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개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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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18.04.09 10:13
최근연재일 :
2018.04.29 10:3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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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글자수 :
132,182

작성
18.04.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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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추천
2
글자
7쪽

2장 -3

* 본 작품은 삼국지 연의를 비롯한 여러 기록들을 작가가 각색하고 창작을 가미한 작품입니다. 정사를 알고 삼국지를 읽으신 독자 여러분께서 읽으시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어딜 가는거냐. 여기 비어있는 자리에 앉지 않고서. 변소라도 갈 셈인가?”


“실없는 소리 마라. 내가 너같은 놈과 한 상을 같이 먹을 것 같으냐. 내게 어울리는 자리에 가야겠다.”


“이런 미친놈이! 그쪽은 형님이 앉는 상석이잖아? 거기 서지 못해!”


당연하다는 듯이 상석으로 가려는 관우와 이에 열이 난 장비가 관우의 소매를 붙들어 그를 넘어뜨리고 했다.

자기를 망신주려하니 관우 또한 가만히 있지를 않고서 장비의 멱살을 붙잡아 내동댕이 치고자 했다.

두 장사는 서로의 힘에 은근히 놀라면서도 지지 않으려고 몸의 중심을 잡으려 걸음을 잰다.

그 덕에 소매고 멱살이 잡힌 부분이 찢어질 것 같이 팽팽해졌으나 보기에 우스꽝스러웠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하, 저기를 봐라! 두 남자가 몸을 부대끼고서 춤을 추는구나!”


술에 취한 이들은 겁도 없는것인지 거리낌없이 껄껄 웃으며 박수를 쳐대었다. 맞붙은 두 사람이 창피함과 자존심에 더욱 힘을 준다. 어느 한쪽이 승부에 진다고 해도 다음에는 주먹질이 오갈게 분명해 보였다.

잔치를 베푸는 주역인 유비가 직접 말리러 다가왔다.


“두사람 모두 그만! 사람들 앞에서 무슨 추태인가.”


“말리지 마쇼. 이놈이 건방지게 형님이 앉을 자리에 앉겠다 고집을 부리지 뭐요. 잔치의 주역이 누구요. 형님 아니요!”


“어리석은 건 바로 너다. 나는 유비 그보다 나이가 많고 그가 선생으로 칭하니 상석에서 대접받더라도 옳은게 아닌가. 그쪽도 나를 선생이라 불러야 할텐데 이 무슨 추태냐.”


“선생은 얼어죽을! 얼굴 빨갛고 수염기니까 형님이 봐준거지. 너같은 놈은 아무것도 아니야, 알아?”


세간의 눈에는 이 옥신각신하던 모습이 한심해 보일지라도 유비에게는 둘의 다툼이 생사를 논하는게 아니라 친함이 엿보였다. 이는 그의 결심을 굳히게 했다.


‘역시 이 유비에게는 둘이 필요하다.’


“그만하시오. 관 선생, 내 잔치를 베푸느라 상석에 앉았지만 선생의 말이 옳다고 느끼니 저의 오른쪽에 앉아 잔치를 즐기십시오.”


“고맙소.”


말을 들은 장비가 황당해 관우의 소매를 쥔 손의 힘을 빼니 틈을 타 관우는 늘어진 소매를 거둬 그대로 상석으로 갔다.


“형님! 너무 한 것 아니오. 저런 건방진 놈을 애처럼 오냐오냐하게 놔두다니. 이 장비에게는 그리 대접해주지도 않으시면서.”


“내가 관우 선생만을 중히 여겨 너에게 신경 안쓸 것 같으냐? 너도 상석으로 와서 내 왼쪽 자리에 앉거라.”


투덜거리는 장비의 모습에 섭섭함이 있는 것을 안 유비는 또한 장비에게 권유했다. 앉을 기회가 없던 상석에 앉아 모두를 대접하는 입장이 되니 장비는 금새 얼굴을 피고 웃음을 짓는다.


“헤헤, 나는 술 한동이랑 돼지 다리 한쪽은 족히 먹을테니 잘 부탁합니다.”


시끌벅적하게 시작된 잔치가 끝나게 된 것은 해가 지고 나서였다. 준비해두었던 술과 음식들은 반 시진전에 다 떨어졌지만 술기운이 돌아 웃고 떠드느라 사람들이 남아있어서였다.


“장비야 일어나거라.”


