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개화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18.04.09 10:13
최근연재일 :
2018.04.29 10: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2,448
추천수 :
96
글자수 :
132,182

작성
18.04.11 10:43
조회
254
추천
3
글자
8쪽

4장

* 본 작품은 삼국지 연의를 비롯한 여러 기록들을 작가가 각색하고 창작을 가미한 작품입니다. 정사를 알고 삼국지를 읽으신 독자 여러분께서 읽으시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삼인의 영웅이 도원의 결의를 다지고 얼마 지나지 않고서의 일이다. 탁현을 다스리는 현령은 황건적이 근접해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해 하고 있었다.


“지금 그 도적놈들이 대흥산에 있다고?”


“그렇습니다. 대인, 속히 황건의 무리들을 칠 군사들을 모으셔야 합니다.”


수하 관리들의 말에 초조한 듯 수염을 만지작거리던 현령은 쯧하고 혀를 찬다. 실행하기 어렵다는 의미였다.


“이 사람아, 우리같이 작은 현이 어떻게 도적무리와 정면으로 싸우겠는가? 병량이야 몇 주야 버티겠지만 제대로 훈련된 병사도 없고 군마도 부족한데 그냥 방비를 단단히 하고 태수께서 우리를 도와줄때까지 기다리세.”


현령은 지나치게 부패하지도 않았지만 청렴한 자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가 지금껏 매겨온 증세(增稅)로 쌓아둔 재화들이면 도적들을 물리치는데 보탬이 될테지만 굳이 쓸 마음은 전혀 없었다.

때문에 아랫 관리들도 군소리 없이 넘어간다.


“붙여놓은 방에 모인 병사들은 얼마정도 되는가?”


“모인 자들이 채 백이 되지 않고 쓸모있는 젊은 이들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그 정도 밖에 안 모이다니 이곳 백성들은 황건적에 대해 무지한가보군. 하는수 없다. 황건적이 여기를 치게된다면 죽도 밥도 안될테니 현령의 지위를 살려 백성들을 징집해야겠다.”


일반 백성들보다 한의 관리들이 황건적에게 전전긍긍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다. 탐관오리를 물리친다는 대의명분하에 관리들은 죽이고 재산은 몰수, 그 가솔들은 노비처럼 부리는 것이 기본 방침으로 삼았다.

설령 목숨이 아까워 그들과 손을 잡는다면 나라의 역적이 되어 토벌당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황건적이 쳐들어 올 때 그들과 맞써 싸울 기본적인 여건이 되지 않는 관리들은 두 가지 길을 취해야만 했는데 하나는 재산과 식솔들을 데리고 피난을 가는것이고 또 하나는 백성들을 닦달하여 전쟁에 동원하는것이었다.


탁현의 현령은 두 번째 길을 택하는 듯 싶었다.


“보고드립니다! 이곳 관아를 향해 무장을 한 약 백여명 되는 무리가 오고 있습니다.”


“뭣이! 백 명이라고?”


“대인, 설마 벌써 황건적이 쳐들어온 것은 아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원들이 도착한다니 탁현의 관아에 있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어서 도망가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는가하면 현령보다 한발 빠르게 도망치려는 관리도 있었다.

정작 현령은 당황하여 어찌 대처할지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일단 관아의 문을 닫아두어 병사들에게 지키게 했습니다. 곧 그들이 문 앞에 당도할텐데 어떻게 할까요?”


입안의 침이 바싹 마른 현령은 얼마간의 인고 끝에 겨우 말을 꺼낸다.


“일단 나가보자.”


“대인!” “제정신이십니까?”


“시끄럽다! 도적떼들이 칼들고 쳐들어 오지않았잖느냐. 아직 공격할 마음이 없는걸 보면 협상이 가능할지도 모르니 한 번 만나봐야겠다.”


관아에서 가장 무거운 엉덩이를 지닌 현령이 일어나 앞장서니 다른 관리들도 눈치를 보며 뒤를 따랐다. 이를 본 관병들은 속내도 모르고서 현령의 용기를 칭찬했다.


‘현령인 내가 직접 무릎을 끓고 재산의 절반을 주겠다고 하면 살길이 있을수도 있다.’


위기가 닥쳐 대담한것인지 정신이 나간것인지 제발로 도적떼라 예상되는 무리와 만나려는 현령. 문을 열어 그들과 마주하기전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염두한다.


‘가만, 내가 내놓은 글을 보고서 우리 탁현을 위기에 돕기 위한 병사들일수도 있잖는가? 그렇다면 내가 직접 만나는건 체면이 안 설텐데.’


몸을 떨면서도 기세 좋게 앞으로 나가던 현령이 땅에 발이 붙은것처럼 멈춘다. 그러면 뒤를 따르던 관리들과 병사들도 현령을 제칠수가 없으니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움직일까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한데 현령은 아주 이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도적떼일까? 아니야, 분명 원군일지도. 원군이라면 전령이 굳이 무장한 무리라고 할 필요는 없잖나? 위장일수도 있어. 위장이라면 도적떼도 가능하겠지.’


