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에게 죽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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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곰
작품등록일 :
2018.03.21 03:19
최근연재일 :
2018.04.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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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2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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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결국 죽었나

DUMMY

이번에 죽으면 어떻게 될까?

또 누군가의 몸으로 이동되는 걸까?

난 그런 스킬을 가진 걸까?

조건은 무엇일까?


* * *


처음 죽었을 때, 난 몬스터에게 죽었다.

나를 죽인 사람에게 영혼이 이동된다 치면 몬스터에게 이동되어야 했던 걸까?

아니면 몬스터는 제외하고 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 마법사라서 그런 걸까?

지금 죽으면 길드 용병이나 하영의 몸 둘 중 한 명에게 이동될 가능성이 크겠지?

그보다 왜 안 오는 걸까?

뭔가 문제가 있던 걸까?

아니면 일부러 오지 않는 걸까···.

아마도 그 길드 용병이라는 녀석이 날 구할 생각이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 레벨임에도 이기지 못한 몬스터를 잡아줄 사람들을 데려오는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지 상상이 안 된다.

내가 남겠다고 할 땐 그럴 마음이 들었어도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하니까···.

마음이 변했을 수도 있고

그냥 처음부터 날 구할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지···. 그래도 처음엔 자기가 희생되겠다고 했었다.

나쁜 사람은 분명히 아닐 거다.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어서 오지 못하는 거겠지.


* * *


"이봐요 괜찮아요?"

누군가 날 걱정하며 질문했다. 살짝 어지럽긴 했지만,

아니 어지럽다는 기분이 아니라···.

죽어서 새로운 몸으로 이동된 느낌이었다.

"여긴···." 스스로 내 목소리가 변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여긴 어딥니까?"

"중앙시입니다."

"중앙시요?"

"괜찮아요?"

"아···. 네 괜찮습니다. 잠깐 어지러웠던 겁니다."

잘 알지도 못하던 풀 플레이트 입고 투구만 벗어들고 다니던 기사였다.

하긴 지금 나도 그런 갑옷을 입고 있었다. 같은 직업이라 걱정해줬던 걸까. 그는 제 갈 길을 갔다.

난 도시 광장에 만들어진 웨이포인트로 보이는 곳에 서 있었다.

어둡고 침침했던 던전에서 밝은 지상으로 나와버려 적응이 안 된다.

일단 공중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을 통해서 내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으니까.

난 그 길드 용병이 되어 있었다.

참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그의 몸을 빼앗아 버렸으니 너무도 미안했다. 본래 이 사람은 어떻게 된 걸까? 죽은 걸까? 아니면 지금 내 의식 속 어딘가에 남아 있진 않을까?

아무래도 죽을 때마다 근처에 있던 사람의 몸을 빼앗게 되는 걸까?

죽기 전에 가장 가까웠던 사람을

하영의 몸을 빼앗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마을로 돌아가 하영을 찾아가서···.

뭐라고 말할까···. 이제 다른 사람이 됐는데···.

설명하면 믿어줄까?


* * *


창고에서 그가 가졌던 짐을 확인했다.

만약 내가 누군가의 몸을 빼앗은 능력이 알려지면 기존에 이 사람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분명히 살의를 품을 것 같아 불안했다.

일단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최대한 이 사람처럼 살아가야 할 것 같았다. 일단은 누군가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기억상실이라는 방법으로 버틸 수밖에 없겠지.

그의 창고엔 값나갈 것 같은 장비들이 잔뜩 있었다.

그리고,

인벤토리도

휴대용 장비 수리킷, 포션, 몬스터 가죽과 뼈 마석

남은 용량 64%

현금 카드엔 7천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인벤토리엔 다른 정보도 있었다. 아무래도 나 자신의 정보로 보이는 수치도 보였다.

HP 2.66 SP 18.3 MP 0.45

근력 19.6 민첩 8.23 마력 2.10

인벤토리엔 용병증도 있었다.

34레벨, 팀워크 0, 파이터/검사, 돌격형

HP 2.66 SP 18.3 MP 0.30(왜 이것만 수치가 다를까?)

근력 19.6 민첩 8.23 마력 2.10

skill 1 SP active 집중 A+

skill 2 HP active 힘 B

skill 3 알 수 없는 스킬


* * *


중앙시에는 중던이 있다.

거의 완벽하게 개발된 던전이라,

난이도별, 몬스터의 출현빈도까지도 설정 가능하다.

돌연변이 던전처럼 개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던전엔 모든 종류, 아니 종류를 넘어서서 기괴한 모습의 몬스터가 튀어나왔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개발된 던전에선 획일적인 몬스터가 출연한다.

가령 오크만 나오는 던전이라던가.

물론 완벽한 건 아니라 간혹 다른 몬스터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단일 몬스터, 단일 직종의 몬스터만 나온다면 그만큼 상대하기도 쉽고, 공략하기도 쉽다.

다 좋은데, 좋은 던전은 입장료가 비싸다.

이런 점 때문에 초보 모험자는 대도시에서 모험하기 어렵다.