유비가 마당에 엎어져 자고 있던 장비를 깨운 것은 하늘이 껌껌해진 무렵이었다. 침을 흘리며 자고 있던 장비는 유비의 목소리에 가까스로 눈을 떴다.


“하암, 잘 잤네. 어라? 잔칫상은 어디로 가고 모두는 어딜 나간거요?”


“한심한 놈이로군. 네가 짐승처럼 코를 골 때 이미 끝난지 오래되었다.”


자신을 깨운 유비 옆에서 핀잔을 준 관우의 모습이 보이자 장비가 이를 드러내며 성질을 부렸다. 잠에서 덜 깨어 충혈된 장비의 두 눈은 흡사 피를 흘리는 것 같아 꺼림직 할 만한데도 관우는 겁이 없어 보였다.


“이 재수없는 놈은 여기 왜 있는거요!”


“유비가 나에게 남으라고 했기때문이니 네놈은 신경쓰지 말아라.”


그렇게 베풀었고 상석에 앉았음에도 유비를 하대하는 관우. 형님으로 모시던 이가 그리 되었으니 열이 뻗치지 않을수 있으랴. 콧김을 뿜고서 낮에 못했던 결판을 내려고 하던 차, 유비의 목소리가 집안에서 들려왔다. 그새 유비가 집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장비야. 잠에서 깨었으면 어서 집안으로 들어와라.”


“예, 예. 알겠습니다.”


“관우 선생께서도 들어오시지요.”


관우와 장비 두사람은 영문도 모른체 유비의 부름에 응하여 집안으로 발을 내딛는다.


유비의 집은 여기저기가 낡아빠져 금이 가고 거미줄이 있었지만 한때 성세를 이뤘던 흔적이 있던 저택이었다. 돗자리나 짜고 사는 이가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였다.


“유비 그 자는 옛날에 잘 살아보군. 이런 큰 집에서 살며 돗자리를 팔다니.”


“헹, 모르는 소리말아. 이 집은 유비 형님의 조상께서 대대손손 물려받은 것을 형님께서 수리하며 살고 계신거야.”


“그런가? 나는 그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예가 갖춰져 부모에게 잘 배움을 받은줄 알았지.”


생각없는 관우의 말에 장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형님의 부친은 어릴적 돌아가시고 모친분께선 몇 년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 분께서 지금의 형님을 키우신거나 다름이 없지.”


“꽤나 대단한 여인이시군.”


“그래. 나같은 고아를 버리고 달아난 후레 부모와는 다르게 어엿한 유씨 가문 아드님이시지.”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는 사이에 어둑어둑한 저택에 홀연 밝은 빛이 나타났다. 유비가 등불을 들고 나타난것이다.


“나를 따라오게.”


의문을 품은 둘이 발걸음을 멈춘 것은 가지런히 놓인 상을 발견했을때였다.

상 위에는 낮의 잔치때와는 다르게 기름진 음식이 거의 보이질 않고 정갈하고 품위있게 차려져 있었으며 상에는 소와 돼지, 염소의 목이 놓여져 있었다. 그 앞에는 촛불과 향이 피워져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관우 선생, 장비 잘 와주었네.”


“형님, 이게 뭡니까?”


“제사를 올리기 위한 상일세.”


“누군가 죽었나요? 그럼 오늘 잔치를 벌여서는 안되었던게 아닙니까.”


장비도 완전히 식과 예에 무지한 것이 아니라 제삿날과 같은 날에 잔치를 지내는것의 무례함을 잘 알았다.


“이상한 일이로군. 기일 제사를 지낸다면 위패가 놓여져 있어야할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구려.”


“이름이라면 여기 적혀져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관우의 지적에 유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에게 이름이 적힌 패를 세 개 꺼내보였다. 거기에는 각각 유비, 관우, 장비가 쓰여져 있는게 아닌가.


“아니! 재수없게 왜 우리 이름이 적혀져 있는거요!”


장비는 기겁이라도 한것처럼 유비에게 따지고 들었다. 어두컴컴한 밤에 제사를 지내며 불도 하나 키질 않고 후덕한 평소때와는 다른 조용한 유비의 태도도 껄끄럽기 그지 없었다.


“무슨 속셈이요. 유비!”


“오늘 저 유비는 관우, 장비 두 호걸분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저와 의형제의 결의를 맺지 않겠습니까?”


공손한 말투의 유비의 말이 두사람의 귀에 크게 와닿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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