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 연극부의 김유빈
"하아. 너희 진짜 왜 그러냐?"
남색 마의. 갈색 넥타이. 회색빛 교복 바지. 왼쪽 가슴에는 김유빈이라 적힌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남학생. 김유빈은 의자에 앉아 깊은 한숨을 내쉰다.
김유빈의 한숨에 그 앞에 서 있는 네 명의 학생들이 고개를 숙인다. 그들은 연극부의 1학년생들. 지금 김유빈의 지도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넌 또 왜 애들 갈구고 그러냐?"
"윽."
김유빈의 머리를 누군가 대본으로 때린다. 김유빈은 작은 신음과 함께 머리를 감싼다.
"지수 선배."
김유빈과 같은 교복. 다른 점은 치마를 입고 있다는 것. 왼손은 허리에 올려둔 여학생은 대본으로 자기 어깨를 두드린다.
"신입생을 그렇게 갈구면 쓰나."
"공연이 한 달 뒤거든요? 그런데 대본도 다 숙지 못 했거든요?"
"음···. 그럼 좀 혼나야겠네."
유지수의 등장에 잠시 밝아졌던 신입생들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진다. 김유빈은 팔짱을 끼고 신입생들을 바라본다.
"나도 잠깐 참관이나 해볼까."
유지수는 강당 벽에 기대어져 있는 의자를 끌고 김유빈 옆에 앉는다. 김유빈은 살짝 유지수를 돌아봤던 얼른 정면을 본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한다. 3장 13번. 어두운 지하실. 시작."
김유빈의 말에 앞에 서 있던 1학년 생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서로 대화하고, 분노하고, 웃고, 울며 김유빈이 만들어낸 극본을 연기한다.
"으으으···."
1학년 생들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김유빈은 이를 갈기 시작한다. 옆에서 바라보던 유지수도 깊은 한숨을 쉰다.
짧은 연기가 종료되었다. 1학년생들은 자리에 서서 김유빈과 유지수의 눈치를 살핀다.
"심각하죠?"
"조금 그렇군."
김유빈이 말을 하자 유지수가 대답한다. 그들의 말대로 1학년 생들의 연기는 심각한 상태. 아직 들어온 지 3개월 정도라지만, 이건······.
"내용이 너무 어려워요."
그들 중 한 명이 볼멘소리를 낸다. 김유빈은 그 말에 한숨을 쉰다.
"다 했던 거거든?"
올해 정기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김유빈이 써내려간 극본인 「지하실 사람들」. 1학년생들은 익숙하지 않은 내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뭐.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김유빈. 일어나라."
"에엑."
유지수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유빈에게 권유한다. 김유빈의 얼굴이 굳지만, 곧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번 보라고 후배님들."
유지수와 김유빈은 아까 1학년들이 했던 장면을 그대로 연기한다. 인원은 부족하지만, 그 부분은 1인 2역으로 해결한다.
그들은 춤춘다. 그들은 노래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된다. 마지막 장면. 두 주인공이 서로를 끌어 앉는 것으로 장이 종료된다.
"좋아 끝!"
얼굴이 붉어진 김유빈이 유지수의 손을 놓는다. 유지수는 그대로 1학년생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멍하니 박수만 칠 뿐이다.
"에휴."
"한숨이 절로 나오는군."
김유빈의 한숨에 유지수도 동의한다. 1학년생들은 그저 머리를 긁적인다.
- 작가의말
김유빈은 연극부 출신입니다. 부장도 했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나름 인기인이였습니다.
질문과 특별편 신청은 계속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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