던전 입장료만 비싼 게 아니라 다 비싸니까.

어느 정도 정착비용을 벌어야 도시 생활이 가능한 건 뭐 당연한 거니까.

일단 가장 비용이 저렴한

던전 난이도가 10에 들어가 볼 거다.

난이도 10이란

10레벨 6인 모험자 파티가 안정적으로 클리어 할 수 있다는걸 의미한다.

모험자 레벨엔 법칙이 있다.

10레벨 차이가 나면 전투력 10배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가령 11레벨 10명이 21레벨 한 명과 동등한 거다.

21레벨 10명이 31레벨 한 명,

11레벨 100명이 31레벨 한 명과 동등

그렇게 되도록 레벨 심사원들이 레벨을 책정한다.

3레벨만 차이가 나도 전투력은 2배

1레벨 차이도 전투력이 26% 정도 차이가 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1레벨의 차이도 엄청나다.

0레벨은 평범한 성인 남성이 무장했을 때로 기준을 잡혀 있기에 1레벨만 되어도 일반 성인 남성보다 26% 정도 더 강한 거다.

34레벨인 난 수치상으로 0레벨 2,500명과 동등한 거다.

수치상 2천 배지만 이렇게 압도적으로 힘 차이가 나면 사람 수는 의미가 없어지겠지만

단순 소모 싸움이 아니라 2,000명과 줄다리기를 해도 이길지 모른다.

내 힘 수치도 거의 20이다.

일반 성인을 0으로 두니까

100배니까. 줄다리기를 하면 지겠구나.

그래도 일반인 100명과 줄다리기해 이긴다는 게 얼마나 강한 힘이겠는가.

"동행해도 될까요?"

웬 예쁜 여자였다. 칠흑 같은 긴 생머리가 인상적인 붉은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다. 목소리도 예뻤다.

일단 그녀의 수치를 볼 수가 있었다.

HP 0.72 SP 0.07 MP 20.3

근력 0.01 민첩 0.54 마력 8.16

마법사나 힐러인 것 같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힐러였다면 소수파티로 들어오려고 안 할 것 같으니 공격형 마법사일 거다.

"저도." 머리칼을 쓸어내며 "저랩 던전에서 몸 좀 풀어 보려고요."

설마 내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니겠지···.

아닌 줄 알면서도 이런 예상을 해본다.

일단 나에겐 하영이 있다.

나나 이 여자나 레벨은 높아서 분명히 혼자서도 10레벨 던전은 아무런 무리가 없을 거다.

나 같은 경우엔 내 힘이 어느 정도 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그녀도 뭔가 몸을 푼다는 걸 보면 나와 비슷한 이유겠지.

그리고 혹시라도 뭔가 일어나면 혼자인 것보단 둘이 좋으니까.

무엇보다.

"반은 제가 낼게요." 하면서 돈을 내주니까 나쁠 것 없었다.

그렇게 던전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마침 던전에서 나오는 6인 파티를 봤고···.

그 속에 하영이 있었다.

"하!!?"

나와 순간 눈이 마주쳤지만 아무래도 날 못 본 듯했고

어느새 던전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난 서둘러 도로 나가려는데

그녀가 내 팔을 잡아당겨 덥석 날 뒤에서 양팔로 내 가슴을 쓸어내며 안아 버렸다.

"어머. 들어오자마자 왜 나가려고 해요?"

"그게."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우리 단둘이 던전에서 S?X 해요."

너무 당혹해 난 잠시 얼어 버렸다.

순간 고민하긴 했지만, 처음 보는 여자가 이러니 뭔가 무섭기도 했다.

"난···. 나가야···."

순간 그녀의 스텟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었다.

HP 10.1 SP 45.0 MP 20.3

근력 6.12 민첩 70.4 마력 8.16

추측이지만 레벨은 60~80은 될 거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가장 높은 능력치와 레벨은 비슷하니까.

마법사가 아니었다. 마법사는 보조적인 거고···. 실체는 뭔가 민첩한 전사

능력치를 왜 숨겼던 걸까?

"커헉!"

언제 내 심장에 단검이 박혀 있었나?

살인자인가?

난 바닥에 넘어지면서 날 내려다보는 사악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어머머. 미안해. 그러게 모르는 사람이랑 던전에 들어오는 건 조심했어야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 버렸다.

이번엔 이 여자 몸으로 이동되겠군, 여자라···.

여자 몸으로 하영을 어떻게 만나라고···.

"오빠 웃는 거야? 근사해라.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뭔가 말해주고 싶었지만, 말을 할 수도 없이 의식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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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칸투라 18.04.03 13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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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능력 숨김 18.03.25 142 2 7쪽
» 결국 죽었나 18.03.23 128 1 9쪽
5 땅굴 18.03.22 145 1 9쪽
4 다시 던전 탐사 18.03.22 152 2 8쪽
3 압류···. 빚쟁이 18.03.22 185 2 7쪽
2 더러운 년 18.03.21 221 1 9쪽
1 죽었더니 다른 사람의 몸으로 +2 18.03.21 338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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