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개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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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18.04.09 10:13
최근연재일 :
2018.04.29 10:3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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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글자수 :
132,182

작성
18.04.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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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9장 -5

* 본 작품은 삼국지 연의를 비롯한 여러 기록들을 작가가 각색하고 창작을 가미한 작품입니다. 정사를 알고 삼국지를 읽으신 독자 여러분께서 읽으시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정석적인 싸움이었더라면 관군도 가지고 있는 화살을 다 써가며 견제했을테지만 지휘관들에게 이런 바람에 화살이 무슨 소용이냐며 버려두고 오라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결국 대항수단이 전무한 관군은 성 내부에 진을 치고 신나게 쏘아대는 궁병들을 당해내지 못하고 피해다니기 급급하다가 성 밖으로 나온 황건적들에게 공격받았다.


“물러서지마라! 적들이 병사를 내보냈으니 근접하여 싸운다면 감히 화살을 쏴서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용케 말짱한 황보숭과 주준 두 중랑장은 군대의 지휘권을 잃지 않으려 애를 썼으나 좌군 우군 모두가 혼란에 빠진 상태인지라 피해가 없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후일을 기약하며 간신히 빠져나온 장각 토벌군은 초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게 되었다.


****************************


“젠장맞을 도적놈들 같으니라고!”


쾅하고 목재로 이뤄진 책상이 울렸다. 분통을 참지 못한채 막사 내부에 설치된 상에 분풀이를 하는 것은 지난날 장량과의 싸움에서 공을 세운 강동 출신의 손견이었다.

굵은 목소리에 험악하게 인상지은 건장한 체구의 남자에 비해 비교적 작은 체구의 조조는 신경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그에게 다가갔다.


“손견 형, 좀 진정좀 해보시구려. 화를 낸다고 해서 패배를 바로 잡을수있는게 아니잖소.”


“조조, 그대는 공을 세우기 위해 토벌군에 가담했으면서 분통이 터지도 않는가! 도적놈들이 뭣같이 운이 좋았기에 우리가 반격할 틈도 얻지 못했네. 이 황사라는 여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면 장각의 목을 얻는 으뜸공은 이 손견의 수중에 들어왔을텐데!”


“나도 분하기는 마찬가지지만 패인은 우리의 실수가 아니라 하늘이 그들을 편들어 주었기 때문에 패한것뿐! 초전으로 맞붙은 적을 분석하고 다음의 싸움을 기약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 때에 어떻게 성을 낸다는 말이오.”


논리정연한 조조의 말에 손견은 혀를 차면서 자리에 앉았다. 두서없이 불과 같은 화를 낸 자신에 비해 조조는 애늙은이라도 되는것처럼 냉정한 얼굴로 패전을 분석하고 있었다.

기분은 나쁘더라도 공을 경쟁하는 선의의 상대를 본받기로 한 손견은 화를 가라앉혔다.


“그쪽이 보기에 다음의 싸움은 어떻게 이뤄질 것 같은가?”


“토성에 틀어박힌 도적들의 수는 예상했던것보다 많지 않았소. 그렇다고해서 전국에 흩어진 도적들을 원군으로 기다리는 태도는 더더욱 아니었고. 내 생각이건대 장각의 무리들은 수성전을 통해 단단히 결속된 우리의 예봉(銳鋒)을 꺾어내릴 속셈인 듯하오.”


“우리를 상대로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갑작스레 들려온 제 삼자의 목소리. 손견과 조조가 뒤로 고개를 돌려보니 우중랑장 주준 그 사람이 막사내에 들어와있었다. 둘은 대화에 집중하다보니 상관이 들어온것도 깨닫지 못했던 것 같았다.


“손견이 중랑장을 뵙습니다!”


“조조가 중랑장을 뵙겠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괜찮으니 조조 자네는 하던 말을 계속하게.”


두 사람으로부터 무례를 저지른 사과를 받으면서도 주준은 별다른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조조가 한 분석을 차분히 듣기 위하여 가까이 다가갔다.


‘주 중랑장 같으신 분이 이 조조의 의견을 들어주시다니. 과연 공사에는 상하를 보지 않는분 답구나!’


이에 조조는 긴장되면서도 중랑장 같은 이가 자신의 말에 신경쓴다는 상황에 가슴이 울렁거리면서도 끊긴 말을 이어나간다.


“도적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차고 넘치는 듯 합니다. 화살을 아끼지 않고 쏴댄것만으로 적들은 우리에게 충분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거기에 더해 군사까지 일으켜 성밖으로 보냈다는 것은 이길 승산이 십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성에 필요한 군사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렇겠군. 원군이 온다거나 승산이 보이지 않는다면 구태여 도적들을 성밖으로 보내 공격할 이유는 없겠지. 어린데도 대단한 관찰력을 지녔어. 조부이신 조등 대인께서 자네가 뛰어나다고 언급할만하군.”


“조부님의 이름을 들어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하나의 능력이 뛰어나 도적들을 통찰하는게 가능하지는 않았습니다. 곁에 있던 손견 공이 화를 내주었기에 제가 더욱 차분히 상황을 관조할수있었습니다.”


“허어, 손견이?”


생각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이름이 주준의 입에서 나오니 손견의 입이 벌어졌다. 그러나 경거망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조조의 언사를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그렇습니다. 손견 공은 저보다 무력이 뛰어나고 허심탄회하게 마음속 얘기를 드러내는 사내. 그가 저를 지켜주고 대신해 화를 내주지 않았더라면 상황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것입니다.”


“이제보니 한 사람의 공이 아니라 두 사람이 모여서 이뤄낸 성과로군. 안그런가?”


“그렇군요. 하하!”


주준이 손견의 어깨를 두드려주면서 그를 격려하니 입가에 웃음이 감돌고 조조를 칭찬했을 때 보이던 질시와 선망이 섞인 눈빛이 스르르 녹아들어갔다.


‘나이대가 비슷하지만 배경은 전혀 다른 두사람. 손견이 거기에 자격지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조조 본인이 잘 알고 있다. 굳이 손견의 이름을 언급한것은 그가 기죽지 못하게 위신을 세워달라고 내게 부탁한것이겠지. 훗, 계략은 불손하나 동기는 깨끗하니 봐주도록 하마!’


황보숭을 따라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사람의 깨끗한 면, 더러운 면을 봐온 주준이었다. 손견을 치켜세움으로 둘의 관계를 동등히하고 최대한 척을 지지 않으려는 조조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일에 관련해서 우군의 누구보다 열정적이니 내 알려줄것이 있네.”


두 청년을 칭찬하면서 주준은 운을 띄웠다. 좌증랑장 황보숭과는 황사에 대해 부하들에게 발설하지 말 것을 정했으나 정공법으로 나선들 도적들의 이단적인 책략을 깨부수기 어려웠던 것이다.

마침 조조가 전략을 분석하던 참이니 그와 의논하여 의견이나 대책을 들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무엇이든 말씀해주십시오.”


“우리를 괴롭히는 이 황사, 나와 황보 중랑장은 적들의 수괴인 장각의 사술을 부려 일으킨것이라 믿고 있네. 어떻게 싸우면 좋을지 한번 말해보게.”


조조와 손견은 주준의 발언에 뺨이라도 맞은것처럼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태평교를 무조건 사이비라 대하는 우중랑장으로부터 나온 얘기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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