를 잡아갔다. 그러는 동안 좌군의 태사자도 분전하며 전선을 유지했다.

우군의 진도는 엄숙군 좌군에 막혀 좀처럼 진격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진도가 누구와 싸우느라 진격이 막힌 것이었다.

진도와 싸우는 건 진도보다 열 살 정도 많은 삼십 초반의 남자로 이름은 능조였다.

엄백호에 의해 점령되어 엄씨 천하가 된 엄백호군에서 일군의 한쪽을 담당할 정도로 뛰어난 무용이라서 패기 넘치는 스무 살의 진도여도 쉽사리 쓰러뜨리기는 어려운 상대였다.


상대할 무장이 없자 기령은 뒤쪽으로 살짝 물러나서 지휘만 하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전장의 중심에 섰던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직감에 의하면 팽팽하게 싸우던 엄숙군이 슬슬 패주할 때란 것을 느끼고는 명령했다.

“후퇴한다.”

“예.”

기령의 후퇴 명령이 떨어지자 기령군은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급조된 선우명군과 달리 시간을 들여 훈련한 병사라서 후퇴하는 모습이 질서정연했다.

기지를 발휘해서 엄숙군의 일부를 끌어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었던 장소였으나 군 지휘 경험이 일천해서 병사의 반을 잃고 본대로 후퇴하다가 후퇴하는 기령군을 보게 됐다.

“저게 어떻게 된 거야?”

악전고투를 보여주듯 갑옷에 피가 묻은 장소는 병사를 뺄 때가 아닌데 후퇴하는 기령의 움직임이 무슨 뜻인지 바로 깨닫고는 병사를 몰고 기령에게로 달려갔다.

병사를 끌고 기령군 중앙에 위치한 기령에게로 장소가 가자 기령군의 대열이 일순간 흐트러지면서 난리가 났다.

장소가 가까이 오자 기령은 대뜸 소리쳤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대열이 흐트러지는 것이 안 보이는 거냐!”

“그러는 넌 왜 지금 병사를 빼는 것이냐!”

“그건 너에게 설명해 줄 이유가 없다.”

전선에서 이탈한 기령은 그대로 철수했고 장소의 역량으로는 그걸 막을 수가 없었다.


비릉 공략 첫날은 선우명군이 이천여 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엄숙군은 삼천여 명의 사상자가 나와서 선우명이 우세한 채로 끝이 났다.

오늘 전투에서 엄숙군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었으나 중간에 기령이 중군을 물려버렸다. 그 때문에 전선이 무너지면서 좌우 측면을 공략하던 선우명군이 위기에 빠질 뻔해서 병사를 물려서 대열을 정비했다. 다행히도 이건 엄숙군도 마찬가지라서 추격 없이 후퇴할 수 있었다.

지휘소로 장수를 모은 선우명은 첫날의 승전을 자축하는 조촐한 연회를 열었다. 자기 앞에 놓인 술상의 술잔을 들어 높이 든 선우명은 말했다.

“모두 수고했다. 오늘 밤은 다 잊고 승전을 축하하자.”

철수한 기령은 원술에게로 돌아갔기에 이 자리에 그는 없었다.

다들 술잔을 들며 축하하려 할 때 선우명의 우측 편에 앉은 장소는 불만이 가득했기에 축하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술잔을 들지 않아서 선우명의 눈에 띄었다.

왜 저러는 건지 아는 선우명은 애써 무시하며 말했다.

“마십시다!”

“잠깐!”

장소가 선우명을 노려보며 끼어들자 역시 그냥 안 넘어간다고 생각한 선우명은 잔을 내려놓고 물었다.

“형, 왜 그러는데요?”

“대체 기령이 떠난 이유가 뭐냐?”

“기령이 절 따라온 건 지휘 경험이 없는 절 돕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전투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자기 도움이 필요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가겠다는 걸 어떻게 막겠습니까.”

“그렇다고 전투 중에 멋대로 후퇴해? 군법에 따르면 그 자리에서 목을 쳤어야 했다!”

객장의 신분으로 참가한 거여도 원술에 의해 참호장군으로 임명된 선우명이 기령보다 직위가 위였다. 이건 기령이 원술의 상장이어도 이번 전투에 있어서만큼은 그랬다.

장소의 직언을 들은 선우명은 손권의 심정이 약간은 이해됐다.

조금도 망설이거나 돌려 말하지 않고 직언하는 장소는 그것이 옳은 말일지라도 껄끄러운 부하였다.

“그렇게 따지자면 장소 형부터 예를 따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선우명의 반격에 장소는 진중한 표정을 유지한 채 물었다.

“그럼 그렇게 할까?”

“됐습니다.”

곁에서 직언해 줄 한 명쯤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선우명은 괜히 장소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보다 지금의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기에 거절하고서 말했다.

“기령은 어차피 떠날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보내 준 겁니다.”

“그게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물론, 안 되죠. 그냥 저 좀 믿어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기령을 그냥 보내 준 것이 나중에는 큰 이득이 될 거라고 전 믿습니다.”

“알았다.”

당장 엄숙군을 물리치려면 기령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선우명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었으나 적당히 환술을 쓰기에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서 장소가 한발 물러났다.

떠나가 버린 기령 때문에 떨어졌을 사기를 올릴 생각으로 무리하게 연 조촐한 연회가 딱딱하게 경직되자 선우명은 다시 잔을 들어 올렸으나 지휘소로 들어온 병사 때문에 또 중단됐다.

“보고 드립니다. 엄백호군이 퇴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전투가 있었던 흔적으로 보아 전투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 상대가 누군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엄백호에게 남은 군세가 몇이지?”

“보기(보병과 기병을 같이 이르는 말) 천 이하입니다.”

엄백호에게 원래 몇 명의 병사가 있었는지 몰라도 천 이하라면 해볼 만 한 선우명은 진도와 태사자를 동시에 쳐다봤다.

부하 중에서 엄백호를 쓰러뜨릴 수 있는 무장이라고는 진도와 태사자 뿐이라서 둘 중 한 명을 보내야 하는데 누굴 보내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는 선우명은 잠시 고민하다가 명령했다.

“태사자.”

“예, 주군.”

“수고 좀 해줘야겠습니다.”

“엄백호의 목을 가져오겠습니다. 먼저 나가겠습니다.”

출군을 위해 태사자가 나가자 선우명은 장소에게 물었다.

“장소 형, 대체 엄백호를 공격한 게 누굴까요?”

“기령이 가장 유력하긴 한데 시기적으로 봤을 때 맞지 않아. 그렇다고 원술이 따로 병력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니 그도 아니다. 서주의 유비도 가능하긴 한데 엄백호를 공격할 이유가 없다.”

장소의 설명대로 엄백호를 공격할 정도의 세와 이유가 있는 군벌이 없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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