병사들의 정체 때문에 문을 넘을까 말까로 고민하는 현령의 마음에 절로 반응한 몸이 앞 뒤로 반복하여 도는 우스꽝스러운 형태를 취하게된 것이다.


“현령은 대체 뭘하고 있는거지? 황건놈들이 바로 앞에 있다니까 머리가 돌은걸까?”


“쉿, 다 들린다. 조용히 해.”


고용되어 봉록을 얻어먹었기에 대놓고 큰 소리를 내지 못하는 관아 사람들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한식경이 지나고도 그 꼴을 봐야만 했다.


“결심했다.”


몸을 이리저리 돌렸던 현령은 마침내 결정한 듯 발을 딱 멈춰세웠다. 시선과 몸이 향한 쪽은 평상시 정무를 보던 관아 안쪽의 건물이었다.


‘도적이면 어떻고 원군이면 어떤가. 나는 이곳 탁현을 다스리는 현령인데 당당해야지.’


“돌아가자! 앉아서 그자들과 마주하겠다.”


단호한 목소리로 선언한 현령은 진로를 정했기에 발걸음을 떼려고 한다.


“관아 사람들은 모두 자는거요? 왜 문을 안 열어줘?”


그때, 닫혀있던 관아의 문이 활짝 열리며 건장한 체구의 남자 얼굴이 쑥 튀어나와 관아 안쪽을 노려보는게 아니던가.


‘도, 도적놈이다!’


문이 열리던 순간 뒤를 돌아본 현령은 범상찮은 기운을 풍기는 장정에 혼비백산하여 뒷걸음치다 엉덩방아를 찧어버린다.

현령의 추태는 그곳이 싸늘한 침묵에 지배되게 하였다.


“어라? 모두 모여있구만 왜 문을 안 열고 가만히 보고만 있던거지.”


“무슨 짓이냐, 장비. 관병의 허가가 떨어진것도 아닌데 어찌 관아의 대문을 열어젖히느냐.”


“그럼 백날 기다릴까? 그건 아니잖아!”


머리를 긁적거리며 처음 얼굴을 보인 거한은 장비였고 무례함에 혼을 내는 이는 관우였다.

엉덩방아까지 찧었으니 현령은 왠만하면 창피를 무릅쓰고 정신을 차려 자리에서 털고 일어났을 것이다. 그런데 장비에 이은 관우마저 보게되니 마음이 크게 흔들려 섣불리 몸을 추스릴 생각이 없어졌다.


‘도적놈들 두목이 둘이나! 누가 더 센놈이냐!’


장비와 관우, 두 사람이 고성방가를 내며 다투는 혼란한 가운데 여전히 합죽이가 된 관인들에게 문사와도 같은 얼굴을 한 유비가 말을 걸어온다.


“저희는 현령 어르신을 뵈러온 사람인데 그분은 어디 계십니까?”


정중한 질문에 모든 관인들의 시선이 어느 한쪽에 쏠렸다. 그곳에는 바닥에 주저앉아 여전히 얼이 빠진채로 관우와 장비를 번갈아 바라보는 중년의 사내가 있었다.


“커험! 그러니까 자네 말은 내가 쓴 방을 보고서 사람들을 모았다는 얘기로군.”


제정신을 차린 현령은 관아의 자리에 돌아가 상세히 고하는 유비 앞에서 헛기침을 하며 거드름을 피웠다.

아까전 누상촌 의용군 앞에서 선보인 꼴사나운 추태를 만회하는 속셈인 것이다. 그러나 유비는 그렇다치고 뒤에 서있는 두 사람은 그닥 소용이 없어보인다.

관우와 장비 둘은 등과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서 못 미더운 현령을 빤히 쳐다보는 것으로 무언의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저희 누상촌은 대흥산에 가까우며 탁현에 속해 있으니 엄연히 장정들을 모아 도적들을 치는게 옳은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모른척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렇게 주장하기 위해 유비는 현령이 두 의제들을 보지 못하게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려했다.


“그렇군. 참으로 기특한 생각이긴한데 말이야. 왜 누상촌의 남자들은 병사로 자원을 한 것이 아니라 의용군을 조직한것인가 궁금하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개화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4장 -2 18.04.12 217 1 8쪽
» 4장 18.04.11 255 3 8쪽
9 3장 -2 18.04.11 262 3 10쪽
8 3장 18.04.10 297 2 10쪽
7 2장 -3 18.04.10 307 2 7쪽
6 2장 -2 +1 18.04.09 456 4 7쪽
5 2장 +3 18.04.09 537 5 7쪽
4 1장 -3 +3 18.04.09 686 9 11쪽
3 1장 -2 18.04.09 766 7 8쪽
2 1장 +1 18.04.09 1,291 9 9쪽
1 +5 18.04.09 1,483 10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